소설리스트

다시 사는 재벌의 삶!-211화 (211/244)
  • 211- 차기, 차차기, 차차차기까지 다 투자해줄게.

    제이미 요한슨.

    1995년 7월, 전자책 시장을 처음으로 진출하고, 이후 스마트폰 시대에 유니콘에 등극하는 전설적인 경영자 중 하나였다.

    특히 그의 회사 미시시피 inc는 훗날 세계적인 공룡 유통사가 되어 그 마이크로 컴퍼니와 A-컴퍼니를 잠깐이나마 이겨봤고, 세계 제 1의 거부가 된 적도 있었다.

    ‘그리고 이 사람도···.’

    재환과의 인연을 가진 사람들의 국룰이라고 할 수 있는 ‘이후 이혼’의 사례에도 부합했다.

    어쨌건 호화 요트에서의 샴페인과 함께하는 파티에 재환은 편히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미스터 신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어요. 특히 라스베가스의 그 일은 말이죠.”

    애런 머스크도 그렇고 아메리칸 CEO들에게는 그 모습에 굉장히 인상적이었나 보다.

    물론 그것을 노린 것이었지만, 생각보다 더 빨리 찾는 이들이 많았다.

    “네, 좋게 보셨다니 다음에는 그런 행사에 같이 좀 만났으면 좋겠네요.”

    “그거야 뭐 당연한 거 아닙니까? 하하하하!”

    호탕하게 웃는 제이미는 샴페인을 건네면서 말했다.

    “난 이런 류의 자리 정말 좋아해요. 정장 입고서 점잔빼는 협상은 오피셜때만 하면 되는 거죠.”

    “동감이에요. 그럼 이제 기탄없이 말해볼까요?”

    이제 사업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먼저 제이미가 제안한 것은 투자였다.

    “돈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

    “돈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겁니까?”

    “비즈니스니까요. 그리고 난 이거저거 돌리는 거 싫어해요.”

    “투자은행은 어쩌고요?”

    “이미 내 개인 신용으로 15억 달러까지 끌어올렸어요.”

    저런 패기였으니 훗날에도 ‘비싼 에어컨을 더 설치하느니 차라리 쓰러진 노동자 벌금 내는 걸로 퉁치겠다.’라는 정신나간 소리를 지껄여 댄 것 같았다.

    “현재 미시시피 시가총액이 800억 달러 정도 하지 않나요?”

    “네, 많이 성장하긴 했죠.”

    당시 환율로도 한화 82조는 넘는 거대기업으로 혜성그룹보다는 약간 떨어져도 국내 다섯손가락 안에 들 대기업이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전세계에서 미시시피의 시가총액이 몇 위인줄 알아요? 겨우 62위야!”

    참고로 이 당시 삼신전자가 38위, 혜성그룹이 51위였다.

    어찌보면 훗날의 제왕들인 T슬레이나 미시시피보다도 높은 혜성의 위상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아직도 부족하다고 외치는 것이 제이미 요한슨이었다.

    “일단 이곳에 왔다는 건 내가 제안한 사업계획의 파트너로 생각한다는 게 아닙니까?”

    “물론이죠.”

    재환이 이곳에 오기까지 미시시피의 사업 계획은 21세기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계획이었다.

    첫 번째로 무인 멀티콥터 프로젝트.

    훗날 ‘드론’이라고 부르는 이 무인기 비행체는 이전까지 단순한 ‘장난감’ 취급을 받았지만 스마트폰 시대 이후 무궁무진한 방법으로 발전한다.

    거기에 제이미 요한슨이 제안한 것은 다름 아닌 ‘무인기 택배 배송 서비스’였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리엔에 연락을 해 본 결과 ‘시덥잖은 사업 계획으로 미시시피 CEO가 기행을 부린다.’라고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80조짜리 회사 가지고 다닌 친구가 나한테 손을 벌리는 이유가 다 있지. 이걸 황당한 사업으로 생각하는 월가도 그렇고···.’

    그리고 두 번째로 미시시피가 제안한 사업은 재환이 여기에 배팅할 것을 확신한 것이었다.

    OTT사업.

    Over The Top의 약자로 셋탑박스를 넘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가정용 PC와 TV사업으로 실시간 방송과 VOD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 역시 지금은 너무나도 이른 사업으로 크게 각광받지를 못했다.

    스마트 TV와 VOD 서비스도 이제 막 시작하는데 거기서 한 단계 더 나가려고 하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걷기도 전에 뛰려 하는 꼴이었다.

    결국 미국 투자자들은 미시시피에 대해서 ‘이론은 알겠지만,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미래다.’라는 반응으로 쉽게 투자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니 재환은 오히려 그러니 자신이 월가 대신 미시시피의 쩐주가 돼 주기로 했다.

    “둘 다 21세기의 상징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군요. 뭐, 이 결말이 어찌될지는 지금 제가 생각해봐야겠지만 말이죠.”

    “미스터 신? 제 꿈은 말입니다. 10년 뒤에 미시시피의 규모를 20배로 늘리는 겁니다.”

    “어이구, 그 정도면 1조 달러의 공룡기업이 나온다는 거군요.”

    지금 생각한다면 굉장히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것이다.

    현재의 제왕은 시가총액 3120억 달러의 A-컴퍼니.

    이것 역시도 거품이 아니냐고 하는 수준인데, 90년대 후반의 IT버블은 우스울 정도로 2020년대에는 한국돈 1천조원 규모의 회사들이 쏟아지니 말이다.

    ‘천 조, 천조··· 진짜 감이 안잡히는 돈의 액수이긴 하지.’

    아무튼 지금 미시시피의 조건은 이거였다.

    [10년 뒤에 20배로 갚을 테니까 혜성그룹이 돈 좀 투자해 달라. 그리고 그 사업은 OTT서비스와 무선 드론이다.]

    재환은 이 직설적인 제안에 샴페인을 마시면서 말했다.

    “돈이야 충분히 있고, 나는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히긴 하죠.”

    “그래서 미스터 신을 요청한 겁니다. 당신의 COO 미스터 송을 위해서 말입니다.”

    이렇게 말했으니 재환은 자신의 조건도 걸었다.

    “그럼 이쪽도 제안을 해 보죠.”

    “네, 말해보세요.”

    “미스터 요한슨이 돈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나한테는 대규모 물류창고가 필요해요.”

    한국에서는 혜성이 물류센터를 전국적으로 설치해서 엄청난 양으로 1인자가 되었지만, 미국에서는 생각 이상의 물량에 급하게 서부 일대에서 물류창고들을 인수하고 있었다.

    그래도 앞으로는 부족하니 뒤늦게 대규모 센터를 짓지만 시간이 필요했다.

    “미시시피의 물류센터를 하나 지원해 주실수 있나요?”

    “물류센터는 혜성도 사들여서 충분하지 않습니까?”

    “자동화 설비로 기계를 만드는 첨단 물류센터는 없죠.”

    “!”

    제이미 요한슨은 그 말에 자신의 민머리를 긁적거리면서 혀를 찼다.

    “쯧-”

    “특허도 그쪽인데 우리가 나중에 지을 때 로열티는 충분히 지불하죠.”

    “이건··· 일단 얼마나 융통해줄 수 있는지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결정하죠.”

    돈 문제가 나오니 재환은 속전속결로 끝내기 위해 제안했다.

    “혜성그룹에서 5억 달러, 그리고 내가 10억 달러를 투자하죠.”

    “흐으음.”

    혜성의 투자가 15억 달러에 투자은행에서도 15억을 융통했다니 총 30억 달러, 한화로 3조 5천억에 육박하는 돈이다.

    거기에 재환의 추가 조건이 있었다.

    “10년 예치니까 딱 그 이전까지는 매각이 없다는 공증을 하죠. 이후 지금의 주당 177달러인 미시시피가 250달러가 될 시 추가 투자를 하겠어요.”

    “하하하! 과연,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이군요.”

    이미 대기업이지만, 그 속에서도 추가 투자를 원한다는 미시시피의 제안에 재환이 바로 콜을 했다.

    80조를 1천조로 만들기 위에 여기저기에서 투자를 끌어올렸다고 한다.

    게임은 쉽게 끝났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미시시피는 당장 투자할 돈을, 재환은 또 다른 유니콘의 지분을 손에 넣고 미래의 제왕과 확실히 손을 잡았다.

    “자~ 이야기는 끝났으니 앞으로 사업 논의를 더 해볼까요?”

    “좋습니다! 나의 친구 신!”

    재환은 그곳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이제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말했다.

    “지금 한국에서 시범으로 운영하는 거지만, 미국에서 대규모 작물을 운용해서 내 고향인 한국 유통구조 개혁, 그 속에서 원클릭 오픈마켓 결제입니다.”

    “아, 한국~ 나 역시도 몇 번 가봤고 한국 출신의 직원들도 있지만, 다들 거기 물가가 좀 비싸다고 하더군요?”

    조만장자도 제법 비싸다고 느낀 물가.

    “그래서 구조 자체를 바꿀거예요. 이제껏 관행이니 나라 경제의 태생적 한계이니 하는 말은 다 개소리라 치부할 거고요.”

    “잘 될겁니다.”

    “그러니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서 당신이 하는 첨단 기술. 마음껏 투자해 드리죠.”

    재환은 강한 의지를 다지고 제이미에게 말했다.

    “미스터 요한슨, 당신은 유통의 역사를 바꾸세요, 나 신재환은 유통의 문화를 바꿔보려고 합니다.”

    “오! 그 대사 좋네요. 제가 나중에 강연할 때 한 번 인용해도 됩니까?”

    “자서전에 쓴다면 저작권은 받을거요?”

    “하하하하하!”

    이렇게 마이크로 컴퍼니, T슬레이 모터스에 이어 미시시피 inc까지 재환의 손을 잡게 되었다.

    총 15억불을 배팅하고, 오너가 말했으니 이제 그 자금을 가질 것은 재환이 해결할 것이다.

    미국에서 빅딜을 성공한 다음 언론사에서는 굉장한 반응이었다.

    물론 언제나와 같이 혜성이 아닌 재환의 움직임에 대해서 특히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나랑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거지?”

    “아하하하하.”

    재환의 중얼거림에 준호와 송영민이 멋쩍게 웃었다.

    [15억 달러의 투자는 부실 채권이 될 것인가?]

    [한국의 오너가 SF에 너무 심취한 것 같다. 전략컨설팅 회사들도 회의적으로 본 사업에 신재환이 배팅했다.]

    맥켄지 등의 유명 컨설팅 회사들도 시기상조라고 했는데, 그걸 혜성이 투자했으니 좋게 안 보이나 보다.

    “멍청한 것들 10년, 아니 5년만 지나도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보자고.”

    재환은 워싱턴 포스트를 비웃으면서 그들의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뒤.

    재환은 남부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을 시찰하면서 공정률 80% 이상의 현장을 보고 흐뭇했다.

    “서브프라임 때문에 위기일 때가 바로 기회였지.”

    덕분에 20년간 세제 감면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미국 시장에 자동차로 진출을 하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도 어느정도 픽업트럭의 수요가 생기고, 동남아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등에서 상당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혜성 픽업트럭이 미국을 달릴 날도 머지 않았다.

    재환은 그 속에서 쉬고 있다가 리엔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 친구가 리엔에?”

    “그렇습니다. 회장님과 친한 사이라고 하지만, 연락은 못 드리겠다고 하더군요.”

    매튜의 말에 재환은 배를 잡고 웃었다.

    “그 녀석은 언제부터 나랑 전화하는게 쑥스러웠다고···.”

    케빈 장, 한국 이름 장진우.

    피터 앤 컴퍼니라는 유명 컨설팅에 있으면서 마지막으로 논의했던게 소베날 사태였는데 그 녀석이 이번에 리엔에 컨설턴트로 영입된다고 한다.

    지금의 리엔은 소베날은 잊고서 전부 다 재환의 수하로 들어왔으니 그 녀석이 와 준다면 땡큐였다.

    그래서 내친김에 전화했다.

    [헬로?]

    “우리 사이에 헬로는··· 어떻게 된 거야? 나랑 서운하게 연락도 없었으면서.”

    [아, 회장님!]

    “회장은 지랄! 석찬이도 그렇고 왜들 그렇게 날 어려워하냐?”

    고등학교 동창이고, 본인도 미국에서 오랜 시간 금융계에 있으면서 상류층인 녀석이 혜성그룹의 회장이 된 재환을 굉장히 무서워 한다.

    “너 리엔 온다며?”

    [어, 어··· 헤드헌팅 업체 연락이 오긴 했지만···]

    “잘 됐다. 그냥 와라, 연봉 기존에 2배로 줄테니까.”

    재환은 군말하지 말고 그냥 오라고 명한다음 한국에 오는 대로 고교 동창회 한 번 하자면서 스카우트를 확정했다.

    그리고 다음은 이번 사업에 대한 논의였다.

    “설마 매튜 리, 댁까지도 이번 미시시피와의 투자가 뻘짓이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설마요? 오히려 맥켄지도 한물 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전 드론보다도 OTT 쪽이 더 잘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거 초고속 인터넷이 그랬듯이 경제 위기 다음은 무조껀 미디어와 통신망이 성장하는 것이 미국의 시스템이었어요.”

    재환은 그 말을 듣고서 옛날 일이 생각나 피식 웃었다.

    “경제 위기 이후로 IT개발투자로 버블··· 잘 알고 있죠. 내가 그 1세대였으니까.”

    초고속인터넷 혜성트루넷이 지난 10년간 혜성그룹에 안겨준 돈만 해도 수십억 달러였다.

    “그런 의미에서 OTT에 대해서 더 많이 투자하려고 합니다. 매튜, 그런 의미에서 회사 하나 좀 자리 만들어주세요.”

    “네, 어디입니까?”

    재환은 차기 제왕 미시시피와 투자를 마치고, 그 이후의 제왕도 손을 뻗치기로 했다.

    “그 회사 이름이 아마··· N-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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