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사는 재벌의 삶!-205화 (205/244)
  • 205- 정리 완료.

    성황리에 이뤄진 상하이 엑스포를 마치고 돌아온 재환은 인천공항 일대를 가득 메운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단순 경제지뿐만 아니라 스포츠지 기자들까지 와서 맨유 인수를 묻기도 했다.

    이제껏 그 어떤 기자 인파들보다도 많은 상황에서 재환은 정식으로 기자 회견을 열었다.

    [네, 먼저 하나하나 설명드리겠습니다. 혜성그룹의 유통사업은 카타르와 두바이에서 공항 면세점 사업을 진행했고, 둘의 규모는 25억 불입니다.]

    카타르에서 투자청과 협의한 내용, 그리고 두바이 건도 독점 계약을 완화하는 조건으로 두바이 국제공항 무선인터넷 망은 혜성이 깔아주는 것으로 끝냈다.

    [그 다음으로 영국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말씀드리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는 혜성그룹이 아닌 제 개인으로 이뤄진 겁니다.]

    “!”

    “!?”

    [현재 총 24억 달러 규모로 인수 진행을 하고 있고, 인수 즉시 새 스폰서로 카타르 항공과의 연간 2900만 파운드의 유니폼 계약을 MOU로 체결했습니다.]

    하나하나가 핵폭탄급이었다.

    [그러니 혜성의 맨유 인수라고 주가가 흔들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돈으로 사는거예요.]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필요도 없었다.

    재환은 만났던 그 이야기만 그대로 전해줄 뿐이며, 기자들은 그걸 미친 듯이 적느라고 질문 타이밍을 놓쳤다.

    [그 외에 전기자동차와 차기 프로젝트에 대해서 할 말이 많지만, 오늘은 질문을 받지 않기로 했으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재환은 마이크를 끄고 손을 흔들었고, 뒤늦게 뭐라도 한 마디씩 던졌지만, 재환은 유유히 사라졌다.

    ***

    오랜만에 모인 육공회에 멤버들은 뜬금없는 가상화폐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비트코인?”

    “그래, 원리가 뭐냐면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는 암호화폐야. 거래가 투명하고, 어디서든지 쓸 수 있는거지.”

    대현이 다른 멤버들에게 설명하는 것을 보고 재환은 피식 웃으며 들어봤다.

    “대안화폐라고 할 수 있지. 물론 기축통화인 달러나, 엔화, 유로 등과도 얼마든지 교환할 수 있고 말이야.”

    “그래서야 마치··· 인터넷 포인트 같은 거잖아요?”

    “넓게보면 그렇지. 하지만 이게 대중화 되는 세상이 올거야. 늦어도 10년 안에는!”

    ‘안 오더군요. 그걸로 물건 거래하는 것을 내 생전 본 적이 없어. 아, 마약거래는 그걸로 한다더라.’

    자신의 미래 지식도 이제 10여년 정도 남았는데, 이제야 시작되는 암호화폐 이야기.

    재환은 자신이 정말 두 번째 삶을 알차게 보내 여기까지 왔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어쨌건 재환은 거기에 대해서는 그저 미묘한 반응이었다.

    “지금도 그래픽카드만 있으면 집에서 누구나 채굴할 수 있어, 다들 조금씩 해봐.”

    “직접 구매는 가능하고요?”

    “물론이지. 현재 첫 거래로 1개당 2.7원 정도야. 10개부터 거래하면 27원이지.”

    “에이, 그게 뭐야? 인터넷 데이터라고 한 10만개씩 쟁여다니나?”

    진용은 아직도 그런 거래를 어떻게 믿냐고 피식 거렸다.

    그리고 정인, 문영, 선길 같은 친구들도 ‘해보래서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그게 되나?’ 싶은 반응이었다.

    이들에게 있어서도 비트코인은 그저 좀 더 편하게 운용하는 캐쉬백 포인트에 지나지 않으니 말이다.

    “재환아! 너는 형 말 이해하지? 언제나 2-3년 앞을 바라보잖아.”

    “흐으음.”

    재환은 조용히 지갑을 꺼내 3만원을 꺼냈다.

    “그런 돈 놀이에 관심은 없고, 개당 2.7원이요? 그럼 딱 2만 7천원 어치만 사죠. 나머지 3천원은 수수료라 생각하고.”

    “얌마, 그런 게 아니라니까. 지금이야 2.7원이라지만, 나중엔 환율처럼 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네~ 그래서 3만원이요.”

    2010년 5월 첫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에 재환은 지폐 3만원을 올려놨고, 이 이상 자신이 거기에 추가 투자를 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 실체도 없는 유령 포인트 이야기 그만하고 다른 말 합시다.”

    “너 축구팀 인수한다며?”

    재환이 맨유를 인수한다는 화제로 돌아가자 다른 오너들은 거기에 더 관심을 보였다.

    “옛날에 이런 말이 있다더군요. 10억을 벌면 슈퍼카를 사고, 백억을 벌면 요트를사고, 천억을 벌면 건물을 산다.”

    그리고 재환은 그 금액은 아득히 넘은 몸이었다.

    “저는 1조를 벌어서 유명 스포츠팀 구단주 한 번 해보려고요.”

    “그걸 개인 거래했다는게 더 놀랍니다.”

    “그러게 말이야. 보통 회사 법인으로 구매하지 않나?”

    여기 있는 인물 중에서 효령그룹의 문영 빼고는 모두가 자체 스포츠 구단을 하나씩 가진 나름의 구단주들이었다.

    야구팀, 농구팀, 축구팀, 급기야는 배구팀까지도 가졌지만, 딱히 애정을 가지고 보는 이는··· 그닥 없었다.

    국내에서 스포츠 팀 가져봐야 우승하면 고맙고, 아니어도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에 유명 스포츠팀이라면 좀 혹하긴 했다.

    하나하나가 마케팅이 되고, 전 세계적으로 움직이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 될 테니 말이다.

    “재환아, 말 나온 김에 유니폼에 우리 회사 로고 좀 넣어도 됩니까? 요새 스마트폰 붐 때문에 진짜 확장이 필요하긴 해.”

    “무슨 계열사로?”

    “상사맨이 당연히 종합상사지.”

    문영의 말에 재환은 소매를 가리켰다.

    “가슴팍은 이미 카타르 항공으로 정해졌으니, 여기 소매나 뒤쪽에 번호판 위라면 가능해.”

    재환의 말에 문영은 말 나온 김에 한 번 계약 논의를 추후 해 보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이번 모임에서 가장 늦었던 현규가 뒤늦게 도착했다.

    “막차 타고 오셨나?”

    “어서와요. 삼신 회장님!”

    “자, 주인공 오셨다!”

    현규는 다른 육공회 멤버들의 말에도 멋쩍게 웃으면서 재환의 옆에 앉았다.

    “현금 겨우 마련했다.”

    “네 회사 지분 거래하는데 조금 오래 걸렸다?”

    “그럴 일이 좀···.”

    재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일 삼신증권을 통해 이야기 하자면서 웃어 넘겼다.

    그리고 오늘은 출장으로 바빴던 형제들을 만나 밤새도록 마시고 즐기려고 하는 재환이다.

    그때 대현이 늦게 온 현규에게 또 다시 그 것에 대해 말했다.

    “현규야, 혹시 가상화폐라고 알아?”

    “···네? 티머니 같은건가요?”

    “···.”

    아무래도 KS그룹 회장님이 나중에 코인으로 크게 한 번 물리거나, 떡상할 일이 생길 것 같았다.

    ***

    집으로 돌아온 재환은 그날 뉴스를 보다가 별안간 스포츠 채널로 돌렸다.

    CBM ESPN에서는 유럽 축구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는데, 미모의 아나운서가 전문가들과 재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네, 혜성그룹의 신재환 회장이 선언한 맨유 인수!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한희준(해설위원):그동안 해외의 수많은 부호들이 자신의 기업을 알리기 위해, 혹은 하나의 비즈니스를 위해서 많은 팀을 인수했습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이번에 눈여겨 봐야 할 것은 혜성그룹의 이름이 아닌 신재환 회장 개인의 인수라는 것이 화제인데요?]

    [한희준: 그렇습니다. 혜성 역시 KPL의 새 팀 창단을 준비하고, 야구팀을 운용한 스포츠팀 운영 노하우가 있지만, 이번의 경우 회장님의 단독 구매라고 합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맨유 인수를 두고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재환은 그 것을 유심히 보다가 신입으로 보이는 아나운서를 보고 입을 열었다.

    “어디서 본 애 같은데?”

    재환이 아나운서를 두고 말하자 뒤에서 미연이 아이를 재우고 다가와 말했다.

    “어머, 이세류 아나가 벌써 나왔네?”

    “음?”

    “우리 혜성 아카데미 출신이에요. 이번에 아나운서 합격한 친구.”

    “···아!”

    여의도에 혜성 아카데미 만들어주고, 미연이 지금 원장을 했는데 그녀의 바람대로 방송계의 인재들을 키운다는 프로젝트가 벌써 성과를 보이나 보다.

    “쟤가 공채 아나운서 YBN하고, 경남 KBC 떨어져가지고 엄청 울어대고 부모님 와서 학원비가 아깝다고 난리쳤었는데.”

    “잘 돼서 다행이네.”

    “아, 그리고 ESB에서 공채 성우도 뽑는데 우리 연습생들도 가기로 했어요. 다음달부터 오디션 들어가요.”

    그냥 남는 돈으로 집에서 주부만 하기 뭐하다고 해서 맡긴건데 생각 이상으로 잘 해주는 미연이었다.

    재환은 이대로만 간다면 미연 나름대로 혜성그룹 사모님이 아니라 문화계를 움직이는 거물이 될수 있겠다며 아내를 칭찬했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재환은 마지막으로 해외축구 스페셜을 본 다음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나중에 중계권 협상할 때 보자고.”

    지금이야 TV만 틀면 나오는 해외축구 중계지만, 안 그럴 날이 곧 올테니 그것 또한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

    재환은 엑스포 이후 한 달이 지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맨체스터로 도착했다.

    그레이스 가문은 아무도 참여하지 않고 대리인으로 고문 변호사를 보낸 상황.

    “총 금액 24억 1001만 달러로 계약이 끝난 뒤로 인수인계가 이것으로 완료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사인 한 장 급히 하고 급히 중국으로 간 뒤로 남은 계약서까지 검토한 다음 이것으로 맨유의 주인이 된 재환이었다.

    재환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지만, 고문 변호사는 떨떠름한 얼굴로 악수를 겨우 받았고, 그다음 재환이 올드트래포드 위에서 계약서를 펼쳤다.

    [Glory~ Glory~ Man United!!!]

    영광의 맨유를 외치는 수 만명의 붉은 물결.

    팬들은 새 구단주를 진심으로 환영했고, 재환은 단상 위에서 싸인 계약서를 흔들며 그들의 환호에 보답했다.

    이 영상은 영국 전역, 넘어서 전 세계에 퍼졌고, 아시아에서 온 새 맨유의 주인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두가 주목했다.

    1주일 뒤 재환은 영국의 건설사이자 세계적인 기업인 벨푸어 인더스트리와 마이다스 건설의 오현우를 급히 불러왔다.

    “전체적으로 10년간 방치된 지붕 누수와 손상된 전선이 많아요. 이것부터 손을 봐야겠어요.”

    “어따~ 영국애들은 다를 줄 알았드만, 이건 옛날 무등경기장 보는 것 같네?”

    건설밥 30년 먹은 오현우도 한 눈에 알아볼 정도의 균열.

    재환은 구단주 취임 이후로 일단 경기장 보수 공사부터 시작했다.

    선수단은 휴가 이후 북미 투어를 떠났으니 그 전에 초스피드로 고칠 곳은 고쳐야 했다.

    “전체적으로 다 고치는데 예산이 상당할 것 같군요.”

    벨푸어의 임원 말에 재환은 안전모를 고쳐 쓰며 말했다.

    “예산이 중요한게 아니에요. 2개월 안에 물 한 방울 안 새게 수리하는 게 중요한거요.”

    “아,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체적으로 손을 안 댄지 오래되긴 했어도 어려운 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보수공사이고 설계도에 이름난 랜드마크 건물이다 보니 공들여서 수리할 것이다.

    재환은 1천만 파운드를 들여 올드 트래포드의 공사를 맡겼다.

    이참에 사돈의 건설사도 해외 유명 공사에 참여했다고 업적을 하나 만들어줬고, 서포터즈는 당연히 두 팔 벌려 환영했다.

    그리고 얼마 후 맨체스터에는 또 다른 반가운 손님이 왔다.

    “미스터 신!”

    “타밈! 다시 봐서 반갑군요.”

    타밈 왕자가 직접 맨체스터에 도착했고, 카타르 항공의 이름으로 총 1억 4500만 파운드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마쳤다.

    이후 효령그룹의 문영이 찾아와 서브 스폰서로 소매킷에 부착하는 [효령 인터내셔널]의 로고가 연간 1천만 파운드로 3년 계약에 들어갔다.

    “이렇게 해서 2억 4천만 달러라··· 딱 10% 메꿨네?”

    24억을 메꾸려면 아직 멀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재환은 맨체스터 전체가 보이는 호텔 위에서 앞으로 이쪽도 혜성만큼 키워주겠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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