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사는 재벌의 삶!-194화 (194/244)
  • 194- 불꽃튀는 디스, 나도 좋아해.

    재환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을 때, 세계 시장에서 애플폰과 코멧폰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졸지에 반 A-컴퍼니 진형의 선봉장이 된 꼴이었지만, 혜성의 덩치와 위상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기회가 되었다.

    [국산 vs 해외 휴대폰 전쟁이 벌어진다!]

    [코멧폰 vs 애플폰. 그 장단점을 철저히 해부해보자.]

    [‘애플폰, 게 섯거라!’ Made in Korea 코멧폰의 약진.]

    재환은 손발이 오글거리는 신문 기사를 보면서, 싫지만은 않았다.

    “자, 이렇게 잘 하고 있고, 소프트웨어를 계속 업그레이드할 때인데 말이지.”

    재환은 코멧닷컴과 혜성뮤직에 스마트폰 앱 개발을 재촉했고, 단순히 단말기만 팔며 끝내지 않는 그 이상의 길을 노렸다.

    그러면서 재환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변수들을 차단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혜성의 기둥 세 곳의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검토해 가면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

    “요새 엄청 피곤해 보여요.”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들을 안아주면서 놀고 있는 재환을 향해 미연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아직 젊으니까.”

    “보약이라도 준비할까요?”

    “그런 거 잘 안 먹어. 차라리 영양제를 사자.”

    재환은 그러면서 내일 스케줄에 대해 말했다.

    “내일 가려면 오늘부터 가꿔야 하지 않겠어?”

    “저 아직 젊거든요? 서른도 안 됐다고요.”

    아직도 자신의 미모에 자신을 가진 와이프를 보고 재환은 웃으며 말했다.

    “서른이건 마흔이건 여유 있을 때 계속 가꿔야 된다. 그래야 젊게 살아.”

    “뭐, 불러준다면···.”

    “신누리 쪽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두 명 고용했으니까 아침에 호텔로 가자. 결혼 전 미모로 돌려줄게.”

    “어머, 진짜요?”

    “그리고 장모님이랑 우리 어머니 것도 마련했어. 내일도 두 할머니가 애 봐주신다고 하는데 말이야.”

    육아는 양재동 본가와 천호동의 처가의 두 할머니가 번갈아가며 해주니 상대적으로 수월하긴 했다.

    베이비시터를 운용하지 않고, 가족들 사이에서 키우는 방식은 다른 재벌가에서도 특이하게 다가왔다.

    재산도 조단위에, 그룹 위상도 엄청났지만, 아파트에서 가정부도 최소한으로 고용하는 소탈한 모습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이야깃거리였고, 재벌을 다루는 방송에서도 재환의 모습은 특이하게 여겨졌다.

    “아, 그리고 내일 두 분에게 이야기 드려. 다음달 삼신의료원 건강검진 꼭 잊지 마시라고.”

    재환은 가족들에 대해 자주 못보는 만큼 틈틈이 케어를 해서 돌봤다.

    ***

    다음 날 아침, 재환과 미연은 드레스코드를 맞추고 여의도로 향했다.

    재환은 혜성백화점 여의도점의 착공식에 아내를 데리고 삽을 들어 공사가 잘 되기를 기원했다.

    “아무쪼록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어다오!”

    강남, 서울역, 청량리, 종로, 명동에 이은 여섯 번째 지점 ‘더 혜성 여의도’의 공사는 2011년에 완공되어 훌륭한 랜드마크가 되 줄 것이다.

    재환은 그곳에서 많은 임원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다음, 와이프의 사업을 위해 바로 그 옆으로 향했다.

    혜성백화점 여의도점 옆에 재환이 포켓머니로 900억 주고 구매한 빌딩이 있었다.

    “간판식 시작한다.”

    [자, 소개합니다. 성우, 아나운서, 배우 양성소, MJ아카데미!]

    신동협이 MC가 되어 의기양양하게 외쳤고, 연예인들을 보러 온 수많은 관중과 혜성 엔터테이먼트 임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천막이 걷혀다.

    [MJ 아카데미]

    둘째 출산 이후 미뤘는데, 이제 엔터테이먼트 사업도 하니 제대로 시작하려고 만든 아카데미였다.

    원장은 재환의 와이프였고, 그래서 미연과 재환의 이니셜을 하나씩 따서 MJ.

    “잘 해봐. 한번 문화의 미래를 만들어보라고.”

    “걱정하지마요. 전부터 꿈이었고, 거기에 대해 비전이 있으니까.”

    남편한테까지 기획서를 직접 만들어 보냈고, 그것을 승낙해준 재환이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그렇게 훈훈하게 오늘 하루를 끝마치려고 했는데, 2억만리 떨어진 미국에서 온 어그로에 분노하게 될 일이 생겼다.

    ***

    “하여, 스티브 폴은 말했다. ‘어차피 스마트폰을 자신이 만들고, 카피캣들은 생각했다. 작은 나라의 작은 제품에 신경쓸 내가 아니다.’라네?”

    육공회 모임에서 미국 기사를 보는데, 재환에 대한 갖은 비하를 일삼은 스티브 폴의 도발에 재환은 40도 짜리 위스키를 글라스로 들이켰다.

    “이야, 이 인간 진짜 막 나가네?”

    “이거 한국이었으면 명예훼손 고소도 되는거 아니냐? 재환아, 한 번 소송 걸어봐!”

    낄낄대면서 말하는 육공회 멤버들.

    그리고 재환은 이걸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재환에 대한 중상모략이 도를 넘었다.

    스티브 폴에 말에 의하면 재환은 ‘MP3 플레이어때무터 A-컴퍼니를 노린 따라쟁이, 나라가 밀어줘서 성장한 기업인, 3류 한계를 가졌으며, 100년이 지나도 우릴 못 따라온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이걸 그냥 허허 웃기에는 슈퍼코멧 시절부터 이 치졸한 소시오패스 놈의 콧대를 진짜 꺾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진짜 이렇게 아가리 터는 놈들 퇴치하는 법 배워두길 잘했다.”

    “오~ 그런 것도 배웠어?”

    대현이 놀리듯이 하는 말에 재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자리에서 미국에 여러 메시지를 보냈다.

    스마트폰이 좋은 게, 이제는 문자 보내듯이 모바일 메신저를 어느 나라에서나 보낼 수 있다는 거다.

    “여기서 가장 사진 잘 찍는 사람?”

    재환은 자신의 코멧폰을 들고 한번 잘 찍어보라면서 호텔에서 제공한 시가를 하나 물고, 선글라스를 낀 채 명품 양복을 걸친 모습으로 훌륭한 아메리칸 풍 마초가 되었다.

    그리고는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진용의 폰카메라에 대고 왼손에는 언더락 위스키, 그리고 오른손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올렸다.

    “···야, 뭐냐?”

    “찍어. 바로 미국으로 날릴 사진이다.”

    재환의 패기 넘치는 모습은 그대로 HD 화질로 들어갔고, 재환은 그것을 미국에 있는 혜성 아메리카의 임원들, 그리고 친분이 있는 미국 언론사의 간부들에게 돌렸다.

    제목으로 [그 사과장수 망할 놈이 볼 수 있게, 신문 지면에 달아주세요. 선착순 100만 달러.]

    캘리포니아는 아침 8시, 워싱턴은 오전 11시였는데, 인터넷 신문으로는 충분히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재환은 그 도발적인 자세를 하고서 반응을 기다렸다.

    혜성 아메리카 임원들은 ‘저쪽의 노이즈마케팅 도발에 이런 식으로 나설 필요 없다!’면서 만류했고, 눈치 빠른 미국 잡지사나 신문사 기자들은 이거 당장에 올려도 되냐는 연락을 보냈다.

    “그래, 맘껏 뿌려주거라~”

    올리라고 보낸 사진이니 정보의 바다에서 얼마나 퍼질지 기대했고, 거기에 대해 재환은 새로운 이벤트가 번득거렸다.

    ***

    [한국의 오너가 스티브 폴의 도발에 대해 대답했다. ‘F-WORD 사과장수’]

    미국 인터넷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퍼진 도발적인 가운뎃손가락에 커뮤니티들은 벌써 난리가 났다.

    재환은 하루가 지나면서 엄청나게 퍼진 그 사진들을 두고 혜성 아메리카에 긴급 이벤트를 제안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코멧폰을 가진 고객이 저 사진을 바탕화면으로 인증하면 서비스로 충전 케이블, 혹은 이어폰 하나를 서비스로 주는 겁니다.”

    [회장님, 그건 너무 큰 건 아닙니까? 잘못하면 엄청난 소송을 걸 수 있습니다.]

    “이미 국제로펌을 통해서 알아놨어요. 도발을 먼저 한 것도 저쪽이고, 만약 소송을 한다면 역고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재환은 그것을 보고 대노한 스티브 폴의 얼굴을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혜성전자가 주변기기 지원이 완벽하다는 것을 알릴 기회입니다. 어차피 번들 이어폰이나 케이블은 남는거 아닙니까?”

    무료로 나눠줘도 충분히 가능한 예산 단위, 회장의 명에 따라 혜성 아메리카는 그 엄청난 도발 마케팅을 진행시켰다.

    “게다가 캡처 기능을 알리는 조건이기도 하죠. 자, 여기 홈버튼하고 불륨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캡처가 된다는거··· 설명서에 있어도 안 보는 친구들이 많죠?”

    재환은 하나하나 설명해주면서, 스티브 폴 엿먹이기에 들어갔다.

    먼저 혜성전자의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 메시지를 보내고, 그 도발적인 ‘엿먹어라 사과장수’라는 로고와 재환의 가운뎃손가락 사진을 30일 내내 보내면 미국 곳곳에 깔리는 혜성 스토어에서 USB케이블과 이어폰 중 하나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사람 하나 엿먹이기에 너무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생각했지만, 앞으로의 마케팅을 생각한다면 이건 먹힌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그 정신나간 이벤트는 정말 열흘 뒤에 시작됐다.

    그로 인해서 A-컴퍼니의 ‘애플폰’은 진짜로 ‘사과장수폰’이라는 밈이 미국 내에서 퍼지게 되었다.

    A-컴퍼니를 쓰는 팬보이들은 ‘사과장수’라는 별명이 붙이는 분위기.

    그리고 재환의 얼굴은 점점 더 퍼져서 각종 합성 소스가 되고, 급기야는 티셔츠로 프린팅 돼서 팔린다고 했다.

    “야, 이거 봐. 진짜로 미국 애들이 이런 걸 만들었어.”

    재환이 퍽유를 하는 그 사진이 프린팅된 흰색/검은색의 두 벌의 티셔츠.

    재환은 락 페스티벌 같은데 입고 가면 어울릴 거라면서 쿨하게 넘어갔다.

    그리고 그 소식에 길길이 날뛰는 스티브 폴은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한다느니,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놈이라니 점점 더 재환에게 개처럼 짖어댔다.

    “신 회장님, 최근 A-컴퍼니에 대한 도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회장님! 스마트폰의 경영자들끼리 싸우는 싸움이 앞으로도 계속 되나요?”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컴퍼니가 당장 도발 이벤트를 중단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대처하실 겁니까?”

    혜성그룹의 본사 앞으로 수많은 기자들이 모였는데, 재환은 그저 미소만 지었다.

    이제는 신제품이 아니라 오너와 CEO의 불꽃튀는 디스전에 모두가 관심을 가졌다.

    재환은 차에 타자마자 코멧폰으로 국제 뉴스를 살펴봤다.

    “쭉쭉 퍼지는구나!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오고, 유럽이고, 중국이고 다 퍼지는구나!~”

    재환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게 다 업보였다.

    그동안 스티브 폴이 수많은 경쟁자들을 상대하면서 신문사에 도발 광고를 싣고, 상대 CEO에 대한 인격적인 모독을 일삼으면서, 깡패짓을 한거야 유명한 일이었다.

    그런데 재환처럼 더한 방식으로 상대의 위상을 깎아나가면서, 소송도 못 거는 상황이 되자 그저 열불이 터질 것이다.

    재환은 거기에 두고 한 가지 더 빅엿을 먹이기로 했다.

    “자~ 우리 미스 수가 개발하는 또 다른 프로젝트는 잘 되는지 볼까?”

    A-컴퍼니가 내년 1월에 또 다른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애플패드라고 태블릿 PC의 시작.

    하지만 재환은 먼저 선수를 쳐서 미리 개발을 명했고, 딱 날짜도 잡아놨다.

    “정확히 A-컴퍼니의 프레젠테이션 전날에 해 줄거다.”

    그 전에는 태블릿 PC에 대해 언급도 안하고 있었는데, 그 또한 재환이 먼저 움직이기로 했다.

    그리고 이 디스전은 2개월 동안 수많은 케이블과 번들 이어폰을 제공해주면서 혜성의 완승으로 끝이났다.

    덕분에 ‘스티브 폴이 예전 같은 독설을 안 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미국에서 돈다고 한다.

    재환은 좀 더 길게 끌어 태블릿PC 전쟁까지 가려 했지만, A-컴퍼니의 도주로 인해 이쯤에서 끝내기로 했다.

    그 대가로 혜성전자 제품의 미국 판매량 상승과 오너 신재환의 인지도를 확실하게 올린 대가를 손에 넣은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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