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사는 재벌의 삶!-179화 (179/244)

179- 게임이 인싸 문화가 되었다.

재환은 라이트 컴퍼니의 김명우 사장에게, 혜성전자의 한때 주력 상품 중 하나였던 M-BOX 공장을 소개했다.

과거 혜성트로이카였던 컴퓨터 공장인데, 지금은 모두 화성과 평택으로 옮기고 남은 건 게임기 OEM 공장이 전부였다.

“확실히 품질은 좋아 보이는군요. 국내 독점 생산이니 말입니다.”

“그렇다니까? 지금 사면 아주 거저야.”

“···네, 오늘 와보니 더욱 확신이 드는 군요. 조만간 인수제안서를 내겠습니다.”

명우는 고심 끝에 M-BOX의 생산공장을 인수하기로 했다.

단순 게임기 공장만 하면, 토지가와 중소기업 수준의 인수대금이면 충분했다.

게다가 재환이 안내해준 미금저축은행은, 폭넓은 융자로 인해 1금융권보다도 규제의 문턱이 더 낮았다.

재환은 내친김에 마이크로 게임즈 컴퍼니의 아시아 본부장을 소개해주고, 협력사 쪽으로 하드웨어 생산을 돌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후 유예기간이 끝나면 그럴듯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

작은 거래 하나를 끝내고, 혜성백화점을 순방하는 재환은 게임 센터를 둘러봤다.

게임CD를 파는 코너와 백화점 한 곳에 있는 각종 오락기들.

“그놈의 바다 이야기만 아니었어도···.”

아케이드 게임기와 네트워크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규제가 때려져서 일반적인 오락기들이 상당수 빠진 상태였다.

그 뒤로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스티커 사진기, 농구 슛 게임, 인형 뽑기 등의 비중을 늘렸다.

“이대로 가면 현상유지 겨우 하면서 끝나겠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신 이사?”

그동안 한글화 게임이다, 유통 수익 개선이다, 많은 걸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부족했다.

재환이 기환에게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해결책을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재환은 기획서 준비하라고 한 다음 매장을 둘러보면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잘 팔리기는 하는데, 현금 수익 확 올릴만한 거 없나?”

재환은 그것을 고민하면서, 백화점을 넘어 에버홈 이후로 대형마트도 전국 지점 순방을 떠났다.

***

최근 계열사들을 돌면서 재환은 연예기획사를 맡은 신동협과 대화를 나눴다.

“최근에 연예인들이 게임기 마케팅 많이 하더라고요?”

“네, 맞습니다.”

특히 ITD가 터치펜으로 움직이는 신형 휴대용 게임기 ITD-라이트 라는 제품에 대해서 대중적인 반응을 보였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다고, 재환역시도 게임 사업에 대해서 자사의 연예인들을 많이 이용했다.

그리고 재환 또한 혜성전자와 혜성게임즈, 그리고 혜성엔터테이먼트를 이용해서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기환은 기획서를 가져왔고, 재환이 그것을 확인했다.

“오락실 수익 증대를 위해 오래방을 늘리자고?”

“네, 회장님.”

오락실 내에 있는 코인 노래방.

그것을 두고 재환은 딱 시간 계산을 해보니 1,2년 빠르지만, 충분히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재환은 이 사업에 대해서 기환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그 뒤로 나온 기획서는 연예인들을 이용한 게임 홍보였다.

“그래서 말인데, 지금 소속 연예인분들한테 게임 좀 시키고 CF를 찍으려는데 괜찮겠어요?”

“아, 네. 게임은··· 하하, 글쎄요. 일단 플레이는 해 보겠습니다.”

어렸을 적 50원 넣고 하는 오락실 게임은 한 두판 해봤지만, 스토리가 있는 비디오 게임은 입문하는데 난이도가 있었다.

게다가 자신들이 프로게이머도 아니고, 게임 하면서 그걸 홍보해 돈을 번다고 하니, 생소한 개념이었다.

“잘 하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어요. 단지 고객들이 게임 하는 모습을 보고, 그걸로 따라 하면서 구매할 수 있게. 그런 홍보를 하면 됩니다.”

재환의 말대로 유명인들이 게임을 하고, 그것을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훗날 2010년대가 돼서야 게임방송이라고 하나의 키워드가 되지만 재환은 그 전에 움직이기로 했다.

‘어떻게 보면 시대를 앞서가는 거 이전에 앞으로 생길 게임 규제에 대해서 막을 편이 생기는 거지.’

재환은 그것을 준비하면서 움직였다.

***

얼마 후 방송국 3사와 케이블에서 드라마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가 나왔다.

혜성그룹이 제작 후원을 하면서, 조건으로 게임을 하는 젊은 배우들의 PPL을 요청했다.

PD들은 어리둥절했지만, 일단 배우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하나씩 만들었다.

[얍얍- 이걸 이렇게 해서.]

[야~ 너 진짜 못한다. 줘봐! 누나가 해 볼게.]

달달한 로맨스에서 원룸 안에 남녀가 TV켜놓고 간단한 슈팅 게임 등을 하는데, 같이 즐기고 있다.

[여보~ 나 게임기 하나 살게.]

[게임기? 그 비싼걸 어떻게 사? 차라리 다른 취미를 해봐. 그건 지원해줄게.]

[그럼 낚시?]

[게임기··· 얼마야?]

모 작품의 패러디로 나온 게 공중파를 타니 정말로 결혼한 유부남 커뮤니티 내에서 가벼운 타이틀 몇 개에 게임기 사 놓고 사는 문화가 벌어졌다.

그렇게 문화 전체가 바뀌고 있었다.

어린애들의 일탈로 여겨졌던 오락실, 그리고 애들 몇 시간 동안 중독되서 밖에 안 나간다고 여겨지는 악의 근원 게임기.

그걸 연예인부터 재벌 2세까지 하면서 그걸 유머 소재로 삼자 학부모들의 시선이 다시 한번 바뀌는 것이었다.

ITD 역시도 ITD코리아가 생긴뒤로 게임기라 직접 안하고 [두뇌 트레이닝], [퍼즐 아이템]등의 남녀노소 모두가 할 수 있는 타이틀들로 홍보했다.

그리고 기환이 내건 아이템을 재환이 오픈시켰다.

[한 번 더~ 나에게~ 질풍같은 용기를~]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수줍어서 말도 못하고~]

코인 노래방은 굉장한 히트였다.

단순히 오락실에 아케이드 게임기가 줄어든 수요를 메꾸기 위해서 설치한 것 치고는 그 규모가 엄청났다.

특허를 낸 뒤로 전문적으로 혜성게임즈 산하의 코인노래방은 또 다른 1-20대의 모임의 장소, 그리고 데이트 코스로 각광을 받았다.

***

“인식부터 착실히 바꿔나가는 중이다.”

육공회 모임에서 포커를 치고 있는 재환은 현 사업에 대해 말했다.

“뭐, 나도 너덕분에 집에 게임기만 두 대 설치했다.”

현규의 말에 진용 역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이야. 순 강매였지. 인터넷 설치하는 김에 게임기 사 가라는 건 뭐 하는 끼워팔기냐?”

“마지막 매각 전에 한 번 판매량 좀 늘려보려고.”

재환은 그러면서 카드를 던졌다.

그 뒤로 현규와 진용이 서로 패를 까고, 삼신 쪽이 승리했다.

“그래서 말인데, 다른 형제들도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음?”

재환은 여기서 SNS 시절에 나오던 마케팅을 육공회 친구들에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뭔데? 무슨 재미난거 하는 거냐?”

포켓볼 한 게임 치고 있던 대현도 다가와 물었고, 재환은 거기에 대해서 손가락을 들고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

그리고 반응은 ‘미친 놈, 그런 걸 누가하냐?’ 라는 모습들이었지만 재환은 단호하게 말했다.

“해 주면, 다음부터 육공회 모임 술값은 내가 낸다.”

“술값이 더 나오겠다.”

“아니야, 우리 유니콘재단쪽으로도 주변기기 홍보 많이 할거야.”

결국 육공회를 마케팅으로 이용하겠다는 재환의 말에 어리둥절했지만, 일단은 따라보기로 했다.

***

KS 마이크로 블로그 [사이버 월드]에서는 특이한 이벤트가 생겼다.

뿐만 아니라 이름을 바꾼 국내 제1의 포털 사이트 나베르와, D-닷컴의 블로그에도 시작했다.

그곳에는 재환이 집 안에서 아기를 않고 게임기를 든 모습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혜성그룹의 신재환입니다.]

재환은 아기를 안으면서 52인치 TV에서 나오는 대전액션 게임을 플레이했다.

아들인 승윤이가 무릎 위에서 연신 박수를 치면서 좋아하고, 재환은 아들을 안고서 이번엔 컴퓨터로 향했다.

최신형 스펙으로 무장한 컴퓨터에서 가볍게 CD패키지 게임 하나를 돌린 다음에 가볍게 던전 한 번 도는데 10분.

두 개의 영상이 블로그에 올라왔고, 세 번째는 휴대용 게임기로 하는 슈팅 게임 한 판이었다.

[네, 지금 보시는 것처럼 게임을 하는 모습을 5분 이상 인증하는 겁니다. 그리고, 영상을 올린 뒤로는 사연을 보내고 다른 인물을 지명해서 그 분에게 게임 영상을 인증하게 해 주는겁니다.]

재환은 그러면서 조건을 걸었다.

[단, 지명자가 게임을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나는 못하겠으니 내 5분의 몫까지 다른 사람을 지명해 10분의 플레이를 하게 합니다.]

대신 다섯명 이상 거부를 한다면 그것으로 이벤트는 끝.

[이렇게 해서 지명 챌린지를 가장 오~래 하신분은 추첨을 통해서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혜성게임즈 내의 타이틀 6개월간 구매 이용권을 제공하겠습니다.]

재환의 이벤트는 인터넷에서 굉장한 화제가 되었다.

전국의 겜돌이들을 모두 모아놓고 지인을 통해서 PC건, 비디오 게임기건, 휴대용 기기건 일단 플레이 하는 모습을 인증하고 5분의 영상을 올리고 다음 지명을 하는 것으로 유기적인 네트워크가 되는 것이었다.

재환은 그러면서 자신의 지명자를 말했다.

[먼저 제 지명은 삼신그룹의 이현규 사장, 신누리쇼핑의 정진용 대표, 그리고 KS그룹의 최대현 회장을 지명합니다.]

재환은 세 명을 지명했고, 다른 사람들도 블로그에 이벤트 등록을 하고 자신의 플레이 영상 이후 지명을 이어나가는 ‘혜성게임즈 챌린지’를 시작했다.

그리고 효과는 엄청났다.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걸그룹 오소녀의 김유이 입니다!]

아이돌이 나와서 게임 플레이를 한 번 해 본다음 지명자를 고른다.

[으음, 제 지명 리스트는요. 우리 소속사 사장님이신···]

이러면 또 자기 소속사의 가수의 지명을 받아서 동네 오락실이건, 집에 있는 게임기를 돌리건, 정 안되면 아예 한 대 사가지고 5분의 플레이 영상을 올린다.

처음에는 재벌가 회장들끼리 ‘뭔짓 하는거냐?’ 라는 분위기가 연예인들이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었고, 일반적인 사람들 속에서도 친분 목적으로 이어나갔다.

벌써부터 코미디언 계에서는 릴레이를 50명까지 이어나간 개그맨이 있었고, 영화배우들 역시도 자기 작품 홍보 겸 이 챌린지를 시작했다.

급기야는 정치인들도 이 떡밥을 물었다.

[허허허, 안녕하십니까? 국회의원 이상천입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혜성 게임즈 챌린지에 참여합니다.]

“에이~ 저건 쇼다!”

재환은 그 챌린지에 참여해 보좌관 안내를 받으면서 스타크래프트를 단 5분 하고 있는 정치인 보고 있으면서, 웃었지만 어떻게 마린 몇기 뽑아서 이기기는 하고, 그걸로 다른 정치인과 교육계 인사들에 대한 지명을 했다.

전국민이 게임으로 인맥 자랑하는 대회가 되는 와중에 혜성게임즈의 주가는 연일 올랐고, 재환은 이번 이벤트가 대성공이라는 것을 지표로 보고 있었다.

재환은 거기에 맞춰서 혜성게임즈의 타이틀 특별 할인전을 열었다.

블로그 영상 하나 올린걸 1%씩 해서 10명 이상은 10%, 20명은 20%씩 해서 총 30%까지 할인폭을 해 준다.

“그렇지! 그렇게 터치! 터치!”

“아이고, 애 한테 뭘 가리키는거에요?”

“조기교육.”

재환은 터치 게임기를 신나게 두들기는 아들녀석을 대견하게 바라봤다.

미연이 뭐라고 한 마디 했지만, 세상 좋아보이는 아들 녀석의 미소에 재환을 그를 꽉 안아주면서 자신의 아들의 게임기 두들기는 영상도 인터넷에 올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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