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사는 재벌의 삶!-86화 (86/244)
  • 86- 땡스 빌! 땡스 아메리카!

    재환은 천금 같은 10분의 시간을 얻어낸 다음 빌 거위츠와 대화를 시작했다.

    “먼저 저희는 현재의 초고속인터넷에 대해 기가바이트까지 속도를 올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은 결정입니다. 앞으로는 속도 경쟁이 중요할 것 같으니 기존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거위츠는 재환이 하는 말을 유심히 들으면서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이 보급되어 궁극적으로는 일상 속에서 사물에 인터넷으로 편리한 세상을 만듭니다.”

    “호오, 사물 속의 인터넷이요?”

    IT 개발자 중 탑 티어에 있는 빌 거위츠 앞에서 재환이 사물 인터넷에 대해 말했다.

    “미스터 신이 말하는 그 사물인터넷이라는 게 어떤 개념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재환이 문과 그것도 주전공이 경영학이지만, 적어도 그때의 사물인터넷의 사업 파트를 맡아본 적이 있으니 아는대로 말했다.

    “1999년 미국 MIT 연구소에서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원거리 전파인식정보기술)과 인터넷 센서와 결합하여 응용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 네~ 아직은 개발단계지만요.”

    거위츠는 자신도 과거 흥미를 가졌던 MIT의 그 기술을 먼 나라에서 온 한국인 경영자가 이야기하자 재환에 대한 생각이 점점 확신으로 찼다.

    ‘대단한 친구로군. 단순히 오너의 아들인 줄 알았는데, 공부를 많이 했어.’

    “이미 그 개념에 대해서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컴퓨팅이라는 이름으로 이전부터 연구했었지 않습니까? 마이크로 컴퍼니도 그 중심 중 하나고요.”

    ‘신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라는 라틴어 단어 유비쿼터스.

    그 뜻은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 정보통신망에 접촉할 수 있다는 이론으로 케이블 인터넷 시대 이후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시작한 인터넷이 전세계에 퍼지게 되어 ‘유비쿼터스 시대’라는 말이 전 세계에 퍼지게된다.

    그리고 그 유비쿼터스의 단계를 넘은 것이 지금 재환이 말한 사물 인터넷이었다.

    사실 웬만한 경영자라면 지금 재환이 하는 말에 확신을 못 가지고 ‘당신 약 파는 것 아니냐?’라고도 생각할 수 있었지만, 상대는 IT개발자 끝판왕 중 하나인 빌 거위츠였다.

    그리고 2010년대 후반부터 유비쿼터스를 뛰어넘는 사물 인터넷의 시대에 대해 지금부터 준비하는 IT경영자는 극소수만 존재했고, 거위츠 역시 그중 하나였다.

    “이제 걸음마 단계이니 그것을 상용화시키려면 더 많은 인터넷 고객들이 필요하겠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 트루넷은 국내에서 내년까지 가입자 100만명을 유치할 것이고, 미국에도 사업소를 만들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진행할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발전동력이 있는 회사는 그 가치가 무궁무진한 법입니다.”

    마치 테니스를 하듯이 재환이 띄우면, 거위츠가 맞받아쳐 주고, 그런 다음 재환이 치면서 그것에 관한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다.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재환이 내건 10분의 시간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자! 그러면 미스터 신에게 제가 하나 물어보겠습니다.”

    “네, 말하시죠.”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큰 비전을 가지시고 움직이시는 것 같은데, 일단은 부족한 인프라와 기술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해합니다.”

    “인프라야. 미스터 신이 말해주신 것처럼 한국에서 1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유치하고, 그 뒤로 미국에서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하신다면 어떻게 확충이 되겠지만, 미스터 신이 말한 연구개발에 대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로 컴퍼니사와 전략적인 제휴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하드웨어는 저희 혜성이 운용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 컴퍼니 사와 말입니다.”

    “흐으음.”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지만, 거위츠는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필요한 하드웨어 상품에 대해서 머리를 굴려봤다.

    재환은 그때 슬쩍 자신의 손목시계에 있는 시계 초침을 확인했다.

    그리고 뜸을 들이던 빌 거위츠가 다시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그럼 마이크로 컴퍼니와 어떤 식으로 제휴를 하실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네, 그 이야기를 꺼내야겠지요. 다만···.”

    재환은 그때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올려 손목시계를 가리켰다.

    “제 이야기는 10분으로 끝났군요.”

    “!”

    갑자기 잘 나가다가 10분의 타임오버를 말하는 재환을 보고 가만히 듣고 있던 임용태랑 김준호는 ‘저 사람이 갑자기 왜 저래?’ 하는 뜨악한 얼굴로 바라봤다.

    “타임··· 오버?”

    “유감입니다. 제 이야기를 10분 동안 들어주신 것에 대해는 감사드립니다. 미스터 체어맨.”

    그 말을 들은 거위츠는 멍해진 얼굴로 바라보다가 별안간 배를 잡고 크게 웃었다.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수십억 달러가 오고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재환이 벌인 장난에 신나게 웃었던 빌 거위츠는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손을 내밀었다.

    “이런 상황에서 위트를 보인 겁니까? 재미있는 사람이군요. 미스터 신. 그럼 제가 10분, 아니 30분의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이번엔 거위츠의 30분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먼저 혜성트루넷에 대한 지분을 마이크로 컴퍼니의 이름으로 매입하겠습니다. 그래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저희 이름으로 발표하겠습니다.”

    “!”

    “!”

    임용태와 김준호, 두 임직원은 그 자리에서 심장이 철렁했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가 전문용어에서 농담 한 번 하고 곧바로 진행된 것이었다.

    “투자 금액은 1천···아니, 미스터 신이 왔으니 정정하죠.”

    1천이라는 투자 금액을 두고 빌 거위츠는 다시 결정해서 말했다.

    “8천만 달러 투자하겠습니다.”

    “휘유~”

    한화 1011억 2천만원이었다.

    그걸 이 자리에서 이사회 의장 빌 거위츠가 결정한 것이었고, 이것은 거피셜과 다름없었다.

    재환은 그 말을 듣고서 미소를 지었다.

    ‘처음부터 그 정도를 생각했는데, 일부러 1천 운을 띄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그 심리는 빌 거위츠만 알고 있었겠지만, 재환은 대략적으로 예상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8천만 달러의 투자 감사히 받겠습니다. 혜성 트루넷은 미국 법인에 대해서 이전을 하려고 하는데, 역시 시애틀이 낫겠군요.”

    “하하, 만약 시애틀로 오신다면 좋은 기업인을 추천 드리죠. 트루넷이 쓸 스튜디오 부지는 충분한 곳입니다.”

    빌 거위츠는 그 정도에 편의 정도는 제공하겠다면서 혜성과 계속 교류할 아이디어를 찾았다.

    “그럼 이제 저희가 투자하는 만큼 트루넷이 어떤 것을 도울 수 있을지 들어보고 싶군요?”

    재환은 그것을 두고서 잠시 계산하다가 이 상황에서 마이크로 컴퍼니가 가장 핵심으로 생각할 제품에 대해 말했다.

    “IT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연구하고 있는 마이크로 컴퍼니와 우리 혜성그룹이 통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호, 들어볼 수 있을까요.”

    “콘솔 게임기 사업을 같이 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

    거위츠는 그 말을 듣고서 재환을 바라보는 눈이 점점 가늘어졌다.

    입가는 웃고 있어도 그 눈매를 본 재환은 정곡을 찔렀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개발 중이겠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아냐는 식으로 바라보는 빌 거위츠를 향해 재환이 승부수를 던졌다.

    ‘그래도 이 정도는 돼야 트루넷과 혜성그룹의 동맹을 굳건히 할 수 있어.’

    재환은 그것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사업 계획을 말했다.

    “현재 혜성은 일본의 ITD사와 같이 게임 타이틀 수입을 맡아서 순조롭게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콘솔 게임기에 대해서는 생각은 있지만, 지지 부진했습니다.”

    “허어~ 그런 것을 생각했습니까?”

    “물론입니다.”

    빌 거위츠는 당돌하게 들이받는 재환을 보면서, 혜성트루넷이라는 기업이 왜 이렇게까지 성장했는지 알 수 있었다.

    ‘좋은 CEO다. 상대방이 필요한 것을 절묘하게 찔러들어가고 있어.’

    거위츠는 이렇게 된 김에 그냥 말하기로 했다.

    전략적 사업 파트너의 말이니 이 상황에서 발표하고 차라리 합동개발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좋습니다. 우리 마이크로 컴퍼니는 작년부터 사내에서 윈도우 기반의 다이렉트X를 이용하여 종합 엔터테이먼트 허브 장치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개발 발표는 했지만, 진척 상황에 대해서는 잡음이 많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이크로사의 비밀병기였다.

    그리고 재환은 말은 거창하게 하지만, 결국은 ‘컴퓨터의 부품을 이용한 차세대 콘솔 게임기’사업 ‘M-Box’의 존재를 확인하고서 말했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으로 저희와 교류를 하셨으니 그 제품의 ‘통신망 케이블’은 저희 기술로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런 기술자가 트루넷 내에 있습니까?”

    재환은 그때 임용태를 가리켰다.

    “여기 이 분은 위스콘신 대학교 공학자 출신으로 트루넷을 처음 개발하시고, 이후 시애틀로 이전할 혜성의 미국 법인장을 하실 분입니다.”

    “호오!”

    “그리고 이분 휘하에 계신 간부들은 한국 내 1세대 인터넷 개발 연구원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빌 거위츠는 가만히 앉아만 있던 나이든 임원 임용태에게 뒤늦게 흥미를 보이면서 공학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콘솔 게임기 내에 이더넷 설치 기술, 그리고 현재 삼신전자와 제휴하는 반도체 사업에 대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기술 또한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을 피력했다.

    그 이야기를 하자 빌 거위츠의 얼굴은 점점 확신으로 차고 있었다.

    8천만 달러라면 자신의 포켓 머니 정도로 충분히 쓸 수 있는 금액이었지만, 그걸 넘어서 좀 더 투자한다면 제법 그럴듯한 사업이 진행될 것이로 생각했다.

    ‘이거 아시아 진출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로군!’

    어차피 일본은 추후 비디오 게임기와 주변기기 시장으로 인해 싸워야 할 경쟁시장이니 적당한 대체재를 찾고 있었는데, 한국의 혜성그룹은 딱 거기에 부합했다.

    그것을 결정한 빌 거위츠는 결정했다.

    “미스터 신? 당분간 시애틀에 좀 남아주실 수 있습니까?”

    “네?”

    “MOU 체결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싸인할 때까지 이곳에 계셔주십시오. 호텔과 숙박은 모두 이쪽에서 제공하겠습니다.”

    거위츠가 자신들을 붙잡고서 계속 협상을 하자는 말에 재환은 쾌재를 부르면서 승낙했다.

    “좋습니다. 좋은 사업을 위해서 제가 남아있죠.”

    둘은 곧바로 손을 잡고 뜨거운 악수를 했다.

    그리고 재환은 이 사실을 핫라인으로 곧바로 회장 희경에게만 말하고, 공식적으로 발표가 있을 때까지 ‘오프 더 레코드’를 부탁했다.

    그리고 호텔에 도착한 재환은 임용태에게 말했다.

    “이제는 임용태 법인장님이라고 해야겠지요?”

    “가, 감사합니다. 제가 혜성을 위해서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미국 법인장 이야기를 들었을 때, 확신이 잘 안 섰지만, 시애틀에서 마이크로 컴퍼니 사와 전략적 제휴를 하고 신기술을 연구한다면 그것만큼 가슴이 뛰는 일이 없었다.

    잘만 한다면 자신이 이룰 꿈을 혜성을 통해서 성공할 수 있으니 늦은 나이에 다시 한번 개발자로써 도약할 기회였다.

    재환은 그것을 두고서 협상 준비를 시작했다.

    “일단 저쪽에서 돈으로 투자한다면 우리가 받아내야 할 건 기술교류하고 신형 제품 라이센스 생산이에요.”

    이미 공장은 화성과 안산에서 확장을 하고 있었고, 미래를 위해서 평택에 10만평 단위로 땅을 사둔 상태였다.

    공장은 충분했고, 그 뒤로 내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혜성이 콘솔게임기까지 생산하게 된다.

    ‘내가 게임은 잘 몰라도, 저 브랜드 M-Box가 엄청난 대성공을 이룬다는 것은 알고 있지.’

    어쩌면 스마트폰 이전에 하드웨어 공정으로 자신들이 장기를 보일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더욱 의욕적으로 진행시키기 좋은 일이었다.

    며칠 뒤 마이크로 컴퍼니 내에서 이사회가 소집됐고, 빌 거위츠와 CEO 스티브 발터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재환이 호텔에서 임직원들과 따로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이 마이크로 사에서 발표하는 자리까지 이뤄졌다.

    그리고 그들의 최종 사인은 ‘OK’였다.

    그리고 마이크로 컴퍼니 본사에서 혜성그룹과의 전략적 제휴가 이뤄진 싸인식이 이뤄졌다.

    “미스터 체어맨. 이날을 위해서 준비한 선물입니다.”

    재환은 뉴욕 메이스 백화점에서 몇 자루 구입했던 명품 만년필 중 좋은 것으로 하나 정성껏 포장해 건네줬다.

    “이게 뭡니까? 오, 만년필이군요.”

    그것을 뜯어본 빌 거위츠는 빙긋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앞으로 전략적인 제휴를 위해 같이 돈을 벌자고 준비한 선물입니다. 이것으로 싸인하는 것이 훗날 역사에 남을 물건이 되겠죠.”

    M-box에서 일부 개발과 훗날 라이선스 생산까지 미리 계약을 맺은 문서에 재환과 빌 거위츠가 나란히 싸인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둘이 악수한 모습은 미국에 있는 기자들과 한국에서 온 현지 언론사의 사진을 받았다.

    그리고 그 소식은 한국에서도 대서특필됐다.

    [혜성트루넷 신화! 그 다음은 미국이다!]

    [혜성그룹과 마이크로 컴퍼니의 전략적 제휴! 총 규모 8000만 달러.]

    [혜성트루넷 제 3주주는 마이크로 컴퍼니. 마법사가 움직였다!]

    이미 언론에서는 재환을 ‘승부사’, ‘혁신’, ‘마법사를 움직인 기적.’ 등으로 금칠을 해줬고, 그로 인해 그의 주가는 점점 올라갔다.

    그리고 혜성그룹 역시도 쌍끌이 흥행으로 인해 재계서열 20위 권이었던 제작년의 규모를 훨신 뛰어넘어서 이제 탑10을 바라보는 자리까지 올라갔다.

    재환은 마지막까지 환대를 받으면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빌 거위츠와 악수했다.

    “다음에 한국에 갈 일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뵙시다. 미스터 신.”

    “물론입니다. 그때는 더 좋은 사업을 논의해봅시다.”

    빌 거위츠는 이 한국인과의 사업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추후 투자 규모를 늘일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재환 역시도 세계적인 거물과 손을 잡은 것을 두고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땡스 빌, 땡스 마이크로! 땡스 아메리카!”

    재환은 시애틀 타코마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 이제 한국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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