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45억 달러! 솟구쳐 오른다!
샤를로트 신경호 회장과 혜성의 신희경, 신재환이 모두 계약서에 사인하고 악수를 했다.
짝짝짝짝짝-
본적은 달라도 신 회장들의 사업으로 인해 모두가 언론사에서는 앞다투어 사진을 찍었다.
“지난 일은 잊고, 잘해봅시다.”
신경호가 악수하면서 한 당사자는 희경보다 재환이었다.
그 중심에는 철도청장 허명국이 있었다.
비록 도천상의 정치자금은 돌려줬지만, 그 외에도 상당히 많은 이권을 챙긴지라 입이 귀에 걸려있었다.
“자, 이것으로 민자역사 사업은 혜성쇼핑이, 시공은 샤를로트 건설이 맡게 되었습니다.”
서울역, 청량리역, 창동역에서 혜성의 몫으로는 서울과 청량리 두 곳의 민자역사를 운용하게 되었다.
재환은 복합쇼핑몰 사업을 준비하면서 KTX의 관문이 될 서울역과 청량리역에 대규모 백화점을 준비했다.
그리고 창동역은 새로 만들었던 계열사인 혜성게임즈의 문화센터 등을 만들고 유통은 샤를로트 마트가 20년 임대로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삼우일보그룹의 시네박스는 청량리역에 대규모 혜성과 복합영화관을 계약하게 되었다.
재환은 다 먹어치우지는 못해도 일단 자신과 손을 잡은 사람들은 확실히 수익을 챙겼다.
그리고 재환의 지론이었던 ‘안전한 장사는 확실히 남는다.’라는 이야기를 지키게 되었다.
재환은 계약식을 맺은 뒤로 식사자리에서 허 청장의 악수를 받았다.
“지난번에는 아주 감사했습니다. 이제 저도 선거 준비를 해야겠군요.”
“잘 하실 겁니다. 허 의원님.”
허 청장은 빙긋 웃으면서 재환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2006년 이후로 국철을 연장해서 의정부와 동두천까지도 민자역사가 진행될 겁니다. 준비하세요.”
“!”
재환이 알고 있는 일이었지만, 나름 6년 뒤에 있을 좋은 정보라고 슬쩍 흘려준 것이었다.
“네, 감사합니다.”
재환은 허 청장의 임기 마지막 선물 정보를 듣고서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프라자 호텔 너머에서 서울을 보고 피식 웃었다.
“감동이 솟구쳐오르는구만, 혜성이 부활해서 서울역 민자역사를 다 먹고 말이야.”
재환은 클래식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옛 서울역을 보고서 자신이 만들어나갈 복합유통단지를 그려나갔다.
“옛날처럼 노숙자와 방치된 폐건물로 썩어들어가는 꼴은 내가 또 못 보지. 제대로 만들어주마.”
***
재환은 대화그룹과의 싸움을 끝내면서 광주로 향했다.
그곳에는 수많은 빨간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들이 구름같이 모여 있었다.
“동현아! 정말 잘왔다잉~”
“아따! 선동현이 너는 빨간 유니폼 운명이여!”
“선동현이! 너그 집이 여기여!”
10대부터 50대까지 혜성 타이거즈의 깃발을 흔들고, 어깨동무하면서 응원곡 ‘목포의 눈물’과 ‘남행열차’를 부르는 팬들도 많았다.
혜성 타이거즈는 00시즌을 앞두고 선동현과 2+1 계약을 마쳤다.
돌아온 자리에서 다시 혜성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은 선동현은 구단주 신재환과 악수하면서 흰 이를 드러냈다.
“자~ 잘해봅시다. 선 선수!”
“제 남은 인생. 영원히 타이거즈와 함께할 것입니다.”
곧바로 복귀하자마자 혜성 타이거즈의 주장 자리는 그에게 돌아왔다.
그것을 두고 재환은 활짝 웃고 있는 단장 김성환에게 슬쩍 귀띔했다.
“대화 이글스의 그 레전드 투수 영입 안 해도 되겠습니다.”
“아, 송우진 말입니까?”
통산 150승의 대투수 송우진을 영입하려 했던 재환은 더이상 긁어 부스럼 일으키지 말자며 FA의 대화이글스 협상을 접으라고 명했다.
“타자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외국인 선수를 새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맡길게요. 잘 해주세요. 페이퍼 스탯만 보는 게 아니라 현지 스카우트도 지원하겠습니다.”
재환은 김성환 단장에게 명한 뒤로 선동현의 기자 인터뷰를 지켜봤다.
“정말 열정이 솟구치는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이제 곧 마흔인데, 끝까지 손을 내밀어준 혜성 타이거즈의 신재환 구단주님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선동현은 모든 공을 재환에게 돌렸고, 새 감독이자 까마득한 대선배인 김봉현 감독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재환은 그 뒤로 리모델링이 한창 진행 중인 무등야구장을 바라봤다.
청사진이 없다는 황당한 이유로 수십 년간 방치되었던 흉물과도 같은 야구장은 보강 공사로 인해 안전펜스 설치와 천연잔디 교체로 인해 예전보다 더 푹신해졌다는 선수들의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은 선수들이 아주 좋아하겠구만.”
그 뒤로 재환은 혜성유통과 협업하여 팬스토어 상품을 전시하게 했다.
앞으로는 술 취한 아재 팬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가 모이는 구단을 만들기 위해 경호 인력도 높이고, 쓰레기 처리도 스스로 할 수 있게 공익광고도 많이 뿌릴 것이다.
재환은 야구장이 순조롭게 수리되고 있는 모습을 본 뒤로 광주시장과 식사자리를 가졌다.
“시장님. 제가 지금 마음속에서 열정이 솟구치고 있습니다.”
“···네?”
광주시장 고윤범은 재환의 말을 듣고 무슨 소린가 어리둥절했다.
“아버지 고향이니 그만큼 혜성이 신경을 썼던 곳이지요. 그리고 곧 있을 2002 월드컵을 두고 새로운 종합운동장이 생기는데 야구장은 아직도 첫 삽을 못 뜨고 있습니다.”
“네? 아니 그럼···”
호남 정치권에서 아주 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신구장 건설을 재환이 진행하려 하고 있었다.
“곧 있으면 무등야구장도 40년이 되갑니다. 어떻게 보수공사는 한다고 해도 청사진 없는 구장을 계속 쓰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새 구장 생길 때까지의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으으음.”
“시장님께서 좋은 부지를 정해주십시오. 공사는 저희가 합니다.”
재선을 앞두고서 이것만큼 좋은 호재가 없었다.
재환은 그것을 알고 고 시장을 살살 건드려줬고, 그는 민선시장 재선을 위해서 이 일에 대해 확실히 결정해서 자신의 공으로 만들어야 했다.
“내년이면 광주 월드컵경기장이 완공된다 들었습니다. 그러면 종합운동장을 이전하고 그곳을 노리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 말이죠.”
재환은 이미 눈여겨보고 있는 무등야구장 옆의 광주종합운동장을 신경 썼다.
어차피 원 역사에서도 그곳으로 정해진 곳이었고, 기존의 야구장 옆에서 공사하니 팬들이 보는 것도 각별할 것이다.
“괜찮은 계획이라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장님?”
“하, 하하! 바로 결정하기에는 그렇고 시의회에 한 번 안건을 내놓을까 합니다.”
한발 슬쩍 빼긴 하지만 결국 생각 잘 해보면 이 건은 빨리 통과될 거로 생각했다.
재환은 늦어도 2002 한일 월드컵, 그다음 월드컵인 2006년 안에는 신구장 문제를 끝내 50년 넘도록 삽 못 떴던 과거의 타이거즈의 흑역사는 끝내기로 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제는 내 구단이니 말이야.’
***
재환은 국내에 상황을 마치고서 곧바로 뉴욕으로 출장을 떠났다.
혜성 트루넷의 상장을 앞두고서 재환은 캘리포니아에서 실리콘밸리를 한 번 쓱 훑어보고 들어간 다음, 오랜만에 모교인 펜실베이니아로 향했고, 그다음 상장화를 앞두고 월가가 보이는 호텔방 스위트룸을 잡았다.
“미스터 신! 돈벼락 맞을 준비 됐습니까?”
혜성 트루넷 상장을 위해 같이 움직였던 피터 앤 컴퍼니 본사 임원들은 샴페인을 준비하고 같이 기다렸다.
월가의 수많은 금융사 중 ‘레이먼 브라더스’와 ‘피터 앤 컴퍼니’가 치열하게 대립했고, 팔이 안으로 굽어 재환이 선택해준 동반자였다.
그 뒤로 임용태 대표, 그리고 김준호 과장 등의 간부들은 과연 첫 성장으로 얼마나 오를까 기대하고 있었다.
“자,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들어봅시다. 맥도날드 부사장.”
재환은 미국에서의 파트너 스콧 맥도날드 부사장에게 말했고, 그가 대답했다.
“트루넷의 주식 1010만 주 추가 발행, 그리고 첫날 예상가 39달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환은 그 말을 듣고 지갑에서 100달러를 꺼내 들었다.
“내기 한 번 할까요?”
“What?”
“내일 40달러 넘는다에 걸겠습니다.”
재환의 자신만만한 발언에 스콧 맥도날드는 깜짝 놀라 물었다.
“그건 우리가 예상했던 가보다 크군요.”
보수적으로 보면 주당 35달러, 맥시멈으로 40은 아슬아슬하게 넘지 못해 39달러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재환은 자신감이 있었다.
‘IT버블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리고 그 버블이 신기루처럼 사라지지 않게 재환은 거기에 대한 대비책까지 충분히 마련한 상황이었다.
혜성트루넷은 재환에게 있어 경영자 생활의 최고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을 때, 대한민국 내에 있는 금융인들과 월가의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는 ‘코리아 혜성 트루넷’의 상장이 시작됐다.
줄여서 티커심벌 KOREA로 시작된 주가는 주당 18달러로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장 마감까지 한-미의 금융가들의 피가 말리는 레이스가 시작됐다.
“오른다! 계속 오른다!”
재환은 평소의 차분했던 모습과 다르게 평상심을 잊고서 크게 외쳤고, 트로이카 시절부터 준비한 프로젝트 트루넷을 만든 임용태도, 이곳까지 따라와 앞으로 차기 회장을 보필해야 할 김준호도 모두가 긴장한 얼굴로 바라봤다.
“Shit!”
“좋은 날에 왜 그리 욕을 하십니까?”
맥도날드가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말에 재환은 그 어깨를 두들기면서 샴페인을 흔들었다.
그들 역시도 월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수많은 희노애락을 봤지만, 이렇게까지 치솟는 경우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벌써 50달러 돌파했어···.”
“미스터 맥도날드. 100달러 준비해요.”
거래량 역시도 폭발적이었다.
첫날 신규 발행 주식 중 70%가 넘는 회전률을 보이자 모두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것이었다.
재환은 느긋한 모습으로 계속 지켜봤다.
“네, 네! 회장님.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김준호가 달려와 재환에게 휴대폰을 내밀었다.
“대표님, 서울에서 회장님 전화입니다.”
재환은 전화를 받으면서 말했다.
“아이고~ 아직 장마감 멀었는데, 왜 그렇게 재촉하세요.”
[저, 정말 지금 수치가 맞는 거야? 이렇게까지 오른다고?]
“네~ 아버지 아들 오늘 조만장자 오릅니다.”
상상 이상의 상승세에 혜성그룹 서울 본사에서도 계속 촉각을 곤두서고 있었다.
이미 10억달러는 우습게 넘었고, 그 이상을 생각하면 얼마나 끝날지 상상이 안 갔다.
그리고 드디어 나스닥 장 마감이 끝났다.
뉴욕 시각으로 오후 4시.
그리고 한국 시각은 새벽 5시에 가까웠을 때 모두가 주저앉았다.
“100달러.”
재환은 손을 내밀었고, 스콧 맥도날드는 품 안에서 말없이 그 지폐를 건네줬다.
재환은 라이터로 100달러에 불을 붙이고, 끝을 자른 시가를 물어 불을 붙였다.
‘이거 정말 해보고 싶었어.’
물론 위폐가 아닌 진폐이니 바로 불만 붙인 다음에 흔들어 꺼 버렸고, 이건 내일 은행에 교환하기로 했다.
시가를 한 모금 빤 재환은 샴페인을 뜯었고, 축포의 소리가 울리면서 거품이 솟구쳐올랐다.
“자! 모두들 한 잔 하자고! 오늘은 엄청난 날이야!”
혜성 트루넷의 첫날 거래량은 전체 상장주식 1010만주 중 940만주.
거래 회전률은 93.1%였다.
50달러까지 돌파해 끝났으면 정말로 기뻤겠지만, 숨고르기를 한 번 하고 최종 주가는 44달러에서 끝이났다.
이것 역시도 18달러에서 출발한 것에서 엄청난 성과였다.
Market Capital(기업가치)가 27억 달러.
“김 과장님. 한국 돈으로 계산해주세요.”
재환은 자신의 머릿속에서도 계산이 됐지만, 일부러 타인의 말로 듣고 싶어 물었다.
“어서요.”
“예, 예! 대표님. 현재 환율이 1달러당 1264원, 그리고 기업가치 27억 달러를 계산하면···.”
김준호가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여 주산으로 계산한 다음 그 금액에 대해 외쳤다.
“총 3조 4128억원입니다.”
그리고 재환이 가진 지분은 거기에서 2조가 넘었다.
하지만 이건 이제 첫날이었다.
이후 트루넷은 시가총액이 27억 달러에서 45억 달러까지 치솟게 된다.
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고작 한 달 만이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달러가 솟구쳐오르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