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사는 재벌의 삶!-47화 (47/244)
  • 47- 정부의 빅딜계획

    [다음 소식입니다. 정부는 오는 외환위기에서 대기업 간의 구조조정을 위해 계열사간의 통폐합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올게 왔구나.”

    재환은 뉴스를 보고서 앞으로의 상황을 계산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새 정부가 내놓은 기조는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계열사 내 비주력사업이나 부실 계열사를 상호 인수합병시키는 정책이었다.

    이 정책으로 인해 금화전자는 아성전자에게 반도체 사업부를 넘긴뒤 사명을 GH로 변경하여, 경제련을 탈퇴한다.

    그리고 대윤그룹과 상윤 자동차가 통합되고, 아성우주항공과, 삼신항공, 대윤중공업 항공부문이 합쳐져서 ‘한국우주항공’이 만들어지는 등 대대적인 개편이 일어나게 된다.

    “미리 이야기를 듣긴 했었다. 하지만 우리 혜성은 미래 먹거리 다 준비했잖아?”

    희경은 이미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사업 개편을 했으니 큰 문제가 없을 거로 생각했다.

    “아니요. 그래도 계륵인 계열사는 많이 있잖아요?”

    “예를 들으면?”

    “중공업.”

    “···그건 맞지.”

    혜성중공업은 매각릴레이에서 재환의 눈을 몇 번이나 피해갔다.

    물론 그게 재환이 검토 않은 것이 아니었다.

    창원에 있는 혜성중공업은 그 사업이 아주 특이했다.

    보통 중공업이라고 하면 대형 공장기계나, 선박, 항공기, 중장비 등을 생각하지만, 혜성중공업의 주력사업은 한 우물만 판 ‘철도’였다.

    “옛날에 무궁화호 만들었을 때, 자동문 방식 우리가 처음 만들었어.”

    “네, 그래서 아버지가 어렸을 때 기차태워줬던거 생각나네요. 서울에서 송정리까지 4시간 반···.”

    객차 하나 통째로 임대해서 유럽의 관광열차같이 타고 갔었지만, 너무 길었었다.

    “그래도 삶은 계란과 사이다는 거기서 먹는데 제맛인데.”

    기차여행에 대해서는 로망을 가지고 있던 재환은 혜성중공업에 대해 생각했다.

    “아버지, 만약 중공업으로 빅딜이 나온다면 제가 한 번 진행해 볼게요.”

    “그렇지 않아도 경제련도 그 일 때문에 시끌시끌할 테니 이 애비는 후방 조율을 맡으마.”

    희경은 이번 프로젝트도 재환에게 맡기면서 사실상 후계자 자리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는 아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저 녀석 정말 일 처리 하나는 야무지게 한단 말이야.’

    ***

    다음날 기전실 회의에서 재환은 정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정부가 혜성중공업을 빅딜 사업에 추가한 것 같습니다.”

    “그럴 것 같았어요.”

    혜성도 빅딜에 포함되는 계열사가 있다는 것을 희경이 여당 부총재에게 들었다더니 정말 맞아 떨어졌다.

    “어디랑 어떻게 진행된다고 합니까?”

    “현재 철도차량을 제작하는 회사 중 정부가 눈여겨 보는 회사는 다섯 곳입니다.”

    임창훈은 하나하나 설명해줬다.

    “먼저 아성정공의 철도차량사업부, 대윤중공업, 대한중공업, 천리마중공업입니다.”

    다들 사업 한 다리씩 걸치면서 만든 곳이거나, 아니면 전신이 철도차량 제작을 하던 곳들이었다.

    “어느 쪽으로 가냐 하면 아성이나 대윤일텐데 말이죠.”

    하지만 대윤 쪽으로 혜성중공업이 먹힌다면 재환은 거기가 대금이나 제대로 낼 수 있을지 몰랐다.

    대윤은 가뜩이나 상황도 안 좋은데 거기서 빅딜까지 참여한다니, 어디까지 처먹다가 배가 터질지 모를 상황이었다.

    “칼자루가 정부 쪽인지, 아성 쪽인지 모르겠단 말이야.”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재환은 먼저 혜성중공업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그동안 재무제표만 확인하면서 창원에 있는 공장은 방문해 본 적이 없었다.

    “한 번 가봐야겠네요.”

    “아, 차 준비하겠습니다.”

    “아뇨. 혼자 갈겁니다.”

    “네?”

    재환은 김 기사를 불러 서울역으로 가게했다.

    고속철도 개통 이전의 낡은 서울역은 호남선과 경부선, 경전선등 수많은 지선을 홀로 운용하고 있었다.

    “창원이요. 창가로.”

    재환은 창원까지 기는 길을 직접 기차로 준비했다.

    당시 철도로는 엄청난 거리인데, 재환은 열차공장을 볼 것이니 기차로 움직이기로 했다.

    “네, 몇 장이나 준비할까요?”

    “기차가 몇 량이죠?”

    “네?”

    안내직원은 갑자기 기차가 몇량이냐고 묻는 재환에게 어리둥절하다가 답했다.

    “어, 7호차 까지 있습니다.”

    “그럼 7장 주세요. 각각 한 호차씩 창가로 한 장씩이요.”

    “···아, 네. 알겠습니다.”

    직원은 7장의 기차표를 끊어줬고, 재환은 가방 속에서 카메라를 준비하고 찍을 준비를 했다.

    플랫폼에서 무궁화호가 도착했을 때, 재환은 출발 전 미리 기차 안을 살펴봤다.

    “역시나···.”

    같은 무궁화호지만 각각의 객차는 만든 곳이 달랐다.

    6, 7호차는 [혜성중공업]이 문 위에 새겨져 있었고, 5호차는 [대윤중공업]이었고, 그 외 [아성중공업]과 [대만탕영공업]등의 수입산 객차도 있었다.

    “어디 보자.”

    재환은 카메라를 꺼내서 객차를 한 번씩 찍고, 가장 끝인 7호차의 자리에 앉아봤다.

    확실히 객차들은 달랐다.

    같은 무궁화호라고 묶여 있을 뿐, 편성이 달라서 회사마다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는지가 차이가 있었다.

    “혜성 객차는 종아리 받침대가 없네. 대신에 발판이 금속으로 되어있고.”

    곧바로 대윤중공업 차를 타니 이번엔 발판이 시트와 같은 재질로 푹신하게 되어있지만, 신발이 더러우면 얼룩이 그대로 묻게끔 되어있어 청소하는데 곤혹스러울 것 같았다.

    거기에 내부 인테리어 역시 창틀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었다.

    서울에서 창원까지는 엄청난 장거리였다.

    5시간이 넘는 장거리에 스마트폰이나 게임기도 없는 세상이어서 세상 지루했지만, 재환은 신문을 보면서 1시간마다 각기 다른 객차에 앉으면서 장거리에 상황을 구분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점심을 기차 안에서 먹고, 오후 3시쯤 되어 창원에 도착했다.

    “아이고.”

    장거리를 달린 뒤로 허리가 쑤셔서 여기저기 두들겨댔다.

    창원역 플랫폼에 온 재환은 기다리고 있던 혜성중공업 임직원들의 환대를 받았다.

    “어서오십시오. 상무님.”

    “아, 예. 안녕하세요?”

    “제가 혜성중공업을 맡은 성학철 부사장입니다.”

    재환은 성학철과 인사한 뒤로 준비한 차에 탔다.

    “공장은 이곳에서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네, 편하게 기다리죠.”

    어차피 기차를 타 보려고 온 것이니까 그 정도는 감수하기로 했다.

    “상무님, 본사에서 저희 회사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매각될지 합병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일단 정부 소관이니 사업을 보고서 결정하겠지만 말이죠.”

    재환은 아직 확신이 서지 않고 있었다.

    현재까지 80년대에 납품한 혜성중공업의 객차는 장단점이 많았었다.

    허리 시트 편한 건 좋았는데 수 시간동안 앉아가기에는 종아리가 쑤신다거나, 내부가 협소해서 좌석 크기를 좀 더 늘려야 되겠던가 말이다.

    ‘뭐 반대로 식당카 음식 움직이기에는 편해보이더만.’

    향후 고속철도 개발을 생각한다면 있으면 좋지만, 없더라도 크게 뼈아프진 않을 계륵의 계열사.

    혜성중공업은 그런 상황이었다.

    공장에 도착하자 그 안에서는 재환이 온다는 것으로 모두가 모여 있었다.

    1500명의 직원이 모두 모여서 환영했고, 재환은 떨떠름한 얼굴로 내려서 일단 인사를 했다.

    그리고 가동되고 있는 공장을 둘러보니 그곳에는 신형 객차를 생산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흐음.”

    “한국철도에서 화물객차 20량을 주문받아서 만들고 있습니다.”

    철판으로 된 몇 개의 블록을 대형 호이스트 크레인으로 올리고 그것을 붙인 다음 용접을 해서 조립하는 방식이었다.

    “화물객차는 수요가 좀 있습니까?”

    “아이고, 요새는 불황이라 힘듭니다. 그래도 저희 기술력으로 나라에서 객차를 주문해주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공장이 아예 안 돌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재환은 그것을 둘러보다 성학철 대표에게 물었다.

    “최근에 지하철 사업을 두고 개발하는 객차가 있습니다.”

    성 대표의 안내를 받고 다른 공장으로 들어간 재환은 그 안에서 만들고 있는 신형 열차를 확인했다.

    서울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모델이었는데, 특징이 있다면 상당히 작고, 내부가 협소하단 것이었다.

    “조금 작네요?”

    “네, 서울에 국철만큼은 아니고 거기에 80% 정도의 크기입니다.”

    재환이 내부를 들어가서 확인하자 그래도 좌석은 어느 정도 갖춰있었고, 의자부문은 단열재로 채워져 있었다.

    “이러면 좀 딱딱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그렇기는 한데, 면 시트들이 대부분 불에 약해서 그냥 절연소재로 채우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흐음.”

    재환은 한 번 앉아봤다가 오랫동안 있으면 엉덩이뼈가 시큰거릴 것 같은 좌석에서 일어났다.

    여러모로 아직까진 인체공학적 개량이 필요할 것 같았다.

    “현재 지방 도시철도공사들에게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모델입니다.”

    내년이면 부산 지하철 2호선이 개통하고, 이후 대구 지하철 2호선과 광주 지하철은 한참 뒤인 6년 뒤에 개통한다.

    성 대표는 그 뒤로 사무실에 들어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자료들을 서류로 재환에게 보였다.

    “제가 이 공장을 맡은 지도 32년이 됐습니다.”

    “어이구, 그건 혜성중공업이 처음 만들어졌던 날 아닙니까?”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재환은 기술자 출신의 전문 엔지니어들이 모인 혜성중공업은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좋지 않으니 이 난관을 어찌 생각해야할지 확신이 안 섰다.

    “그렇지 않아도 카메라에 담아서 오늘 혜성중공업의 열차와 타 회사의 객차를 번갈아 타 보면서 확인을 해 봤습니다.”

    재환은 사진을 현상하진 못했어도, 자신이 겪은 상황에 대해 말했었다.

    성 대표는 그 이야기를 듣고 무슨 상황인지 알겠다며 자료 중 한 곳을 꺼내 사진을 내밀었다.

    “이건··· 신제품입니까?”

    “네, 이번에 무궁화호로 쓰일 혜성특실입니다. 현재 대만과 합작으로 외주를 맡겨서 사흘 뒤에 마산항에 도착하면 바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흐음.”

    재환은 카탈로그를 보면서 신제품이 판매만 된다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혼자 진행하기에는 힘든사업인데, 그렇다고 그냥 팔기에는 아까워···.’

    “이건 한 번 확인해봐야겠네요.”

    재환은 그 외에 자료들을 모두 검토한 다음에 생각에 잠겼다.

    그때 갑자기 전화가 울렸고 성 대표가 받던 중 표정이 점점 굳었다.

    “?”

    재환은 무슨 상황인지 유심히 지켜봤고, 잠시 후 쩔쩔매던 상황 속에서 길게 한숨을 쉬었다.

    “무슨 일입니까?”

    “상무님, 지금 아성그룹의 수뇌부 역시 창원에 있는걸 아십니까?”

    “아, 그래요?”

    국내 제1의 대기업집단 아성그룹.

    그렇지 않아도 이번 빅딜에 많은 계열사를 인수와 매각문제로 시끌시끌할 것이다.

    “창원에 있다라···.”

    “네, 그래서··· 상무님이 여기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저녁 식사 어떠시냐고.”

    “저요?”

    재환은 아성이 부른다는 말에 피식 웃고는 말했다.

    “소고기면 간다고 하세요.”

    어차피 피할 이유도 없고 오너 일가라면 마다할 리가 없었다.

    ***

    재환은 아성그룹이 보내준 차에 타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여긴가?”

    호텔 같은 곳이 아니라 동네 갈빗집인 것을 보고 꽤 수수하다고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200명은 수용할 넓은 식당이었지만, 그곳에는 딱 한 자리만 채워져 있었다.

    “어서오십시오.”

    대기하고 있던 아성그룹 직원들이 재환에게 인사하고 오너가 계신 곳으로 안내했다.

    “회장님, 모셔왔습니다.”

    “어, 왔어?”

    작업복 차림으로 혼자 소갈비를 굽고 있던 거구의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재환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자네하고는 초면이구만, 나 아성의 정목균이라고 하네!”

    젊은 시절 럭비로 단련된 190에 달하는 키에 떡 벌어진 어깨, 100kg가 넘는 거구의 몸에 재벌 오너 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혜성의 신재환이라고 합니다.”

    “아, 그래~ 그래~ 여기 앉으라고.”

    가게 하나를 통째로 빌리고, 거기에서 고기를 직접 구워서 재환에게 한 점 줬다.

    그동안 많고 많은 재벌 오너들을 봤지만, 아성의 스타일은 참으로 조용했다.

    고급 와인보다는 소주에 맥주타는 것을 좋아하고, 고급 레스토랑의 스테이크 칼질보다는 직원들과 모여 두툼한 고기 불판에 구우면서 씹어먹는 스타일이었다.

    ‘아성그룹 공동회장 정목균··· 기어모터스를 인수하고 훗날 동생 정목헌과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다 아성자동차 그룹으로 독립하는 사람이지.’

    왕회장 정형주의 장남이자 훗날 아성가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이기도 했다.

    “자네 술 좀 하나?”

    “웬만큼 합니다.”

    “그래~ 그래~ 사업하는 사람은 좀 먹을 줄 알아야지.”

    그러면서 소주를 글라스로 채워서 재환에게 건네주는 정 회장이었다.

    그러고는 자신도 한 잔 가득 채워서 먹자고 했다.

    오자마자 소주를 글라스로 채운 것을 먹으라는 말에 재환은 이 자리는 버텨야 한다는 생각에 쭉 들이켰다.

    “캬~ 잘 먹네?”

    아버지 희경보다도 나이가 많은 환갑노인인지라 재환이 먼저 예의를 갖췄다.

    “잔 비웠으면 다시 채워드리겠습니다.”

    “자~”

    한잔 쭉 들이킨 정목균은 재환에게도 한 잔 채워주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중공업 문제로 창원까지 왔다지?”

    “네, 맞습니다.”

    “나도 그래. 여긴 울산과 더불어 인연의 땅이지. 자동차 부품부터 전차에 기차까지 부품은 여기서 다 만드니까.”

    정부의 빅딜로 인해 아성그룹 내에서도 정 회장이 직접 내려온 것이었다.

    “나는 빙 돌려 말하는 거 싫어해. 할 말 다 하고, 우리 오늘 술이나 진탕 마시자고.”

    아들뻘인 재환한테 털털한 모습으로 말하는 정목균이었다.

    “네, 뭐든지 말해주십시오.”

    “자네 혜성중공업 우리한테 얼마에 팔 건가?”

    “?!”

    소주를 마신 정목균은 정말 직구로 물었다.

    “이야기 들었어. 삼신의 건호하고 자동차 사업을 한다지? 자동차업계 1위인 우리 아성을 두고 말이야.”

    그거 때문에 심기가 불편했던 건지 재환을 뚫어지라 응시하는 정 회장을 보고 재환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저희 그룹의 신사업을 위해서입니다.”

    “어차피 삼신하고 계속 사업할거면 이번 빅딜에서 중공업 사업 넘기고 창원 쪽에서는 철수하는 게 좋을 거야. 한 동네에 같은 사업 두 개로 겹치는 건 모양새가 안 좋으니까.”

    어차피 빅딜은 진행되니 혜성중공업이나 조용히 넘기려는 말에 재환은 입가에 미소를 지고 물었다.

    “회장님, 제가 혜성중공업을 보니 희망이 있는 기업이었습니다. 그냥 넘기기에는 매우 아깝군요.”

    “뭐?”

    재환은 이 자리에서 정면으로 부딪쳐보기로 했다.

    “그러면··· 이번 빅딜사업에서 반대한다 이건가?”

    “아닙니다.”

    재환은 차분하게 정 회장을 향해 물었다.

    “회장님, 아성은 현재 국내 1의 대기업인데 저희가 왜 아성하고는 같이 사업을 안할거라 생각하십니까?”

    “뭐야?”

    “철도 사업등의 큰 건에 대해서 저희는 아성과 같이 손을 잡고 싶은데 말입니다. 흡수가 아닌 상생으로요.”

    “···.”

    왕회장을 따라 산전수전 다 겪은 자신을 향해 대담하게도 상생경영 제안을 하는 재환을 응시했던 정 회장은 갑자기 술잔을 책상에 크게 내리쳤다.

    쾅-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고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서 있던 직원들에게 말했다.

    “여기 술하고 고기 더 가져와! 내가 오늘 이 친구하고 재미난 이야기좀 해 봐야겠어!”

    재환은 정면으로 들이받은 게 오히려 먹혔다고 생각하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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