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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고닳은 뉴비-9화 (9/1,000)
  • 9화 보스 몬스터 (2)

    초보자 마을은 엄청난 수의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모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칼날 벌 장난 아니게 세!”

    “도와줘! 벌침에 맞았어!”

    초보자들은 두셋이 뭉쳐 하나의 몬스터를 열심히 사냥한다.

    기본적으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플레이어들에게 굉장히 불친절한 게임이었다.

    모든 몬스터들의 난이도는 굉장히 높게 설정되어 있어 플레이어들은 한 마리의 몬스터를 잡는다 하더라도 몇 명씩 모여서 다녀야 했다.

    괴랄한 특성과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다채로운 공격 패턴 때문에 플레이어들 중에는 아예 사냥을 포기하고 멋진 자연 풍경을 감상하거나 각종 아이템을 제련하는 것으로 관심을 돌리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어쨌거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매력적인 게임이라는 것에 반대하는 이들은 없다.

    오늘도 수많은 이들이 부푼 꿈을 안고 게임에 접속한다.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려는 이들도 있었고 기회를 이용해 한 몫 단단히 잡고 싶은 이들, 단순히 정점에 서고 싶은 이들도 있었다.

    “후후후후…….”

    그 모든 천태만상의 뉴비들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는 남자가 여기 하나.

    “뉴비들이란, 어쩜 이렇게도 귀엽고 사랑스러울까!”

    나는 광장 분수대 난간에 기대어 막 초보자 마을로 전입 온 유저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게임에 미쳐 살던 15년의 세월.

    그중 최근 5년 정도는 뉴비를 본 적이 없다.

    뉴비인 척 해서 다른 고인 물들을 낚으려는 썩은 물들은 봤지만.

    그러던 차에 이렇게 많은 뉴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해맑은 출발을 하는 것을 보니 어찌 흐뭇하지 않을 수 있겠나.

    누가 그랬던가?

    만렙의 최후 콘텐츠는 뉴비 키우기라고.

    마음 같아서는 뉴비들을 소매치기 하는 것이 아니라 소매넣기를 해 주고 싶다.

    하지만.

    “뭐야 저 미친놈은.”

    “아, 더러워 진짜.”

    “GM은 뭐 하나? 저런 놈 안 잡아가고.”

    나를 향한, 광장을 오가는 뉴비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내 복장 때문이었다.

    알몸.

    허리띠에 매여 흔들리는 길쭉한 송곳.

    그리고 마치 불길 그 자체를 보는 것처럼 빨간 신발.

    나의 복장은 누가 봐도 이견을 낼 수 없는, 변태 그 자체였다.

    “으앙. 엄마. 저 아저씨 옷 입은 거 이상해!”

    한 소년이 나를 가리키며 울기 시작했다.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는 황급히 아이의 두 눈을 가린다.

    순간 흠칫한 나는 헛기침을 몇  번 했다.

    그리고 소년에게 나의 사정을 논리정연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꼬마야. 형아는 변태가 아니야. 그저 형아가 사냥하는 몬스터들이 워낙에 강력해서 어지간한 방어구 같은 건 스치면 전부 파괴되기 때문에 굳이 돈 들여서 옷을 입지 않는 거란다. 그리고 이 흔들리는 것은 한손 무기인데, 어때? 신기하지?”

    나는 깎단을 둥글게 말아 쥐는 시늉을 했다.

    세상에 S급 무기를 만져볼 수 있는 기회가 어디 흔할까?

    현 시점에서의 랭커들이 지금 이 제안을 들었다면 아마 절을 하며 달려들 것이다.

    하지만.

    “빼애애애애애앵!”

    애가 목이 터져라 울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랭킹에 관심을 갖기에는 조금 이른 나이지 싶다.

    “사람 살려! 중앙광장에 변태가 나타났어요! 애한테 뭘 보여주는 거얏!?”

    애 엄마는 애를 안고 도망가며 현실 돈 300원짜리 유료 확성기를 써 외쳐 댄다.

    “아 뭐야 진짜.”

    나는 황급히 몸을 날려 분수대에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휘잉-

    내가 본격적으로 몸을 날리자,

    “응? 뭐가 지나갔나?”

    어지간한 사람들은 나의 움직임을 눈으로도 쫓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아무리 나의 레벨이 높아서 민첩 스텟이 높아졌다고 해도 이 정도는 불가능할 것이다.

    나의 이동속도가 이토록 빨라진 이유는 바로 지금 내가 신고 있는 빨간 워커 때문이었다.

    -<아카오니의 발가죽> / 신발 / C+

    붉은 귀신의 발 가죽을 벗겨 재단한 워커. 이것을 신은 자는 귀신의 힘을 빌릴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방어력 +50

    -불 속성 공격력 +30

    -이동 속도 +30% (특수)

    -특성 ‘지진’ 사용 가능 (특수)

    -융합 (특수)

    이 붉은 신발은 아카오니를 잡고 얻은 레어 아이템이다.

    매번 주는 게 아니라 오로지 처음 딱 한 번, 최초로 아카오니를 거꾸러트린 용자에게 지급되는 히든 피스.

    동급 방어구 아이템 중 어지간한 갑옷에 필적할 정도로 방어력이 좋은 것은 물론이요 이동 속도를 30%나 올려 준다.

    불 속성의 추가 공격력 또한 훌륭하니 불 계열 마법사들은 아마 군침을 질질 흘릴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바로 ‘지진’ 특성을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진!

    아카오니의 지진 기술을 비슷하게나마 흉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신발을 신고 발을 구르면 근력에 비례한 광역 딜이 들어간다.

    ‘지진 궁수’로 유명했던, 이 신발의 전 주인 역시 원거리에서는 활을 쏘고 근거리에서는 지진을 일으키며 범접불가의 신위를 자랑했었으니까.

    “또 하나 좋은 건. 이 신발은 ‘융합’ 아이템이라는 것이지.”

    나는 알몸 상태에서 유일하게 착용하고 있는 이 빨간 신발을 향해 씩 웃어 보였다.

    “특성만 놓고 보면 이 신발보다 좋은 것은 ‘레드 드래곤의 발’ 뿐이지. 한데 그것은 뭐, 15년 전에도 구한 사람이 없던 레전드 아이템이니.”

    나는 이런 저런 투덜거림을 늘어놓으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자 이제, 다음 목표를 선점해 볼까?”

    필드 보스 아카오니는 초보자 구역에 있는 최고 등급의 몬스터이다.

    하지만 초보자 구역엔 아카오니 말고도 동급의 C+급 몬스터가 둘 더 존재한다.

    모두 맵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어 쉽게 만나기 어려운 히든 보스들.

    나는 지금 그 중 하나를 만나러 가고 있는 중이었다.

    *       *       *

    <악몽숲>

    기괴하게 뒤틀린 나무들과 썩은 늪지에서 올라오는 독 기운이 음습한 오픈 필드.

    맵의 외형답게, 이곳을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몬스터들은 대부분 벌레 계열의 몬스터들이었다.

    커다란 해골을 집으로 삼아 기어 다니는 달팽이,

    한 개의 앞다리만 비정상적으로 큰 사마귀,

    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큰 지네.

    섬뜩하고 살벌하게 생긴 외형의 D~C급 몬스터들이 우글거린다.

    다른 게임에서는 쪼렙들의 경험치 셔틀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벌레 타입 몬스터라지만, 적어도 이 게임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서는 아니다.

    한데?

    와사사사삭!

    지금 이 섬뜩한 외형의 벌레들은 어디론가 숨기 바빴다.

    [키-오오오오!]

    카랑카랑한 고성이 수풀 사이로 울려 퍼졌다.

    그리고.

    콰쾅!

    썩은 통나무가 산산조각 나며, 숲 안쪽에서 기괴하게 생긴 거미가 모습을 드러냈다.

    <젖거미> -등급: C+ / 특성: 독, 벌레, 매복

    -서식지: 악몽숲.

    -크기: 5m

    -악몽숲의 잠복꾼, 그물을 쳐 놓고 기다리다가 갑자기 달려든다.

    숲에 들어간 이들이 돌아 나오지 못하는 것은 대개 이 녀석 때문일 것이다.

    커다란 거미의 외형에 가슴에 여섯 개의 커다란 가슴이 달렸다.

    그 가슴에서 흰 젖이 줄줄 흐르고 있었는데 그것은 허공에 풀어지자 투명한 실처럼 변했다.

    젖거미.

    초보자 구역 생태계의 정점에 서 있는, 거대한 면적의 악몽숲 (1), (2), (3), (4), (5) 구역을 통틀어 가장 강한 몬스터.

    이 필드 보스는 지금 격노한 표정으로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휴. 이 자식 이거 생각보다 빠르네. 정말 내가 뉴비가 되긴 했구나.”

    나는 혀를 내두르며 달리고 있었다.

    젖거미의 젖을 조금 짜기 위해 들어갔다가 하필 놈을 제대로 맞닥뜨리는 바람에 지금 이렇게 도망치고 있는 신세다.

    뭐 젖거미보다 공략이 까다로운 아카오니도 다이다이로 잡은 마당에 도망칠 것 있나? 싶기도 하지만.

    사실 나의 목적은 이 젖거미를 사냥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자, 잘 따라오라고. 여기서 우회전이야.”

    나는 구불구불한 악몽숲의 미로를 마치 앞마당처럼 헤집고 다녔다.

    젖거미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나를 보며 이를 뿌득뿌득 간다.

    파사삭!

    이윽고, 나는 젖거미를 데리고 악몽숲을 벗어나 널찍한 평원에 도착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럼 다음에 보자고!”

    나는 평원으로 나오자마자 속도를 확 올려 젖거미의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키이이이익!]

    젖거미는 화가 난다는 듯 여덟 개의 발을 쿵쿵 구르기 시작했다.

    이내.

    젖거미는 어찌해야 할 줄을 모르고 자리에 서서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원래 젠 되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나?

    하지만.

    대부분의 필드 보스와 달리. 젖거미는 원래 자기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놈은 평원의 널찍한 구역 전체에 자신의 젖을 뿌려 거미줄 그물 둥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역시.”

    저 멀리 평원의 구덩이 속에 숨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젖거미는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젠 된 곳에 죽치고 앉아 그물에 걸리는 먹이만을 사냥하는 것은 딱히 그 장소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별로 움직이고 싶지 않아 할 뿐.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분노에 눈이 멀어 나를 추격해 오긴 했지만, 목표물을 놓친 이상 다시 지금껏 돌아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귀찮은 것이다.

    이내, 넓은 평원에 젖거미의 허연 점액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거미줄이라기보다는 끈끈이 트랩과 같은 것이어서 그 위에 발을 디딘 것들은 그대로 찰싹 들러붙을 수밖에 없었다.

    평원에 살던 몬스터들에게 수난이 닥쳐왔다.

    해골 달팽이, 칼날 지네, 독도마뱀 등, 평원을 거침없이 기어 다니던 몬스터들이 죄다 새로 튀어나온 신흥 강자 젖거미의 먹이그물에 걸려들었다.

    평원의 생태계가 교란되기 시작했다.

    우적- 우적- 우적-

    젖거미는 다른 몬스터들을 잡더니 가차 없이 이빨로 씹어 삼킨다.

    몬스터가 몬스터를 먹는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만의 기묘한 시스템이다.

    몬스터도 허기를 느끼면 그에 따라 HP가 줄어들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젖거미도 살기 위해서, 또 숲의 보스로 계속 군림하기 위해서는 사냥을 하고 먹어야 했다.

    “오케이. 역시 몹 모이는 속도가 확실히 다르군.”

    나는 손뼉을 탁 쳤다.

    젖거미의 거미줄에서는 달짝지근한 냄새가 나지만 일단 먹거나 닿거나 하는 즉시 지독한 신경독에 바로 중독된다.

    이것에 이끌린 몬스터들은 끈끈이 덫에 걸려 바로 붙잡히게 되는 것이고.

    나는 젖거미의 거미줄에 유인되어 걸려든 몬스터들을 하나하나 살폈다.

    “와우. 해골 달팽이들의 수가 겁나 많네. 이걸 혼자 언제 다 모으나 했어. 고마워.”

    나는 끈끈이 덫 저 끝에 있는 젖거미를 향해 윙크를 날려 주고는 녀석 몰래 트랩에 걸린 해골 달팽이들을 하나씩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골 달팽이를 잡고 나온 점액들을 인벤토리에 넣어 보관한다.

    이윽고, 나는 200여 개에 달하는 해골 달팽이 점액을 모을 수 있었다.

    “확실히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이제 갈까?”

    나는 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먹이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젖거미를 쳐다보았다.

    저 녀석도 잡고 가고 싶었지만, 이렇게 먹이 그물이 넓게 펼쳐진 곳에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았기에 바로 단념했다.

    “한동안 저 놈을 잡을 수 있는 플레이어는 없겠네.”

    녀석이 악몽숲을 나와 평원에 둥지를 틀게 됨으로써 공략 난이도가 더욱 올라간 셈이다.

    이제 누가 굳이 저놈을 잡으려고 들까?

    바로 그때.

    “어! 야, 저기 봐! 못 보던 몹이다!”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잽싸게 수풀 밑으로 고개를 숙였다.

    “어라?”

    나의 눈이 동그래졌다.

    난데없이 평원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들.

    그들은 일전에 초보자 마을에서 봤던 고인 물 사총사였다.

    “오오. 히든 보스인가? 우리 운이 좋은가 봐.”

    “잡자!”

    “이런 건 잡아 줘야지!”

    그 넷은 이내 잽싸게 평원 중앙, 먹이그물을 잣고 있는 젖거미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용감한 건지, 멍청한 건지…….”

    나는 혀를 끌끌 차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말릴까 했지만, 뭐 굳이?

    아니나 다를까.

    “어어어어?”

    앞으로 내달리던 그들은 이내 순식간에 그물을 밟고 꼼짝달싹 못하게 되었다.

    그 뒤는 예정된 순서였다.

    젖거미는 거대하고 육중한 몸을 흔들며 고인 물 사총사 넷을 향해 허겁지겁 달려온다.

    우득- 우득- 우득-

    이내, 젖거미는 플레이어 넷을 비스킷 먹듯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워 버렸다.

    “쯧쯧. 누울 자리를 봐 가며 발을 뻗어야지.”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몸을 틀었다.

    그 순간.

    크르르르…….

    나는 귓가를 스치는 불길한 소음을 감지했다.

    “헉!?”

    재빨리 고개를 들자, 나의 시야에 무시무시한 것 하나가 보였다.

    장검의 칼날처럼 일어선 비늘, 루비처럼 빛나는 세 개의 눈, 굵고 긴 몸통.

    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뱀 한 마리가 어느새 소리도 없이 나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긴칼비늘 킹코브라> -등급: C+ / 특성: 변온, 독, 백전노장

    -크기: 13m.

    -서식지: 숨죽이는 평원, 자살 숲, 패륜아의 둥지

    -이 변덕스러운 파충류는 자신의 영역을 부모보다도 소중히 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차, 설마 만날 거라고 예상을 못했네.’

    나는 미간을 찡그렸다.

    그렇게도 만나기 힘들다는 이 필드 보스 녀석을 설마 우연히 만나게 될 줄이야.

    이 소식을 듣는다면 놈 얼굴 한번 보겠다고 몇 주간 작정하고 풀숲을 뒤지고 다니던 수많은 레이드들이 허탈해할 것이다.

    긴칼비늘 킹코브라는 C+급 몬스터 중에서도 특수 공격력이 매우 뛰어난 몬스터다.

    한번 물리기라도 하면 지금 몸으로는 꽤 치명상을 입겠지.

    잡으려고 한다고 하면 당연히 못 잡을 것도 없지만, 각종 특성을 때문에 상대하기가 까다롭긴 하다.

    우선 특성 변온.

    불 데미지를 얼음 데미지로 바꾸고 얼음 데미지를 불 데미지로 바꾸는 특성이다.

    필드의 기후에 따라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 불과 얼음 타입 공격을 너프시킨다.

    하지만 내가 마법사가 아닌 마당에야 별 의미가 없는 특성.

    정말로 까다로운 것은 바로 백전노장 특성이다.

    백전노장 특성은 HP가 깎였다가 최대치까지 회복되면 입었던 피해량만큼 최대 HP나 방어력을 증가시켜 주는 패시브 스킬.

    때문에 같은 몬스터라도 사선을 많이 넘어온 몬스터일수록 관록이 붙어 더욱 강력해지는 것이다.

    ‘보아하니 젠 된 지 시간이 좀 된 녀석 같은데…….’

    나는 혀를 찼다. 이 긴칼비늘 킹코브라는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덩치가 훨씬 컸다.

    [쉬이익!]

    아마 평원을 지나는 플레이어 몇몇을 죽이고 더욱 강해진 것이리라.

    “아씨, 달팽이 수거해야 하는데. 시간도 없고.”

    나는 짜증스럽다는 듯 투덜거리며 허리띠에 매달려 있던 깎단을 잡았다.

    바로 그 순간!

    [크아아아아!]

    긴칼비늘 킹코브라가 목의 근육을 부채살처럼 펼치며 앞으로 돌진해 왔다.

    “그래, 어쩔 수 없지. 잡고 가즈아!”

    나는 깎단을 들고 전투 태세를 취했다.

    긴칼비늘 킹코브라와 내가 막 맞부딪치려는 순간.

    뜻밖의 변수가 발생했다.

    [키-이이이익!]

    뒤에서 소름끼치는 괴성 하나가 더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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