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디펜스-17화 (17/510)

00017 땅을 열길 파면 돈 한푼 생긴다  =========================================================================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말일세.”

역병을 만들어내는 능력의 파급력에 대해 간부들이 골몰하고 있을 때, 은랑이 중얼거렸다.

“단탈리안이 바로 앙골모아 대마왕일 수도 있겠구만.”

대마왕 앙골모아(Angolmois)!

마계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일종의 신앙이었다. 인간계에 널리 퍼진 구원자 신앙과 유사했다. 피와 비명으로 가득 찬 마계를 언젠가 하나로 통일시키는 마왕이 도래한다. 세계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드래곤 등에 의해 마계에만 갖혀 사는 마족들이 자유로이 햇볕 아래를 거닐게 되리라. 흔하디흔한 종류의 전설. 그러나 다른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족에게, 앙골모아는 단지 전설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염원이 담긴 소망 그 자체였다.

“아주 헛소리도 일품이구나. 개소리에 또 좋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몇몇 놈들을 보자니 내 한 번 터진 복장 또 터지겠다. 자고로 대마왕이느니 대마신이느니 앞에 대(大) 자가 붙는 놈치고 제대로 된 새끼 없다 했노라.”

고블린이 입가를 이죽거렸다.

“지난 천 년, 앙골모아를 자처한 마왕이 네 명 있었지. 벌써 잊었나? 차마 동지라 부르기에 민망하고, 솔직히 부르고 싶지도 않은 진상들아. 벌써 까마귀 고기를 처먹었냐고 묻지 않느냐. 네 명 전부 사기꾼이었어! 아니면 몽상가였지.”

고블린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자신의 키보다 두 배가 큰 지팡이를 쥐고 있었다.

“그 몽상의 제단에 바쳐진 마족의 영혼이 몇이더냐. 불빛에 뛰어드는 부나방처럼 부질없이 죽어나간 마족이 대체 몇이었냐. 만일 영혼이 있다면 구천은 마족의 영혼으로 채워져 있을 거다. 들어라! 네놈들이 깡통일지라도 그냥 깡통이 아니라 들으면 아는 깡통이라면 말이지. 앙골모아는 그저 마왕놈들의 정치적 수단에 불과해.”

아주 낡고 지겨운 수단이지, 하고 고블린이 뒤돌아섰다. 회의장에서 나가는 고블린의 뒷모습에 대고 진조가 물었다.

“토르켈. 어디 가는 것인가.”

“직접 단탈리안인가 뭔가 하는 마왕을 만나고 오겠어.”

고블린이 지팡이로 바닥을 쿵, 하고 두들겼다. 굳게 닫혀 있던 회의실 문이 저절로 양팔을 벌리듯이 열렸다.

“놈이 앙골모아든 뭐든 관심없지만 그 자가 제안했던 사업 계획이 시의적절했다는 것은 사실이야. 우린 그런 사업을 몰라보고 무시했지. 사과해야 하지 않겠어? 머저리들, 쓸데없는 거에 골몰하지 마라. 우리는 어디까지나 상인이야.”

늙은 고블린이 훌쩍 떠났다. 간부들은 앙골모아를 자처한 역대 마왕들에 대해 잡담을 떠들다가 삼삼오오 회의장에서 나갔다. 진조와 은랑만이 남았다. 은랑은 손수 포도주를 가져와 진조에게 한 잔 따르면서 말했다. 아까 전과 다르게 태도가 무척 공손했다.

“이바르님. 저희는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까요? 단탈리안이 지나치게 위험한 인물이라 생각하면 언제든 명령하십쇼. 제 이빨은 스테이크나 뜯겠다고 자란 게 아닙니다.”

“내가 한번이라도 나의 이빨을 의심한 적 있는가. 필요 이상으로 예민해질 이유는 없다. 마왕은 마족의 아군. 변치않는 진리이지. 우리가 마왕을 먼저 적대하지 않는 이상 마왕이 우리를 위협할 일은 없다.”

마왕은 모두 인간계에서 던전을 짓고 살아간다. 마족들이 마계에서 핏물로 얼룩진 투쟁을 영겁에 걸쳐 반복하는 사이. 마계가 아니라 다른 세계로 인도하겠노라고, 새로운 꿈을 찾아주겠노라고 선언하는 이들. 그들이 마왕이다. 달리 말해, 마족들은 마계의 이권 때문에 마왕과 다툴 일이 없다. 서로 사는 장소가 다르니까.

진조가 적포도주 한 모금으로 입술을 적셨다.

“허나 마왕이 우리의 이권을 침해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

그의 입가에 싸늘한 비웃음이 걸려 있었다.

*  *  *

으하하하하!

요새 나에겐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웃음이 나오는 버릇이 생겼다. 입끝이 귓볼에 걸릴 정도였다.

내가 웃을 때마다 근처에 있던 고블린이 '주인님 왜 저래?'라고 갸우뚱거린다든지 골렘이 '나도 몰라 무서워'라고 어깨를 으쓱거린다든지 했지만, 무얼. 녀석들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지 내 두 눈에는 똑똑히 비추고 있었다.

던전의 휘황찬란한 재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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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단탈리안의 마왕성]

랭크: 동네 뒷산(F)

기술연구: 0개

마법연구: 0개

*특수스킬: 없음

*몬스터부대: 2마리

*재산: 20311골드

※던전이 엉망진창입니다. 동네 꼬맹이들이 당신의 던전을 놀이터로 여깁니다. 언제라도 공략 당할 수 있습니다. 어서 '몬스터고용'란에서 몬스터 부대를 고용하여 태세를 정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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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대박이다!

흑사병에 걸린 인간 중에는 당연히 귀족이나 성직자도 많았다. 라피스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블랙 허브의 효능을 의심했으나 일단 효과가 입증되자 미친 듯이 가격을 올려 구입했다고 한다. 결국 천 골드를 투자하여 자그마치 이만오천 골드를 벌어들였다. 그중 오천 골드는 급전에 대한 원금과 이자로써 라피스에게 돌려주었다. 그래도 스무 배의 이익을 올린 셈이었다.

예전에 강원랜드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아줌마 아저씨들이 하염없이 슬롯머신을 당기는 장면을 보고 놀랐다. 그들은 1초가 아깝다는 듯 열심히 당기고 있었다. 왜 저렇게 목숨을 거나 이해가 안 됐는데, 이제 알겠다. 한번 맛을 들이면 결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리도 쉽게 돈을 버는데 어떻게 광석이나 캐고 앉아 있어!’

마석을 파내서 하루에 2골드를 벌었다. 그걸로 2만 골드를 벌려 했으면 단순히 계산하여 10000일, 대략 27년이 걸린다. 빌어먹을 짓이 아니고 뭔가. 반면에 천 골드를 융통해서 과감히 투자한 결과, 불과 열흘만에 2만 골드 넘게 벌어재꼈다. 나는 오늘 하루 내내 싱글벙글 웃고 다녔다.

‘하지만 착각하면 안 되지.’

재산은 던전을 지키기 위한 자금에 불과하다. 골드가 아무리 많아도 창고에서 썩고만 있다면 날 지켜주지 못한다. 나는 다시 한번 으하하하 웃은 다음, 몬스터고용창을 불러들였다.

재산은 불어났지만 아직 던전 레벨이 F라서 그럴까. 최하급골렘 이상의 몬스터는 고용할 수 없었다. 아마 레벨이 올라갈수록 고용할 수 있는 몬스터도 다양해지는 시스템인 듯했다.

‘A레벨 정도 되면 드래곤을 고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며칠 전보다 희망이 생겼다. 해나갈 수 있겠다 싶었다. 마법에 저항하는 능력은 기본 옵션으로 붙어 있고, 브레스라는 대군(對軍)공격을 갖춘 드래곤이 한 마리라도 있다면……. 물론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이다. 하지만 그 희망사항조차 함부로 상상하기 어려웠던 게 불과 며칠 전이지 않았던가. 호크 대장의 목덜미를 쑤셨을 때 느낀 그 감각을 나는 아마 쉽게 잊어버릴 수 없으리라.

자아, 몬스터를 고용하자.

뭐든지 쪽수가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능력치가 높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상성이지.’

내가 신중히 몬스터고용창을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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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명]    [체력] [공격] [방어]  [고용비]

-슬라임       2    2    2        70골드

-최하급요정     4    3    2       160골드

-고블린       4    4    4       250골드

-최하급골렘     7    5    5       400골드

[소지금: 20311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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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슬라임은 재껴둔다. 이동속도, 공격, 방어, 어느 하나 잘난 거 없는 짐덩이다. 날붙이 공격이 잘 먹혀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으나 체력이 저래서야 원. 나는 최하급요정, 고블린, 최하급골렘 중에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직 F급 모험자밖에 안 오지. 기껏해야 창병이랑 궁수가 전부야.”

이 세계에 떨어진 이후 혼잣말이 버릇이 되었다. 생각을 머릿속에서만 굴리는 것보다 입밖으로 내뱉어야 비로소 사고가 맑아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계속 중얼거렸다.

“마법공격엔 약해도 물리공격에 내성이 붙는 골렘이 제격이지.”

게임 설정에 따르면 골렘은 최하급에서 최고급까지 막론하고, 마법공격에 200% 데미지를 받고 물리공격에 50% 데미지를 받는다. 사제는커녕 마법사조차 갖추지 못한 F급 모험자에겐 골렘이야말로 제격이다. 그래서 맨 처음에 골렘을 산 것이기도 하고.

“아마 E급까지는 마법사가 등장하지 않을 테니 괜찮아. 하지만…….”

호크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지적했다. 이동속도가 느리니 재빠르게 도망치면서 공격을 감행하면 그만이라고. 언제 호크 말고 다른 모험자가 똑같은 생각을 떠올릴지 몰랐다. 골렘을 보완해줄 몬스터가 필요했다.

나는 골렘 다섯 마리와 요정 열 마리를 구입했다. 전략은 이러하다. 골렘이 부대의 전방에서 전열을 이룬다. 그리고 체구가 작고 빠른 요정들이 궁수처럼 후방에서 마법을 쏘아낸다. 최하급요정이 만들어내는 마법이래봤자 윈드커터, 바람을 날카롭게 압축해서 발사하는 기술밖에 없었지만 나에겐 또다른 생각이 있었다.

“하급 모험자들은 마법에 완전히 무지하다.”

평생 마법다운 마법을 접해보지 못한 평민에게는 윈드커터조차 감당키 어려운 신비로 보일 게 틀림없다. 난데없는 마법의 등장에 모험자들은 당황하겠지. 그들이 혼란에 빠진 틈을 노려서 막강한 방어력을 자랑하는 골렘 부대가 딜러 겸 탱커로서 돌진한다.

상성, 대열, 심리까지 고려하여 만들어낸 회심의 부대 편성.

“그야말로 하급 모험자 전용 부대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떤 몬스터가 모험자에게 가장 괴로운지 나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었다. 던전 어택에서 죽어라 고생했으니까. 나에게도 엄연히 초보자 시절이 있었고, 그때 제일 골때렸던 편성이 바로 저 골렘-요정 조합이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아예 내 파티가 전멸해버린 적도 꽤 있었다.

나는 튜토리얼 때 고용한 골렘(레벨2)을 부대장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언제라도 요격에 들어갈 수 있게끔 마왕방 앞의 큰 동공에 배치해두었다. 골렘들은 절도 있게 부동자세로 열을 맞추어 기립했다. 여섯 마리의 골렘이 일렬로 늘어선 광경은 그 자체로 위엄이 넘쳐났다.

─ 꺄르륵! 꺄르르르!

반면에 요정들은 쉴 새 없이 내 주변을 날아다녔다. 내 손바닥만한 크기의 요정들이 전후좌우로 돌아다니자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기뻤다. 요정들은 진짜 귀여웠으니까! 골렘도 고블린도 귀엽긴 마찬가지였으나 뭐라고 할까, 한참 어여쁘게 자라는 딸아이를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물장구치듯 날개를 파닥이며 뛰노는 요정들을 보노라니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다.

“어유, 예쁜 내 새끼!”

요정 한 마리를 붙잡아 찐하게 입을 맞추었다. 요정도 좋은 것인지 동굴 천장이 울릴 정도로 웃어댔다. 아휴, 우리 애기 분위기도 탈 줄 알고. 아빠가 가르쳐줄 거 벌써 하나도 없네!

─ 꺄르륵? 꺄륵?

나는 요정어를 몰랐지만 본능적으로 뭐라 말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럼. 아빠는 우리 새끼가 제일 예뻐요!”

─ 꺄르르르!

요정들이 득달처럼 내게 달려들었다. 어떤 애는 내 머리칼로 숨어들었고, 어떤 애는 뺨에 찰싹 달라붙었다. 이것이 행복이구나. 친구들이 결혼하고 애 낳고 싶다고 칭얼거릴 때는 왜 그렇게 사서 고생하려 하는지 의문이었건만, 우리 요정이들처럼 예쁜 아이라면 낳아서 길러도 후회없을 것 같았다.

모든 고난을 잊고 행복의 낙원에 감싸여 있을 때였다.

“흠, 어흠.”

조금 뒤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자, 이마에 주름살이 가득한 고블린이 한 마리 서 있었다. 자기 키보다 훨씬 더 커다란 지팡이에 몸을 기대고.

내가 눈살을 찌푸렸다. 너 누구냐?

“이렇게 찾아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단탈리안 전하.”

고블린이 허리를 숙였다. 그래봐야 2등신 몸매를 자랑하는 고블린이기에 내 입장에선 고개를 숙인 것으로 보였다. 아무튼 적의적인 감정은 전달되지 않았다.

“누구냐.”

반말로 대응했다. 며칠 전에 라피스가 지적해준 것인데 아무래도 마왕이 마족한테 존댓말을 쓰는 경우는 없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세게 나가줘야 마족들은 안심한다나 뭐라나. 라피스 말이 맞았는지 늙은 고블린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듯 여전히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소인은 쿤쿠스카 상회의 간부인 토르켈이라 합니다. 이번 전염병에 대해 논의드릴 게 있어 왔습니다.”

아하. 그런 거로군.

나는 최소한의 경계심만 남겨두었다. 언젠가 오리라 생각한 상대였다. 상회 입장에서는 전염병이 나돌 거라고 예상한 나에게서 어떻게든 정보를 빼내려 할 테니까. 여차하면 손을 잡아 장사하고 싶은 속셈도 있겠지.

“방문을 환영한다.”

“먼저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죄드립니다. 단탈리안 전하께서 전염병을 예견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저희 상회에서 사안을 가벼이 여긴 것, 이는 어딜 보아도 저희측의 실책이었습니다.”

“무얼.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지.”

그러자 고블린이 고개를 들었다.

“관대하신 처분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앞으로에 대한 논의를…….”

“잠깐만. 라피스는 어디 갔지?”

내가 말을 끊었다. 고블린이 예? 하는 눈초리로 날 바라보았다.

“라피스 말이다. 나를 전담하는 사무원은 따로 있을 텐데.”

“아……물론 그렇습니다. 허나 사안이 사안인지라 특별히 간부인 제가.”

“되었다.”

“예?”

나는 라피스의 사무처리에 감동했다. 천 골드를 이만 골드로 불려준 것도 솔직히 내가 잘나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뛰어나서라고 생각했다. 라피스가 없었다면 설령 내가 미래를 알고 있다 한들 떼돈을 벌었을까? 아니다. 그녀가 내 말을 들어주었고, 또 전력으로 움직였기에 가능한 돈벌이였다.

내가 보너스라는 명목으로 500골드 정도를 쥐어주려 하자 라피스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하고 딱 잘라서 거부했다. 얼마나 단호했는지 그만 반해버릴 뻔했다, 멋진 차도녀 같으니! 이제 라피스는 내가 이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조직에서 왕따당한다 그랬지? 넌 앞으로 내가 제대로 키워주마.’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내가 말했다.

“나를 전담하는 이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라피스이다.”

“하, 하지만 그 아이는 5급 사무원입니다.”

“그리고 내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 자이기도 하지.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그 아이를 전담으로 파견하거나, 아니면 함께 오거라.”

나는 뒤돌아서서 다시 요정들이랑 놀기 시작했다. 등 뒤로 고블린이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게 느껴졌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이제 아쉬운 것은 그쪽일 텐데, 뭐.  아니나 다를까 결국 3분 정도가 흐르자 고블린은 순간이동 마법을 써서 사라졌다.

“흥. 보나마나 내가 좀 귀한 고객이다 싶으니까 지가 나선 거겠지. 돈도 빌려주지 않을 때는 언제고. 하여간 내가 제일 싫어하는 작자가 양심도 없이 부하의 공을 가로채는 놈들이야.”

─ 꺄르?

“어이쿠, 우리 이쁜이! 아빠가 너무 어려운 말 했어요? 미안해요. 이쁜아, 쭙쭙 하자. 쭙쭙!”

─ 꺄르르르륵!

한동안 동굴에는 요정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저 멀리서 고블린이 '우리 주인님이 소아성애자였어……' 하고 실망에 빠진 감정이 전해졌다. 아니, 그건 오해야. 정말 오해라고. 나는 지극히 평범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 그보다 블링이 너, 그런 못돼먹은 단어는 어디서 배웠어!?

============================ 작품 후기 ============================

리리플은 선착으로 10개만 달겠습니다. 리리플로 본문의 양이 마치 긴 것처럼 보이는 게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아서요. 후기 분량으로 독자 분들을 속이면 안 되겠지요!

선추코해주신 모든 분께, 그리고 쿠폰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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