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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 깨러 왔습니다-74화 (74/139)

뚝배기 깨러 왔습니다 74화

해외정책연수 일정은 삽시간에 지나갔다.

장소 견학 후 차를 마시고, 차를 마신 후에는 10분 정도 설명을 들은 뒤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프랑스의 관공서만 들른다면 유익했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다.

절반이 관광. 사실상 정책연수라기보다는 복지혜택에 가까웠던 것.

이제 막 신임관리자가 되어 공무원 과정을 처음 익히는 이들은 모든 게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지만, 백현의 생각은 좀 달랐다.

‘완전 세수 낭비네. 이렇게 정책연수를 하려면 프랑스의 복지정책은 뭐가 좋고, 프랑스의 경제정책에서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사전에 조사하고 보내야 하는 거 아니야?’

각자 비행기 및 숙소, 교통비를 포함하면 1인당 400만원.

거기에 2박 3일의 일정 동안 들어가는 월급까지 포함하면 1인당 기회비용은 약 450만원 정도.

450만원에 인원수인 16명을 곱하면 7,200만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같이 따라온 가이드, 이 일정을 계획하고 검토하고 결제한 사람들의 시간당 인건비까지 생각하면 약 1억원의 기회비용을 날린 셈이다.

백현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파리의 멋진 에펠탑에서 예쁘다며, 멋있다며 사진 찍는 동기들의 행동을 볼 때 자신도 모르게 욕까지 튀어나왔다.

노는 게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다. 그건 아닌데….

일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더 많은 걸 얻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1억원의 세금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런 만큼 세금은 보다 구체적이고 계획적으로 사용되어야 하고, 이를 사용한 결과로 국민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혜택은 복지, 국방, 외교, 경제, 산업 등 다양한 부분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파리 시내투어를 지켜보고 있으려니 그런 것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 보였다.

사뭇 심각한 백현의 표정.

이를 멀리서 지켜본 김지혜가 오현수를 째려보았다.

간밤에 실수를 저지른 오현수는 평소보다 더욱 김지혜에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지혜의 관심이 여전히 백현에게 있음을 알고 마음이 무거웠다.

그는 김지혜의 관심을 자신에게 돌릴 수 없을지, 그것만을 생각했다.

적어도 어젯밤의 일을 아무렇지 않게 치부하는 것만은 납득할 수 없었다.

자신에게는 첫 경험, 그만큼 김지혜와의 어젯밤은 너무나 중요했다.

“백현 형.”

“…….”

“형, 무슨 생각해요? 형! 형!”

“아, 현수야.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형 오늘 좀 이상해요. 뭐 기분 나쁜 일 있었어요?”

“응. 그럴 일이 좀 있었어. 신경 꺼. 개인사니까.”

파리 투어버스. 그 안에서 전혀 즐기지 못하고 있는 세 사람이었다.

강백현은 이 시티투어 자체가 못마땅해 신경이 쓰이고.

김지혜는 강백현에게 말실수한 것이 신경 쓰이고.

오현수는 김지혜가 강백현을 의식하는 게 신경 쓰인다.

오현수는 강백현의 신경 끄라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온화하고 따뜻하고 농담도 곧잘 하던 형이 오늘 갑자기 변했다.

오늘 아침 늦게 들어갔을 때만 해도 평소와 같았던 형인데, 지금은 느닷없이 쌀쌀한 분위기인 것이다.

그건 오늘 아침 이후 백현 형에게 감정변화가 생겼다는 것.

오현수는 설마 시티투어가 강백현을 심각하게 만든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어제 지혜랑 나 사이에 있었던 일을 알게 된 건가? 지혜가 말한 거야?’

그래서 따로 김지혜에게 다가가 물었다.

“너 백현이 형한테 어제 있었던 일 이야기했어?”

“얘기한 건 너잖아. 왜?”

“형이 나한테 쌀쌀맞게 굴잖아. 너 백현 형한테 말한 거 아니지?”

둘 간의 대화로 인해 오해는 증폭되었다.

김지혜는 아침에 조식을 먹을 때 백현에게 말실수를 했던 게 떠올랐다.

『아니, 너 여자 동기들이랑 술 마시러 나갔다며. 그게 아니었어? 현수랑 마셨던 거야?』

『네?』

『그걸 뭘 비밀이라고, 나 빼놓고 마셔서 미안해서 그랬던 거야? 난 그런 거 가지고 안 삐져.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난 또 뭐라고. 빨리 아침 먹자. 먹고 오늘도 힘내야지!』

강백현의 마지막 말이 신경 쓰인다.

김지혜가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같이 술 먹은 건 알아차린 것 같아.”

그러자 오현수가 자책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형이 알게 된 거네. 너랑 나랑 같이 지낸 거 알아차려서 쌀쌀맞은 거네.”

“그래도 같이 잔 것까지는 모를 거 아니야.”

“모르면 형이 나한테 쌀쌀맞게 굴겠어? 백현이 형이 너한테 마음 있었나보네. 안 그러면 나한테 저렇게 할 리가 없는데.”

“아! 어쩐지! 이게 다 너 때문이야. 그냥 직장 동료랑 합석한 건데, 네가 백현 오빠랑 썸타는 사람이라고 바람 넣어서 술 마시다가 이렇게 된 거잖아.”

김지혜가 에펠탑 주변에서 버럭 화를 냈다.

그러자 오현수가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김지혜에게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역사를 혼자 썼냐? 너도 같이 썼잖아. 그리고 네가 오늘 아침에 형한테 술 같이 마신 거 얘기 안 했으면 이렇게는 안 됐다.”

“네가 백현 오빠가 아침 같이 먹자고 나한테 전화하게만 안 했어도 걸리진 않았다!”

둘 다 남 탓.

자신의 탓이라고는 전혀 인정하지 않는 남과 여. 이제는 외국인들이 그 둘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강백현은 혼자 상념에 잠겨 쓴웃음을 짓고는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김지혜는 억울했다.

강백현이 이렇게 질투할 정도면 자신에게 마음이 있었다는 건데, 너무나 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아 오히려 미안할 지경이다.

인생에 단 한 번 밖에 없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 마음이 무너질 지경.

그날 저녁. 관광일정을 마친 일행들.

김지혜는 백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호텔 로비 앞에서 말을 건넸다.

“오빠, 잠깐 시간 돼요?”

“아니,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닌 것 같아. 나중에 말하면 안 될까?”

“아…….”

“미안, 오빠가 나 자신한테 화날 상황이 있어서 오늘은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미안.”

백현은 사과를 하고는 호텔방으로 올라갔다.

그런 모습이 김지혜에게는 백현이 자신의 감정을 애써 숨기는 것으로만 보였다.

‘오빠 엄청 화났네. 나한테 배신감 느낀 거지? 그런 거지?’

그건 오현수도 마찬가지였다.

“지혜야. 그만 접어.”

“뭘 접어!”

“형 이미 마음 떠났어. 넌 내 생각도 안 해?”

“야이 미친놈아. 내가 네 생각을 왜 해?”

“술이나 마시자. 마시면서 풀어. 씻고 30분 뒤에 호텔 로비로 나와. 택시타고 나갈 테니까.”

백현과 함께 사용하는 방에 들어온 오현수.

방에서는 이미 백현이 컴퓨터를 켜고 무엇인가에 몰두하고 있었다.

오현수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형, 저 때문에 미안해요.”

“아니 왜?”

“아니, 형 저한테 실망하셨잖아요.”

“아니야. 너한테 실망할 게 뭐 있어? 왜? 내가 지혜가 보자는 거 거절해서? 괜찮아. 둘이 만나. 만나서 술 마시면 되잖아.”

“와, 형! 진짜 화나셨네요. 아, 형 진짜 미안해요.”

“아니, 미안할 게 없다니까. 왜 자꾸 미안하다고 해. 나 신경 쓰지 말고 지혜랑 약속잡고 술 마시고 와. 나 진짜 괜찮아. 오늘 밖에 나가서 놀 기분이 아니라서 그래.”

해외 정책연수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 백현.

하지만 오현수에게는 그 말이 마치 너희 둘이 잘 먹고 잘 붙어먹으라는 뜻으로 들렸다.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오현수는 죄송하다는 말을 끝으로 방을 나갔다.

강백현은 오현수가 떠난 자리를 의아한 눈빛으로 보며 중얼거렸다.

“쟤랑 지혜는 오늘 따라 이상하게 왜 저래? 내 표정이 그렇게 안 좋았나?”

* * *

다음 날, 김지혜와 오현수는 또 같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오현수는 깨질 듯한 두통을 참으며 말했다.

“아, 몰라. 오늘은 둘 다 원해서 한 거다.”

“아, 진짜 내 인생 왜 이렇게 꼬이냐고.”

필름이 끊긴 두 사람은 결국 어제와 같은 실수를 저질렀고, 깨어났을 때는 이미 허탈한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금 몇 시야?”

“네가 보면 되잖아.”

“스마트폰 꺼져서 그래. 몇 신데?”

김지혜가 이불을 걷어내며 침대 옆 전화기에 붙은 전자시계를 확인했다.

08:23

“으악! 빨리 옷 입어. 로비에서 모이는 시간까지 30분밖에 안 남았잖아.”

“벌써 그렇게 됐어?”

둘은 다행히 시간에 맞추었다.

사실 오현수가 늦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백현이 이미 짐을 다 싸두었기 때문이었다.

“어디서 잤냐? 밤새 논 거야?”

“아, 네.”

“지혜는 일찍 들여보냈지? 크크, 얼마나 좋은 데를 다녀온 거야? 미친 놈! 너 공무원 짓 오래 해먹으려면 유흥 좋아하면 안 돼. 알았냐?”

“아…….”

어제와 달리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강백현을 보고 오현수가 고개를 저었다.

“형, 저랑 지혜요.”

“응. 알아. 오해 안 해. 너희 둘이 아무 일 없었잖아. 왜? 너희 둘이 설마 사귄다고 내가 오해할까봐? 그럴 리가 없잖아. 지혜 걔가 얼마나 드센데.”

강백현의 말에 오현수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어제 화내셨잖아요. 지혜랑 저 오해해서 화내신 거 아니었어요?”

“아, 그것 때문에 화낸 거 아닌데? 프랑스까지 와서 관광하는 게 열 받아서 그런 건데? 세금 아깝잖아. 국민이 낸 세금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날리는 거 넌 열 받지 않아?”

“아, 열 받죠. 그러니까 백현 형은 관광하는 시간이 아까워서 표정이 어두웠던 거네요.”

“그래. 아, 어제는 진짜 열 받아서 말하기도 싫더라. 아무 것도 하기 싫고, 근데 자고 일어나니까 좀 괜찮아졌어. 오늘 나 상태 좀 괜찮지?”

오현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자신의 짐을 챙겼다.

“나가자. 어휴~ 밤에 적당히 놀지 그랬냐? 눈에 다크 서클 장난 아니네. 너 유흥한 건 특별히 비밀로 해 줄게. 대신 나 감사원으로 소속 옮기고 부터는 얄짤 없다. 알지?”

“네. 그럼요! 당연하죠.”

오현수는 백현 형이 자신에게 화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내심 반가웠다.

하지만 또 하나의 걱정이 생겼다.

백현 형에게 지혜를 좋아하는 감정이 남아있다면?

만약 그것을 지혜가 알게 되면?

지혜와 자신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

그리고 우려할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혜야. 좋은 아침, 술은 좀 적당히 마셔라. 얼굴이 그게 뭐냐? 피부 완전 상했네.”

“어? 오빠. 나 피부 상한 거 보여요?”

“응. 화장이 잘 안 받았잖아. 솜으로 꾹꾹 눌러.”

“아, 응.”

김지혜 또한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는, 백에서 거울을 꺼내 얼굴을 매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백현이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김지혜가 오현수에게 속삭였다.

“오빠 어떻게 된 거야?”

“뭐가?”

“오빠, 전혀 모르는 눈치인데? 너랑 나 때문에 화난 거 아니었어?”

“……”

오현수는 대답을 미뤘다.

그러자 김지혜가 발끈하며 다시 물었다.

“모르는 거지? 너랑 나랑 있었던 일 전혀 모르는 거지?”

“……”

오현수는 거짓말을 하면 얼굴에 금방 티가 나서, 차라리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김지혜가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모르는 거네! 너 입 꼭 다물고 있어. 어제랑 그제 둘 사이에 있었던 일 발설하면 죽여 버릴 거야. 알았지?”

“야! 너한테 나도 오빠잖아.”

“개뿔! 내 인생 망칠 생각 하지 말고, 입 다물어.”

김지혜는 희망 어린 얼굴로 백현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버스 타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백현의 옆자리는 당연히 지혜 차지다.

어제까지만 해도 백현의 옆자리에 앉았던 오현수는 혼자 구석쪽 자리에 내팽겨진 상태다.

“오빠, 선물 안 사요?”

“선물?”

“부모님 선물 사야죠. 화장품 사실 거면 나한테 말해요. 내가 골라줄게요.”

“아, 그럴까?”

달달한 분위기. 지혜의 적극적인 행보가 오현수에겐 마음 아프기만 하다.

이윽고 셔틀 버스가 공항에 도착했다.

이제는 한국에 돌아가야 할 시간.

김지혜는 전자항공권으로 수속을 마치고 짐을 부칠 때까지 백현과 붙어 있었다.

어제와 달리 살가운 분위기인 백현의 말 한 마디가 너무나 고맙기만 하다.

“오빠, 커피 드실래요?”

“아, 좋지.”

“보안검색대 보니까 줄 많이 서서 기다리는 것 같은데, 그럼 잠깐 여기 있어요. 내가 커피 사올게요.”

“그래. 다녀와.”

김지혜가 공항 내 커피전문점으로 달려가자 오현수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슬쩍 달라붙었다.

“김지혜, 너 뭐하는 거야?”

“뭐가?”

“너 백현 형한테 찔리지도 않아? 나랑 있었던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너만 입 다물고 있으면 돼. 가만히 있어.”

“뭘 가만히 있어? 우리 이미 갈 때까지 갔잖아.”

“조용히 하라고! 내 인생 파탄 낼 일 있어? 너만 입 다물면 돼. 오빠 전혀 모르는 눈치고, 오히려 나한테 더 따뜻하게 대해주더라. 내 인생 막지 말자. 응?”

김지혜의 태도는 확고했다.

그런 김지혜를 보며 최용규는 곁에서 응원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 더 적극적으로! 백현이 사로잡아. 김지혜 파이팅! 그 마음 변치 말고!]

오현수를 떼어낸 김지혜는 아메리카노 2잔을 손에 들고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강백현이 원래 자리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백현이 있을 만한 곳을 둘러보았다.

화장실? 없다.

짐 부치는 곳? 여기도 아니다.

그럼 어디?

그때 오현수가 김지혜에게 말했다.

“그 여자 왔네.”

“그 여자?”

“응. 직장 동료.”

강백현은 공항 A GATE 앞에서 한 때 직장 상사였던 김성현과 마주하고 있었다.

“공항엔 무슨 일입니까?”

“말 그렇게 할 거예요?”

“아니, 조용히 가려고 했는데 유난스럽게 공항까지 오시냐고 그런 겁니다. 한참 바쁠 때잖아요. 안 그렇습니까, 실장님?”

강백현의 말에 김성현이 짜증을 냈다.

“강백현 씨, 내가 말했잖아요. 돌아가는 날 연락하라고. 공항에서 보자고요.”

“그거야 뭐, 예의상 한 말인 줄 알았죠. 설마 실장님이 진짜 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강백현은 기쁜 마음을 애써 숨기고 태연한 척 말했다.

그러자 김성현이 강백현의 앞에 가까이 서서 입을 열었다.

“저번엔 악수까지 했었죠?”

“네. 분명 그랬었죠.”

“오늘은 포옹까지예요.”

롱코트를 입은 김성현이 강백현의 널찍한 가슴에 안겼다.

김성현이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것.

그러자 이를 보고 좌절하는 두 사람.

김지혜는 망연자실한 채 들고 있던 아메리카노를 테이블에 놓아버리고.

최용규는 몸을 뒤집어서 거꾸로 날며 절규하고 있었다.

[아이고, 김지혜 씨! 기회를 잡았어야지! 뭘 그렇게 꾸물꾸물 대냐! 어?]

그리고 이 상황에서 어부지리로 웃음을 되찾는 오현수.

그런 오현수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 되었다.

포옹을 하고 있는 두 사람.

그때, 강백현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흘러나왔다.

“포옹으로는 만족 못합니다. 뽀뽀까지 진도 빼죠.”

입술이 마주쳤다. 그리고 애정을 직접 확인하는 두 사람.

반면, 김지혜는 결국 주저앉고 말았고 유령은 눈물을 훔치며 자신의 실연을 깨달았다.

그때, 강미란 가이드가 므흣한 미소를 띄우며 소리쳤다.

“백현 씨! 비행기 떠나니까 5분 내로 끝내고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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