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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 깨러 왔습니다-23화 (23/139)
  • 뚝배기 깨러 왔습니다 23화

    오후 6시.

    공무원들의 퇴근시간.

    백현이 향한 곳은 집이 아니었다.

    반찬가게에선 파전을, 슈퍼에서는 막걸리를 사들고 어디론가 향했다.

    부주시의 최씨 마을로 통하는 미월동의 산 중턱.

    역시나…

    누가 귀신 아니랄까봐.

    자신의 무덤에서 누가 오는지 지켜보고 있는 최용규였다.

    “선배! 나 왔어요.”

    [나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

    “뭘 어떻게 압니까? 오늘 선배 생일이잖아요.”

    [그거 기억하고 있었냐?]

    “그럼 당연하죠. 선배랑 나랑 생일 1주일 밖에 차이 안 나는데. 선배는 내 생일은 안 챙기고 자기 생일에 케이크 안 사왔다고 엄청 구박했던 거 알죠?”

    [그랬냐?]

    강백현이 막걸리를 종이컵에 따르고 일회용 접시에 파전을 올려놓은 후 말했다.

    “일단 절 할게요. 고생했어요.”

    [주책이다. 주책!]

    “아~ 가만히 좀 있어요. 원래 이렇게 하는 겁니다.”

    강백현이 절을 두 번 하자, 귀신인 최용규도 건너편에서 백현을 향해 절을 했다.

    그런데 강백현이 짜증을 냈다.

    “선배, 뭡니까? 죽은 사람한테 절 받고 싶진 않은데요?”

    최용규는 멋쩍은 듯 대꾸했다.

    [됐고, 묘에 술 좀 뿌려줘라.]

    “안 그래도 그러려고요. 그런데 묘에 술 뿌리면 무슨 느낌이라도 나요?”

    [아니… 그냥 추억만 떠오르지 뭐. 막걸리 맛은 이랬지? 이런 느낌?]

    “그렇구나. 보통 어르신들이 묫자리에 항상 정종 같은 거 뿌리잖아요. 난 또 무슨 의미라도 있는 줄 알았어요. 근데 표정이 왜 그래요?”

    최용규의 얼굴엔 쓸쓸함뿐이었다.

    [그냥… 외로워서.]

    “아무도 안 왔어요?”

    [그래. 아무도….]

    최용규의 말에 강백현이 위로의 말을 건넸다.

    “죽은 사람이 뭘 그렇게 걱정합니까? 침울해할 필요 없습니다.”

    [낸들 죽고 싶었냐? 차에서 자는데 벌어진 사고를 나보고 어쩌라고! 근데 왜 너 밖에 안 온 거지? 내가 그렇게 사람들한테 잘못한 거냐?]

    “바보 아닙니까? 죽은 사람 생일날 묘에 오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상 당한 날이나 오는 거지. 제사는 원래 죽은 날 지내는 겁니다.”

    [죽었다는 소리는 그만 할래? 나 조금 기분 상하거든?]

    최용규의 말에 강백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의 잡초들을 뽑기 시작했다.

    “안 본 사이에 잡초들이 많이도 자랐네요.”

    [감정 잡지 마라. 눈물 나온다.]

    “그나저나 뺑소니 범은 찾았어요?”

    [찾긴 뭘 찾아! 경찰도 못 찾는 걸 내가 어떻게 찾냐? 기억도 안 나는데….]

    최용규의 말에 강백현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시험도 합격한 지금, 이제는 여유가 생겼다.

    사실 선배가 왜 죽었는지, 누가 뺑소니를 쳤는지 알고 싶었다.

    고의로 2번이나 박았다고 하니 더더욱 놈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진한 선배가 죽은 것도 의문이고, 최용규 선배가 죽은 것도 의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나설 수는 없는 법.

    그렇게 파고 들면 자신만 용의자 선상에 오를 뿐이다.

    백현은 대화의 주제를 돌렸다.

    “선배, 용성이한테 연락해도 돼요?”

    최용규의 동생, 최용성. 백현의 기숙사 1년 후배다.

    [됐어. 전화할 것 없어. 가족한테 전할 말도 없고.]

    강백현의 말에 가족 생각이 난 최용규가 고개를 떨궜다.

    그러더니 갑자기 펑펑 울어댔다.

    귀신 주제에 눈물도 흘린다.

    [백현아… 내가 인생 헛살았나 보다.]

    “뭘 헛살았는데요? 살아있을 땐 그렇게 당당하던 사람이 왜 이렇게 자신감을 잃었습니까? 죽어서 서러운 겁니까?”

    [아니, 사실 난 너처럼 가족들한테 잘하진 못했어. 오히려 귀찮은 존재로 여겼지.]

    “계속 얘기해 봐요. 들어줄게요.”

    최용규는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았다.

    [사실 서울대 간 것도 내 실력이고, 내가 잘 나서, 내가 노력해서 된 거라고 생각했었어. 부모님의 뒷바라지는 생각 안하고 온전히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결실이라고. 그러다보니 잔소리가 심해지더라.]

    “어머님께서? 아니면 아버지께서?”

    [아니, 내가 부모님한테… 용성이한테도 항상 그랬지.]

    의외.

    노력파였고 엘리트 코스를 제대로 밟아가던 그가 집안에서는 그렇게 행동했었다니….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선배였는데, 가족끼리는 우애가 좋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경청하던 백현이 최용규를 나무랐다.

    “선배가 잔소리를 했다고요? 왜 그랬어요?”

    [그래서 후회한다고 하잖아.]

    “일단 말하고 싶은 건 다 말해보세요. 들어줄게요.”

    [용성이는 사실 미술 쪽을 하고 싶어 했어. 그런데 부모님은 둘 다 지원할 능력이 안 되니까 잘 되는 나를 밀어 주기 시작했지. 그 덕분에 아르바이트도 한 번도 안하고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었던 거고.]

    “의외네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용성이는 미술에 소질 없다면서 포기하겠다고 했었거든요.”

    [그거야 부모님께 과외 받고 싶다고 했는데 돈 때문에 안 된다고 하셨으니까. 걔도 생각이 있으니까 꿈을 포기하고 공대 쪽으로 마음을 돌린 거지.]

    “그것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건축 설계 쪽으로 간 겁니까? 선배 때문에 하고 싶은 걸 포기했다고 생각하세요? 그것 때문에 눈물 흘리시는 거고요?”

    [그래.]

    최용규의 말에 강백현이 다시 한 번 그를 위로했다.

    “선배!”

    [응?]

    “지금 내가 용성이 불렀거든요? 같이 술이나 먹자고요.”

    [뭐?!]

    “내가 살짝 마음 떠볼 테니까 구경하던가요. 실제로 선배가 생각하는 대로인가 아닌가 판단해보자고요!”

    오후 8시 늦은 시간.

    저번에 김성현이랑 먹었던 석갈비 집이다.

    “용성이 왔냐?”

    “네! 백현이 형, 오랜만이에요.”

    “그래. 너 오늘 무슨 날인지 알지?”

    “무슨 날인데요?”

    최용규의 동생, 용성의 말에 최용규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것 봐. 모르잖아! 얘는 내 생각 안하고 있다니까?]

    최용규의 말이 짜증이 났는지 백현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아… 여긴 항상 시끄럽네.”

    그러자 최용규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고, 용성이는 백현에게 맞추고자 안쪽 공간을 가리켰다.

    “형, 안쪽으로 옮길까요?”

    “아니! 그것보다 용성아, 오늘 나, 선배 묘에 갔다 왔다.”

    “아…그러셨어요? 그러고 보니 오늘 형 생일이구나.”

    [알고 있었구나.]

    최용규의 말에 강백현이 말했다.

    “훌륭하네. 자기 형 생일도 기억하고!”

    “당연히 기억하죠. 제 형인데요. 당연히 기억해야죠.”

    최용규는 동생의 말이 의외였다.

    자신을 원망할 줄 알았는데. 자신을 미워할 줄 알았는데.

    그의 입 밖에서 의외로 자상한 말이 튀어나오자 고개를 갸웃거린 것이다.

    [‘지금 월 160만원 최저임금 받으면서 건축 도면 그리잖아. 힘들어하잖아. 매일매일 야근하고, 지쳐서 울기도 하고 그랬잖아! 그런데 나 원망 안 해?’]

    최용규의 생각을 알 리 없는 용성이를 향해 백현이 되물었다.

    “나도 요즘 부쩍 선배 생각나더라. 선배가 나 공무원 준비하라고 엄청 다그쳤었던 거 알지?”

    [그랬냐?]

    그런데 용성이는 강백현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형도 저 꿈 버리지 말라고 엄청 다그쳤잖아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강백현의 물음에 최용성이 대답했다.

    “형이 말했잖아요. 넌 그림에 소질 있으니까 집 같은 것도 잘 지을 거라고. 그때 한참 TV에 원더풀 하우스라고, 어렵게 사는 사람 집 지어주는 프로그램 보다가 그렇게 말했잖아요.”

    “아… 그랬어?”

    “그거 보면서 형이 그랬어요. 저렇게 어려운 사람 도와주고 싶다고, 그래서 공무원 하겠다고요. 집안 여유 되면 봉사활동도 꼬박꼬박 나갈 거라고. 저런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우리가 사는 거라고. 그렇게 말한 거 기억 안나요?”

    “내가 그랬어? 진짜 그랬어?”

    “네! 그럼요. 그때 형이 저한테 말했다니까요. 그래서 저 건축 전공 선택한 거예요. 지금도 그 선택은 후회 안하고요.”

    밝혀지는 과거.

    강백현의 기숙사 1년 후배 최용성. 같은 방을 썼지만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백현이 형! 그거 알아요?”

    “뭐?”

    “기숙사 방 배정 받을 때, 저 형하고 같은 방 들어가겠다고 사감하고 싸운 거!”

    “그랬냐? 난 몰랐는데….”

    “우리 형이 말했어요. 백현이 형이랑 같은 방 쓰라고, 그럼 너 배울 거 많을 거라고. 백현이 형이랑 같이 지내면 진짜 사람 될 거라고. 그때는 그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몰랐죠. 그냥 형하고 같은 방 쓰면 공부 잘 하게 될 줄 알고 그랬는데….”

    “큭큭, 그건 아니었지? 난 공부하고 좀 멀었으니까.”

    “넵! 그건 그렇죠. 대신 사람은 됐죠. 저 봐요! 용규 형하고 달리 친구들 많고 잘 지내잖아요.”

    “큭큭, 술이나 마시자!”

    강백현이 멋쩍은 듯 머리를 긁으며 술을 한잔 따랐다.

    “잘 먹겠습니다.”

    “근데 왜 이렇게 안주가 안 나오지? 이모!”

    그때 음식점 이모가 고기를 가지고 나온다.

    근데 석갈비가 아니다.

    “어? 형! 석갈비가 아닌데요?”

    “아, 꽃등심 시켰어.”

    “네? 1인분에 35,000원인데요?”

    “많이 먹어. 너한테 쓰는 건 안 아깝다.”

    그날 남자 둘은 꽃등심 10인분과 각자 술 3병씩을 먹었고, 강백현의 문자에는 372,000원이라는 무시무시한 카드 결제내역이 날아왔다. 다음 날 술에서 깬 강백현은 자신의 어리석은 소비를 후회했다.

    * * *

    토요일이었다.

    화창한 날씨.

    공무원 퇴직까지 남은 기간은 겨우 10일.

    “아빠, 같이 목욕탕 가실래요?”

    “지금?”

    “아니요. 주무시고 일어나시면요. 지금 퇴근하셨잖아요.”

    “그래. 그렇게 하자.”

    백현은 24시간 경비를 서시고 돌아온 아버지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어머니는 오늘 일하러 나가셨고, 아버지는 피곤하신지 금방 골아 떨어지셨다.

    그런데 눈치 없게 누군가가 초인종을 누른다.

    “누구세요?”

    “오빠, 나야.”

    집까지 찾아온 윤미진.

    당황한 백현이 말했다.

    “미쳤니? 여기가 어디라고 와?”

    “나와. 통로 앞에서 태웅 오빠랑 기다리고 있을게.”

    “와! 진짜 윤미진 너 다시 봤다? 나한테는 이런 모습 한 번도 안 보이더니!”

    “옷이나 갈아입고 밖에 나와. 여기서는 다 울려서 쪽팔려서 말 못해.”

    “알았어. 내려갈 테니까 기다려.”

    잠옷을 벗고 충분히 씻은 다음 말끔한 얼굴로 아파트 통로를 내려갔다.

    차량은 MBW 5시리즈.

    장례식장에 갔을 때 탔던 차.

    김태웅의 차다.

    “너희 둘 뭐냐?”

    “오빠랑 얘기 좀 나눠. 난 차에 있을게.”

    “할 얘기가 어디 있어?”

    “진짜 이렇게 할 거야?”

    김태웅이 차 밖으로 나왔다.

    그러더니 백현에게 딱 한마디만 건넸다.

    “백현아, 네 진술 이미 들었어. 그 진술에 대해서 난 다 인정했다.”

    “그걸 인정했다고?”

    “그래. 혐의 인정했고, 그래서 징계위원회 화요일로 잡혔어. 너한테도 연락 갈 거야.”

    “그런데? 연락 와도 난 안 가.”

    김태웅은 절실해보였다.

    “제발 와 줘라. 너한테 거짓증언 하라곤 안 할게. 내가 벌인 일, 죗값은 제대로 치를 테니까 참석만 해줘.”

    의외다.

    태웅이가 이렇게 나오니까 할 말이 없다.

    “내가 가서 뭘 해주면 되는데?”

    “선처해줬으면 좋겠다고 그것만 말해줘라. 우리 친구잖아.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강백현이 고민에 빠졌다.

    그런데 갑자기 김태웅이 무릎을 꿇는다.

    “제발… 한 번만! 이렇게 빌게. 나! 빌게. 응?”

    김태웅의 모습에 옆에서 지켜보던 미진이가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

    “오빠! 뭐해? 쪽팔려! 일어서!”

    “백현아! 어? 나 자존심 다 걸었어. 그러니까 응?”

    둘의 의견 차이를 직감한 강백현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단 여기서 이러지 마. 우리 동네에서 뭐하는 거야? 생각해볼 테니까, 일어나.”

    “응. 제발… 진짜 부탁이다. 알았지?”

    미진이와 김태웅이 떠났다.

    토요일 아침부터 기분을 잡친 백현을 보며 최용규가 물었다.

    [어떻게 할 거냐?]

    “몰라요. 생각해봐야죠.”

    [선처는 안 해주는 게 나을 텐데?]

    “그건 제가 결정합니다. 혐의를 인정한다는데 그 정도는 해줄 수 있겠죠.”

    [……]

    그리고 화요일.

    녀석 때문에 충남도청인 홍성까지 연가 0.5일을 쓰고 진술하러 왔다.

    수척해진 김태웅은 백현을 발견하자마자 희망어린 표정을 지었다.

    백현은 사실 아직도 고민 중이었다.

    자신의 인생을 파탄 낸 김태웅을 구제해줄 것이냐 말 것이냐는 순전히 자신의 증언에 달려 있었다.

    “김태웅 주무관!”

    “네.”

    “일단 들어와요. 진술서 최종 확인 좀 합시다. 물어볼 것도 있고.”

    “네. 알겠습니다.”

    그가 떠나고 강백현이 생각했다.

    선처라는 한 마디. 그게 얼마나 크게 작용할지는 자신도 잘 안다.

    공무원 사회에서 선처라는 한 마디면 모든 게 용서가 되니까.

    내부 조직끼리 서로 징계하더라도 저 한 마디면, 처벌도 가장 약한 수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생각을 정리할 때 즈음, 윤미진이 충남도청에 나타났다.

    그녀는 참고인 진술이 아닌 단순히 남자친구를 위로하러 온 것.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휴가까지 써가며 홍성을 오다니.

    자신과 사귈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행동.

    그래서 물었다.

    “윤미진.”

    “왜?”

    “넌 태웅이 어디가 그렇게 좋냐?”

    “몰라서 물어?”

    “응. 궁금하니까 물어보지.”

    “그거야 오빠보다 성공할 사람이니까. 오빠보다 더 높이 올라갈 사람이니까.”

    “그래? 지금은 후회 안 해?”

    “응. 그런 건 없어. 태웅 오빠는 이미 집도 있고 차도 있어. 그리고 오빠보다 높은 7급이고. 후회할 리가 없잖아?”

    윤미진의 말에 강백현이 물었다.

    “단순히 그 이유였어? 내가 만약에 7급이었다면?”

    “그럼 좀 고민했겠지.”

    “그렇구나. 단순히 내가 태웅이보다 아래여서 태웅이를 선택한 거구나.”

    “여자는 원래 그래. 남자의 미래를 보는 거야. 그러니까 오빠도 나 잊고 잘 살아! 오빠도 나 같은 여자, 감당 안 되잖아.”

    그때 안쪽에서 강백현을 호명했다.

    “강백현 씨, 와서 진술 좀 해주시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강백현이 들어가려 하자, 윤미진이 손을 꽉 잡았다.

    “오빠, 내 맘 알지? 헤어진 건 서로 잘 한 거야. 오빠도 피곤하고, 나도 피곤하고. 그러니까 서로 이제 각자 인생 살자고.”

    “일단 진술하고 올게.”

    “응.”

    강백현의 징계위원회 참고인 진술이 시작되었다.

    “참고인 진술 때 피의자 김태웅에 대한 강력처벌을 요구하셨어요. 지금 이대로라면 파면이 확실할 겁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일이에요. 지금도 그 생각 변함 없으신가요?”

    “제가 불이익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최근에는 용서해주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이었습니다.”

    “네. 그 마음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징계를 없던 일로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강백현 참고인 진술 잘 들었고요. 오늘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지만 백현은 미진이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고쳐먹었다.

    “저기요?”

    “네?”

    “생각만 했다는 거고, 지금 그 진술을 번복하진 않습니다. 강력하게 처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문서 위조만 한 게 아니라 절 내부고발자로 몰아서 곤경에 빠트렸어요. 지금 생각해도 괘씸하네요. 강력처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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