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뚝배기 깨러 왔습니다-19화 (19/139)
  • 뚝배기 깨러 왔습니다 19화

    5급 공채 시험결과 발표일이 다가왔다.

    보통 문자가 오기 마련인데, 왜 오지 않을까? 아침부터 불안이 엄습했다.

    그래서 홈페이지에 접속해보았다.

    수험번호 90561141. 강XX.

    합격.

    합격이었다.

    날아갈 듯 기뻤다.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우와! 됐다! 됐어!”

    [그래. 됐다니까!]

    “와! 진짜 기분 정말 좋네.”

    [‘나도 처음 합격 발표 났을 때는 저랬었지.’]

    최용규는 기쁨에 겨워 소리치는 강백현을 보며 과거를 회상했다.

    정말 힘들었던 시험준비 기간.

    그동안 자신의 곁에 함께 있어주었던 성현이.

    성현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최용규는 바로 성현이의 곁으로 향했다.

    성현의 집은 서울 한남동에 있는 고급주택이었다.

    시가 60억을 오가는 부촌.

    일명 한국의 베버리힐즈라 불리우는 최상류층만 산다는 곳이다.

    “고생하셨습니다.”

    김성현은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공항에서 집에 도착한 참이었다.

    “짐은 제가 들고 갈게요.”

    “아닙니다. 제가 들겠습니다.”

    “괜찮아요. 박 기사님. 오늘 고생하셨어요.”

    “아닙니다. 아가씨.”

    김성현은 런던, 유럽에서 천천히 생각을 정리했다.

    어느 나라에서건 자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즐거울 수 있지? 왜 저렇게 행복하게 웃음 지으며 사랑을 키울 수 있는 거지?

    자신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사람들.

    그래서 너무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하지만 이것도 운명이겠지.

    재벌 가문에서 태어나 남부럽지 않게 자랐다고 하지만, 자신은 꿈도 미래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만 살았다.

    학교, 집, 학교, 집.

    학원조차 다니지 못했고, 집에 오는 과외 선생님들은 하나 같이 부모님의 눈치를 보며 벌벌 기던 사람들.

    밖에서 험한 꼴 당한다며 학교 앞에서 기다리는 기사 아저씨를 볼 때는 한숨만 절로 나온 적도 많았다.

    그런 쳇바퀴 같은 인생이 22년. 그녀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그건 바로 서울대 외국어교육원에서 진행한 해외연수과정.

    단 2개월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연수과정이었지만, 그 기간 동안 최용규를 만났다.

    김성현은 그렇게 부모의 품에서 벗어났다.

    미국에서 진행된 어학연수과정이었지만 새로 만나는 미국인들보다 같이 지내는 한국인이 더 좋았다.

    특히 이성인 최용규와는 너무나 마음이 잘 맞았다.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아온 그는 대통령이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아무것도 없으면서, 재산도 없고 백도 없는 사람이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며 세상을 향해 덤비고 있었다.

    사실 재벌가 자제인 김성현으로서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말은 옛말인데, 이제는 배경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건데….

    예를 들어 개인과외, 입시과외, 논술 과외를 받아야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 것과 같았다.

    그녀에게는 그게 당연하게 느껴졌다.

    왜냐고?

    고등학생 시절.

    “성현아, 이거 풀어야 해. 이번에 모의고사에서 나올 거야.”

    “선생님은 어떻게 아세요?”

    “아는 방법이 있어. 이 문제하고! 이 문제하고 풀어보고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 봐. 선생님이 옆에서 지켜볼게.”

    “네.”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족집게 과외 선생님.

    그들이 찍으면 진짜 문제로 나온다.

    그래서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백날 노력하는 사람과 이렇게 요점과 핵심만 간단히 배우는 사람의 결과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게 현실이었다.

    그런데 최용규는 달랐다.

    그는 세상을 믿었다.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보상이 온다고.

    절실한 사람에게는 성공이 다가온다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같이 공부하면 매일 이런 말을 했다.

    “성현이는 너무 삐뚤어진 것 같아.”

    “네?”

    “노력이란 걸 별로 안 해. 세상을 안 믿는 것 같아. 왜야?”

    “선배가 보기에 그래 보여요?”

    “응. 뭐든 쉽게쉽게 하려 하잖아. 어학연수와서 외국인 선생님한테 문제 찍어달라고 말하는 것도 좀 그렇고.”

    “그거야 점수를 잘 받아야 되니까 그렇죠.”

    “그러니까. 왜 노력하지 않으려고 그래?”

    “쉬운 길이 있으니까?”

    “그게 잘못 되었다는 거야.”

    최용규가 자신의 노력, 의지가 담긴 노트를 보여주었다.

    그걸 본 김성현은 깜짝 놀랐다.

    빼곡빼곡한 글자, 단어들.

    어학연수 1주일 만에 레벨테스트에서 최고등급을 받은 최용규의 성적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그걸 보며 김성현의 표정이 굳어졌다.

    최용규가 그녀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성현아, 기분 나빴다면 미안.”

    “아니에요. 괜찮아요.”

    “내 성적을 자랑하려는 게 아니야. 단지 성현이 네가 마음을 고쳐먹길 바라는 마음에 말한 거야. 남들이 해주길 바라기보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았으면 좋겠어. 너 어학연수, 본인이 원해서 온 거 아니었어?”

    “……”

    김성현이 원해서 온 게 아니었다. 단지 아버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

    대학원은 하버드로 가야한다며, 미리 미국 경험을 쌓으라는 말. 그 한마디 때문에 어학연수를 가게 된 것이었다.

    하버드로 보내려는 이유? 그래야 시집을 잘 가니까. 재벌가와 결혼하려면 그 정도 스펙은 있어야 하니까.

    하지만 이 남자의 생각은 달랐다. 부모가 시킨 대로 인생을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그걸 실천했다.

    “성현아~ 난 성공할 거야. 일단 행정고시 패스하고 공직경험을 살려서 50대에 장관에 오를 거야. 장관 이후에는 그 경험을 살려 정치에 입문할 거고. 물론 최종 목표는 대통령이야. 너는? 성현이 넌 뭐가 되고 싶은데? 네 생각이 듣고 싶어.”

    김성현은 난생 처음 고민했다.

    아버지가 원하는 자신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재산을 물려받을 남동생을 도와주는 것?

    아니면 본인의 사업에 도움이 되는 것?

    항상 그런 생각만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분명 자신의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사고방식.

    그래서 꿈과 목표가 없는 그녀에게 최용규의 생각과 가치관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매일매일 그와 함께 하던 시간이 즐거웠던 이유는 바로 그러한 사고관의 변화 때문이 아니었을까?

    분명 그리 생각했는데….

    김성현은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럽에서 아버지의 가치관과 최용규에게 배운 가치관 사이에서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한 그녀.

    그리고 그 결과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것이었다.

    고기웅과의 혼사.

    그게 그룹을 위하는 길이고 아버지가 원하는 김성현의 행동이었다.

    생각도 잠시,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성현아, 왔니? 들어가도 돼?”

    “응. 엄마! 들어와.”

    북유럽에서 자주 쓰는 캐노피 침대.

    일명 공주님 침대에 걸터앉은 성현의 옆에 그녀의 엄마가 앉았다.

    모친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성현을 보았다.

    “마음 정리는 잘 했어?”

    “응. 엄마 미안. 내가 좀 방황했지?”

    “아니야. 엄마가 미안해. 우리 성현이 마음고생 많았지?”

    “아니아니, 괜찮아. 엄마! 나 기웅 씨랑 다시 만나 볼게.”

    김성현의 말에 그녀의 엄마가 뚝뚝 눈물을 흘렸다.

    “억지로 만나지 않아도 돼.”

    “아니야. 사업 힘들잖아. 아빠가 원하는 게 그거잖아. 내가 기웅 씨랑 결혼하면 우리 회사도 클 수 있는 거잖아.”

    “엄마가 진짜 미안하다. 네가 나하고 같은 삶을 살게 하고 싶진 않았는데….”

    김성현의 엄마 노진희.

    그녀 또한 재벌가의 딸이었다.

    지금은 망한 진웅그룹의 둘째 딸인 그녀도 본가의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하지만 진웅그룹은 남편 집안에서의 자금 수혈에도 불구하고 결국 도산하고 말았다.

    그 사건을 계기로 집안에서 발언권이 없어진 노진희.

    자신의 자리조차 잃을 것이 두려운 나머지 친정과의 발길을 끊었다.

    다행히 늦둥이 아들을 낳았기에 그녀가 내쳐지진 않았다.

    그게 바로 아들 동성.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다.

    그래서 집안사람들이 동성이를 지극히 아끼는데 비해 딸인 김성현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

    사업은 남자가 하는 거라며 여자를 천시하는 집안의 문화 때문이다.

    김성현 또한 그러한 자신의 처지를 잘 알았다.

    고모님도, 고모부님도 매일 와서 하는 말씀이 그거였으니까.

    다른 재벌 집안과 결혼하라고.

    그래서 집안에 도움이 되라고.

    그때 울리는 전화.

    고기웅이었다. 노진희가 발신자 표시를 확인하고 물었다.

    “기웅이니?”

    “응. 엄마, 나 전화 좀 받을게.”

    “알았어. 나가 있을게. 힘들면 말해. 알았지?”

    “응. 괜찮아. 걱정 안 해도 돼. 내 마음은 다 정리 했으니까.”

    노진희가 밖으로 나간 후 김성현이 전화를 받았다.

    전화에서 한 남성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잘 다녀왔어요?

    “네. 다녀왔습니다.”

    - 저 싫어서 피하신 건 아니죠? 전 성현 씨가 마음에 드는데, 성현 씨는 그게 아닌 것 같아서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아니에요. 저도 기웅 씨하고 좀 더 알아보고 싶습니다.”

    - 좋아요. 그럼 오늘 나오시죠. 저랑 와인 한잔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봐요.

    자신을 피하는 태도를 알아챈 듯 고기웅의 목소리가 쌀쌀했다.

    김성현은 마치 목덜미가 조여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그룹을 위해 그가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네. 어디로 가면 되나요?”

    * * *

    유령이 된 최용규는 김성현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다녔다.

    유럽에서 휴가를 보내고 온 성현의 모습이 불안해보였다.

    아직까지 성현이가 고기웅의 실체를 모르는 것 같았다.

    [성현아! 안 돼! 가지마! 너 걔랑 만나면 안 돼! 걔 진짜 인간쓰레기란 말이야!]

    하지만 유령의 목소리는 그녀에게 닿지 않았다.

    그녀가 택시를 타고 가는데도 제지할 수단이 없었다.

    고기웅이 속한 성한그룹에서 세운 가야호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토종 한국브랜드 호텔 중 하나.

    5성급. 그 중에서도 특1급.

    사람들은 가야호텔을 5성급을 넘어 7성급이라고도 불렀다.

    그만큼 고급스럽고 화려하다.

    프로페셔널한 직원들에 전문적인 커스터머까지, 소위 말하는 엘리트 자제들의 사교 모임이 매일같이 펼쳐지는 곳.

    그곳이 바로 가야호텔.

    김성현이 택시에서 내려 입구 주변을 바라보았다.

    고기웅과 만나기로 한 호텔 로비. 하지만 만나기로 한 고기웅 대신 양복을 입은 사내가 김성현에게 친절한 미소를 곁들이며 말을 걸었다.

    “김성현 아가씨 되시죠?”

    “네. 그런데요?”

    알고 보니 그는 고기웅의 비서, 박지훈이다.

    “도련님의 수행비서인 박지훈이라고 합니다. 기웅 도련님께서 슈페리어 룸 1647호에서 보자고 하십니다.”

    “네? 레스토랑이 아니고요?”

    “네. 오늘 마침 금요일이라서 사람이 많기 때문에 보다 조용한 룸에서 대화를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샴페인하고 케이크는 바로 올리겠습니다.”

    “케이크요?”

    “네. 오늘이 기념일이라고 하시던데요?”

    가장 최상층.

    스위트 슈페리어 룸.

    로맨틱한 순간을 위한 샴페인과 케이크.

    그리고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과 깔끔하게 다려진 카페트.

    거기에 VIP만 따로 이용 가능한 야외 욕조와 수영장이 바로 보이는 이 곳.

    그곳에선 고기웅이 양복을 입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해외는 잘 다녀왔어요?”

    “네. 저 해외 나간 거 어떻게 아셨어요?”

    “전화하니까 아버님이 말씀하시던데요? 성현 씨 잠시 바람 쐬러 간 거라고. 저 피한 것 아니라고요. 그러니 기분 풀라고 하시더라고요.”

    앞에 놓인 케이크. 기념일이라는 말이 유독 신경 쓰이는 김성현.

    “케이크는 뭐에요? 비서가 무슨 기념일이라고 하던데, 오늘 무슨 날인가요?”

    김성현의 질문에 고기웅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오늘 저랑 성현 씨랑 1일째잖아요.”

    “네?!”

    역시나 불편한 자리다.

    숨이 턱턱 막힐 듯 조여오는 분위기가 김성현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김성현은 재벌가들의 자제들을 떠올렸다.

    어릴 때부터 보아왔던 또래들.

    부족한 것 없이 자란 남자들은 항상 저랬다.

    좋게 말하면 자신감 넘치는 열성적인 사람.

    나쁘게 말하면 눈치 없고 버릇없는 사람.

    자신 또한 재벌가의 딸.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 대해 너무나 잘 알았다.

    하나뿐인 남동생도 그와 그리 다르지 않다.

    그리고 고기웅도 마찬가지다.

    김성현은 고민 끝에 그가 뒤로 빼주는 자리에 앉았다.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이미 결심하고 온 자리라서 그런지 바로 내뺄 수는 없었다.

    오늘은 일단 거리를 좁혀 친해질 수 있도록 조금만 다가가 보자.

    그게 오늘의 목표.

    그녀의 목적은 간단했다.

    엄마를 위해.

    아빠를 위해.

    동생과 그룹의 미래를 위해.

    그래서 저 남자의 집안에 잘 보여야 한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서일까?

    “성현 씨! 성현 씨!”

    대답할 타이밍을 놓친 김성현을 보며 고기웅이 멋쩍은 얼굴로 말했다.

    “나, 보기엔 이래보여도 나쁜 사람 아니에요. 나 성현 씨 진짜 좋아해요! 결혼하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사실 회장님께는 제가 먼저 제안했어요. 성현 씨 만나보고 싶다고. 그런데 남자친구가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김성현이 무덤덤한 얼굴로 대답했다.

    “네. 그래서 제가 1년 전에 거절했었죠.”

    “그리고 지금은 없으시고요. 그래서 또 다시 만나보고 싶다고 말씀드린 거예요. 혹시 제가 마음에 안 드시면 나가셔도 됩니다.”

    사내의 집착.

    성현을 보는 야리꾸리한 눈빛.

    기분 나쁠 정도로 소름끼치는 말투까지.

    김성현은 과거 고기웅이 자신에게 어떻게 행동했는지 떠올리고 말았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자신과 만나자며 추파를 던지던 게 지금도 생생한데, 지금 이 남자는 그런 일은 없었다는 듯 나름 매너 있는 얼굴을 하고 있다.

    “일단 한잔 하죠! 한잔 하면서 우리 서로 모르는 거, 오해 산 거 있으면 풀어봐요.”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매너.

    샴페인을 들며 축배를 들자는 고기웅의 말이 김성현에겐 혼란을 불러온다.

    ‘오해라고 생각하자. 그땐 둘 다 취했었으니까. 용규 씨도 그랬고, 기웅 씨도 취해서 싸운 거니까.’

    김성현은 방금의 의심을 거두고, 샴페인 잔을 들었다.

    그리고 고기웅은 그런 그녀를 자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성현 씨가 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한 얘기가 될지 모르겠는데, 사실 최용규 그 사람, 세상 떠났다고 들었을 때 난 성현 씨한테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네?”

    “사실 성현 씨랑 비교해서 한참 부족한 놈이잖아요. 그 놈이 성현 씨한테 뭘 해줄 수 있어요? 성현 씨 집안에 해줄 수 있는 게 뭐겠어요? 아주 민폐만 끼칠 뿐이죠. 지가 무슨 정의의 사자라도 된답니까?”

    그때, 김성현에게 발신자 표시제한으로 전화가 오고.

    “받아요. 급한 전화인 것 같은데….”

    “네. 잠시만요.”

    김성현이 잠시 고민하다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그런데 상대방에게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김성현 씨! 아무말 하지 말고 네, 아니오로 대답해요. 고기웅이라고 앞에 있죠?

    “네.”

    - 샴페인도 앞에 있죠?

    “네.”

    - 그거 먹지 말고 나와요. 그 샴페인에 수면제 탔으니까!

    “누…”

    - 누구냐고 묻지 말고 내말 들어요! 그럼 끊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