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의 마법사 외전 1. 루드가 로노를 만났을 때 (2)
어두컴컴한 동굴은 혼자 걸어가는 기분은 정말 안 겪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루드웨어는 가
슴 떨리는 이 순간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갔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 끝에서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눈을 감은 루드웨어의 살갗을 뚫고 파고들을 정도의 빛이였기에, 그는 눈을 뜨고 빛이 오고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우와..."
그곳에는 엄청나게 넓은 광장방과 함께 거대한 두 개의 석상이 서 있었다. 그것은 처음 그
가 보고 있던 석상과 같은 형태였는데, 다른 것이 있다면 석상이 들고 있는 구에서 밝은 빛
이 나오며 사방을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거대한 광장을 환하게 비추고 있을 정도로 강렬한 빛을 내고 있는 석상은 마치 대지를 비추
는 태양과 같았기에 루드웨어는 탐복할 수 밖에 없었다.
지하의 거대한 광장의 끝에는 한 채의 고전틱한 신전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신전 안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 루드웨어는 안으로 들어서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상한 반발력이 자신을 밀어내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계?"
그를 밀어낸 것은 결계의 힘이였다. 투명의 결계를 만지며 어떻게든 들어가려고 했지만, 강
력한 반발력은 결코 불순한 루드웨어를 안으로 들여보내려 하지 않았다.
"음..무슨 방법이 있겠지.."
또다시 벽화를 살피어 본 것과 같이 사방을 둘러본 루드웨어는 벽의 한쪽에 무슨 글자가 쓰
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다시 북방 유온족의 고대어를 해석해야 하나 보다하고 생각한 루드웨어는 귀찮다는 기색
이 만연한 모습으로 석벽으로 다가섰는데, 그 글자를 본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신어?"
신어는 신계의 신족이나 신들이 사용하는 문자로 18개의 자음과 10개의 모음으로 이루어진
표음문자였다.
천지인의 방식으로 각각 초성, 중성, 종성의 형태로 합쳐지는 음의 숫자는 상당했고, 거기에
합용병서와 각자병서까지 등장한다. 전설에 의하면 신계의 대왕이라 일컬어지는 세종대왕이
란 사람과 신계 학술기관인 집현전의 여러 신족들이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 대륙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라고 알려져 있었다.
이러한 면 때문에 많은 대륙의 언어학자들이 신어를 해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가하고 있
지만, 많은 자료들이 유실된 형편이라 조사에 많은 차질을 빚고 있었다. 각지의 지명을 연구
하는 것도 이미 고대 마도왕국시대에 전 지명을 마도언어로 바꾸는 일이 있었기에, 현재에
와서 내려오는 신어의 어휘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고 있기에, 신어의 연구는 큰 차질을 빚고
있으며 학자마다 그 의견이 제각각이라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었다.
유일하게 남은 오대성신의 고대성전들과 벽화가 유일하게 남은 신어로 된 자료인 것이다.
라지베헤루 역시 고대 신어에 대한 해석에 참여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루드웨어도 어느정도
신어를 읽을 수는 있었다. 물론 여기서 읽을 수만 있는 것이지 해석은 불가능이란 말을 해
주고 싶다.
[여긴 천신레이뮤의 신전이니 그대가 선택받은 자라면 안으로 들어설 수 있으리라. 레이뮤
백]
"쳇 읽기만 하면 뭐해. 뜻을 모르는데."
신어는 표음문자인 만큼 자음과 모음 그리고 초중종성의 쓰임만 안다면 읽는 것은 상당히
편한 문제였기에 읽기는 읽었지만 그 뜻을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모든 문자를 더듬어 읽었을 때 벽의 글자가 환하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이건?"
문자에서 나온 빛은 가느다란 형태로 빛을 내뿜더니 천장에 있는 원형이 신성마법진에 꽂히
더니 사방에 순백의 찬란한 빛을 뿌리기 시작했다.
애석하게도 이 정도로의 반응을 보면 루드웨어는 선택받은 자였던 것이다.
찬란한 빛이 광장을 샤워라고 하는 듯이 뿌려지자 아무것도 없던 광장의 바닥에서 흰색의
영이 하나씩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고스트?"
유부의 영을 말하는 것으로 간혹 사람들을 습격하는 일도 있다. 이들은 인간이 강한 집념을
가지고 죽었을 때, 그 영혼이 사라지지 않고 지상계를 떠도는 것으로 고스트라 불리고 있었
다.
하지만 광장의 바닥에서 나타난 고스트들은 무엇인가 다른 모습을 띄고 있었다.
그들은 수백의 개체가 흰색의 영체가 되어 땅으로 솟아오르다니 루드웨어를 향해 크게 절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진정한 신족의 대표자 천신 레이뮤님의 대리자를 뵙습니다.]
물론 이 말은 신어로 말하는 것이기에 루드웨어로선 그 뜻을 알도리가 없었다. 갑자기 수많
은 고스트들이 자신을 보며 크게 소리를 지르고 절을 하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였다.
절이 끝나자 고스트들은 갈라지면서 신전이 입구로 향하는 하나의 길을 만들어 냈고, 루드
웨어는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의 모습을 보니 신전으로 들어가는 뜻 같았기에, 천천히 걸
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갔다.
신전안으로 들어서자 역시 고스트의 모습인 자가 여덟명이 서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고위신
관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사라진 마도제국 시대의 고위신관을 복장을 말이다.
루드웨어가 들어서는 것을 보며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를 한 여덟명의 신관은 자신들
의 정체를 밝혔다.
[어서오십시오. 천신 레이뮤님에게 선택받은 분이시여.]
"응? 그건 무슨소리야? 천신 레이뮤에게 선택받았다니?"
이번에 들린 여덟신관의 말은 다행히도 고대어이기는 하지만 마도어였기에 루드웨어도 어느
정도는 알아 들을 수 있었는데,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이 천신 레이뮤의 선택받은 자라
고 하는데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그대가 이곳까지 온 것은 모두 레이뮤님의 뜻에 의한 것, 자 안으로 드시지요.]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레이뮤의 뜻에 의해 이곳으로 왔다고 하는 말을 들으며
루드웨어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천천히 고스트 고위신관의 뒤를 따라 신전안으로 걸어가는 루드웨어는 어느새 신전의 천장
을 볼 수 있었다. 스테인글라스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오색의 천장은 만다라가 그려져 있었
다.
"만다라?"
여덟명의 고위신관들이 각자의 방위에서 수많은 사제들과 서 있고, 그 가운데 한명의 존귀
한 존재가 두명의 어린 존재에 보좌를 받으며 엄숙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형상, 그것은 고
대 신성교단에서 간간히 발견할 수 있는 전형적인 만다라의 모습이였다.
"설마? 그럼 이들이?"
오대성신의 위에 서 있는 존재 천신 레이뮤에게는 그를 따르는 여덟명의 신관이 있었다는
전설이 있었다.
그들 모두 드래곤을 넘어서는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고대마도제국 시대에 강한 권능으로
천신 레이뮤를 보좌하고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루드웨어의 눈 앞에 보이는 이들이 바로 그
신관들인 것이다.
"여덟명의 성자들은 천신의 명을 받아 한 명의 위대한 자를 대륙으로 보내니 그는 천신의
대리자이며 모든 권능을 대표하는 자, 고대 마도의 사람들은 그 위대한 자를 가리켜 선택받
은 자 일렉처라 부르며 칭송한다."
이 것은 고대의 마도제국의 역사서에 나오는 한 문장이였다. 마법사들 사이에선 이 일렉처,
선택받은 자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는데, 이 것이 마도를 대표하는 마도의 대리자와 같은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해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런 생각이 미치자 루드웨어의 만면에는 정말 보기 역겨울 정도로 웃음끼가 만연했다.
"키키키 내가 그럼 일렉쳐라는 거 아냐? 우하하하하"
지금 루드웨어의 마음은 백만골드짜리 마법협회 공식 복권에 당첨된 것 같은 기분인지라 웃
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뭐 이 탓에 앞에서 걸어가는 고스트 고위신관의 등줄기에는 무엇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
는 식은 땀방울이 주렁주렁 매달리기는 했지만, 어쨋든 신의 뜻에 의해 진행된 만큼 루드웨
어를 안으로 계속 안내해 갔다.
오분여정도를 안으로 걸어간 그는 겉보기와는 달리 신전 안이 상당히 넓다고 생각하며 투덜
거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목적한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위엄있는 얼굴을 하고 있는 천신 레이뮤의 석상과 그의 옆에서 오대성신이라는 다섯명의 신
들의 석상이 서 있었느데, 상당히 웅장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여섯의 석상에서는 하나의 순백의 빛이 뻗어 나와 신전의 가운에 있는 제단에 빛을 뿌리고
있었는데, 제단에는 한 개의 포션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건?"
루드웨어는 포션에서 내뿜는 엄청난 신성력을 느끼고는 그것이 그가 느꼈던 신성의 물품이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손바닥보다 작은 포션에서 내뿜는 신성력이 한참은 더 떨어진 외부에서도 느껴질 정
도라면 그 신성력의 정도는 실로 엄청난지라 루드웨어로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여덟명의 신관은 재단을 둘러싸고는 하늘에 두 손을 올리며 무엇인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
다.
그 말은 고대 신어였기 때문에 루드웨어로선 알아들을 수 없었는데, 주문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제단 위의 포션은 천천히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선택받은 자 루드웨어에
게 전해졌다.
"뭐야?"
포션이 자신의 손으로 오자 영문을 모르는 루드웨어는 여덟신관을 향해 물었는데, 신관 중
가장 수염이 긴 신관이 그에게 다가와서는 자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선택받은 분이시여. 그 포션은 신성의 포션이라 합니다."
"신성의 포션?"
"예. 그것을 마신 자는 지상계의 천신 레이뮤님의 대리자가 되는 것이며, 그 존재는 신계의
심과 버금가는 직위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음.."
그 말에 루드웨어는 조금 망설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바라는 것은 팔면 돈이 될 수
있는 고대 물품이였는데, 돌아온 것은 지상계의 신의 대리자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평범한 사람이라면 신에 버금가는 직위를 기뿐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지만, 루드웨어의
경우는 높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절대로 없었기에 마시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저..나 안마시면 안될까?"
떨리는 목소리로 루드웨어가 말했지만, 여덟신관은 하나 같이 고개를 저으며 이제는 흉폭한
얼굴이 되어 그를 노려보기 시작했고, 루드웨어로선 신성력으로 인해 힘이 터무니 없이 떨
어진 상태였기에 고스트인 그들과 대적할 힘은 없었다.
"젠장.."
포션을 들어 입에 삼킨 루드웨어는 나 마셨지라는 얼굴을 하며 돌아서 나가려고 하는데 그
때 두명의 고스트 고위신관이 그의 앞을 막았다.
무슨 짓이야라는 표정을 지으며 비키라고 손짓하는 루드웨어였는데, 수염이 가장 긴 신관,
힘 좋게 생긴 신관이 와서는 갑자기 루드웨어의 몸을 잡고는 입을 다물게 하고 코를 잡았
다.
'젠장!!'
그렇다 루드웨어는 포션을 마시지 않기 위해 입안에 넣기만 하고 삼키지 않은 채 도망가려
고 했는데, 이미 그것을 눈치챈 여덟명의 고위신관들이 그의 몸을 잡은 것이다.
입을 강제로 닫히고 코를 막힌 루드웨어는 숨이 막혀 어쩔 수 없이 포션을 삼키고 말았으
니, 이것이 천신 레이뮤의 대리자요, 일렉쳐인 루드웨어였던 것이다.
"안돼 난 마시기 싫단 말이야 으헝헝헝!!"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통곡하는 루드웨어였다.
"위대한 천신 레이뮤의 대리자의 탄생을 축하드립니다."
그 말과 함께 여덟신관은 만면에 가득히 만족한 웃음을 띄우며 사라졌고, 신전 역시 천천히
허물어져 가기 시작했다.
"젠장 내보내줘야 될꺼 아니야!!"
신전이 무너지자 놀란 루드웨어는 밖을 향해 재빨리 몸을 날렸는데, 그 순간 그의 몸은 먼
지화 되어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응?"
자신의 몸이 소멸되가는 것처럼 느끼자 루드웨어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것은 잠시
깜깜한 한 순간의 시기가 지난 후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산속에 쓰레기처럼 버려저 있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꿈인가?"
그가 보았던 신전이 있던 장소는 평범한 산의 한 부분으로 변해 있었기에 그는 너무나 피곤
한 나머지 꾸었던 꿈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쳇 그럼 그렇지 내가 일렉쳐라니 그게 말이나 되냐."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루드웨어는 옷에 묻은 흙을 털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그
순간 자신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도사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마?'
조심스럽게 마나를 사용하여 그 기운을 건드려보았는데, 다행히 체내에서 반발하는 기운은
없었다. 하지만 순백의 따뜻한 느낌이 마나가 건드려지자 온몸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
그의 몸의 피로는 말끔이 씻겨져 나갔다.
순백의 따뜻한 느낌을 가진 기운은 단 하나밖에 없었기에 루드웨어는 좌절할 수 밖에 없었
다. 바로 신성력의 기운이기 때문이다.
"크흐흐흑 나의 평범한 생활은 이제 모두 끝난거야..흑흑흑"
하늘의 신을 원망하는 루드웨어였다.
그것이 바로 오십년 정도전이였다. 예정대로라면 루드웨어는 평범한 노마도사의 얼굴을 하
고 있어야 했는데, 애석하게도 신성의 포션에는 불노의 효능이 있었기에 아직까지 루드웨어
는 멍청해 보이는 청년의 얼굴을 하고 있는 불상사를 겪게 된 것이다.
몸 안에는 엄청난 신성력과 함께 마계에서 익혔던 마계의 암흑마나와 스승에게 익혔던 마법
의 마나 이렇게 세 개가 있었는데 신성력과 함께 그 두 개도 자연이 급성장을 했기 때문에
현재 그의 마법 수준은 10서클에 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뛰어나기를 바라기는 했지만, 이렇게 터무니 없이 뛰어난 것은 바라지 않았다.
너무나 강한 힘 덕에 세상에서 바라는 모험도 불가능하게 되버린 루드웨어는 모든 방랑을
끝내고 산속에 은거하여 스승이 남긴 금단의 서를 익히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는데, 드이어
그 금단의 서를 모두 익히고 만 것이다.
대륙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마법을 알고 있는 그로서는 모험도 불가능한 힘을 지녔기에 정
말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것이였다.
오두막의 어설픈 통나무 의자에 앉아 허탈에 잠겨 있는 루드웨어는 눈물, 콧물을 흘리며 괴
로워하고 있었는데, 그 때 밖에서 열사람 정도의 인기척이 들려왔다.
"누구지?"
이런 깊숙한 곳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였기에 루드웨어는 역시 어설프게
만들어져 있는 창문으로 고개를 빼꼼히 열어보고는 자신의 거처에 나타난 일단의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순간 루드웨어는 흉찍하게 생긴 낯선 남자와 얼굴을 마주쳤기에, 비명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섰다.
"끼아악!!"
"흐억!!"
루드웨어의 상황과 똑같이 반대쪽의 있던 사람도 허파에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뒤로 자
빠졌다.
"누..누구세요?"
간신히 정신을 차린 루드웨어는 얼굴을 창밖으로 내밀고는 그를 보며 말했고, 그 역시 어느
정도 정신을 차렸는지, 쑥스럽다는 듯이 벌개진 얼굴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사람이 살고 있었군요."
"예. 지가 사람인 것은 맞으니까요."
"저희는 왕국에서 파견되어 온 용병들입니다."
"용병? 용병이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죠? 아! 일단은 안으로 들어오시죠. 변변한 것은 없지
만 차라도 한잔 하십시요."
루드웨어는 일단은 사람들을 자신의 오두막으로 들어오라고 말했다.
오두막으로 찾아 온 사람은 모두 일곱명, 그중 두명은 마법사였고, 세명은 전사, 한명의 전
투의 여신 히루안의 신관이였고 나머지 한명은 기사였다.
루드웨어가 얼굴을 마주친 사람은 그 세명의 전사중 한명이였는데, 그들은 오두막안으로 들
어와서는 그 엄청난 모습에 잠시 질린 표정을 짓고는 근처에 있는 아무 물건이나 끌어서는
의자대용으로 앉았다.
엉성한 주방에서 차를 끓인 루드웨어는 여덟 개의 찻잔을 가지고 와서는 그들의 자신의 앞
에 내려놓고는 자리에 앉았다.
루드웨어가 자리에 앉자 두명의 마법사 중 중년의 나이인듯한 금발의 남자가 말했다.
"오두막의 책들을 보니 산속에서 수행하시는 마법사이신 모양이군요."
"예. 현재 7서클 익스퍼트의 단계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10서클이라고 하면 절대 안믿어 줄것이 뻔한 일인지라, 루드웨어는 7서클 익스퍼트로 자신
의 칭호를 말했는데, 그 순간 두명의 마법사는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괴..굉장하시군요. 젊은 나이에 7서클 익스퍼트의 단계까지 수행을 하시다니 말입니다."
크게 놀란 사람은 중년의 마법사에 옆에 있던 빨간머리의 청년 마법사였다.
"굉장하다니요. 오히려 전 당신이 놀랍습니다. 아직 스물도 넘지 않으신 것 같은데 벌써 5서
클을 마스터하시다니 말입니다."
그 말에 중년남자와 청년은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루드웨어는 한 순간에 청년의 마법
능력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옆에 계신 분은 7서클을 마스터하셨군요. 존경스럽습니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당신도 얼마 지나지 않으면 7서클을 마스터 하실 것 같은데요."
"하하하 앞으로 십년은 더 수행해야 할겁니다."
역시 마법사는 마법사끼리 이야기가 잘 통한다는 듯이 세사람은 벌써부터 화기애애하게 대
화를 진행하고 있었다.
"전 이곳에서 마법수행을 하고 있는 루드웨어라고 합니다."
"대륙 마법 길드의 중앙지부에서 일하고 있는 맨체스터라고 합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청년
은 저의 제자인 파블로스라고 하지요."
"맨체스터씨 파블로스군 만나서 반갑습니다."
"예."
각자의 소개를 잠깐 한 후 루드웨어는 그들이 이곳에 온 이유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나저나 이 산에는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여러분들이 찾아 오실만한 곳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그 말에 멘체스터는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희는 이곳 사라토산맥의 드래곤을 없애기 위해 찾아 왔습니다."
"예? 드래곤이요?"
"예. 십년전부터 이 곳에 그린드래곤 한 마리가 머물게 되었는데, 녀석이 이 곳의 마을들을
모두 초토화 시켰더군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각 성인이 된 듯한 녀석이라는 말이 있기에
왕국에서 저희들을 파견하게 된 것이지요."
"음."
루드웨어는 그 말에 이곳으로 온 일단의 사람들의 능력을 탐지해보기 시작했다. 마법사의
경우에는 아까 보았던 것과 같이 5서클과 7서클 마스터 두명, 셀페드라는 히루안의 신관은
그 표식을 보며 중위신관급에 해당했고, 오닐, 마이트, 듀린이란 세명의 전사들은 모두 일급
용병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일행들 중 가장 강한 힘을 소유하고 있는 이는 유일한 기사인 올리비에 폰 마케드란 사람으
로 소드마스터 초급에 능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조금 어렵기는 하겠지만 이들이라면 갓 성
체가 된 그린 드래곤은 몇 명의 희생 후라면 처리할 수 있을 듯이 보였다.
"그렇군요. 하지만 조금 전력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루드웨어는 그들의 말을 듣고 조금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성질을 내려고 하는 기사와
는 달리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실력이 가장 뛰어나기는 했지만, 여기서 전력의 판단이 제일 미숙한 이는 바로 기사였던 것
이다.
"저희들도 그것을 알고는 있지만, 드래곤의 상대라고 하니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나서는 이들이 드물더군요."
"그렇겠지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저희를 좀 도와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멘체스터는 간절한 목소리로 루드웨어를 향해 도움을 요청했다. 물론 10서클의 루드웨어가
갓 성체가 된 그린 드래곤한마리 처리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지만, 웬지 느낌이 별로 좋
지 않았고, 특히 기사라는 녀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렸을 때 고아가 되어 자라온 루드웨어는 거들먹 거리는 귀족의 기사를 싫어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아직 수행중이라 그런 것에 참여하고 싶음 마음은 없군요."
"겁쟁이 마법사 녀석!"
루드웨어의 거절을 듣자마자 기사는 루드웨어를 향해 노골적으로 모욕의 말을 뱉었다. 루드
웨어는 열이 받기는 했지만, 앞에 있는 멘체스터의 당황하는 얼굴을 보며 참기로 결심했다.
그래도 명색이 10서클의 마스터가 그런 자비로움도 베풀지 못하겠는가.
"하하하 겁쟁이라 해도 좋습니다. 자신의 능력도 모르고 허황되게 덤벼드는 멍청이 보단 낮
겠지요."
"뭣이!"
참는다고 한 루드웨어의 다음 말은 도발이였다. 그래도 이건 그에게는 참는 것이였다. 루드
웨어의 도발을 들은 기사는 격분을 참지 못하고 검을 뽑아 들었는데, 그런 그의 모습을 보
며 멘체스트가 놀라서 그를 보며 말했다.
"올리비에경 참으십시요."
"참으라니요 저런 모욕을 듣고 대 로아냐드 제국의 황성기사단의 일원이 어떻게 참을 수가
있겠습니까!"
"오라! 어쩐지 건방진 기사라고 생각했더니 로아냐드 제국의 황성기사단이였군요. 좋습니다.
당신이 원하는데로 상대해 드리지요. 오두막을 나가주실까요?"
루드웨어는 그가 제국의 황성기사단이란 말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와의 싸움을 이끌
어 냈다. 한때 거지로서 제국에 돌아다닌 적이 있던 루드웨어는 두명의 황성기사단에게 쪽
박이 깨진 적이 있어 언제가는 이들에게 복수를 다짐한 적이 있었다. 거지의 쪽박을 깬다는
것은 거지의 목숨을 빼앗는 것과 다름없는 파렴치한 행동이였기 때문이다. 이런 앙금이 남
아 있는 루드웨어에게 드디어 황성기사단이 자신에게 찾아 왔기에 대결을 하게 된 루드웨어
는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