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 장 부울스와의 대격전 (1)
모든 작전을 끝낸 십일지단의 인물들은 한군데 모였지만, 로노와르와 유리마에
게 죽음을 당한 독원과 호패아가 없었기 때문에 모인 이들은 열명에 지나지 않
았다.
"끅!"
"등신같은 생쥐새끼! 두 사람이 당했다고 도망을 와?!"
"살려 주십시오."
쥐의 가면을 쓴 자는 용의 가면을 쓴자에게 발로 차이면서 목숨을 구걸하니 더
이상 상대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호패아가 독에 중독된 녀석조차 당해내지 못했다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
였습니다."
"상대를 너무 얕보았다고 보는 편이 옳겠죠."
닭의 가면을 쓴 여인은 고개를 저으니 다른 이들도 수긍하는 모습을 취했다.
"단 한번도 실패 한 적이 없던 우리들이였기에 방심한 듯 하다. 하나 마양군(魔
羊君)이 루드웨어란 자를 처리했으니 상대는 두 사람뿐이니 녀석들을 처리하기
는 수월해졌으리라 본다. 괴돈자(傀豚子)와 투견객(鬪犬客)은 먀양군의 지휘로
영계녀(永鷄女)와 화마동(火馬童)은 용아(龍牙)의 지시로 두 사람을 처리하도록
하여라."
"예."
소 가면의 여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여섯명의 인형들은 텔레포트 마법을 사
용하여 사라지니 한참 동안 그들이 사라져간 모습을 지켜보았던 여이는 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묘아, 사랑."
"예."
"너희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한 사람씩 그들의 주위에서 경계를 하도록
하여라."
"네."
묘아와 사랑 역시 고개를 숙여 대답을 하고 사라지니 이 곳에는 쥐의 가면을
쓴 남자와 소의 가면을 쓴 여인만이 남아 있었다.
다른 십일지단의 인물들이 사라지자 갑자기 쥐의 가면을 쓴 자는 자리에서 일
어나더니 그녀의 곁에 다가가더니 말했다.
"우(牛)."
"서(鼠) 미안해요."
우라 불리는 여인은 갑자기 공손한 모습으로 서의 앞에서 무릎을 꿇으니 그는
그녀의 얼굴에 발길질을 하며 소리쳤다.
"나중에 용아란 녀석을 해치우지 않는다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
"알겠어요. 서 이 일이 끝나면 당신이 말 하는대로 처리해 드릴께요."
아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두 사람이였으니 서는 가볍게 우를 가슴에 안아주
며 말했다.
"부울스 녀석에게 무공을 잃지 않았다면 당신에게 이런 고생을 시키지 않았을
텐데, 미안하구려.."
"아니에요. 서를 위한 것이라면 어떤 고난이라도 참을 수 있어요."
"우..."
두 사람 사이에는 무슨 비밀이 있는 것 같았으니 아직까지는 어떠한 연유로 이
런 사이가 됐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였다.
한편 객잔으로 향해 십일지단의 인물들은 조심스럽게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그
곳에는 급히 만들었는지 엉성하게 보이는 관과 함께 두 명의 인물이 상복을 입
고 있는 것이 보였다.
두 사람은 관은 마차로 옮겨 길을 떠나려고 하는 듯 몇가지 준비를 하기 위해
자리를 뜨자 마양군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고는 뒤에 서 있던 두견객을 보
며 전음을 던졌다.
[투견객은 즉시 관으로 숨어 들어가서 신호가 오면 즉시 녀석들을 공격하도록
하라.]
[예.]
마양군의 지시를 받은 투견객은 객잔 안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살수 출신의 인물인지, 그는 높은 곳에서 뛰어 내렸음에도 작은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관이 있는 곳으로 들어간 투견객은 천천히 뚜껑을 열었는데, 그곳에는 죽은 듯
이 잠자고 있는 초록색 머리의 서역인이 누워 있었다.
'쳇! 시체와 같이 숨어 있어야 겠군.'
투견객으로선 조금 껄끄럽긴 하지만 마양군의 명령을 어길 순 없는지라 서역인
의 몸 위로 누워서는 관 뚜껑을 닫았다.
'헉!!'
하지만 뚜껑을 닫은 순간 누군가 자신의 입을 손으로 막고는 등 뒤의 사혈을
찌르니 외마디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한 투견객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어야
했다.
'꽤 무거운 놈이군.'
관에 있던 서역인은 루드웨어, 그는 이렇게 관이 있다면 분명히 한명 쯤은 숨어
드리라는 생각을 하며 누워 있었던 것인데, 거기에 투견객이 걸려들고 만 것이
다.
관 밑에는 어젯밤에 만들어 놓은 장치가 있었던지라 그것을 열고는 투견객의
시체를 끌어 내린 루드웨어는 그의 옷으로 갈아입고는 다시 시체와 함께 관쪽
으로 올라가 비밀 장치를 닫았다.
그렇게 되니 관에는 투견객의 복장을 하고 있는 루드웨어가 들어서니 로노와르
와 유리마는 안으로 들어와서는 그가 들어 있는 관을 들어서는 마차로 옮기기
시작했다.
창문을 통해 이 모습을 보고 있던 마양군은 투견객이 잘 숨어들었다는 생각을
하고는 조심스럽게 그들의 곁으로 숨어 들어갔다.
이 시간 용아와 나머지 두명의 십이지단 역시 움직이고 있었으니 용아의 지시
를 받은 화마동은 마차의 밑에 붙어서는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리마는 루드웨어의 관을 마차에 집어넣은 후 길을
떠났다.
[준비해라.]
[예.]
마차의 밑에 붙어 있던 화마동은 전음으로 대답을 하고는 손 끝으로 내력을 끌
어 올렸다.
[치지직...]
화마동이란 이름답게 그가 익히고 있는 무공의 수법은 열화지(熱火指) 마차의
밑바닥에 구멍을 뚫은 그는 안을 들여다 보았고, 그곳에는 관을 보며 슬프게 눈
물을 흘리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저 여인이 죽은 서역인의 부인인가 보군. 미색이 아깝긴 하지만 죽어줘야겠어.'
로노와르의 얼굴을 보며 살기 어린 미소를 지은 그는 천천히 자세를 바꾸어서
는 자신의 위치를 그녀가 앉아 있는 곳으로 바꾸어 갔다.
오른손 중지에 강한 내력을 집중시킨 화마동은 열화지를 통해 특기인 열화일지
살(熱火一指殺)의 수법으로 일격에 목숨을 끊어버릴 준비를 했다.
[쿵!]
"끄억!"
하지만 그 일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갑자기 자신의 다리 쪽에서
부서지는 소이와 함께 강한 힘이 그를 잡아 당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헉!"
화마동은 급히 몸을 날려 피하려고 했지만, 녀석의 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기에 그로선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마차 안으로 끌려 들어가버리고 말았
다.
[두둑!!]
마차 안으로 들어선 화마동은 한 남자의 손에 의해 목이 부러져 절명하고 말았
으니 녀석의 목을 부러뜨려 절명시킨 인물은 바로 루드웨어였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놈 중에 하나가 얍삽하게 숨어 들어오는 놈이지. 뭐해?"
루드웨어는 녀석의 옷을 벗겨서는 로노와르에게 건네 주었다.
"아! 나 같은 미인이 이런 옷을 입어야 하다니..억울해..."
"잔말 말고 입으라고 복수 안할꺼야?"
"휴..."
루드웨어의 말에 할 수 없이 화마동의 옷을 줏어 입기 시작한 로노와르였으니
그녀의 모습은 점차 화마동의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아까 이 녀석을 보니 양강계열의 지법을 사용하는 것 같더군. 상당한 열을 내
는 것 같았으니 드러나지 않게 조심하라고."
"응."
루드웨어의 당부를 들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부서진 틈을 통해서 바닥으
로 내려가서는 화마동과 같은 자세를 잡고는 그대로 지풍을 날렸다.
물론 그녀가 사용한 무공은 소림의 일선지의 수법이였지만, 화염계 마법을 사용
하였기에 강한 열기가 첨가되어 있었다.
[유리마 시작하자!]
[알았어!]
루드웨어는 유리마를 향해서 전음을 날렸으니 드디어 그의 계획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슈슉!!]
로노와르의 지풍은 그대로 자리에 앉혀 놓았던 화마동의 몸을 뚫어 버리니 루
드웨어 역시 마차의 안 쪽에서 투견객이 몸에 지니고 있던 단도를 사용하여 그
대로 마차 안 쪽에서 유리마의 등을 꿰뚫어 버렸다.
"끄악!!"
갑작스런 기습에 당한 유리마는 어깨에 피를 흘리며 몸을 날리니 그 순간 마양
군과 괴돈자가 양 옆에서 경공을 하며 나타나서는 그대로 유리마의 양쪽 관자
놀이를 향해 자신들의 독문병기를 가격시켰다.
"끄악!!"
투견자의 공격에 의해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 때 양 쪽에서 기습을 당한 유리마
는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숨을 거두고 말았으니 그 순간 마차는 크
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화마동!"
용아는 마차가 불에 타자 크게 당황해서는 뛰어 나왔는데, 마차의 바닥에서 나
온 화마동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에 있던 계집년은 처리했다."
"음..."
하지만 확실히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용아는 자신의 조법으로 마차의 한부분
을 부쉬고는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안에 있던 여인은 앉아 있는
자세 그대로 지법에 당해 얼굴에 큰 구멍이 나 있는 상태로 죽어 있었다.
"잘 처리했다. 화마동."
"후후후..."
용아의 말에 화마동은 웃음소리만을 흘리고 있었으니 그는 옆에 있던 마양군을
보며 말했다.
"너희들이 맡은 녀석은?"
"보시다시피."
마양군은 양쪽의 관자노리가 병기에 의해 뚫려버린 시체를 가리키며 말하니 용
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작전은 성공했다. 그럼 가도록하지."
"알았다..."
용아의 말에 마양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는데, 속으로는 무엇인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너무 간단했다...아무래도...이상한데..'
하지만 녀석들의 시체는 세구가 모두 존재하고 있었기에 용아의 말대로 일단은
의뢰를 완수했다는 생각을 하기로 했다.
루드웨어의 일행들의 일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자신들의 임무에 실패해 본
적이 없던 십일지단이기에 생긴 방심이였던 것이다.
[자 가자.]
용아는 다른 사람들을 보며 말하니 그들은 각기 옆에 있던 사람의 손을 잡기
시작했고, 가운데 있던 그가 천천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텔레포트!]
시동어가 외쳐지지 푸른빛과 함께 그들의 몸은 사라져갔다.
불타고 있는 마차와 세구의 시체, 십일지단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마차를 끌고
있던 말의 배 쪽에서 한 사람의 모습이 드러나니 놀랍게도 그는 두명의 십일지
단에게 관자노리가 뚫렸던 유리마였다.
"흠...두 사람이 잘 잠입한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