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 장 루드웨어의 위기 (6)
"젠장....이제는 네가 나를 떠나는구나..."
유리마는 포기했는지 스파크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멈추고는 고개를 숙이며 중
얼거렸다.
다시 그를 만났을 때는 그렇게 기뻤던 것을 이제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아픈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유리마는 천천히 옆에 있던 로노와르를 그의 옆에 뉘여 주었다.
세계제일의 마법사와 그의 아내 다원소드래곤은 이렇게 생을 마감하고 만 것이
다.
"디그!"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유리마는 두 사람이 묻힐 무덤을 팠다.
무덤이 다 파여지자 레비터이션 마법을 사용하여 두 사람의 시체를 천천히 구
덩이 밑으로 내려 놓은 유리마는 눈물을 흘리며 흙을 덮을 수밖에 없었으니 축
축해진 흙이 그의 얼굴에 흙탕물에 어리어 더럽혀질 때마다 서러운 눈물을 감
출 수가 없었다.
"흑흑..."
9월의 어느날 슬퍼하는 하늘이 짙은 눈물을 흘릴 때 유리마의 친구인 루드웨어
는 그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복수하고 말리라..."
하늘을 보며 피눈물을 흘리는 그는 분노의 어린 눈빛으로 세명의 자유생명체에
게 복수를 다짐했으니 꽉쥔 그의 주먹에선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묻힌 무덤을 바라보며 유리마는 사라져갔다.
하지만 한참 후에 그는 다시 돌아 올 수밖에 없었으니 돌아가던 중 무슨 생각
이 퍼뜩 들었기 때문이다.
'혹시 그 이유가 아닐까?'
다시 마법을 사용하여 두 사람의 시신을 다시 끌어낸 유리마였다.
흙투성이가 된 두사람의 모습을 보며 깨끗하게 씻겨 준 유리마는 먼저 로노와
르를 보며 머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다윙!"
해동마법을 사용하여 얼렸던 로노와르의 몸을 녹인 유리마는 다시 스파크 마법
을 사용하여 그의 심장에 자국을 주었다.
[퉁...퉁..]
로노와르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으니 신체의 분열은 다시 시작됬는데, 그것
을 확인한 유리마는 급히 루드웨어의 몸으로 뛰어가서는 다시 한번 스파크 마
법을 시전했다.
"스파크!!"
하지만 아직 스파크 마법으로도 그의 심장은 뛰지 않고 있었으니 다시 한번 숨
을 크게 들이 쉰 그는 정신을 집중하고 시동어를 다시 외쳤다.
"스파크!"
[파지직!! 퉁...퉁..]
두 번째의 스파크 마법이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으니 루드웨어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크하하하! 성공이다!"
녀석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며 유리마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향해
소리쳤으니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낼 뿐이였다.
유리마가 두 사람을 묻고 다시 돌아와서 다시 시도를 한 것은 바로 루드웨어와
로노와르의 미묘한 관계때문이였다.
두 사람의 다른 개체라고는 하지만 생명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이들이였다.
루드웨어가 죽으면 로노와르도 역시 죽고, 그녀가 죽으면 그 역시 죽는 관계였
기 때문이다.
처음 유리마는 로노와르의 신체가 붕괴되는 것을 보며 루드웨어의 죽음을 짐작
하고는 급히 냉동마법을 사용하여 가사상태로 만들었고, 그 다음에 죽어가고 있
는 그를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실수는 루드웨어에게 응급조치를 할 때 로노와르의 가사
상태를 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사상태라고는 하지만 역시나 죽은 상태이니 루드웨어가 깨어날 턱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계속된 노력에도 살아나지 않는 그를 보며 땅에
묻었던 것인데, 슬퍼하며 루드웨어의 과거를 생각하던 유리마는 퍼뜩 두 사람의
관계가 생각난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무덤으로 돌아온 그는 먼저 가사상태에 있는 로노와르를 다시 되
살려 놓은 것인데, 일단은 숨이 끊어지기 전 즉 신체가 완전히 붕괴하기 전에
그녀를 얼려 놓았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닌지라 그녀는 다시 살아
났고, 그 이후 루드웨어에게 스파크 마법을 사용하니 그제서야 마법의 위력이
먹혀 들어갔던 것이다.
참으로 다루기 힘든 부부였지만, 역시나 그만큼의 노력의 결과를 얻은 유리마였
다.
하지만 살렸다고 끝난 것이 아니였다.
현재 루드웨어는 신체의 피가 많이 모자를 상태였기 때문에 그에 몸과 로노와
르의 붕괴되고 있는 몸에 계속적으로 마법을 사용하여 신체 활동을 활성화하는
마법을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한 곳에 눕혀 놓은 유리마는 계속 적으로 치료계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으니 그의 노력은 참으로 눈물겹다 할 수 있었다.
그러기를 두시진간, 드디어 두 사람의 몸은 서서히 원상태로 회복되어가기 시작
하니 가장 먼저 눈을 뜨고 일어난 사람은 로노와르였다.
"음.."
간신히 눈을 뜬 로노와르는 유리마가 힘겹게 마법을 거는 모습을 보고는 몸을
일으키더니 물었다.
"유리마...여긴..."
"객잔에서 벗어난 들판이다."
"아..그렇구나...루드웨어?"
유리마의 말에 겨우 상황을 이해한 로노와르는 옆에 루드웨어가 누워있는 것을
보며 놀란표정으로 다가가서는 얼굴을 만졌는데, 다행히 마나가 흐르고 있었기
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루드웨어는 괜찮을까?"
"지금의 상태로 봐서는 목숨을 건졌다고 할 수 있는데, 오랜 시간동안 피가 흐
르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일어날지는 모르겠어, 잘못하면 평생 이런 상태로 살
아야 할지도."
"...."
유리마의 말에 로노와르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천방지축으로 날뛰며 드래곤들을 괴롭히던 악의 상징 루드웨어가 평생 누워서
잠만 잔다는 말에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야이 빌어먹은 인간아! 빨리 안 일어날레!"
평온한 얼굴로 잠자고 있듯 누워있는 루드웨어를 보며 괜히 심술이 난 그녀는
그의 몸을 발로 차면서 소리쳤다.
"너 혼자 편하게 자는게 어딨어! 난 이런 이상한 세상에 남겨 놓고 말이야! 잘
라면 날 원래 세계로 보내달란 말이야! 빨리!"
로노와르는 그를 마구 밟으며 소리치고 있었지만, 두 눈엔 눈물이 흐르는 것으
로 보아 큰 불안감에 격동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리마로선 그런 로노와르의 마음을 아는지라 그녀의 행동을 말리지 못하고 보
고 있었는데, 그 순간 갑자기 루드웨어의 눈이 번쩍 띄어졌다.
"헉!"
그것을 보며 두 사람은 크게 놀라 뒤로 자빠질 수 밖에 없었는데, 루드웨어는
잠시 그 자세로 있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푸하하하하!"
"....."
두 사람은 이 모습에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의 그런 웃음은 한참동안을
지속되더니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뒹글며 웃기 시작했다.
"뭐야..."
"후유증인가..."
유리마로선 죽었다 살아난 후유증이 아닐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렇게
뒹글면서 한참 동안 웃음소리를 터뜨린 루드웨어는 어느정도 그것이 사라졌는
지, 가슴을 치며 진정시키고는 옆에 있는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뭐야? 그렇게 멍한 얼굴을 하고?"
"루드웨어!!"
멀뚱멀뚱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두사람을 보며 루드웨어가 평상시의 모습
으로 말을 걸자 크게 그의 이름을 외치며 유리마와 로노와르는 그에게 달려들
어 안겼으니 그로선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어 어안이벙벙할 뿐이였다.
"뭐야! 뭐야! 제발 좀 떨어지라고 답답해서 죽겠다!"
"헉!"
죽겠다는 말에 또 크게 놀란 두사람은 잽싸게 떨어지니 이 사람들이 왜 이러냐
하는 생각에 조금 루드웨어 역시 멍한 얼굴이 되어 버렸다.
"도대체 뭐야?"
"휴...너 임마 죽었었다고."
"나? 응 죽었었다는 것은 알고 있지, 염라대왕이란 사람이 가르쳐줬으니까."
"....."
"근데 얼마 지나지 않으면 다시 살아난다고 해서 별 걱정은 안했는데, 무슨 일
인데.."
그 말에 두 사람으로선 황당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으니 당사자는 이미 되살아
날 것을 알고는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신들은 녀석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고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죽어라 이자식아!"
"왜 살아났어! 왜!"
참지 못하고 루드웨어를 밟기 시작하는 그들이였으니 루드웨어는 또 다시 죽을
운명에 처하고 만 것이다.
어쨋든 대충 위험했던 상황은 잘 넘어갔으니 다시 객잔으로 돌아간 일행이였다.
하지만 그들이 머물렀던 객잔은 아무도 없는 빈 곳으로 변하고 말았으니 근처
에는 마차를 몰고 왔던 마부의 시신만이 덩그러이 놓여져 있을 뿐이였다.
"음..이 객잔도 녀석들의 만들어 놓은 곳이였던 모양이군."
일단은 비를 피해야했기 때문에 마부의 시신을 한 쪽에 조심스럽게 옮겨 놓은
일행들은 근처의 의자에 앉아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일어나자 웃었던 것은 뭐야?"
"난 되살아난 후유증인지 알고 깜짝 놀랐다고."
"아! 그거? 되살아나기전에 염라대왕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 참
웃기는 사람이더라고."
"응.."
"뭐 되살아나려면 언제가 될지 몰라서 농담이나 나누고 있었는데, 그 사람의 농
담하는 것을 듣다가 갑자기 되살아났는데, 갑자기 웃음을 참을 수가 없더라고
꽤 재밌는 이야기였거든."
"......"
역시나 자신들이 한심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나저나 원상태로 돌아왔는데, 아무리 생가해도 억울해서 못참겠네."
"그건 그렇군."
"뭐 이렇게 된 이상 역으로 녀석들을 처리해볼까?"
"응?"
루드웨어는 무슨 생각이 났는지 두 사람을 보며 자신의 계획을 말해주기 시작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