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208화 (208/247)

제 13 장 오무황령 (4)

그리 멀지 않게 보였던 불괴성에 루드웨어 일행은 벌써 삼일동안을 움직였어도

도착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굴이 꾸불꾸불하게 이어진 탓도 있었지만, 가장 문제

인 것은 바로 로노와르 때문이였다.

과연 전 종족중 가장 게으르다고 할 수 있는 드래곤답게 결코 오각 이상을 걸

으려고 하지 않으니 한번 휴식을 취할 때의 시간이 한시진인 것을 감안한다면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루드웨어야 어느정도 드래곤과 비슷한 성격의 인물이였기에 그녀가 쉬자고 하

면 멍석부터 깔아버리니, 유일하게 보통 인간의 성격을 가진 유리마는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휴...'

하지만 이것들이 말로해서 통할 자들인가.

어쩔 수 없이 그들이 하는데로 동참할 수밖에 없는 유리마였으니 이런자들을

상대로 고심에 고심을 더한 불괴성의 인물들이 불쌍할 따름이였다.

"아! 햇볕 좋다..짧게 십년간만 낯잠이나 자볼까?"

따스한 태양빛을 받으며 멍석에서 뒹굴 거리는 로노와르는 결코 있을 수 없는

단어를 내뱉고 있었다.

"그나저나..왜 이렇게 멀지..."

"응..처음 볼때는 가깝게 보였는데..."

루드웨어는 길이 너무 멀다고 한탄하며 뒹구는 로노와르에게 팔배게를 해주고

는 잠시 눈을 감고는 잠을 청했고, 그녀 역시 그의 곁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

그리고 쉽게 한시진이란 시간이 흘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시진이 흘렀다.

여지없이 또 한시진이 흘렀다.

그리고...해가 저무니 그들은 잠을 청했다....

"이게 뭐야 이 자식들아! 당장 안 일어나!"

"우웅! 유리마는 너무 부지런한 것 같아...벌써 일어나다니.."

"우욱...."

이들에 의해 신경성위장병이 난 유리마는 잠시 쓴 물이 넘어 오는 것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불괴성의 사파녀석들은 뭐하는거야!"

벌써 이틀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그들을 보며 욕을 하는 유리마였으니 적이라

도 와야 이 들의 게으름을 없앨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유리마가 위궤양까지 넘어 가는 것은 신은 바라지 않는 것인지 그들을

어둠으로 몰아 넣는 일당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앗!"

세 사람은 갑작스럽게 자신들의 전방에서 느껴지는 마나를 느끼고는 크게 놀라

지 않을 수 없었는데, 지금 몸으로 느껴지는 기운은 중원인들의 기가 아니라 자

신들의 세계에서나 볼 수 있는 마나의 기운이였기 때문이다.

"누구냐!"

멍석에서 벌떡 일어난 루드웨어는 흐트러진 머리를 두 손으로 정리하여 뒤로

날리고는 소리치니 푸른색의 섬광이 일어나면서 한 가면의 사나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세분께 인사드립니다. 오무황님을 모시고 있는 금면사자라 합니다."

"금면사자? 처음 들어보는군."

유리마는 한때 오무황의 직위에 있었던 사람인데, 금면사자라는 직위가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후후후... 뭐 모르신다고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그런 것이 별 문제 될 것은 없

으니까요. 딱!"

그 말과 함께 금면사자가 손가락을 튕기자 순간 그들의 주위로 검은색의 가면

을 쓴 수십명의 인형들이 섬광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니 세사람들은 그들이 모

두 텔레포트의 마법을 사용하여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일행들의 주위를 감싸듯이 움직여서는 무엇인가 주문 같은 것을 흥얼거

리기 시작하기 시작했다.

[중얼...중얼...중얼...중얼...]

몇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흘리는 발음을 하고 있는 탓에 무슨 주문을

외우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의 주문을 중얼거림과 함께 절벽의 길 주위

로 붉은 안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응?"

마법사들이 만들어 낸 안개의 기운이 범상치 않다는 느낌이 든 루드웨어였다.

안개는 순식간에 그들의 주위를 모두 감싸버리니 앞 뒤를 분간하지 못할 정도

의 상황이 되어버렸다.

[슈아!]

"헛!"

그리고 안개 속에서 갑자기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꼐 무엇인가가 빠른 속도

로 일행들을 향해 몰아쳤다.

"실드!"

루드웨어는 급하게 실드 마법을 사용하여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물건을 막으

려고 했는데,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루드웨어가 시동어를 외친 실드는 형성이 되는 가 싶더니 안개 속에서 마나가

고형화 되지 못한 채 그대로 푸른 불꽃을 내며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끄윽!!"

실드가 형성되지 않자 적이 보낸 공격은 그대로 일행들에게 적중하고 말았으니

루드웨어는 어깨에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루드웨어!"

"젠장! 마법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깨에 붉은 피를 흘리며 루드웨어는 지금의 상황을 일행들에게 전달해 주었

다.

"마법이?"

그의 말에 유리마는 급히 간단한 파이어 애로우 마법을 사용해 보았는데, 아니

나 다를까 그의 손에서 형성되던 파이어 애로우 역시 푸른 불꽃을 내며 소멸되

어 버리니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이 안개가 마나를 형성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

마법이 통하지 않는 이런 일은 처음인지라 일행들은 크게 당황하지 않을수 없

었는데, 그 때 금면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하하하 여러분들에게 죄송하지만 이 안개는 절대마법봉쇄와 같은 효과를 보

이는 마법입니다."

"절대마법봉쇄...."

절대마법봉쇄는 마법을 봉쇄하는 마법으로 영역안에 있는 모든 이에게 마법을

시전할 수 없도록 만드는 높은 서클의 마법이였다.

하지만 루드웨어 같은 인물이 절대마법봉쇄의 영향을 받을 리는 없었다.

절대마법봉쇄는 시전자의 서클 이상의 인물들에게는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루드웨어는 무엇인가 크게 다른 것이 있다고 판단하고는 허리에서 검을 뽑아서

는 검기를 끌어 올렸는데, 검에 서린 검기는 어느정도 유지가 되는 듯 했다.

'음....'

검의 검기가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본 루드웨어는 왼손을 들어 작은 기검을 만들

어 보았는데, 기검은 형성되자 마자 푸른 불꽃과 함께 사라지지 그제서야 이 안

개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마나를 중화하는 것 같군!"

"마나중화?"

"그래 이 안개는 공기 중에 형성되는 마나를 중화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검

에 서린 마나에까지는 침범하지 못하지만 외부로 마나의 힘이 분출되면 그것을

중화시켜버리지."

"음..."

그렇다면 원거리 공격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검기나 내력을 이용한 근거리 전투

는 가능하다는 뜻이였기에 일행들은 서로를 보며 전음을 날렸다.

다행히 전음은 내력을 통해 공기를 진동시켜 전달하는 수법이였기에 중화 시키

는 안개에서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시간을 끈다면 이 안개가 호흡을 하는 몸 속으로 들어와 내부의 내력까지도

중화시킬 수 있었다. 세사람이 각자 흩어져서 속전속결을 하자.]

[알았어!]

[가자!!]

루드웨어의 외침과 함께 세사람은 사방으로 흩어져서는 주문을 외우고 있는 마

법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법사들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파이어볼!!]

그들은 안개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일행이 보이는지 마법을 난사하며 공격하기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그들이 만들어낸 마법을 안개에 중화되지 않고, 시전되는

지라 루드웨어는 파이어볼을 피하며 청각을 사용하여 녀석들의 위치를 알아내

고 있었다.

"여기다!!"

"끄아악!!"

무의 세계에서 무당의 무공을 극성으로 익힌 루드웨어는 다행히 빠른 몸놀림을

구사하니 어느새 마법을 날리는 녀석을 찾아 일도양단시켜 버렸다.

[라이트닝 볼트!!]

하지만 아직도 많은 수의 마법사들이 남아 있었던지라 방심할 때가 아니였는데,

다시 내력을 끌어 올려 움직이려하던 루드웨어는 몸 속의 마나가 조금씩 줄어

드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시간을 끌면 위험하다...'

이렇게 싸운다면 그들을 모두 해치우기 전에 자신의 마나가 더 먼저 사라질 것

이라는 생각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때 그의 머리로 무슨 생각이 들

었다.

"그렇군! 썬 라이트!!"

루드웨어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고는 그대로 자신의 몸을 매개체로 마법을 시전

했는데, 그 순간 강렬한 섬광이 그의 몸에서 뻗어나오더니 사람들로 하여금 눈

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 버렸다.

외부로 나가는 마나는 중화되지만 자신의 몸을 매개체로 마나를 움직였기에 다

행히 영향을 받지 않았고, 빛 자체는 마나로 인한 부산물이였기에 아무런 영향

없이 사람들의 눈을 어둡게 만든 것이다.

"끄아악! 루드웨어 이 미친 것아 그런 걸 쓰려면 우리한테도 가르쳐줘야 될 것

아니야!"

"난 패닉...."

유리마와 로노와르는 갑자기 썬 라이트에 강렬한 빛으로 시력을 잃게 되자 루

드웨어를 욕할 수 밖에 없었고, 로노와르는 앞이 안보이는 충격으로 패닉상태가

되어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끄으윽!!"

금면사자와 마법사들 강렬한 빛으로 인해 잠시간 시력을 잃을 수 밖에 없었으

니 안개가 짙게 깔려 있음에도 이렇게 시력을 잃게 만드는 그의 썬라이트가 얼

마나 강력했는가를 알게 해주었다.

어느정도 지나자 시력은 회복됐고, 금면사자와 마법사들은 급히 루드웨어를 찾

기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그들의 시야에서 루드웨어는 완전히 모습을 감추고 있

었다.

"헉!!"

하지만 그 보다 더 놀라운 일은 시력을 잃고 헤매는 와중에 마법사들중 다섯명

정도가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당장 그를 찾아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