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 장 오무황령(五武皇令) (1)
기억을 찾은 유리마에게서 이곳으로 도망나온 자유생명체에 대해서 듣게 된 루
드웨어는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네를 암산하려 했다고?"
"그렇다네, 우리들은 이곳으로 들어 온 후 각자의 길을 가고 있었다네 어느정도
기반을 마련하긴 했지만, 강호에는 우리들 개인으로는 힘든 상대인 세력이 셋이
나 있었던지라 이런 이유로 다섯의 힘을 합쳐 하나의 세력을 만들어 냈고, 그것
이 바로 오무황령이네."
"음.."
"하지만 오무황령이 다스리는 세력은 모두 세곳이였기에 두 사람은 다른 세력
을 가질 수가 없었다네, 이런 이유로 난 세곳의 세력을 모두가 통괄할 것을 제
의하며 그것을 이루어냈지만 나의 생각에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세사람이 나를
기습하였네."
"음..."
"다행히 나와 뜻을 같이하는 여인이였던 레리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
었네만, 난 기억을 잃었고....그녀는 목숨을 잃었다네...."
레리스의 죽음을 말하던 유리마가 침울한 모습을 보였기에 루드웨어는 그의 어
깨를 처줄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때 그 이야기를 한참 듣고 있던 로노와르가 멧
돼지를 먹은 루카스의 등을 두들겨주고 있다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
다.
[응? 여자가 죽었다고?]
"그렇소..."
[이상하네...그럼 내가 본 여자는 누구지?]
"무슨 말인요?"
유리마는 로노와르의 말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니 그녀의 말에 레리스
를 본 적이 있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난 이계로 들어오면서 여인곡에 들어갔잖아. 그곳에서 만화전주를 만나게 됐는
데, 그 여인이 현혹술을 나에게 걸려고 하더라고, 다행히 내 마나가 한단계 더
위여서 걸리지는 않았지만 그 여자의 마나의 기운이 이곳과는 달라서 난 그녀
가 레리스라고 생각했는데?]
"아!"
그 말을 듣는 순간 유리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니 레리스의 생존을 알게된
그가 얼마나 기뻐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행이다. 유리마."
"내 가슴 속에 끼어 있던 먹구름이 모두 사라진 듯한 기분이다."
그 답지 않는 발언을 하는 유리마를 보며 루드웨어는 그가 얼마나 레리스를 걱
정했는가를 알 수있었다.
"레리스란 여인이 살아 있으니, 지금 우리에겐 모두 네명의 강자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으니 전력면으론 그들보다 나아 진 것일까?"
하지만 그의 말에 유리마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다곤 볼 수 없다. 방금 전에 말했지만 기반을 이루었던 우리들로서도 조금
버거웠던 것이 바로 세 개의 세력이였는데, 내가 기억을 상실했었던 시점에서
세 세력의 힘은 점보다더 크게 상승했으리라 생각된다."
그의 말은 틀림이 없었다.
오무황령의 생긴 이후로 강호에 존재하는 정파와 사파, 마교의 세력은 크게 성
장하였고, 이들의 이런 발전은 오십년 후 무림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이루게
하는 결과는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최고의 전성기의 시절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시점이였기에 더 이상 언
급하지 않기로 한다.
"세개의 세력에선 각자 자신들이 자랑 할 수 있는 고수들을 가지고 있는데, 정
파의 경우에는 구파일방을 비롯하여 정파의 대문파들이 자랑하고 있는 정파칠
대고수가 사파는 대사련과 관계 없는 이들이 반이나 되긴 하지만 그 나름대로
정파칠대고수와 이름을 나란히 하는 사파십대거두가 있고, 마교의 경우에는 교
내에서도 그 정체와 무공을 알 수 없다고 알려져 있는 암영자(暗影者)들이 있
다. 하나하나의 무공수준은 우리가 살고 있던 곳의 소드오버러를 압도하는 실력
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결코 쉬운 상대들이 아니지."
"음...일단은 마법이 없는 만큼 이곳은 무공이 크게 발달했으니까..."
루드웨어가 뛰어난 실력으로 궁극의 마신 크레이져까지 해치웠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운이 반 이상은 차지한 것이였다.
현재 그의 실력은 원래의 세계에서 본다면 소드오버러급과 8서클급의 마도사들
10여명 정도의 실력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내노라하는 고수들을 루드웨어의 살고 있었던 세계의 소드오버러나 8
서클 마도사급에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한꺼번에 달려든다
면 루드웨어라도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생각지도 않은 문제로군. 난 이곳에서는 그들만 상대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일단은 직접 맞닥뜨려 봐야겠지."
그의 말대로 직접 상대하지 않는 이상 뭐라고 결과를 낼 수 없는지라 루드웨어
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루카스는 어찌할 생각인가? 그들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기 위해선 로
노와르의 도움도 필요한데...."
"일단은 만독묘랑에게 맡겨 둘 생각이야."
"만독묘랑에게?"
"묘아라는 아이도 있고, 서종도 있으니 이 곳에서 지내는 것이 별 문제는 없으
리라 생각되는데..."
"조심하게 이곳에서 루카스는 괴물로 밖에 취급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알고 있네, 우연히 독각대망과도 알게 되었는데 그 아이역시 헤츨링과도 같다
고 할 수 있음에도 내단 때문에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더군."
"그럴테지."
루드웨어는 유리마와 함께 앞으로 일을 의논한 후 드디어 남만에서 떠날 준비
를 하기 시작했다.
로노와르는 루카스와 떨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일단은 이계에서 일을 빨
리 처리하지 않는다면 루카스는 성룡도 되지 못하고 이곳의 세계가 무너지면서
죽음을 당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서라도 자신이 나가야 한다는 생각
을 하였다.
"앙?"
"꾸어억!!"
멀리서 묘아와 용아 루카스가 놀고 있는 것을 보며 루드웨어는 동굴에 와 있는
만독묘랑과 서종을 보며 루카스에 대한 말을 했다.
"부탁하네. 우리로선 어린 루카스를 데리고 갈 수가 없다네."
"용아님을 맡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제가 용아님을 잘 모실 수 있을지 걱정
입니다."
"뭐. 그리 부담은 갖지 말게, 먹을 것만 제대로 주면 지가 알아서 잘 클 놈이니
까."
책임감 없는 아버지였다.
만독묘랑은 자신의 딸과 루카스가 잘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다가 문득 무슨 생각
이 들어서는 루드웨어를 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저 아이 우리에게 맡길거면 무공 정도는 가르쳐줘도 괜찮겠지?"
"무공?"
"그래 묘아에게 내 독문무공을 가르칠 생각인데, 대련 상대로 루카스가 잘 어울
릴 것 같아서 말이야."
"음.."
그 말에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던 루드웨어는 손을 들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주게."
그 말과 함께 동굴 안으로 들어간 그는 책을 한권 들고 왔는데,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만이 가득한 책이였다.
"매직 라이트(magic write)"
그가 주문을 외우자 백지에는 푸른색의 빛이 작렬하더니 서서히 글자가 쓰여지
기 시작했기에 그것을 보던 만독묘랑과 서종은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참 후 모든 것을 적은 루드웨어는 겉표지에 책의 이름을 적었는데, 그 글자를
읽어본 두사람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천무심해(天武心解)!"
"이 책은 무당파의 보물이라 할 수 있는 천무심전을 해석한 책이네, 천무진인
장삼봉님의 곁에서 평생을 보넨 그의 삼제자인 유대암이 천무진인이 이루어내
시던 심득을 적은 비급을 해석한 것으로 묘아나 루카스에게 이것을 익히게 하
고 자네들 역시 필요하다면 익히도록 하게."
"이런 것을 다..."
만독묘랑을 루드웨어가 생각을 바꿀까 잽싸게 뺏어버리니 말과 행동이 다른 자
였다.
하지만 무인에게 이러한 무공비서가 얼마나 욕심이 나는가를 알고 있는 그는
이정도면 충분히 잠시 용아를 맡기는 것에 답례를 생각하고는 포권을 하며 말
했다.
"그럼 루카스를 잘 부탁하겠네."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루드웨어의 말에 서종은 공손히 대답을 했고, 그 모습에 뒤에서 로노와르는 크
게 안심할 수 있었다.
"어마?"
"에구 우리 새끼..."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로노와르는 좀처럼 루카스에게서 벗어나려하지 않으
니 어설픈 발음으로 엄마라고 말하는 녀석을 크게 안으로 눈물을 흘릴 따름이
였다.
"대충하고 가자고..."
"흑흑흑...어미의 곁에서...자식을 떼어 놓으려하는 모진 남자.."
"....."
순식간에 모자를 강제로 이별하게 만든 악당이 된 루드웨어였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아는 그녀였으니 루드
웨어의 손에 끌려 길을 갈 수밖에 없으니, 이는 슬픈 비극의 한 장면이라 할 수
있었다.
"루카스!!"
"어마!!"
눈물을 흘리며 비정한 남자의 손에 끌려가는 여인과 엄마를 따라가기 위해 발
버둥치나 사악한 자들의 손에 잡혀 발버둥만치면 어린 꼬마의 슬픈 이별의 장
면에 다른 이들은 눈시울을 붉힐 뿐이였다.
"시끄러버!"
"꾸에엑!!"
묘아는 엄마를 찾으며 크게 울고 있는 루카스를 이단옆차기로 냅다 갈겨버리니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뒤로 자빠져버린 루카스였다.
물론 이 일은 서종의 중제로 로노와르의 눈엔 들어올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루드웨어와 로노와르의 생각과는 달리 그들이 사라
진 후 루카스가 묘아에게 당한 봉변은 차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인
지라 본 편에선 그 처참하기까지한 루카스의 남만 일대기를 생략하기로 하겠다.
"꾸에엑!!"
이것이 루카스가 매일 지를 수밖에 없던 비명이라는 것만을 일러두도록 하겠다.
루카스의 곁을 떠난 일행들은 남만에서 벗어나 제일 먼저 갈 곳으로 여인곡을
선택했으니 이것은 레리스의 힘을 얻기 위함이였다.
하지만 여인곡에서 그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비보를 듣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