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201화 (201/247)

제 12 장 남만에서 태어난 헤츨링 루카스 (4)

"이곳에 광의 무상이 없다고 했습니까?"

"예. 분명 만독묘랑께서 독공 연마를 위해 광의 무상님을 모셔오긴 했습니다만,

3년 전쯤, 이곳을 빠져나와 어디론가 사라지셨지요."

"음.."

어느정도 서종과 친해진 루드웨어였기 때문에 원래의 목적인 광의 무상에 대해

서 물어보았는데, 놀랍게도 광의 무상이 이곳을 도망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

다.

그가 이곳에 없다면, 어디서 찾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루드에어일 수밖에 없

었다.

"남만의 어디엔가 계실 것은 분명하지만, 부족 전사들을 시켜 한달간 수색을 해

보았지만, 좀처럼 있는 곳은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만독묘랑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상당했는데, 어떻게 도망쳤는지 모르겠군요."

"휴...그것이 만독묘랑께서 아무리 무공이 높다고 하셔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였

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뇨?"

"광의 무상이 이곳을 빠져나갈 때 한 명의 인질을 데리고 갔기 때문이죠."

"인질이라면? 설마?"

"예. 마독묘랑님의 외동따님이신 묘아(苗兒)님을 인질로 이곳을 빠져나갔습니

다."

"묘아라..묘하군..."

잠시 헛소리를 하는 루드웨어였다.

"당시 묘아님의 나이가 4살이였으니 지금은 일곱살, 잘 계실런지...."

서종은 중원에서 남만으로 온 무사이긴 했지만, 오히려 이곳을 고향처럼 여기고

있는 사람이였다.

유림 출신의 가문에서 태어나 한 때 대과에도 급제한 학식 있는 사람이였는데,

정권다툼에 밀려 낙향을 하게 되고, 그 후 산 속에서 은거한 무인을 만나 제자

가 되어 무사로 전직하였지만, 역시나 자신의 스승이 사파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자 권모술수가 난무한 중원에서 버티지 못하고 남만으로 내려 온

사람이다.

남만의 밀림을 헤매던 중 독사에게 물려 사경을 헤매게 된 것을 만독묘랑이 구

하게 되었고 서종은 그를 주군으로 섬기며 지금껏 남만에서 살아오고 있었는데,

그로서는 광의 무상이 자신의 주군의 아이를 납치하여 사라졌기 때문에 삼년이

지난 지금에도 근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만독묘랑께선 아이를 상관하지 말라 하셨지만, 삼년 전에 비해 초라해진 어깨

를 보면..흑흑..신선님께선 도술을 알고 계시니 어떻게 묘아님을 찾아낼 방도가

없겠습니까?"

"흠...나라 해도 이 밀림 속에서 사라진 사람을 찾는 것은...."

"그렇군요."

루드웨어의 말에 서종은 침울한 기색이 되니 괜히 미안해지는 그였다.

"그나저나 신선께서 말씀하신 무기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 무기 말인가?"

"예. 만독묘랑님께선 그 무기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걱정말게 어느정도 형태는 잡아두고 있으니까. 아마 완성된다면 만독묘랑의 무

공은 무기에 의해 한 단계 위로 늘어날 것일세."

"아!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루드웨어의 말에 아까의 침울한 분위기와는 달리 밝게 웃는 서종이였으니 루드

웨어는 그가 얼마나 만독묘랑을 중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었다.

"한달 정도 지나면 마무리 작업도 모두 끝날테니 그 때 직접 무기를 가지고 가

도록 하겠네."

"알겠습니다. 만독묘랑님께 그렇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서종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사라지자 한숨을 내쉰 그는 천천히 동굴로

들어갔다.

여기저기 금을 녹여 만든 장식들이 보이고 있었는데, 이는 부족들이 용신의 경

배하고자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금을 녹여서 만들어 놓은 것이다.

탐욕하면 또 드래곤이니 만큼 어찌 이런 것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뭐 예술적으로는 상당히 부족하기는 했지만, 누런 황금색이 로노와를 안정시켜

주고 있었다.

"어때 로노와르 견딜만해?"

"응. 그런데 좀 배고프다."

"휴..나도 먹을 거라도 가져다 주고 싶지만, 너도 알다시피 부화 중에는 아무 것

도 먹어서는 안되잖아..."

"힝..."

루드웨어의 말에 그녀는 실망한 표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헤츨링에게 먹일 오크가 없어서 어떻하지."

"정말...태어나자마자 살이 통통 오른 오크 고기를 먹이고 싶은데..."

이곳에서 오크와 비슷하게 생긴 것이라곤 멧돼지 정도 뿐이였는데, 그 놈마저

입에 두 개의 가시가 있는지라 헤츨링이 먹기에는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두사람이였다.

"그나저나 유리마는 어디로 갔을까?"

"글쎼...거의 한달이 지나는데 말이야."

두 사람이 이렇게 걱정하고 있는 유리마는 광의 무상이 거처하던 동굴에서 기

거하고 있었다.

그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광의 무상의 의서에서 자신의 기억상실증을 고칠 방

법을 찾고 있었던 것인데, 어느정도 혈도에 대한 지식과 약초에 대한 지식이 있

다고 해도 그것을 혼자 해결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였기에 한달이 지

난 후에도 별 진전이 없었다.

거기다가 근처에 방해꾼이 한명 있었으니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 자신을 독

침으로 공격한 꼬마였다.

광의의 일기에 따르면 만독묘랑의 아들이라는 묘아라는 소년인데, 인간이기보다

거의 고양이에 가까운 모습인지라 한시를 가만히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네 어찌

정신 집중이 될 수 있을까?

또 거기다가 광의에게 내공심법은 물론 암기술과 더불어 침술까지 배웠기에 함

부로 손을 대지도 못하는 형편이였다.

"묘아!"

의서를 보고 있던 묵립은 정신 사납게 돌아 다니는 녀석을 보며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그가 화가 났는지도 모르는 묘아는 그가 부르자 뛰어

놀던 것을 멈추고는 멀뚱이 고개를 돌려서는 한참을 처다보다가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으며 뛰어와서는 그의 품에 날아와서는 얼굴을 비비기 시작했다.

"휴..."

광의가 아이에게 내공심법과 여러 가지를 가르친 것은 좋았지만, 가장 중요한

말과 예의를 가르치지 않는지라 마치 짐승과도 같은 꼴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지금의 묘아의 상태는 사람이 아닌 고양이로 보는 것이 나은지라 더 이상 화를

내지 못하는 묵립은 한숨만을 내쉴 뿐이였다.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이상하게 귀엽기도 한 것이 바로 묘아였기 때문이다.

얼굴을 비비고 있는 묘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의서를 읽고 있던 묵립은 자

신의 기억상실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루드웨어의 말에 따르면 뇌호혈에 알 수 없는 마나가 막혀 있어 과거의 기억을

가로막고 있다고 하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어느정도의 내공과 금침대법으로 뇌

호혈을 뚫을 수 있는 방법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음.."

하지만 광의는 의서에서 이 방법은 절대 권유하지 않고 있었는데, 금침대법과

내공으로 뇌호혈을 꿰뚫을 때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되어 죽거나 식물인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였다.

묵립으로선 이 위험한 일을 해야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할 수밖에 없었지만, 가

끔씩 과거의 연상이 흐를 때마다 느껴지는 심한 두통과 알지 못하는 분노가 가

슴속에 남아 있었기에 마음을 굳게 먹고 이 뇌호혈 금침대법을 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묘아야..."

"엥?"

묵립은 금침대법을 제대로 시술할 수 있는 사람은 묘아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이를 불러서는 의서의 그림을 보여주고는 금침을 하나 들어 보여주

고는 말해 주었다.

"이 금침대법을 네가 좀 해주어야겠는데. 할 수 있겠냐?"

물론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묘아였지만, 광의에게 매를 맞으며 강제로 배운 것

도 있고 표시되어 있는 의서가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또

다시 묵립의 몸에 얼굴을 비비기 시작했다.

하는 행동을 보면 못 믿을 녀석이기는 했지만, 어쨋든 금침대법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묵립은 가볍게 심호홉을 하며 마음을 안정시킨 후 묘아의 앞에 금침을

놓아두고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켰다.

"시작하거나."

"엥."

자신만의 독특한 말로 대답을 한 묘아는 금침을 하나 들어서는 가부좌로 틀고

있는 묵립의 정문에 그대로 꽂아버리니 그 순간 큰 충격이 몰려왔다.

"끅!"

하지만 신음을 내질러서는 안되는지라 묵립은 이를 악물고 그것을 참아냈고, 묘

아의 손을 빠르게 의서에 적힌 혈도를 따라 금침을 꽂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기를 반시진, 이제 묵립의 몸에는 머리를 포함하여 모두 124개의 금침

이 여기저기 꽂혔으니 서서히 내공을 끌어올린 그는 기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묵립의 기가 모여 움직일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금침이 스스로 빠져나가기 시

작하니 금침에 의해 잠시 막힌 혈도가 그의 내공에 의해서 뽑혀져나가는 것이

다.

작은 시냇물이라 하더라도 모이는 물을 막고 있다 터뜨리면 큰 물살을 일으키

며 흐르는 것과 같이 이 대법은 일주천하는 혈도 곳곳을 금침으로 막아서는 봇

물 터뜨리듯이 한순간에 혈도를 깨끗이 쓸어버리는 원리인지라 자칫 금침의 강

약이 잘못되거나 내공이 부족할 시에는 주화입마로 인해 죽음을 당하거나 식물

인간이 되는 것이다.

묘아는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긴 하지만, 광의에게 이러한 경우 사람을 건드려서

는 안된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한 녀석인지라 멍한 얼굴이 되어 묵립을 처다보

고 있으니 근 두시진이 되서야 묵립의 몸 곳곳에 꽂힌 금침 중 120개가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제 묵립의 몸에 남은 금침은 모두 네 개, 하지만 네 개의 금침 모두가 머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라 그로선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었다.

"끅.."

점점 커져만가는 내공에 의해 머리에선 엄청난 고통에 밀려오고 있었던지라 정

신을 집중하는 것이 극히 어렵게 변해가고 있었지만, 뛰어난 무인이기도 한 그

는 고통으로 신음을 참기도 어려우면서도 정신을 집중하여 진기를 움직이는 것

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시간이 흘러 한시진 정도가 흘렀을 때 겨우 세 개의 금침이

밖으로 빠져나오니 이제 뇌호혈에 꽂힌 단 하나의 금침만이 남아 있을 뿐이였

다.

이 마지막 금침을 뽑기에는 심신이 너무 지쳐있었던지라 묵립은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지라 마지막 힘을 다하여 진기를 밀

어붙이기 시작하니 지금까지 느꼈던 것과는 상대도 되지 않는 엄청난 고통이

밀려와서는 그의 몸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흐윽.."

순간 눈이 커지며 핏줄이 선 그의 모습을 보며 묘아는 그가 많이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울상이 되어버렸다.

광의가 죽은 이후 자신을 보살펴주는 사람 한 명 없이 외롭게 동굴에서 살아온

묘아는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묵립이 크게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광의와 같이 무뚝뚝하기는 하지만, 속으로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는 것

으로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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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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