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90화 (190/247)
  • 제 10 장 회하대전 (2)

    "혈류검 일행이 회하 건너편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청건단의 단원들은 정해진 자리로 가도록하라!"

    "예!"

    삼일 후 드디어 혈류검과 일행이 회하에 도착하니 청건단의 무사들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강 건너의 나룻터에선 변장을 한 무사가 사공으로 변장을 하여 대기하고

    있었고, 그 외의 사공들은 모두 사전에 처리를 한 후인지라 그들이 정해진 장소

    로 올 것은 확실한 일이였다.

    진천명과 루드웨어는 청건단의 무사들이 적을 사방으로 흩어지게 유인한 후 혈

    류검을 처리하는 일인지라 그들이 넘어오기 전 까지는 할 일이 없는지라 강이

    보이는 언덕 위에서 멍하니 강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 있었다.

    물론 진천명이야 떠나간 여사랑을 생각하며 슬픔에 잠겨 있다고는 하지만, 루드

    웨어의 이런 모습은 흔히 구경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였는데, 그가 이렇게 사색에

    잠기게 된 것은 밤 중에 꾼 꿈 때문이였다.

    "아! 로노와르..."

    이계로 넘어 온 이후에 루드웨어는 단 한번도 꿈을 꾼 적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어젯밤 꿈에선 자신과 로노와르가 재밌고 피터지는 부부싸움을 하고 있는 꿈을

    꾸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와 자신이 만나려면 만리장성보다 더 두터운 차원계의 벽이 있었으

    니 그로선 이렇게 그녀와 악어를 낚시하던 곳과 비슷한 강을 보면서 향수병에

    젖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악어 통구이...정말 맛있었지....'

    잠시 딴길로 생각이 새고 있었는데, 그 때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청건단의 무

    사 한명이 올라와서는 황급하 목소리로 말했다.

    "루드웨어대협, 진대협! 준비하십시오. 녀석들이 오고 있습니다."

    "음.. 알았다."

    루드웨어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옆에 있던 진천명을 보며 말했다.

    "넌 네가 뒤쫓고 있는 서장의 여인을 맡아 시간을 끌도록 하여라. 일단은 나중

    에 무림맹에 눈치 안보고 정보를 얻으려면 혈류검인가 뭔가 하는 녀석은 반드

    시 잡아야 할 것 같으니까 말이야."

    "예."

    루드웨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한 진천명은 밑으로 몸을 날렸고, 루

    드웨어는 무사와 함께 천천히 밑으로 걸음을 옮겼다.

    작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로노와르의 일행들이였다.

    자신의 남편이 강 건너에서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로노와르는 오늘 따라

    이상한 기분에 한껏 치장을 하고 있었다.

    "변일이네요. 면사까지 다 하시고 말이에요?"

    초희는 아침 일찍 로노와르가 화장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위에 면사까지 쓰

    자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몰라..아침에 일어나니까. 이상하게 오늘은 꼭 화장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도연랑에게 잠깐 점을 봐달라고 했더니 운명의 사람을 만날꺼라던

    데?"

    "헤..그래서 화장을 하신 거에요?"

    "아무래도 운명의 남자라면 나에겐 한 사람 밖에 없으니까. 아! 저 강건너편에

    서 그 빌어먹을 자식이 손을 벌리고 반기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다 좋은데 빌어먹을 자식이라뇨.."

    "일단 날 혼자 버려두고 도망갔으니 좋은 말을 듣기를 바라면 안돼지."

    로노와르와 루드웨어 두 사람은 서로간의 긴 인연의 실이 있었기에 서로의 가

    까이로 다가서자 무의식중에 반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초희와 로노와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도연랑은 무엇인가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음...'

    자신들을 강 건너편으로 나르고 있는 사공은 무공을 익힌 흔적이 없어 보였고,

    그렇다고 반박귀진의 경지에까지 오른 정도는 아니였지만 노를 젖는 동작에 절

    도가 있어 보였다.

    '함정인가?'

    함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안력을 돋군 도연랑은 강건너편을 살펴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강 건너의 나룻터 수풀이 바람의 영향과는 조금 다르게 움직이

    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조심해라. 아무래도 함정이 있는 것 같다.]

    적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챈 도연랑은 다른 이들에게 전음을 날려 주의를 기울이

    게 하니 나룻배 위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내공을 돋구며 적의 공격에 대

    비하기 시작했다.

    배가 삼분이 이쯤에 다다르자 사공을 비롯하여 배에 타고 있던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 역시 심상치 않게 변하기 시작했다.

    "으으..."

    물론 전혀 상관없는 사람도 있었으니 그 역시 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는

    지 자신의 어린 딸과 함께 부등켜안고서는 배 구석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흑흑흑..아빠 넘 무서워요."

    "우리 부녀가 이곳에서 목숨이 끊기는가 보구나..흑흑..미안하다. 예랑아."

    "아빠..흑흑흑.."

    예랑이와 아빠의 모습을 보며 잠시 할말을 잃었던 도연랑이였다.

    아무튼 비밀리에 일을 진행시키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나 겉으로 티가 펄펄 풍

    기고 있는 무림맹이 청건단의 무사들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이 사공과 함께 강

    물로 뛰어드니 도연랑은 크게 낭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뿔사! 수공을 전문으로 하는 무사들이였구나!"

    수공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았고, 그 무공마저 체계화

    되지 않은지라 무공에 중요한 내공은 다른 이들에 비해 극히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고로 이들의 태양혈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게 보인 것이였다.

    "끼야약!!"

    예랑이는 아버지와 같이 배 구석에 앉아 있었는데, 배 밑바닥에서 흉찍한 송곳

    이 튀어나오자 비명을 질렀다.

    [끼이익!]

    배 밑차에 박힌 옆으로 틀어지며 배의 균열을 만들어가니 밑바닥에선 강물이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기에 도연랑으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전혀 긴장하지 않는 이도 있었으니 그 사람은 바로 로노와르와 묵립이

    였다.

    "수공을 하는 사람이였구나.."

    로노와르는 갑자기 사람들이 물 속으로 뛰어들자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도연랑이 수공을 하는 자들이란 말에 할 일

    없이 이 추운 날에 무슨 수영일까라는 생각을 하며 천천히 배 옆으로 몸을 옮

    겼다.

    "신녀님?"

    도연랑은 도대체 그녀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

    는데, 수면 위로 가볍게 손바닥을 올려놓은 로노와르는 내공을 돋구어서는 가볍

    게 수면을 쳤다.

    "합!!"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수면을 치자 그 순간 배가 살짝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

    사람들은 그 후 놀라운 일이 보게 되었는데, 로노와르가 천천히 다시 자신의 자

    리로 돌아 올때쯤 갑자기 수면으로 많은 수의 건더기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강에 사는 물고기이 거의 대부분이였지만, 간혹가다가 조금 큰 건더기

    들인 사람들의 모습도 나타났는데, 그들의 귀 옆은 붉은 색으로 물들어져 있었

    다.

    "아!"

    그제서야 로노와르가 했던 일의 진위를 알게 된 도연랑은 탄성밖에 나오지 않

    았다.

    로노와르는 수면 위로 내공을 사용한 일장을 날려 물 속에 큰 소리로 전달시켜

    밑에서 배 구멍을 뚫고 있는 자들의 고막을 상하게 한 것이였다.

    십여명의 무사들의 몸이 강 위로 떠오르기는 했지만, 배에는 전에 뚫려진 구멍

    으로 물이 솟구치고 있었으니 갑자기 예랑이 아버지가 일어나서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예랑아! 죽는 한이 있어도 이 아비가 널 구해줄테니 물 속에 빠지거들랑 놀라

    지 말도록 하거라!"

    "흑흑...아버지는 수영을 못하시잖아요!"

    "자식을 구하려는 애비에게 세상에서 못할 것이 무엇이겠느냐! 걱정말거라!"

    잠깐 감동 깊은 한마디를 내 뱉은 예랑이 아버지는 강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 때 묵립에 일어서서는 그의 아랫도리를 잡고는 그를 배위로 집어

    던졌다.

    "끄억!! 무슨 짓이요!"

    예랑이 아빠는 자신을 집어던진 묵립을 보며 크게 소리질렀는데, 그런 것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그는 천천히 배의 노를 잡고는 젖기 시작했다.

    "아!"

    그 순간 사람들이 타고 있던 배는 방금전과는 달리 엄청난 속도로 앞으로 나아

    가기 시작했으니 배에 물이 들어 올 틈이 없을 정도의 속도였다.

    하지만 정말 빠르다고 해도 배에 물이 들어오지 않을리는 없었으니 나룻배 바

    닥은 이제 삼분의 이가량 가라앉아 사람들은 가장자리에 붙어 발을 들어 올리

    는 괴상한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배가 완전히 가라앉을 것 같았는데, 그것을 보며 천천

    히 노를 놓은 묵립은 예랑이 아빠의 허리를 잡고는 어깨 위로 들어올렸다.

    "뛰자!"

    "좋은 생각이군."

    묵립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로노와르는 예랑이에게 등을 보이며 말했다.

    "업혀라."

    "언니 넘 예뻐요."

    "....."

    예랑이의 말에 품에서 선물까지 준 로노와르는 머리 보이는 강가를 한번 바라

    보더니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발을 박차고 하늘 위로 뛰어 올랐다.

    "하압!!"

    "꺅!!"

    [풍덩!..풍덩!]

    하지만 로노와르는 잠시 후 뒤 이어 들리던 나머지 사람들의 비명을 들어야 했

    으니 그녀가 서 있던 곳은 배의 오른쪽 가장자리, 그곳을 박차고 뛰자 배가 뒤

    집히면서 사람들은 모두 강물로 빠져 버리고 만 것이다.

    "......"

    강물 위를 날고 있던 로노와르는 이 사태에 한 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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