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장 회하대전(淮河大戰) (1)
로노와르가 루드웨어와 만나기 위해 하남 무림맹을 향해 북서쪽으로 행진을 하
고 있을 때 무림맹은 새로운 정보로 인하여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청건단의 식객으로 머물고 있는 루드웨어는 갑작스런 맹주의 부름을 받고는 진
천명과 함께 무림맹주가 머무르고 있는 천룡각에 들어갔다.
과연 정파의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는 무림맹의 맹주가 거처하고 있는 곳인만
큼 웅장한 건물인지라 루드웨어는 탄성을 내지르며 안으로 들어섰는데, 거대한
대청의 상좌에는 부맹주의 여식인 사도혜와 문진우와의 성혼식에서 본 적이 있
었던 구양천의 모습이 보였고 그 옆으로 부맹주인 사능군과 그 외에 잡다한 사
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루드웨어는 진천명과 함께 그의 앞으로 가서는 천천히 포권지례를 하며 인사를
했다.
"맹주께 인사드립니다."
"어서오십시오. 루드웨어 대협. 자 자리에 앉으시지요."
구양천은 사능군에게서 루드웨어의 숨켜진 배분에 대해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
에 그를 밑에 사람 취급하지 못하고 자리를 권했고, 루드웨어는 자리에 앉아서
는 맹주를 보며 물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는지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협께서 찾고자 하는 사람의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찾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예. 서역에서 도망처온 자들이 아닐까 생각되는 자들이지요."
그 말에 루드웨어는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맹주께서 이렇게 신경을 써주시다니 몸둘바를 모르겠군요."
"당연히 도와 드려야 할 일이지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습니까?"
루드웨어의 말에 맹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어갔다.
"이주일 전 본맹의 무사가 십년 전부터 찾고 있는 혈류검(血流劍) 심형도(沈瑩
道)란 자를 발견하고는 그를 뒤쫓고 있었는데, 그가 한 여인들의 무리와 합류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 이유로 그는 잘 알고 있던 흑유림의 무사에게 도움을 요
청하여 그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 서역에서 온 여인이 있다고 하더
군요."
루드웨어는 맹주의 말에 레리스란 여인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았지만, 아직 확
실한 것은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에 계속 그의 말을 경청하기로 했다.
"그 자의 말에 따르면 여인들의 이끌고 있는 서역의 여인은 마치 서시가 환생
한 것처럼 아르다운 여인이라고 하고, 그녀들과 같이 있는 여인들 모두 하나같
이 절정의 무공을 익힌 여고수라고 하더군요."
그 말에 루드웨어는 그녀가 레리스가 확실하다는 생각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
난 맹주에게 포권지례를 하며 말했다.
"아무래도 제가 찾고 있는 여인인 것 같군요."
루드웨어가 서둘러 그녀를 찾아가려고 하자 맹주는 손을 들어서는 말했다.
"부탁드릴 것이 있는데 들어 주시겠습니까?"
"부탁이요?"
"예. 사실 저희로선 서역의 여인보다 그녀와 함께 동행을 하는 혈류검 심형도에
게 크게 관심을 두고 있는데, 그 자 역시 상당한 무공의 소유자인지라 잡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음...좋습니다. 다른 곳에 있는 자라면 모를까 제가 찾고 있는 사람과 동행을
하고 있으니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일엔 루드웨어님과 안면이 있는 청건단의 무사들을 보낼까하
는데, 괜찮겠습니까?"
"예."
이렇게 해서 루드웨어는 이 세계로 숨어든 자를 찾기 위한 첫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무림맹에서 이번에 혈류검 심형도를 잡기 위해 파견된 청건단의 무사들의 숫자
는 총 오십명으로 청건단이 총 백명 정도의 무사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감
안한다면 반 이상의 인원이 투입될 정도로 심형도란 자가 상당한 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루드웨어는 길을 떠나긴 전 진천명에게 심형도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심형도란 자가 그렇게 강하단 말인가?"
"예. 그가 무림맹에게 쫓기게 된 이유는 십년 전 융천혈사와 관련이 있기 때문
입니다."
"융천혈사?"
처음 듣는 이야기에 루드웨어는 융천혈사에 대해서 물어 볼 수 밖에 없었다.
"융처에 있는 무가인 형가장에서 일어난 혈사로 한 사람에 의해서 삼백여명이
나 되는 무가의 식솔들이 모두 죽음을 당한 사건입니다."
"삼백여명?"
"예. 당시 형가장에는 무림맹의 장로였던 풍장로와 함께 무림맹에서 이름이 난
고수들 이십여명이 있음에도 단 한사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에 비밀에
묻힐 뻔했지만, 우연히 형가의 막내아들이 살아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 혈
사의 주인공이 혈류검 심형도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음..."
"무림맹에선 그 사실을 알아 낸 후 심형도를 잡아들이기 위해 지금까지 수십번
이 넘게 무사단을 파견했지만, 번번히 큰 희생만을 낼 뿐 그에게 상처조자 입힐
수가 없었습니다."
무림맹의 무사들의 실력은 루드웨어가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에 때문에 그런 무
사들의 공격을 수십번이나 받았음에도 상처하나 입지 않았다는 말에 그의 무공
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창조주의 세계에서 무공을 배어 온 이후 제대로 검을 겨룰만한 상대를 찾지 못
했던 루드웨어는 재밌는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기대감에 잠길 수밖에 없었
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탈태환골을 거쳐 반노환동한 고수라는 이야기가 있으니
루드웨어님께서도 조심을 하시기 바랍니다."
"오..반노환동까지...이거 진짜 재밌겠는데."
마치 소풍을 가는 듯한 기분을 내고 있는 루드웨어를 보며 진천명은 조금 불안
한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청건단의 무사들과 루드웨어 일행은 무림맹에 보고된 이들을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개방에 청탁을 하여 계속적으로 그들에 대한 정보가 들어오는지라 그들과
길이 엇갈릴 일은 없었다.
이번 파견에는 청건단의 단주인 뇌벽검 소중이 직접 인솔을 하고 있었기에 무
림맹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이 일을 생각하고 있는 가를 알 수 있었다.
몇일의 여정 끝에 루드웨어 일행은 그들보다 먼저 회하(淮河)에 도착할 수 있었
다.
회하에 도착한 청건단은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는 듯 연일 회의를 열고 있었기
에 루드웨어는 조금 심심할 수 밖에 없었다.
"휴.."
회의가 열리고 있는 객잔의 방을 나온 루드웨어는 할 일 없이 밤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멀리서 두명의 남녀가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응? 진천명하고 여사랑이잖아?"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루드웨어는 두 사람의 사랑
가득한 대화를 엿듣고 싶어 조심스럽게 그들에게로 다가섰는데, 애석하게 그들
이 나누고 있는 대화는 그런 류의 것이 아니였다.
"....여랑...다시 한번 생각할 수 없겠소.."
"저도 당신을 사랑하지만...운명이..."
"도대체 운명이 무슨 상관이란 말이요. 우리 두 사람이 사랑을 하는 것을 방해
한다면 나 진천명은 하늘의 운명마저 거스릴 각오가 되어 있단 말이요."
"흑흑흑..."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심각한 말이 오고가는지라 루드웨어는 침
을 꿀꺽 삼키며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진가가...당신을 결코 잊지 않을께요..."
그 말과 함께 여사랑은 경공을 사용하여 멀리로 사라지니 진천명은 멍한 얼굴
이 되어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후 그는 어깨를 떨구며 천천히 객잔 안으로 걸음
을 옮겼는데, 그 때 루드웨어가 그의 앞으로 뛰어 나왔다.
"아..루드웨어님..."
루드웨어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훔쳐 들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크게 놀라지 않는
것을 보니 그의 시름이 상당히 깊다는 것을 알고는 그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천하의 진천명이 이런 모습을 보이면 되겠는가..."
"루드웨어님..."
자신과 여사랑을 이어준 사람이 루드웨어인지라 진천명은 자신에게 이런 아픔
을 안기게 만들어 준 그가 조금 미워졌지만, 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한숨만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나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해 줄 수 없겠는가?"
루드웨어의 말에 진천명은 한숨을 내쉬더니 여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에게 해
주었다.
"음...그러니까..여사랑은 마교의 무리였단 말인가?"
"예..무림맹에서 마교로 잠입해 들어온 첩자와 접선을 해서 정보를 받아 내는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여소저를 만나게 된 것이지요."
"음..."
"처음에는 두 사람 다 서로에 대해선 아무런 감정도 없이 상대를 죽여야 한다
는 생각만이 가득했지만, 루드웨어님과 만난 후로 그녀에 대해서 점점 알게 되
었기에 전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적대시하는 집단임에도 상대를 사랑하게 된 진천명은 그것으로 인해 큰
고민에 빠져 있었지만, 그는 무림맹을 떠나고 그녀 역시 마교를 떠나 산 속에서
은거하여 산다면 문제 없을 것이란 생각에 오늘 그녀에게 그 말을 전한 것인데,
여사랑을 그에게 그 말을 듣자 사라져 버린 것이다.
"저희들의 사랑이 이렇듯 약한 것이였다는 생각에..."
진천명은 여사랑 역시 자신을 사랑하고 있기에 자신의 말을 거부하지 않을 것
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말을 듣고 그녀가 거부한 채 마교로 다시
돌아가자 크게 실망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진천명은 그녀의 자신에 대한 사랑이 약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
각하고 있었지만, 루드웨어가 보는 것을 조금 달랐다.
그가 지금까지 본 여사랑은 분명 진천명과 버금갈 정도로 아니 그 이상일 정도
로 그를 사랑하고 있었던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떠난 것은 무슨 사연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루드웨어는 그에게 천
천히 말을 해주었다.
"자네 그녀의 입장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예?"
"생각을 해보게 마교의 규율을 상당히 엄격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예."
"만약 그녀에게 가족이 있고, 그 가족들이 마교에 볼모로 잡혀 있다고 생각한다
면 그녀가 자네를 따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아!"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을 떠난다는 생각에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진천명은
루드웨어의 말에 크게 깨닫는 바라 있었다.
분명 자신이 그런 말을 꺼낸 것은 그녀 역시 자신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
을 확신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녀가 마지막으로 떠날 때 보였던 슬픈 표정은 분명 자신을 떠나기 싫은 감정
이 복받쳐 올라왔음이 분명했다는 생각이 들자 조금 표정이 밝아 질 수 있었지
만, 마교의 무림인 그녀와 정파의 무리인 자신은 죽을 때 까지 못 만날 수도 있
었기 때문에 다시 표정이 어두워 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방금 전과 비교해보면 조금 나아진 모습이였기에 루드웨어는 그의 어깨
를 쳐주며 말했다.
"자네가 그녀와 다시는 못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걱정 말게
자네와 여소저가 헤어지는 것을 보며 내가 몇가지 안배를 해두었으니 말일세."
"예?"
루드웨어의 말에 진천명은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가 말한 안배가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그의 능력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
기에 지금 그의 말이 단순히 자신을 안심시키려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일이 끝난 후 마교로 직접 찾아가 교주라는 자와 직접 거래를 해볼까 하는
데, 그 때 자네 역시 동행시키도록 할테니 지금은 심형도라는 자를 상대하는데
전력을 쏟도록 하게나."
"예. 루드웨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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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성탄을 맞이하시기를....ㅠㅠ
으헝헝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