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75화 (175/247)

제 8 장 부맹주의 어여쁜 세딸 (3)

"여기가 무림맹의 부맹주께서 거처하시는 곳인가?"

"예. 아직 루드웨어님의 신분을 확실히 믿을 수 없으니 공적인 자리가 아니라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는것이죠. 부맹주께선 신분보다는 능력에 중점을 두는 분

이시니 아마 루드웨어님을 끌어들이시려 할 것입니다."

"음..."

진천명의 말을 들어보면 사능군이란 사람이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생각해보면 몰락해가는 남해검문 보다는 무림 양대산맥의 하나인 무당의 속

가제자는 사위로 맞아들이는 편이 훨씬 더 나은 일이 아닌가?

단순히 남해검문이 싫어서라기보다 더 나은 사위를 보기 위해서라는 편이 옳다

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접대실의 문이 열리면서 한명의 미녀가 차를 가

져왔는데, 조심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보니 상당한 미녀였다.

'음...사도혜와 많이 닮은 것 같군.'

[저분이 바로 부맹주님의 첫째따님이신 사문란님이십니다. 현재 나이는 방년 19

세로 혼기가 찬 나이입니다.]

[과연 아름답긴 하군.]

금소련이라는 어여쁜 미인에게서 나온 아이들이라면 이 정도의 미모는 당연하

다는 생각을 하는 루드웨어였다.

진천명이 말한대로라면 다 좋은데 도도함이 지나치다는 이야기가 있기에 어떤

여자인지 시험도 해볼 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름다운 분이시군요. 당신을 보고 있다보니 설빙화란 꽃이 생각이 나는군요."

사문란은 갑작스런 그의 말에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지었는데, 설빙화란 꽃에 대

해서 들어 본 적이 없었는지라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설빙화라니 그런 꽃은 처음 들어보는군요."

그 말에 루드웨어는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앞에 손바닥을 펴서는 조심

스럽게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 그의 손위로 하나의 영상이 서려지

기 시작했다.

"중원이 어는 곳인지 모르는 곳, 그곳에는 수만년 동안 녹지 않은 만년설이 자

리잡고 있는산이 있고, 세상에 어느 것보다 아름다운 꽃 설빙화가 있다고 합니

다."

"아!"

환상같은 루드웨어의 마법을 보며 사문란은 크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날 설빙화의 아름다운 소문을 듣고 한 청년이 자신의 약혼자에게 꽃을 선

물하기 위해 만년설의 산을 올라갔지만, 애석하게도 설빙화의 눈 앞에서 추위에

쓰러지고 말았답니다."

"아!"

"설빙화는 수만년을 살아오는 동안 영물화 되어 있었기에 자신의 눈앞에 쓰러

진 청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설빙화는 청년을 구하

고자 산으로 내려갔던 것이지요. 깨어난 청년은 자신이 산밑에 누워있다는 것을

알고는 정신을 차렸고, 자신의 손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인 설빙화가 있

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루드웨어는 설빙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마법을 통해 영상으로 그것을 투영

해 주고 있었기에 사문란은 크게 감탄하며 빠져 들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산을 내려왔던 설빙화는 청년이 사랑하는 여

인의 머리에서 그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달콤한 사랑

의 언어는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님을 아는 설빙화는 슬픔에 젖을 수밖에 없었고

그런 슬픔이 계속 지속되자 서서히 아름다움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세상에서 가

장 아름다웠던 꽃은 이제 시들어 버려 땅으로 던져졌고 더 이상 청년은 그 꽃

을 돌아보지 않게 되었답니다."

"그런..."

"시들어가며 죽어가는 설빙화는 무심결에 자신이 살고 있던 만년설이 쌓인 산

을 돌아보았는데, 그 때 꽃은 산이 울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수만년의

세월동안 자신을 언제나 외롭고 혼자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그런 수만년의 세월

을 말없이 자신을 지켜본 이가 있었던 것이지요. 산은 설빙화를 생각하며 눈물

을 흘리니 만년설은 녹아 대지를 적시고, 온 세상을 눈물로 잠기게 했지요."

루드웨어의 이야기에 사문란을 물론이요. 진천명까지 흠뻑 빠지고 있었기에 접

대실에는 그의 낭랑한 목소리만이 흐르고 있었다.

"다음은 어떻게 되었나요?"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는 루드웨어를 보며 사문란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

는데, 루드웨어는 미소를 짓고는 손바닥의 마법을 끝내고는 말했다.

"글쎄요. 뒷 이야기는 소저와의 또 다른 만남이 있을 때 계속하도록 하지요"

"어머..."

루드웨어의 말에 사문란은 얼굴을 벌개지면서 도망을 가니 바람둥이 루드웨어

는 드디어 여기저기 손을 뻗기 시작한 것이다.

"루드웨어님...제발 자중해 주십시오. 전 무림맹에서 쫓겨나고 싶은 생각이 없습

니다."

"하하하! 알겠네."

점점 불안해 지고 있는 진천명이였다.

사문란이 가지고 온 용정차를 음미하며 무림맹 부맹주의 연봉을 계산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면서 50대 정도의 남자가 접대실 안으로 들어왔는데, 그의 모습을

확인한 진천명은 자리에 일어나서 포권지례를 하며 인사를 했다.

"부맹주께 인사올립니다."

"오! 진소협 참으로 오랜간만에 보게 되는군."

부맹주인 사능군이라는 것을 눈치챈 루드웨어는 정중히 포권지례를 하며 자신

의 소개를 했다.

"무림맹 부맹주님을 뵙게 되서 영광입니다. 서장에서온 루드웨어라고 합니다."

"아! 녹발대제란 명호를 가지고 계시다던 루드웨어대협이시군요. 본인은 사능군

이라 합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친 세사람은 자리에 앉았다.

사능군은 루드웨어에게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서장에서 진소협이 구명지은을 입었다고 하던데?"

"우연한 일이였을 뿐입니다. 저로선 진소협같은 친우를 얻었다는 것에 감사할

일이지요."

"하하하하."

사능군은 루드웨어의 말을 듣고는 꽤 마음에 두는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무림맹을 통해 사람을 찾고자 하신다고 들었는데?"

"예. 서장의 저의 사문에 죄를 짓고 나온 이들이 중원으로 도망을 쳤습니다. 저

로서는 중원땅에서 그들을 찾는다는 것이 암담했는데, 진소협께서 무림맹에 소

개를 해주신다고 해서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진소협의 은인이시라면 무림맹의 은인이시기도 합니다. 최선을 다해 돕도록 지

시를 내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는데, 그때 무슨 생각이 났는지 루드

웨어를 보며 물었다.

"그런데 서장에서 도망친 자 중에 여인이 있지 않습니까?"

"예?"

"들리는 말에 의하면 여인곡에서 파견된 여인 중에 서역에서 온 여인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해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음..."

루드웨어는 청건당의 인물들에게서 무후라는 칭호를 받기 시작한 여인의 이야

기를 들은 적이 있는지라 어느정도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생김새를 알 수있겠습니까?"

"아직까지는 자세한 외모를 알 수는 없지만, 개방의 취개 어르신께서 그녀와 한

동안 같이 있었다하니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무림맹으로 그녀의 초상화가 도착

하리라 생각합니다."

"음..."

생각보다 쉽게 찾게 되었다는 생각에 루드웨어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언가 안좋은 예감이 들었다.

오랜 시간을 숨어 지내던 이가 자신이 나타나자 마자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는 것이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혹시 함정이 아닐까?'

하지만 그는 곧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는데, 자신이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그

들이 알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간단히 사능군과 이야기를 나눈 루드웨어는 한시진 정도 후에 대화를 끝낼 수

있었다.

무림맹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얻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이 곳에서 머물

러 강호의 상황에 대해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ㄷ.

이러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할 때 갑자기 하늘에서 청의를 입은 인형이 떨

어져 내려왔는데, 그는 난데없이 루드웨어의 목에 검을 겨누고는 소리쳤다.

"서역의 오랑캐놈이 감히 무림맹에 무슨 이유로 왔는냐?"

"엥?"

그의 말에 황당함을 느낀 루드웨어는 생각하던 것을 멈추고는 고개를 들었고,

자신에게 검을 뽑은 이가 묘령의 소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맹주님의 셋째 따님이신 사문희님이십니다.]

"음..."

이렇게 해서 부맹주의 세명의 여식을 모두 만나게 된 루드웨어였는데,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여인의 눈에서 살기가 넘쳐 흐르자 이상한 생각이 들어 진천명을

보며 물었다.

[이상하게 나를 싫어하는 것 같은데, 무슨 연유가 있는가?]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아무래도 과거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듯 합니다.]

[과거의 기억?]

[예.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사문희님이 어릴 때 연모하시던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이 서장에서 온 라마에게 죽음을 당한 후에 서역의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목

을 베버리시려 한다고 들었습니다.]

"음..."

이상한 상황에 빠져버린 루드웨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슨 연유이신지 모르지만, 본인은 진소협의 소개로 무림맹에 정식으로 들어온

사람입니다. 이런행동은 실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만."

"흥! 서역의 오랑캐에게 중원의 예의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 말과 함께 사문희는 검을 앞으로 찔러오니 루드웨어는 가볍게 몸을 날려 감

신히 목이 꿰뚫리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

"오라! 한수의 재간을 가지고 본녀를 농락하려 하는구나!"

"젠장할!"

"역시 서역의 오랑캐라 입이 더럽구나!"

죽기 싫어 피했더니 한 수재간이 있어 여인은 농락한 것이 된 루드웨어는 억지

를 부리는 사문희란 계집에 짜증이 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장소가 무림맹이며 상대가 무림맹의 부맹주의 딸이니 만큼 함부로 상대

할 수 없는지라 검을 피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녀의 검솜씨는 꽤 훌륭한 편에

속한지라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진천명은 그가 부맹주의 얼굴을 보고 참는 것을 알고는 앞으로 나와서는 자신

의 검을 뽑아 그녀의 검을 처내며 말했다.

"더 이상 실례를 범한다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흥! 네까짓 것이 감히 나를 상대할 수 있다 생각하느냐!"

진천명 마저 무시하는 그녀는 두 사람을 공격하기 시작하니 어릴 때부터 귀하

게만 자란 검이 없다고 밖에 생각 할 도리가 없었다.

사문희의 검은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탓에 간단히 검을 처내는 식으로 막

기는 어려웠던지라 진천명으로서도 식은 땀을 흘릴 수 밖에 없었는데, 더 이상

참지 못한 루드웨어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부맹주님의 얼굴을 봐서 참았다만 네 년의 경박함을 보니 더 이상 봐줄 필요

가 없겠구나!"

"이 더러운 오랑캐녀석이!!"

루드웨어에게 욕을 들은 사문희는 얼굴이 시뻘개지면서 노기가 서렸고, 자신의

내공을 모두 돋구어서는 살수를 펼치기 시작했다.

"하압!!"

그녀가 가볍게 손목을 흔들자 수십개의 검영이 뻗어서는 루드웨어를 향해 찔러

갔는데, 그는 흩어진 검영을 뚫어지게 처다보며 가볍게 손가락을 뻗어서는 그녀

의 검을 막아나갔다.

"헉!"

자신의 십성이 넘는 내공이 실린 검을 손가락 하나로 막아나가자 그녀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잠시 그녀의 공격이 흐트러지자 루드웨어는 곧바로

그녀의 마혈을 향해 지풍을 날렸다.

"찹!!"

"꺅!!"

한 수간의 방심으로 마혈에 지풍을 강타당한 사문희는 몸이 굳어지고 말았으니

루드웨어는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메롱!"

"이....!!"

마혈이 짚여 움직이지도 못하는 사문희를 보며 혓바닥을 내밀며 약올리는 루드

웨어였기에 진천명으로선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사문희는 그의 그런 행동에 노기를 치솟아 오르고 있었지만, 황담함과 억울함에

얼굴만 시뻘겋게 변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재밌던지 루드웨어는 미소를 짓고

는 말했다.

"크크크 어린 꼬마야 다음부터는 상대를 잘 보고 덤비도록 하거라."

"더러운 자식 당장 마혈을 풀지 못하겠느냐?"

"음...아직 정신을 못차렸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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