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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174화 (174/247)
  • 제 8 장 부맹주의 어여쁜 세딸 (2)

    도저히 잠을 못 이루는 루드웨어는 달구경이나 할 겸 밖으로 나왔다.

    머무르고 있는 장소가 장소인만큼 숙소 근처에도 상당수의 무사들이 경비를 서

    고 있었기에 루드웨어는 투명마법을 사용하여 편안히 산책을 즐기고 있었는데,

    무림맹의 안에 있는 작은 정원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두명의 젊은

    남녀가 밀회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 사람은?'

    여자는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자의 경우에는 이곳에 들어오면서 보았던 사

    람이였다.

    남해검문에서 왔다고 하는 곰보자국의 무사였다.

    남자의 외모가 조금 떨어지는 편이였지만, 예상외로 여자의 경우에는 상당한 미

    인이였기에 균형이 맞이 않은 두 연인에 대한 호기심이 느껴진 루드웨어는 천

    천히 그들의 곁으로 다가가 대화를 듣기 시작했다.

    "문가가....이제 더 이상 만나지 말았으면 해요.."

    "그게 무슨 말이요."

    여자의 말에 그는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이없게도 두 남녀의 이별의 순간을 포착하게 된 루드웨어는 아깝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두 남녀의 이별 사연을 청취하기 시작했다.

    "흑흑흑...하지만 아버지의 말씀을 거역할 수가 없어요.."

    "...."

    그녀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말에 문씨 청년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듯 주먹을 부르르 떨고 있다 말했다.

    "내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보겠소."

    "흑흑흑...문가가 그렇게 된다면 당신은 다시는 무림맹에 들어 올 수 없게 될지

    도 몰라요. 당신은 남해 검문을 다시 대문파로 만들어야 되는 사명이 있잖아

    요."

    "하지만....하지만...당신이 다른 남자에게 가버린다면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이오. 지금의 난 사문의 재건보다 당신이 더 소중하단 말이요."

    "문가가....흑흑흑.."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여자의 아버지가 남해 검문의 문씨 청년에게 딸을

    줄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던 루드웨어였다.

    자신도 로노와르와 결혼할 때 그녀의 할머니인 프로란스의 방해로 고생을 했었

    던 터라 남의 일같지 않게 생각되어 도와주고 싶었지만, 표면에 나설 수 있는

    입장이 아닌자라 조용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계속 청취하고 있었는데, 그 때 그

    들에게로 한 사람의 인형이 나타났다.

    "헉!"

    두 사람은 난데없이 나타난 젊은이의 얼굴을 보고는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었

    는데, 그는 여인에게 다가가서는 팔을 잡고는 끌어당긴 후 문씨 청년을 향해 소

    리쳤다.

    "문진우(文眞友)!! 네 녀석이 감히 맹주가 하신 말씀을 무시하고 내 여동생을

    만나다니..!"

    "사형님...."

    어쨋든 문씨 청년의 이름이 진우라는 것을 알게 된 루드웨어는 여인의 오빠라

    고 생각되는 청년의 얼굴을 보았다.

    잘생긴 얼굴과 함께 멋드러지게 뻗어나 있는 검미, 상당한 내공을 지닌 듯한 기

    도를 보아 꽤 명망있는 집안의 젊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진우는 그의 노갈에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

    구하고 사씨 청년은 노기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검을 뽑으며 소리쳤다.

    "네녀석의 목을 베어버리고 말리라!"

    "오빠! 그러시면 안돼요. 흑흑."

    검을 뽑아드는 자신의 오빠를 보며 여인은 눈물을 터뜨리며 팔에 매달렸는데,

    매정하게도 자신의 동생을 뿌리친 사씨 청년은 문진우를 향해 빠른 속도로 뛰

    어가기 시작했다.

    [그리스!]

    사씨 청년이 자신을 죽이려고 함에도 피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문진우

    를 보며 루드웨어는 잽싸게 그리스 마법을 사용했고, 그 순간 사씨 청년은 바닥

    에 미끄러져 앞으로 처박히고 말았다.

    "끄억!!"

    "오빠!"

    "형님!!"

    사씨 청년이 앞으로 고꾸라지자 여인은 크게 놀라며 뛰어 왔는데, 그의 이마에

    서 시뻘건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 놈!!"

    앞으로 미끄러진 후 자신의 머리에서 피가 흐르자 잠시 문진우를 죽일 듯이 노

    려보고 있던 사씨 청년은 일단은 부끄러운 감이 있었는지 검을 집어넣고는 여

    동생의 손을 정원을 빠른 속도로 빠져나갔다.

    "문가가...흑흑.."

    오빠의 손에 끌려가던 여인은 사랑하는 남자를 보며 눈물을 흘리니 문진우는

    그녀의 뒷모습을 말없이 처다보다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사도혜(史燾慧)...어찌하여 당신은 사씨의 가문에서 태어나 나의 가슴을 찢

    어지게 만드는 것입니까...흑흑흑..."

    문진우는 그 여인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가문 때문에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루드웨어는 도대체 남해검문과 사씨의 가문

    에 무슨 일이 있기에 이루어지지 못하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잽싸게 숙소로 들어온 루드웨어는 곤히 자고 있는 진천명을 흔들어 깨우기 시

    작했다.

    "아우...루드웨어님 무슨 일이십니까.."

    진천명은 한잠 단잠을 자고 있는데 깨우는 루드웨어가 짜증이 나기는 했지만,

    참고는 이유를 물어 볼 수 밖에 없었다.

    "궁금한 것이 있는데. 무림맹에 사씨의 성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예? 사씨 성이요? 꽤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에서 직급이 높은 사람은 누가 있는가?"

    난데없는 질문에 한참을 생각하던 진천명은 피고한 듯 하품을 몇번 하고는 말

    했다.

    "음..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무림맹 총감을 맡고 있는 사명옥님과 부맹

    주인 사능군님이 사씨로는 가장 높은 직위에 있습니다."

    "음...그럼 두 사람 중에서 어여쁜 딸이 있는 사람이 있는가?"

    두 번째 질문을 받은 진천명은 그제서야 루드웨어가 노리고 있는 것을 알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참. 무슨 일인가 했더니 역시나 부맹주님의 세 딸 중 한사람에게 반하신 모

    양이군요."

    "응?"

    "뭐 무림맹에 들어온 건전한 남자라면 다 관심있는 일이니 말씀드리지요. 도대

    체 어떤 분을 보신 겁니까?"

    조금 진천명이 오해를 하고 있기는 했지만, 별로 문제 될 것은 없기에 그녀의

    이름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듣자하니 사도혜라고 하던데.."

    "아! 둘째 소저를 말씀하시는군요. 꽤 보는 눈이 있으신데요. 첫째의 사문란의

    경우엔 조금 도도한 여인이라고 소문이 났고. 셋째의 사문희의 경우에는 조금

    말괄량이란 소문이 있지만 사도혜의 경우에는 조숙하고 바른 몸가짐을 하는 여

    인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음...그건 그렇고 남해검문과 부맹주와의 사이는 어떤가?"

    "예? 남해 검문이요?"

    "그래 듣자하니 별로 사이가 안 좋은 것 같아 물어보는거네."

    그 말에 잠시 한숨을 쉰 진천명은 피곤한 눈을 비비며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니까 한 오십년 정도전에는 사가장과 남해검문 사이가 꽤 절친했다고 하

    더군요. 사가장의 선조가 남해검문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니까

    요. 그런데 무슨 일인지 사가장의 쾌풍검(快風劍) 사군명과 남해검문의 소문주

    문성 사이에 큰 다툼이 있었다는군요. 뭐 강호에 흐르는 소문으로는 여자문제라

    던가 비보를 둘러싼 싸움이였다는 등의 여러소문이 있는데 뭐 정확한 것은 아

    니지요."

    "음..그러니까 50년 전부터 두 집안이 사이가 안좋았다는 말이군."

    "예.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사가장과 남해검문이 맞붙은 적은 없지만, 강호에 나

    가면 서로를 비방하고 다닌다고 하더군요. 20년 전만 해도 사가장에 비해 남해

    검문이 크게 앞서나가 무림맹의 요직에도 많이 앉아 있었다고 하는데, 남해검문

    이 무량도에 근거지를 잡고 있는 해적들과 크게 다툼을 벌인 후 거의 대부분의

    고수들이 죽음을 당한 후에는 그 위치가 바뀌고 말았지요. 지금에 와서는 사가

    장에선 사능군님이 부맹주, 팔촌동생이라는 사명옥님이 무림맹 총관의 직위에

    있으니까요."

    "그렇군."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랜 시간 남해검문에게 크게 무시를 당했던 사가장으로선

    지금의 성세를 빌미로 남해검문을 찍어누르려 함은 당연한 것이였다.

    20년 전이라면 현재의 두 사람이 한참 젊었을 적의 나이, 한참 혈기 왕성했을

    때, 힘이 약하다고 당한 수모를 어찌 잊을 수 있었겠는가.

    이렇게 된다면 두 사람이 이루어지기에는 조금 힘들겠다는 생각에 루드웨어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는데, 그 때 고민하는 그를 보며 한숨을 쉬

    는 진천명이 어깨를 두드려 주며 말했다.

    "너무 실망하지 마십시오. 아마 사도혜소저가 무당파의 속가제자인 장인형과 혼

    약이 되있다는 것을 아셨는가 보군요."

    "응? 정혼자가 장인형이라는 자였는가?"

    "에? 모르셨습니까?"

    "음..무당이라...그럼 어찌 해볼 만 하겠군."

    강호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무당의 속가제자라는 말에 루드웨어는 조금 자신감

    이 생겼다. 자신이 창조주의 세계에 있을 때 중점적으로 익힌 것이 바로 무당의

    무공이였기 때문이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셋째 딸인 사문희가 성질이 더럽다고는 하지만 가장 이

    쁘답니다. 그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

    ".... 슬립..."

    "......"

    헛소리를 하는 진천명을 슬립마법을 잠재운 루드웨어는 사도혜 빼돌리기 작전

    을 짜기 위해 머리를 굴릴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하루종일 머리를 쓰느라 피곤에 지친 루드웨어는 감기는 눈을 들어 무

    림맹의 산책에 나섰다.

    진천명이 생각 외로 이름이 있는지라 다행히도 부맹주인 사능군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무사의 안내를 받으며 부맹주가 있는 전각으로 향하는 루드웨어는 어제 구경했

    던 정원에서 한 여인이 꽃을 가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제 그 여인과 비슷하게 생기기는 했지만, 삼시대 후반정도의 중년의 미인이였

    다.

    "저분은 누구신가?"

    옆에 있던 진천명의 옆구리를 치며 루드웨어는 정원을 가꾸는 여인을 보며 물

    었는데, 한번 흘낏 얼굴을 본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분은 절대 안됩니다."

    "젠장할! 넘겨 집지 말고 누군지나 이야기 하라니까."

    "휴..예. 저분이 부맹주님의 부인이신 금소련(金小蓮)이란 분입니다."

    "오오!!"

    아니나 다를까 사도혜의 어머니라는 것을 깨닫고는 루드웨어는 탄성을 내지른

    후 뒤로 돌아서는 금소련에게 다가갔다.

    "루드웨어님!!"

    진천명은 그 모습에 놀라 막으려고 했지만, 애석하게도 이미 루드웨어에게 마혈

    을 짚힌 상태였으니 눈물만 흘릴 뿐이였다.

    "아름다운 꽃이로군요.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천천히 그녀의 곁으로 다가선 루드웨어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손질을 하고

    있는 꽃에 대해서 물었다.

    "호호호. 꽃에 관심을 가지시는 무사 분은 처음이군요. 금단화라 한답니다."

    "근단화라...음..."

    한 참을 꽃을 바라보고 있던 루드웨어는 천천히 손을 들어서는 마법의 주문을

    시전했는데, 그 순간 뿌연 물방울이 그의 소에서 형성되더니 금단화의 주위에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어머?"

    금소련은 그 모습에 크게 놀라서는 잠시 뒤로 물러섰는데,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물방울은 점점 사라져가고 금단화의 꽃 위로 아름다운 무지개가 형성되

    기 시작했다.

    "아...아름다워요..."

    금소련은 그 모습에 크게 감탄을 하고는 탄성을 질렀고,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

    을 보며 미소를 지은 루드웨어는 정중하게 말했다.

    "부인께서 기뻐하시니 다행입니다. 그럼 이만.."

    가볍게 인사를 하고 물러선 루드웨어는 진천명의 마혈을 풀어주고는 다시 길을

    가니 여인은 그런 그의 모습을 말없이 처다볼 뿐이였다.

    [대체 뭐하는 짓입니까! 부맹주님의 부인을 유혹하다니요!!]

    루드웨어의 행동을 보며 진천명은 전음을 사용하여 소리쳤는데, 아무것도 아니

    라는 듯이 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별 것 아니야. 대사(大事)를 위해 조금 준비를 했을 뿐이야."

    "음..."

    진천명으로선 그 대사가 무엇인지 엄청 불안하기는 했지만, 일단은 감시를 철저

    히 하기로 결심하고는 부맹주를 만나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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