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장 암흑검제와의 대격돌 (5)
로노와르의 어검비도는 나선의 궤도를 그리며 무강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기에
그는 강기를 날려 한꺼번에 비도를 처내고는 몸을 날려 그대로 그녀를 향해 몸
을 날렸다.
비도들이 모두 튕겨져나가면서 내공으로 이어진 선이 끊어지자 로노와르는 마
지막 비도를 손에 든 채 뒷걸음질 치듯 뒤로 물러서면서 마지막의 기술을 펼쳤
다.
"섬광비도술!"
순간 빛줄기와 같은 것이 그녀의 손에서 뻗어나가 세도해 들어가고 있는 무강
을 향해 날아왔는데, 크게 놀란 무강은 자신의 검을 일직선으로 내뻗고는 앞으
로 찔러나갔다.
"신검합일!"
장강어옹은 친절하게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듯 소리쳤다.
오직 보이는 것은 그의 검 하나뿐이였고, 그의 신형은 완전히 사라지니 완전한
신검합일의 경지에 올라있는 무강이였다.
무강의 검은 일직선으로 앞으로 뻗어나가 빛줄기와 마주치니 그 순간 큰 소리
와 함께 거대한 진공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엄청난 진공의 공간, 그것이 다시 한순간 크게 폭발하자 일대는 공기가 한 순간
에 빠른 속도로 빨려들어가니 엄청난 돌풍의 소용돌이가 형성되면서 일대의 모
든 나무들을 부러뜨리며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거대한 용권풍의 머리에선 마치 하늘로 치솟는 용이 지상에 마지막으로 울부짖
는 소리처럼 굉음이 울려퍼지니 장강어옹과 여인들은 천신의 싸움이 아닐까 착
각할 정도였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용권풍은 사그라들었고, 일대를 뒤덮은 바람
도 서서히 줄어들며 날뛰던 사물은 대지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쿵쿵..]
꺽여진 나무들이 땅으로 떨어지며 큰 소리로 대지를 울리고 있을 때 그 혼란의
가운데에서 두사람의 모습이 드러났다.
한참을 싸우고 있었던 그들은 서로를 등진 채 멋드러진 모습으로 자세를 잡고
있었는데, 그 때 서서히 무강의 몸이 쓰러지는 다분히 틀에 박힌 일이 벌어졌
다.
"무강!!"
장강어옹은 놀라 그에게 뛰어갔는데, 무강은 땅에 쓰러진 채 입에서 검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큰 내상을 입은 것을 안 장강어옹은 급히 그에게 자신의 진기를 불어 넣어주었
고, 무강은 잠시 후에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무강 괜찮은가!"
"혀...혈비도....무...무랑의 무공...."
무강은 자신을 몸을 상하게 한 로노와르의 무공이 무림의 악마 혈비도 무랑의
무공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천천히 그 말을 내뱉고는 숨을 거두었다.
장강어옹으로선 자신의 눈으로 보아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자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다시..나의 무공이 중원에 모습을 드러낼 땐....대륙의 모든 무인의 시체로 장강
을 메우리라...."
자신도 모르게 장강어옹은 예언과 같은 말을 내뱉었는데, 그것은 바로 공포의
혈성인 혈비도 무랑이 정사연합의 수백의 고수들을 도살하고 사라질 때 뱉은
말이였다.
무강의 시체를 안아 든 장강어옹은 서서히 일어서서는 로노와르를 처다보았다.
그녀 역시 내상을 입은 듯 하지만, 그 거대한 충돌에도 불구하고 몸을 움직이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는 듯한 모습이였다.
"여인곡의 여인들이여 그대들은 도대체 무엇을 계획하고 있단 말인가..."
장강어옹으로선 여인곡이 혈비도 무랑의 계승자를 보호하고 있다고 밖에 생각
할 수 없었다.
무림 서열 십위권의 있다는 암흑검제를 쓰러뜨린 만큼 이제 대사련은 그녀에게
살수를 가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장강어옹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로노와르, 그가 보는 그녀는 과거의 혈성이라는 혈비도 무랑보다 더 무서운 여
인이라 생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쯤에서 헤어지도록 하겠네."
"어른신께서 원하신다면요."
로노와르의 말을 들은 장강어옹은 무강의 시신을 들고는 경공술을 사용하여 사
라졌고, 그들이 모두 사라지자 산 속에는 적막감이 감돌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허리 뒤로 손을 돌려 뒷짐을 한채 하늘을 올려다보며 작
은 탄식을 내뱉었으니 누가 본다면 절대고수의 고독정도로 착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장강어옹은 무강의 시신을 들고 한참을 숲을 빠져나가고 있었는데 그때 그의
앞으로 세명의 인형이 나타나서는 앞을 가로막았다.
"웬 녀석들이냐."
자신의 앞을 막고 있는 자들을 보며 장강어옹은 내공을 돋구어 소리쳤는데, 그
때 한 남자가 앞으로 나와서는 포권지례를 하며 말했다.
"저희들은 흑살문의 문도들입니다."
"음..."
흑살문의 문도라는 말을 들은 장강어옹은 그들이 무강의 시신을 되돌려 받으려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무릇 이런 시체에는 상대방의 무공이라던가 내공정도를 어느정도 측정할 수 있
었기에 무강의 시체를 부검하여 로노와르의 무공이 무엇인지 알아낼려고 하는
것이였다.
"거절한다."
장강어옹으로선 자신의 친구의 시체가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거절의 의
사를 밝혔는데, 그들은 물러설 수 없는지 병장기를 빼어 들고는 말했다.
"무림의 대선배님을 상대로 이런 방법은 사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군
요."
장강어옹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 천천히 친구의 시신을 내려놓고는 품에서 하나
의 실을 꺼내들고는 말했다.
"물러서라. 그렇지 않다면 삼십년만에 처음으로 너희들은 본노의 무형살륜(無形
殺綸)에 의해 짐승의 밥이 될 것이다."
"장강어옹 어르신의 무형살륜을 견식해 볼 수 있다니 영광이군요."
그는 장강어옹의 말에 오히려 미소를 짓고는 자세를 잡으니 무형살륜을 두 손
으로 잡은 장강어옹은 살기를 뿜기 시작했다.
장강어옹이 무형살륜을 사용한 것은 지금부터 삼십년전이다.
당시 그는 장강수로십팔채의 총채주의 신분으로 있었는데, 어느날 대사련에서
장강의 이권을 쟁탈하기 위해 대사련 서열 5위의 혈천마조와 백여명의 무사들
로 하여금 그를 주살케 했는데, 놀랍게도 단 삼일만에 혈천마조와 무사들은 싸
늘한 시체가 되어 장강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대사련은 장강을 다시 천명의 무사들을 보내게 되지만, 그들은 장
강어옹의 술수에 희말려 거의 괴멸에 까지 간 적이 있었다.
살아남은 대사련의 무사들은 장강어옹을 귀신처럼 두려워하게 되니 장강수로십
팔채가 하나의 세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사건때문이였다.
뭇 강호인들은 이 사건을 장강혈사라 부르고 있었는데, 장강어옹은 그 이후로
잔 한번도 무형살륜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아직도 수많은 사파 무사들의 피가 떨어지는 듯한 무형살륜을 보며 장강어옹은
천천히 자세를 잡기 시작했고, 세명의 흑살문의 무사들을 바라보았다.
상당한 실력의 무공을 지닌 듯한 세사람은 병기를 들고는 장강어옹을 향해 공
격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차압!"
드디어 맨 앞에 서 있던 사람이 검을 들어서는 앞으로 빠르게 세도해 들어가자
뒤에 있던 두명의 무사는 공중으로 몸을 날려 장강어옹을 향해 한사람을 칠절
편을 한사람은 암기를 사용하여 세도해 들어갔다.
"혼랑어조(混浪魚釣)"
세명의 무사들이 세도해 들어오자 장강어옹은 무형살륜을 잡고 있던 왼손을 빼
어서는 앞으로 내지르니 무형의 기운이 빠른 속도로 검을 들어 공격해 오는 자
를 향해 뻗어 나갔다.
[챙!!]
"헉!"
무형의 기운을 느낀 그는 검을 들어 무형살륜을 막았는데, 놀랍게도 장강어옹의
낚싯줄은 검을 꿰뚫어가고는 그의 정수리를 향해 찔러왔다.
헛바람을 소리를 내며 급히 그는 몸을 뒤로 숙여 정수리가 꿰뚫리는 것을 막을
수 있었지만, 마치 뱀과 같이 꺽여진 낚싯줄은 다시 그를 공격해 왔다.
"독사출동(毒蛇出洞)"
칠절편을 들고 있던 무사는 그가 위험하다는 것을 보고는 빠른 속도로 칠절편
을 찔러오니 마치 뱀이 움직이는 것처럼 휘어지며 공격해 들어가 장강어옹의
오른쪽 눈을 향해 날아갔다.
"흥!"
고개를 돌려 피한 장강어옹은 뒤로 몸을 날렸는데, 자신의 머리 위로 대여섯개
의 침이 날아오자 무형살륜을 들어 가볍게 회전시키니 투명한 낚싯줄은 나선의
모양이 되어 암기를 모두 튕겨버렸다.
"과연...장강의 패주다운 실력이군...."
흑살문의 무사들은 장강어옹의 실력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의 명
성도 나이가 들면 줄어들만도 하지만 오히려 그의 실력은 더 높아진 듯 했기
때문이다.
자신들로는 장강어옹을 상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흑살문의 무사는 뒤에 있던
동료에게 손짓을 하고는 물러서 뒤로 경공을 사용하여 사라졌다.
"휴.."
그들이 모습을 감추자 안도의 한숨을 쉰 장강어옹은 천천히 무형살륜을 품에
집어 넣고는 무강의 시신의 앞으로 가서는 한탄하듯 말했다.
"이 멍청한 친구야. 죽어버린 몸 어디 하나 의탁할 곳도 없는 놈이 무슨 무림제
일검이란 말인가..."
한참을 잠을 자고 있는 듯이 누워있는 무강의 시체를 바라본 장강어옹은 다시
그의 시신을 들어서는 경공을 사용하여 숲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멀리서 이 두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던 흑살문의 무사는 분하다는 다는 듯이 옆
에 있는 나무를 후려갈기고는 말했다.
"어떻게든 저 시신을 되찾아야 하다. 유진!"
"예. 대사형."
"사제와 함께 장강어옹을 추적하도록 하여라."
"예."
사형의 말에 두 사람은 몸을 날려 장강어옹의 뒤를 쫓아갔는데, 삼사제의 뒷모
습을 보며 만형은 자신의 실력없음을 한탄할 수 밖에 없었다.
"사매 미안하다..."
왜 그는 사매에게 계속 용서를 빌고 있는 것일까?
알 수 없는 일이였다.
무강을 처리한 로노와르는 잠시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훨씬 더 강해졌다..'
이세계의 무공을 익혔을 뿐인데, 로노와르는 자신의 본래의 힘보다 배는 더 늘
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라면 인간으로 폴리모프한 상태에서 그런 스피드를 보일 수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