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69화 (169/247)
  • 제 7 장 암흑검제와의 대격돌 (3)

    유부귀살진에 갇힌 로노와르는 장강어옹이 도저히 생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

    자 진을 깨뜨릴 방법을 생각하려고 했지만, 도지허 귀곡성 때문에 정신을 집중

    시킬 수 없었다.

    "젠장! 저 귀신 울음소리 좀 어떻게....아!"

    그 순간 로노와르는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혹시 귀곡성, 저 귀곡성이 유부귀살진의 환각을 일으키는 원흉이 아닐까란 생각

    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공 중에는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환각을 보게 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어

    느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로노와르는 옆에 있던 도연랑을 보며 말했다.

    "도연랑 칠현금을 건네다오."

    "예."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도연랑은 로노와르에게 칠현금을 건네주었는데, 금을

    받아 든 그녀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더니 조심스럽게 금을 튕기기 시작했다.

    칠현금의 맑은 음색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자. 일대를 뒤덮던 귀기가 조금씩 옅어

    지기 시작했는데, 도연랑은 그 음색을 듣고는 크게 놀라며 소리쳤다.

    "청해음공(淸海音功)!!"

    청해음공은 여인곡의 음공 중 하나로 공격적은 음공은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효능이 있는 음공으로 주로 환술에 격파하는데 쓰이는 음공 중

    의 하나였다.

    도연랑은 그제서야 로노와르가 하는 행동을 이해하고는 크게 탐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청해음공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자, 일행들은 다급했던 마음은 어느정도 진정되어

    가기 시작했고, 귀곡성의 사기 역시 천천히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안개가 사라진다!"

    일행들의 눈을 어지럽히던 안개를 사라지고 조금씩 주변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

    작하니 일행들을 향해 사기를 뿜고 있던 시체들은 하나 둘씩 땅으로 쓰러져서

    는 흙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큭!!"

    이사형이라 불리던 인물은 귀곡성을 바탕으로 한 자신의 유부귀살진이 청해음

    공에 의해 깨어지자 피를 토하고 말았다.

    "사형!!"

    귀곡성을 칭찬하던 청년은 이사형이 쓰러지자 크게 놀라서는 나뭇가지에서 떨

    어지는 그를 잡아 간신히 추락사를 면할 수 있었다.

    "유부귀살진이 깨졌군.."

    만형이 아쉬운 듯 말하자 이사형이란 자는 입가에 흐르고 있는 피를 닦아내며

    말했다.

    "아무래도 음공에 대가가 있는 듯 합니다..크윽.."

    "멍청한 녀석, 여인곡에 여인들이라면 음공이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예상을 했

    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크.윽..그것이 상당한 무공을 가지고 있는 여인이란 말에 무공만을 익힌 여인이

    라 생각했지 저의 유부귀곡성(幽府鬼哭聲)을 깰 정도의 인물이 있다고는 생각하

    지 못했습니다."

    "음...너의 유부귀곡성을 깰 정도라면 어느정도 수준이더냐?"

    "적어도 이갑자 이상의 내공과 함께 여인곡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음공의 고

    수만이 가능합니다."

    그의 말에 만형은 상대가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수위를 알 수 없는 무공의 정도와 함께 음공마저 같은 수준으로 익혔다고

    생각한다면 여인곡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인물일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여인곡의 상위 인물에다 장강어옹까지 덤이라...."

    "아무래도 암흑검제님을 불러야 하는 것이."

    "닥쳐라!"

    이사형을 안고 있는 청년이 조심스럽게 암흑검제란 사람의 이름을 꺼내자 만형

    은 얼굴을 일그러뜨리고는 소리쳤다.

    "암흑검제로 인해 흑살문의 이름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그는 엄연한 외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살수는 투입하지 않는다."

    간단하게 명령하듯이 말한 그는 나무들 사이를 빠른 속도로 헤치며 사라져갔다.

    "사제...미안하네.."

    "무슨 소리입니까..사형은 열심히 하셨는데요."

    그렇게 말한 청년은 조심스럽게 이사형이란 자의 가슴에 안기니 얼굴에 살짝

    뜬 홍조로 보아 사랑에 빠진 청년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안하구나...이번 일만 성공했으면 너에게 여인의 삶을 선물해 줄 수 있었거

    늘...'

    사실 사제라고 말한 청년은 여인이였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건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청년은 남자로서의 삶

    을 살며 자객의 일을 하고 있었으니 과연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을

    런지는 알 수 없었다.

    자신의 가슴에 안긴 사제를 안으며 사색에 잠긴 자는 유진(劉眞)이란 자로 현재

    흑살문의 문주의 둘째 제자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유부귀살진에서 벗어난 로노와르 일행은 근처에서 희미하게 느껴지던 기운이

    모두 사라진 것을 깨닫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칠현금을 건네주며 말했다.

    "살수들의 기가 모두 사라졌다."

    "예."

    마차와 말이 모두 망가진 일행은 어쩔 수 없이 짐을 대충 짊어지고는 도보로

    여행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장강어옹을 앞에 세우고 한참을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멀리서 한 남자가 걸어

    오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걸음걸이의 보폭의 넓이를 보아 무공을 익히지 않은 자라는 것은 알 수 있지만,

    로노와르는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의 자세가 너무나 평범했기 때문이다.

    '이상하군..'

    삼장 정도의 거리로 다가왔을 때 로노와르는 천천히 손을 내려 허리에 차 있는

    검에 손을 가져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가까운 거리에 왔을 때 평범한 인물이라

    여겼던 자에게서 무엇인가가 빠른 속도로 로노와르의 목을 향해 날아왔다.

    "차압!!"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로노와르는 급히 몸을 뒤로 날려 그 물체를 피한 후 검

    을 집어 던졌고, 날아간 검은 그의 복부를 꿰뚫어버리고는 다시 로노와르의 손

    으로 돌아왔다.

    "크으윽...어검술....!!"

    로노와르가 행한 것이 어검술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는 피를 뿌려내며 땅에 쓰

    러지고 말았다.

    장강어옹은 쓰러진 자객의 얼굴을 보다가 놀라면서 로노와르를 보며 물었다.

    "자네는 이자가 자객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가?"

    "음..너무나 평범했어요. 이런 험중한 산길을 이런 평범한 자가 혼자 걷는 다는

    것이 이상했거든요."

    "음..."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장강어옹이였다.

    보통의 이런 깊은 산중을 지날때는 호랑이와 같은 맹금류들을 경계하기 위해

    무리를 이루어 지나가는 것이 보통이였기 때문이다.

    물론 혼자서 다니는 인물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런 자들은 모두 로노와르에게

    죽을 것 같으니 제외하는 장강어옹이였다.

    하지만 이런 관찰력보다 더 놀란 것은 로노와르가 어검술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검술상의 최고의 경지라는 어검술을 사용했다는 것은 그녀가 검의 일가를 구축

    할 만큼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뜻인데, 자신 역시 꿈도 못 꾸는 이런 경지에 다

    달은 로노와르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여인곡은 어떻게 이런 여아를 구한 것인가?'

    자신이 알고 있는 여인곡이라면 절대 이 정도의 무공을 가진 인물들을 만들어

    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장강어옹이였다.

    한편 이 광경을 처다보고 있던 흑살문의 만형 역시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

    다.

    이번에 투입된 살수는 흑살문에서 자랑하는 천살십이수의 다섯 번째의 좌에 속

    해 있는 특급살수였는데, 그거 단 일합에 죽음을 당했기 때문이다.

    '어검술....젠장... 암흑검제를 이용해야 한단 말인가...하지만 암흑검제를 이용하면

    이사제와 삼사제가....'

    만형 흑살문 문주의 대사형의 신분을 가진 그는 왜 암흑검제를 끌어들이는 것

    을 꺼려하고 있는 것일까?

    또 이사제와 삼사제는 암흑검제와 무슨 사이가 있는 것일까 의문일 수 밖에 없

    었다.

    만형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하늘을 향해 신호탄을 터뜨리니 그것은 자신의 실력

    으론 상대를 처리하기 어렵다는 표식이였다.

    하늘 높이 푸른색의 연기가 일렁거리자 장강어옹의 얼굴을 시퍼렇게 변할 수

    밖에 없었다.

    "무슨 일입니까?"

    "음..아무래도 흑살문에서 암흑검제를 끌어들일 것 같구나.."

    "암흑검제요?"

    도연랑은 암흑검제란 말에 물어보았는데, 술이 담겨 있는 호리병을 입에 물고는

    잠시 술을 들이킨 장강어옹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암흑검제는 흑살문에서 자랑하는 청살십이수의 수좌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로

    그의 검은 살수의 검이 아닌 무림의 검을 다루는 인물이네, 무슨 연유에서인지

    흑살문에 힘을 빌려주고 있지.."

    "암흑검제란 인물이 강한가요?"

    "강하다라...음...현재 사파의 인물들 중 검에 한해서는 암흑검제를 넘어 설 수

    있는 인물이 없을 정도이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무형검의 경지까지 이르렀다

    고 하네."

    "무형검!!"

    도연랑은 그의 말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형검은 검이 없었도, 내공을 사용하여 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지로 무형검

    에 경지에 이르렀다면 강호의 제일을 넘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근 백년간 무림의 수준이 크게 올라가 무형검의 실력을 지녔다고 해도 강

    호 서열 십위안에 간신히 들 정도로 변해 버렸지만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에게

    무형검의 실력자는 무서운 인물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행들은 한 사람의 실력을 믿고 있었다.

    로노와르, 어느 누구도 그 무공의 능력을 짐작할 수 없는 그녀는 무형검의 경지

    에 이르는 암흑검제라 하더라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

    이다.

    만형은 신호탄을 올리고는 나뭇가지에 몸을 맡기고 있었는데, 그 때 이사제와

    삼사제가 자신의 곁으로 경공을 사용하며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형! 방금 전 신호탄은?"

    "....평숭이 당했다."

    "평숭이라면 천살오수가 아닙니까!"

    청살오수 평숭이라면 자신들 역시 한순간에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자였기 그

    가 죽었다는 말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의 능력으론 처리할 수 없는 상대였다."

    "그런..."

    유진은 대사형이 포기했다는 말에 잠시 말문이 막힐 수 밖에 없었는데, 만형은

    잠시 고개를 돌려 삼사제를 보더니 말했다.

    "삼사제....미안하네.."

    "예?"

    갑작스런 만형의 말에 삼사제는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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