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58화 (158/247)
  • 제 5 장 장강에서의 혈투 (8)

    장강어옹의 외침을 들은 로노와르 역시 경공을 사용하여 배를 바꾸어 타려고

    했는데, 그 순간 뒤에서 섬뜻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끄아악!!!"

    "요파산!!"

    한빙신공의 음한기공으로 꽁꽁얼어 죽었으리라 생각한 되살아나서는 그녀를 향

    해 권강을 날린 것이다.

    요파산의 피부는 음한기공에 의해 심한 동상을 입었기에 피부가 흘러내리는 듯

    늘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진한 피가 쉴새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기에 악귀와 같

    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미 요파산을 쓰러뜨렸다고 생각하고 검을 던져버린 로노와르는 맨손으로 그

    를 상대할 수 밖에 없었다.

    "크아아아!!"

    "흥! 일장에 숨을 끊어주마!"

    인간의 목소리라고 할 수 없는 괴성을 지르는 요파산을 보며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말하고는 빠른 속도로 세도해 들어가서는 장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노와르는 그 순간 자신이 했던 말을 실현하지 못했다. 이미 죽음의 끝

    의 선까지 갔다가 온 요파산은 전에 상대했던 그가 아니였다.

    마치 지옥에서 힘이라도 얻어온 것처럼 거의 새배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그를

    상대로 로노와르는 당화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크아아!!"

    "광전사?"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에선 이런 심한 상처를 입고서도 오히려 더 큰 힘을 낼

    수 있는 존재인 광전사가 생각이 난 로노와르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물론 그녀를 상대로 버서커라 할지라도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인간의 힘만을

    사용하여 상대를 쓰러뜨리려하는 로노와르로선 조금 힘들 수밖에 없었다.

    요파산은 완전하게 광전사가 되어버렸는지 계속되는 장법을 시전하면서 화상이

    되어 물어버린 상처의 껍질이 벗겨져 사방을 피로 물들임에도 그 공세를 늦추

    지 않고 있었다.

    "끔찍한 녀석이로군! 항마연환신각(降魔連環神脚)!"

    그녀로선 물렁거리는 살에 장을 갖다대기조차 징그러웠기에 각법을 사용했다.

    로노와르의 현란한 각법은 미쳐 날뛰고 있는 요파산의 중요 요혈을 순식간에

    강타하고는 장강으로 떨어뜨렸지만, 광전사가 이 정도에 죽지 않을 것이라는 것

    을 알고 있는 로노와르로선 주의를 기울 일 수 밖에 없었다.

    [쿠구궁!!]

    아니나 다를까 물속에서 엄청난 기세로 물기둥이 치솟아 오르며 그녀가 타고

    있는 배의 밑바닥을 파괴하며, 그대로 로노와르를 공격해 온 것이다.

    "차압!"

    급히 뒤로 몸을 날려 물기둥을 피한 그녀는 배의 갑판을 향하여 장풍을 시전하

    기 시작했다.

    "괴물 죽어라! 십팔로항마장법(十八路降魔掌法)!"

    이젠 녀석의 끈질김에 짜증까지 나는 로노와르는 십팔로항마장법을 시전하며

    자신 역시 배의 갑판을 뚫고 장풍을 날려 녀석을 공격해가기 시작했으니, 장강

    은 두 사람 사이의 결전으로 엄청난 파란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엄청나다..."

    "음.."

    요파산이 타고 왔던 배에 이미 갈아타고 있던 사람들은 로노와르와 요파산의

    대결에 넋을 놓고 지켜보고 있었다.

    장강어옹으로선 로노와르가 자신을 비등하거나 한 수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지금의 실력으로 보니 전혀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 치열한 격전 속에서도 본신의 힘을 전부 발휘하고 있지 않다니...무서운 고

    수가 무림에 나타났군...'

    장강어옹은 로노와르가 아직도 많은 힘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십팔로항마장법과 물 속에서 요파산이 쏘는 물기둥공격에 의해 이제 배

    는 완전히 박살이 났고 폭우가 몰아치는 거센 장강의 파도에는 수많은 배의 파

    편들이 어지럽게 널려 떠 있었다.

    허공답보의 경공은 상당한 내력을 소비하는지라 로노와르는 무섭게 파도가 일

    고 있는 장강의 위에 작은 파편 하나를 밟으며 서고는 물밑에서 숨어 있는 요

    파산을 찾기 시작했다.

    오행중 수의 해당하는 공력을 익힌 요파산은 마치 수공(水攻)이라도 익힌 것 처

    럼 장강의 물밑을 빠른 속도로 헤엄치고 있었기에 로노와르로선 쉽게 공격할

    수가 없었다.

    물의 저항력으로 자신의 장법이 크게 장애를 받는 이상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

    기 위해선 그를 물위로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용언을 사용하

    기 시작했다.

    [갈라져라!]

    그 순간 그녀의 앞에 있던 장강은 반으로 갈라졌다.

    "장강이 갈라졌다!"

    사람들은 장강이 갈라지자 크게 놀라며 소리쳤고, 장강어옹마저 이 사태에는 크

    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공력이 뛰어난 이라고 해도 거대한 장강의 반으로 가를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으리라곤 생각치도 못했기 때문이다.

    "크아아!!"

    장강이 반으로 갈라지자 요파산은 더 이상 물 속에서 숨어 있지 못했는지 모습

    을 드러내서는 그녀를 향해 장풍을 날리기 시작했고, 수십개의 물기둥이 로노와

    르를 향해 작렬해 가기 시작했다.

    "흥! 하압!!"

    물기둥의 공격을 보며 호신강기를 극성으로 끌어올리자 그녀의 몸에 맞기도 전

    에 물기둥은 사방으로 흩어져서 파해가 됬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로노와르

    는 요파산을 향해 날아갔다.

    "크어어!"

    "흥! 양광수(陽光手)!!"

    빠른 속도로 그의 정면으로 세도해 들어간 로노와르는 그의 정수리에 손바닥을

    가져갔는데 그 순간 그녀의 손에선 큰 빛이 일렁거리기 시작하더니 엄청난 내

    가의 공력은 순식간에 손바닥을 빠져나가서는 한순간에 그의 머리를 박살을 내

    버리며 장강을 물줄기를 다시 한번 갈라버렸다.

    [쿠구궁!!]

    로노와르의 양광수에 머리가 박살이 난 요파산은 그대로 절명을 하고는 장강의

    물 속으로 떨어져 죽음을 맞이했다.

    아무리 광전사라해도 머리가 박살이 난 이상 살아날 확율은 전무하다고 할 수

    있었기에 이번에는 확실히 녀석을 처리했다고 생각한 로노와르는 몸을 날려 일

    행들이 타고 있는 배로 착지했다.

    로노와르가 십자의 모양으로 갈라버린 장강은 그녀의 힘이 사라지자 다시 원상

    태로 복귀했지만, 그 여파로 엄청난 파도가 형성되며 일대를 뒤덮어 버렸다.

    [파!(破)]

    하지만 그녀가 타고 있는 배는 로노와르의 용언에 의해 보호가 되었으니 지금

    까지 남아 있던 대사련의 무사들은 거대한 장강의 파도에 실려 물귀신이 될 수

    밖에 없었으니 일대는 단 한척의 배를 제외하고는 장강이 모든 것을 쓸어버렸

    다.

    "아!"

    사람들은 마치 신화속에서나 있음직한 싸움을 보고는 모두 입을 다물 수가 없

    었는데, 그때 도연랑이 배로 옮겨온 로노와르에게 찻잔을 가져와서는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구나."

    도연랑이 가지고 온 용정차를 마시며 숨을 가다듬은 로노와르는 천천히 폭우

    속의 장강을 돌아 보았고, 그 순간 폭우는 사라져가며 물러가는 먹구름 뒤로 장

    강을 은빛으로 물들이는 달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무...무후(武后)의 환생인가..."

    무림 수천년의 역사에서 여자의 몸으로 천하제일인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 있었

    으니 사람들은 그녀를 무후라 부르며 칭송했다는 전설이 있었다.

    취개는 마치 그 무후가 현세에 되살아났다는 착각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내뱉었고, 근처에서 듣고 있던 다른 이들 역시 취개의 말에 동감할 수 밖

    에 없었다.

    장강의 모든 여정이 끝나는 순간 이제 여인곡의 만화신녀 로노와르는 강호에

    그 이름을 드 높이게 되며 무후라는 칭호가 그녀에게 붙여 질 것임을 의심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거기다 그 말을 뱉은 인물이 강호의 정보통으론 최강이

    라는 개방의 취개이니 어찌 의심할 수 있겠는가?

    아무튼 무림에 큰 폭풍을 불게한 새로운 절대고수의 탄생, 바로 무후 로노와르

    였다.

    로노와르가 대사련과의 싸움에서 진정한 무후로 이름을 드날리려 할 때 루드웨

    어는 무명의 무사의 신분으로 무림맹을 향해 긴 여정을 하고 있었다.

    태양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일대의 논밭은 이제 말라 비틀어져 거북이 등껍질

    처럼 변해 있었기에 진천명으로선 초민들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작은 마을에선 어디를 가나 하늘을 향해 기우제를 지내지 않은 곳이 없으니, 만

    약 이런 식으로 가뭄이 계속되다가는 많은 사람들이 아사할 것이란 생각에 진

    천명은 조금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뛰어난 치정을 한다해도 백성이 굶는다면 어떠한 것도 소용이 없기 때

    문이다. 각지에는 가뭄에 지친 농민들이 농기를 집어던지며 도적이 되며, 수많

    은 사람들이 아이를 팔아 연명을 하고 있으니 이런식으로 가다간 중원은 큰 혼

    란에 뒤덮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루드웨어 역시 그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길 수 밖에 없었다.

    '초민들에게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런 가뭄은 수십년만에 처음이라고 했는데..아

    무래도 내가 이곳으로 오면서 이세계의 붕괴가 더욱 가속화 된 것은 아닐까?'

    물이 없어 고생하고 있는 그들을 보며 루드웨어로선 컨트롤웨더를 사용하여 비

    라도 내려주고 싶었지만, 컨트롤웨더라는 것이 다른 곳의 비구름을 불러오는 마

    법이지 아무것도 없는 하늘에 비를 내리게 하는 무적의 마법은 아닌지라 고개

    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이곳에도 비를 내린다고 해도, 그 먹구름이 사라짐으로써 다른 곳에선 가뭄에

    시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을 지날 때마다 보이는 사람들의 피폐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가다간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을터인데, 관에선 구휼미(救恤米)를 생각

    하지 않는단 말인가?"

    "원래 관이란 것이 중앙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이런 시골에선 부패하기 그지없는

    것이지요. 아마 농민들이 반이상 죽음을 당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구휼미를 생각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음..."

    이세계나 자신이 살고 있던 곳이나 권력이 있는 자들은 다 똑같구나란 생각을

    한 루드웨어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진천명, 여사랑."

    "예."

    "자네들 도둑이 한번 되볼 생각은 없겠는가?"

    "도둑이요?"

    "그렇다네 초민을 위한 의적말일세."

    그 말에 진천명은 잠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금새 루드웨어가 생각하고

    있는 바를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루드웨어님의 생각이 그러하시다면 전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여여협은 어떻습니까?"

    "두분의 생각이 그러하시다면 저 역시 따르도록 하지요."

    세사람의 의견이 합쳐지자 루드웨어의 눈에선 밝은 빛이 비추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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