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55화 (155/247)

제 5 장 장강에서의 혈투 (5)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속담처럼 쌍용비선의 수상무적 장진천이 여인곡의

여인에게 패했다는 소문은 빠른 속도로 강호에 퍼져가기 시작했고, 이것은 장강

의 질서의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지금까지 장강은 수상무적 장진천에 이해 거의 지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였지만, 그가 무너짐에 따라 총채주의 실력을 의심한 열여덟명의 채주들이 조금

씩 장가수로십팔채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묘한 것은 이러한 상황에도 장진천이 전혀 수로채의 채주들에게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였다. 예전대로라면 분명 쌍용비선이 반항하고 있는 수채를 풍

지박살 내는 것이 보통인데, 왜 그는 자신에게 반항을 하고 있는 채주들을 가만

히 내두는가 하는 것이 강호에선 이슈가 되고 있었다.

이러한 소문이 점차 퍼져나가면서 지금까지 장진천이 두려워 파사신검을 노리

는 일에 참여하지 않은 인물들이 대거 장강으로 모여듬으로써 로노와르에겐 조

금 귀찮은 일이 많아 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소문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가 탄 배는 유유히 장강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쌍용비선이 물러난지 3일째 그녀가 타고 있는 배는 3일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20여차례 이상의 작고 큰 수적에 의해 공격당했고, 많은 사람들이 쓰러졌기 때

문이 포구에 들릴 때 마다 상당수의 승객이 내렸지만, 그만큼 배에 올라타는 사

람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파사신검을 이 배에 타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 가지고 있다는 말이

냐?"

"예. 그렇습니다."

"음.."

도연랑은 포구에 들려서 잠시 정보를 입수한 후에야 왜 자신들이 타고 있는 배

에 계속적으로 수적들이 습격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관선이 운반하고 있던 파사신검, 그것이 이 배에 있는 승객 중 어느 한사람이

비밀리에 운반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강호에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히는 사람이 바로 로노와르 자신이였는데, 이것은

큰 이유가 있었다.

첫째 여인곡은 대대로 장강수로십팔채와 사이가 나쁜 것을 알고 있는데 왜 장

강을 따라 여행을 하고 있는 가였다. 물론 배타고 유람이라도 할 겸, 머무르고

있는 로노와르일 뿐이였다.

둘째 여인곡에선 장진천과 대적할 만한 인물은 두세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다. 무림 서열 16위의 수상무적 장진천을 결코 가벼운 인물이 아니였음에도 불

구하고 만화신녀는 그를 쉽게 물리쳤다고 전해지고 있었는데, 그러한 인물이 왜

십여명도 안되는 숫자로 비밀리에 장강을 타고 있는 가였다. 이러한 이유로 여

인곡에서 모종의 임무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대두되었고, 이것은 그녀가

파사신검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오인되어 버린 것이다.

셋째 장진천이 쉽게 물러났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였다. 수상무적 장

진천이라면 장강에서 단 한번도 노략질에 실패한 적이 없다고 알려져 있는 인

물, 그가 단지 여인곡의 여인에게 패했다는 것으로 물러났다는 것은 도무지 이

해가 가지 않는 일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로 장진천과 여인곡 사이에는 무

슨 암거래가 있지 않을 것인가 하는 소문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장진천이 관

에 파사신검의 운반의 대가로 상당한 금품을 제공받기로 약속했다는 소문까지

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소문이 널리 퍼지니 장강은 그야말로 혼란의 소용돌이 중심

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포구에서 나온 배는 다시 장강을 따라 서서히 흘러가고 있었는데, 그때 한 척의

나룻배가 천천히 그녀가 타고 있는 배로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와!"

사람들은 나룻배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작은 나

룻배에 타고 있는 사람은 단 한명의 노인이였는데, 그가 배를 젖지도 않음에도

서서히 강을 거슬러 올라가 배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나룻배가 여객선과 5장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자 그는 가

볍게 발을 굴렀는데, 그 순간 엄청난 높이로 치솟아 올라가더니 배의 갑판에 가

볍게 착지했다.

"본노는 유홍이라 한다. 이곳에 내 제자를 쓰러뜨린 여아가 있다 들었는데, 어

디 있느냐?"

노인은 사람들을 보며 아무런 표정변화도 없이 중얼거리듯이 말했는데, 그 이름

을 듣는 순간 다른 사람들은 모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장강어옹(長江魚翁) 유홍이다!"

장강어옹 유홍, 30년 전만 해도 장강을 지배하고 있는 암흑의 지배자라고 알려

져 있던 전대의 은거고수로 청죽으로 만든 낚시대를 그 무기로 사용하는 인물

이였다.

수상무적 장진천의 스승이라 알려져 있는 인물이니 만큼 장강에서 그의 이름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었는데, 그런 그가 장강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든 것이다.

그때 사람들을 제치며 한 여인이 앞으로 나가서는 공손히 인사를 하고는 말해

다.

"신녀께서 유대인님을 만나 뵙고자 합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흠."

그 말에 잠시 헛기침을 한 유홍은 천천히 여인의 뒤를 따라 배 안의 선실로 들

어갔다. 특실의 선실 안에선 한 여인이 면사를 쓰고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었는

데, 그는 단번에 그녀가 자신의 제자를 쓰러뜨린 만화신녀라는 것을 알아 챌 수

있었다.

"네 년이 만화신녀더냐?"

"예."

"흥! 이쁘게도 생겼군. 술이나 한잔 따라 주어라"

유홍은 마치 로노와르의 웃어른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털썩 의자에

주저 앉았고, 로노와르는 시비에게 술을 가져오라 지시를 했다.

잠시 후 매화향이 가득한 매화주와 간단한 안주거리가 준비되자 로노와르는 두

손으로 천천히 유홍의 앞에 있는 잔에 매화주를 따라 주었다.

로노와르가 따라준 매화주를 한번에 들이킨 유홍은 만족한다는 얼굴로 미소를

띄웠고, 그런 그를 보며 로노와르는 안주를 집어서는 그의 입에 넣어주고는 말

했다.

"크크크 재밌는 아이로구나. 그래 잠시 이곳에 머물고 싶은데 괜찮겠느냐?"

"예."

"음...좋아 좋아."

이렇게 해서 장강어옹 유홍은 로노와르 일행과 같이 하게 되었는데, 그가 왜 그

녀에게 접근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고, 로노와르 또한 왜 그에게 이렇게 다

소곳하게 대접을 하는가는 의문이지 않을 수 없었다.

현허도장은 이 날도 아무 말 없이 강변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 있었는데, 그때

한 노인이 천천히 그에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헉!"

그 순간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강한 기운을 느낀 현허도장은 급히 몸을 날려서

는 옆으로 피했는데, 그 모습에 노인은 클클 거리며 웃음소리를 내더니 말했다.

"아직 멀었구나."

"...."

현허는 그가 나룻배를 타고 배로 올라선 장강어옹이라는 노인이라는 것을 알고

는 가볍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선배님께 인사드립니다."

"선배는 무슨 선배."

그의 인사에 말도 안된다는 듯이 대꾸를 한 유홍은 천천히 뒤로 돌아 걸어가더

니 중얼거리듯이 내뱉었다.

"태극의 조화를 알지 못하고 양으로만 흐르니 네 앞길을 멀기만 하겠구나.."

그 순간 현허는 무슨 충격이라도 받은 듯이 흠찟했지만, 금새 마음의 고요를 찾

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강변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고, 유홍은 미소를 지으

며 천천히 물러섰다.

멀리서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취개는 장강어옹이라는 거물이 왜 현허에게 관심

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아니라는 생

각에 고개를 젖고는 근처의 갑판에 주저앉아서는 술을 마시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았다.

개방에서 들어온 정보에 따르면 사파의 거두들이 대거 장강으로 모여들고 있는

시점, 그들 중에는 수상무적 장진천과 버금갈 정도의 고수들도 있으니 지금부터

가 이 여행의 가장 위험한 시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약 일주일 정도가 남자, 배 안의 공기는 써늘하게 변해가

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는 파사신검을 노리고 숨어든 인물이 있는가 하면, 그

검을 지키기 위해 온 자들도 있었기에 서로간의 경계가 싸늘한 기운을 만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로노와르로선 자신을 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먼

저 개방의 취개와 나머지 개방의 인물들로 그들은 정파의 인물로서 함부로 자

신에게 살수를 가하려 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그들의 속셈이 무엇인지 간파하지 못한 그녀로선 함부로 상대를

믿을 수가 없었다.

둘째 현허도장이라는 도인으로 그에겐 사심이란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거의

매일을 갑판 위에서 강변을 보며 사색에 잠겨져 있는 인물인 것을 알기에 그가

파사신검을 노리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어느정도 느낄 수 있었다.

셋째 사천 당가의 당삼랑으로 그녀의 고모가 여인곡의 시비로 있는 만큼 아군

이라고 볼 수 있었다.

넷째는 장강어옹 유홍, 그는 무슨 연유가 있어 이곳으로 오긴 했지만, 파사신검

을 노리는 것은 아니였다. 그의 실력이라면 배 위에서 만큼은 장진천을 압도한

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단 한번 로노와르에게 해를 끼칠 생각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제외한다면 로노와르에겐 모든 이가 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는데,

목적지에 도착해 감에 따라 천천히 그들의 발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차앗!!"

한밤중 로노와르와 여인곡의 여인들이 잠을 청하고 있을 때 어둠속에서 기합소

리와 함께 날카로운 병장기가 특실의 벽을 부쉬고는 세도해 들어왔다.

다행히 이미 눈치채고 있던 로노와르는 가볍게 녀석들의 병장기를 피할 수 있

었는데, 주변에 모여 있는 숫자들이 상당히 많음에 조금 귀찮아졌음을 알 수 있

었다.

그중 가장 거대한 기운은 삿갓을 쓴 일본도를 들고 있는 자였지만, 그는 이들과

는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는지 그가 향하고 있는 방향은 로노와르가 있는 곳이

아니였다.

"흥! 이제야 이빨을 드러내는군."

자신들의 방을 습격해 온 자들에게 코웃음을 친 로노와르는 가볍게 허공을 향

해 십여번의 장을 시전했는데, 그 순간 주변에 있던 자들이 큰 충격을 받고는

튕겨져 날아갔다.

"격공장이다!! 공격해라!"

로노와르의 격공장으로 고수들은 자신들의 병장기를 들고는 공격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장강의 역사를 뒤흔드는 장강칠일혈로(長江七日血路)의 서막이 올라갔

다.

"신녀님을 보호하라!"

로노와르의 시비들은 자신들의 무공을 사용하여 신녀를 공격하는 사람들을 쓰

러뜨려가기 시작하니 어둠 속에서 배는 순식간에 피로 뒤덮여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리 강한 인물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숫자는 도대체 끊

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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