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53화 (153/247)
  • 제 5 장 장강에서의 혈투 (3)

    "독연낭자(毒煙娘子) 당삼랑(唐三娘)!!"

    여인을 막으려던 무인이 시꺼멓게 변하여 죽은 것을 보자 한 사람이 크게 놀라

    며 소리쳤고, 그제서야 사람들의 안색도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도연랑이나 다른 여인들도 쌍용비선에 대항하려고 하던 여인이 당삼랑이라는

    것을 알자 숨을 멈추고는 뒤로 물러섰는데, 그것을 보며 로노와르는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을 수 없었다.

    "독연낭자 당삼랑이 누구기에 그렇게 긴장을 하느냐?"

    그 말에 그제서야 로노와르가 강호의 인물에 대해서 무지하다는 것을 생각해낸

    도연랑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독연낭자 당삼랑은 현재 사천당가의 가주인 만변암수(萬變暗手) 당철(唐鐵)의

    셋째 딸입니다. 당가의 여식인 만큼 독에 일각연이 있는데 그 중 독연에 관해선

    당가의 어느 인물보다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독연이라면, 독으로 피우는 연기를 말하는 것이냐?"

    "예. 당삼랑의 독연에는 무형독연(無形毒煙)이라는 것이 있는데, 독에 최고봉이

    라는 무형독보다는 한 수 아래라고는 하지만, 한 순간에 사파의 고수 삼백명을

    독살시킬 정도의 엄청난 독연이라 들었습니다."

    한 순간에 삼백명을 쓰러뜨릴 정도의 독의 고수라면, 사람들이 이렇게 피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로노와르였다.

    하지만 독연을 사용하기에는 바람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현재 바람은 쌍용비선에서 로노와르가 타고 있는 여객선 쪽으로 불고 있기 때

    문에 당삼랑이 독연을 썼다가는 도리어 자신들 쪽의 사람들이 전멸 당할 위험

    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독에 대한 전문가인 사천당가의 당삼랑이 그런 실수를 할리는 없기 때

    문에, 그녀로선 자신의 최대의 무기가 사라졌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슨 생각인지 그녀는 배를 붙잡고 있는 갈고리의 근처로 가더니 살며

    서 손을 한번 휘저었는데, 그 순간 갈고리의 밧줄이 부식하듯이 녹색의 연기를

    내더니 끊어지기 시작했다.

    밧줄이 끊어지기는 했지만, 배는 점점 쌍용비선으로 흘러가고 있었기에 얼마 지

    나지 않아 큰 충돌과 함께 쌍용비선과 부닥치고 말았다.

    [쿵!!]

    "으아악!!"

    배의 옆부분이 거대한 쌍용비선과 부닥치자 크게 부서져 나갔고, 진동에 사람들

    이 강으로 떨어진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무공이 출중한 이들은 그 진동 속에서도 몸을 지탱하고 있었는데, 그 때

    쌍용비선에서 마치 소낙비가 내리듯이 병장기를 든 사람들이 밧줄을 잡고는 뛰

    어내리기 시작했다.

    "하압!!"

    당삼랑은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몸을 하늘로 날려서는 춤을 추듯 회

    전을 했는데, 그 순간 연녹색의 독연이 그녀의 몸에서 퍼져나가면서 순식간에

    뛰어내리던 수적들을 중독시켰다.

    "끄으윽!!"

    "우어억!"

    당삼랑의 독에 중독된 수적들은 뛰어내리던 기세로 그대로 배에 갑판에 처박히

    고는 고통스러운 듯 발버둥 치다가 죽어가기 시작했는데, 이 현상은 같은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였다.

    당삼랑이 공중에서 독연을 뿌렸기에 그 여파는 적기는 했지만, 독연 자체가 밀

    려오지 않는 것은 아닌지라 내공이 약한 몇 명의 사람들이 중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사람들이 중독되어 쓰러지는 것을 보며 로노와르는 더 이상을 참지 못하고 마

    법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컨트롤 웨더!!"

    날씨를 조종하는 마법인 컨트롤 웨더를 사용하자 그 순간 바람의 방향은 역으

    로 바뀌어 쌍용비선을 향해 불기 시작했고, 당삼랑의 독연도 그 방향을 바꾸어

    나갔다.

    "바람 방향이 바뀌었다!!"

    한 순간에 바람의 방향이 바뀌자 사람들을 크게 놀라며 소리쳤는데, 이런 놀라

    움은 쌍용비선이나 당삼랑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쌍용비선의 크기가 워낙 큰지라 독연은 쌍용비선에 타고 있는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때 쌍용비선에서 청의를 입고 있는 일단의 인

    물들이 밧줄도 잡지 않은 채 맨 몸으로 뛰어내리더니 배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상당한 내공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단숨에 경공으로 배로 뛰어내리더니 당삼랑

    을 협공하기 시작했는데, 바람의 반대방향에서 공격하고 있는지라 독연이 주무

    기인 그녀는 수세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수의 암기를 던지며 버티고는 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크게 위험하지 않

    을 수 없었는데, 로노와르는 그것을 보며 옆에 있던 쌍검무랑 당미를 처다보며

    말했다.

    "네가 가서 당삼랑을 도와 주도록 하거라."

    "예."

    당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당삼랑이 수세에 몰리자 얼굴이 시퍼렇게 변하고 있

    었는데, 다행히 로노와르가 그녀를 도와주라고 하자 기뻐하며 쌍검을 뽑아 들고

    는 청의의 인물들을 향해 세도해 들어갔다.

    "하압!!"

    로노와르에게 개정벌모세수대법을 받은데다가 몇가지 쌍검술마저 익힌 당미의

    공격은 일류고수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기에 녹의를 입은 수적들은 크게 당황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놀라움의 수준은 당삼랑이 더욱 큰 듯 했는데, 평소에는 로노와르와

    같이 면사를 쓰고 있는지라 그 면목을 알 수 없었지만, 쌍검술을 사용하며 싸움

    을 하기 시작하자 바람에 날린 면사로 그 얼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고모!!"

    당삼람은 당미를 고모라 부르고는 반가운 듯한 얼굴표정을 지었는데, 그에 반해

    당미는 무표정인채로 차갑게 말했다.

    "뭐 하느냐! 이따위 수적들에게 당해서 사천당가의 먹칠을 할 셈이냐!"

    당미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당삼랑은 청의를 입은 수적들을 향해 암기를 뿌

    려대기 시작했고, 싸움은 이제 두 사람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듯 했다.

    일곱명의 청의를 입은 수적들이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마치 같

    이 무공이라도 닦은 것처럼 호흡이 맞는 두 사람의 검과 암기의 공격에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순간 쌍용비선에서 큰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

    다.

    "크하하하하! 이거 장강에서 당가의 여걸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구려!"

    그 목소리는 쌍용비선에서 흘러나오고 있었기에 로노와르는 고개를 들어 쌍용

    비선의 갑판에 있는 사람들을 보았는데, 그곳에는 청의를 입은 수십명의 무사들

    과 함께 두 마리의 용이 수놓아져 있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있는 사십대 정도의

    무인이 가소로운 듯이 밑을 쳐다보고는 크게 웃고 있었다.

    "수상무적 장진천이다!!"

    그의 얼굴을 알고 있는 무인들이 소리치자 로노와르는 화려한 옷을 입은 자의

    정체가 무림 서열 19위의 장진천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과연 장강에서 따를 자가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 몸에서 풍겨나오는 기운

    이 예사롭지 않았기에 로노와르는 크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미! 당삼랑과 함께 뒤로 물러서도록 해라!"

    잠시 싸움을 멈추어야겠다고 생각한 로노와르는 당미를 향해 소리쳤고, 그 순간

    당미는 빠른 속도로 청의를 입은 수적들을 몰아 세운 후 당삼랑의 손을 잡고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섰다.

    청의를 입은 수적들은 두 여인이 뒤로 물러서자 뒤를 쫓으려고 했지만 그 때

    쌍용비선에서 장진천의 우렁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멈추어라!!"

    장진천의 명령이 떨어지자 청의의 무사들은 급히 뒤로 몸을 날려서는 시립했고,

    잠시 후 쌍용비선에선 수십명의 사람들이 아래로 뛰어내려 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장진천과 청의를 입고 있는 수적들인데, 배에서 뛰어내린 청의를 입은

    자들은 모두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서더니 전에 있던 사람들과 같이 열을 맞추

    며 시립했다.

    장진천은 잠시 로노와르들의 모습을 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음..이거 예상외의 수확을 얻게 되었군. 여인곡들의 미녀들이라니 말이야 푸하

    하하!"

    "흥!"

    마치 자신들이 이미 그의 것이라도 될 듯한 그의 말에 도연랑은 노기가 치솟아

    오를 수 밖에 없었지만, 로노와르의 명령이 없었던지라 콧방귀만을 뀔 수 밖에

    없었다.

    장강수로십팔채와 여인곡과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은 강호에 알려져 있는 사

    실이였기에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조용히 끝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생각에

    얼굴이 파랗게 질려가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잠시 흝어보던 로노와르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서는 말

    했다.

    "당신이 총채주이신 수상무적 장진천대협이신가요?"

    "오오오!"

    그는 로노와르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고는 대답을 하지 못할 정도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동안 아름다운 여인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그들은 모두 외

    모와 목소리, 기예들 중 한가지, 두 가지가 특히 아름다운 여인들이었을 뿐 그

    모두가 뛰어난 여인들은 본 적이 없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여인곡의 만화전은 어느 곳보다 극상의 기예를 가르쳐 주는 곳 일뿐 아

    니라, 만화전에서 선발된 여인들은 외모가 모두 아름다운 편에 속하기 때문이

    다.

    장진천은 그녀의 시비가 입고 있는 옷을 보며 만화신녀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

    챌 수 있었는데, 모든 면에서 뛰어난 자들 중에서 만화신녀로까지 뽑힌 여인들

    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로노와르의 얼굴을 보고 싶

    었다.

    "만회신녀의 옥안을 한번 보고 싶은데 허락해 주시겠소이까?"

    장진천의 요구에 로노와르의 시비들은 크게 놀라며 병장기를 뽑아 들려고 했는

    데, 로노와르는 가볍게 손을 내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보며 말했다.

    "장대협께서 과연 그런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시군요."

    "하하하! 그렇소이까? 도대체 어떤 자격이 있어야 만화신녀의 옥안을 볼 수 있

    소이까?"

    그 말에 로노와르는 뒤에 있는 시비인 초희를 보며 말했다.

    "초희야 현목신금(玄木神琴)을 가져오도록 하거라."

    "예."

    로노와르의 명령을 받은 초희는 고개를 숙여서는 뒤로 사라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의 나무로 만든 칠현금을 가져왔다.

    현목신금을 받아든 로노와르는 사뿐히 자리에 앉더니 현금을 올려놓고는 그를

    보며 말했다.

    "장대협께서 저의 금음을 끝까지 들을 실 수 있다면, 저희 얼굴이 아니라 몸까

    지도 드리겠습니다."

    그 순간 배 안에 있는 사람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이요 장

    진천 역시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뛰어난 음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의 경우에는 약 5갑자가 넘는 내

    공을 가지고 있었기에 내공을 사용하여 몸을 보호한다면,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여인곡의 만화신녀라면 강호 제일의 기녀라고 해도 부족할 정도의 인물인지라

    그로선 도저히 이번 대결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좋소이다! 내 이번에 만화신녀의 금음을 한번 들어보기로 해보겠소!"

    그 말과 함께 그는 그 자리에 앉아 가부좌를 틀었는데,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

    는지, 뒤에 있던 부하들을 보며 말했다.

    "너희들은 장하파진(長河波陣)을 사용하여 몸을 보호하도록 하거라. 만화신녀의

    음공이라면 개개인의 내공으론 절대 견디어 내지 못할테니 말이다."

    "예."

    장진천의 명령을 받은 수하들은 금새 하나의 진세를 만들고는 경계의 태세를

    취했는데, 무인들은 그들이 말하는 장하파진에서 보이는 엄청난 기세에 크게 놀

    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장강의 거센 물결이 밀려 오는 듯 한 진세가 압박해 들어오자 로노와르는

    장진천의 생각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여 장하파진으로 자신의 음공을 밀어낼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다지 심각하게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뭐 다른 인간이라면 모를까

    로노와르는 내공 하나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를 소유하고 있

    는 다원소드래곤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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