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52화 (152/247)
  • 제 5 장 장강에서의 혈투 (2)

    한참을 분위기가 무르익자 로노와르는 취개의 제자에게 넌지시 이번 일에 대해

    서 물어 보았다.

    "개방의 분들이 이곳으로 모인 것 같은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히히히 별거 아니에요. 여기 포구에서 황제폐하께서 연왕에게 보내는 물건이

    있어서 그것을 지키려고 모인 거죠."

    "물건이요?"

    "예. 한자루의 검이라고 하는데, 저도 자세한 건 잘 몰라요. 헤헤"

    한자루의 검, 로노와르로선 도대체 그 검이 무슨 검인데, 이렇듯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해답은 도연랑이 전음으로 이야기

    해주었다.

    [아무래도 황궁제일검이라는 파사신검이 운반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파사신검?]

    [예. 보통의 검과는 달리 검 자체에도 내력이 잠재되어 있어 시전자의 내공이

    약 두배이상 늘어난다고 하는 검입니다. 황궁에 있기 때문에 아무도 손을 못대

    고 있었는데, 아마 연왕이 무공에 관심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연왕을 아끼는

    황제폐하께서 보내시려는 것 같습니다.]

    [음...]

    내공을 두배로 늘리는 무기라면 무인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한 것이 없지는 않았다.

    첫째 연왕에게 보내는 표물, 그것도 황궁제일검이라는 파사신검을 운반하는데,

    경비병의 숫자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둘째 이 소문을 듣고 무인들이 몰려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표물운반의 일정을 변

    경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파사신검을 노린다는 이들이 공공연하게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황궁의 물건을 노리는 것은 큰 죄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얼굴을 드러내

    고 있는 것은 조금 이상했다.

    이런 생각이 든 로노와르로서는 단순한 일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다.

    [신녀님, 경로를 바꾸시겠습니까?]

    도연랑은 구태여 이들의 혼란에 자신들이 끼여들 필요는 없었기에 다른 길로

    가는 것을 권유했지만, 로노와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다. 재밌을 것 같은데 그냥 구경이나 하자꾸나.]

    [예.]

    로노와르의 말을 듣고는 도연랑은 조용히 대답을 하고는 음식을 먹었다.

    그녀로선 로노와르가 어떤 인물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피해를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시진 후 드디어 연왕에게 갈 표물을 실은 군선이 장강을 따라 남경으로 향했

    고, 또 다시 한시진 후에는 보통 사람들이 타고 갈 배가 도착했다.

    군선과 같이 갈 수가 없는 배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찻!"

    네명의 덩치 큰 여인이 매고 있는 가마에 탄 로노와르는 객점에서 본 두배의

    인원이 배에 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에서 도사까지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배를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배

    안에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었다.

    여인곡의 인물들은 정파라기 보다는 사파에 가까운 문파였기에 중과 도사와 친

    해진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는 일이였다.

    물론 중이나 도사들에서 먼저 여인곡의 인물을 거부하겠지만 말이다.

    강을 통행하는 배에 오른 여인곡의 인물들은 특등석을 맡아 두었던 지라 모두

    배 안으로 들어 갈 수 있었는데, 로노와르로선 강바람을 쐬고 싶은 마음이 많았

    기에 천천히 가마에서 내렸다.

    "갑판으로 가자꾸나."

    "예."

    휘하의 여인들에게 말한 후 로노와르는 천천히 배의 갑판으로 향했다. 갑판에는

    상당수의 무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상당한 무공의 소유자들인 그들의 모습 중에서 로노와르는 한 사람을 크게 주

    목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는 큰 삿갓을 둘러 쓰고는 검은색 검집을 가지고 있

    는 긴 장도를 끌어 안 듯이 들고 있는 무사였다.

    그 검의 모습으로 보아 중원의 도라기 보다 멀리 동방의 고려나 외구의 검으로

    생각되었다.

    겉으로 보이는 위압감은 전혀 없었지만, 로노와르가 그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너무나 고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은 긴장감이나 원래의 내력으로 스쳐가는 강바람이 근처에서 충돌하

    여 작은 공기의 소용돌이를 만드는 반면 삿갓의 무사는 아무 것도 아닌 양 강

    바람이 스쳐지나갈 뿐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로노와르에게도 마찬가지로 일어나는 현상이였기에 고수는 고수

    를 알아본다는 일반적인 진리에 의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무공을 지닌 인물이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자에 이어 뛰어난 무공의 소유자들은 모두 세명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도사

    의 복장을 하고 있는 젊은 청년으로 단정한 모습으로 스쳐가는 강변의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그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풍기는 기운이 오래된 고목을 보는 듯

    하였다.

    두 번째는 그 전에도 만난 적이 있었던 개방의 장로 취개, 그는 겉으로는 술에

    취한 척 하고 있었지만, 그의 취해 비틀거리는 걸음걸음은 일정한 순서의 보폭

    을 따르고 있었다.

    세 번째의 인물은 바로 묘령의 여인이였는데, 기도면에서 앞에 두 사람보다 크

    게 뒤처지고 있었지만, 그녀의 몸 이곳저곳에선 독기가 흐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기에 상당히 독에 능숙한 여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듯 만만치 않은 인물들이 타고 있는 배는 강바람을 받으며 순탄하게 강을

    따라 흘러가고 있었는데, 두시진 정도의 후 갑자기 선원 중 한사람이 크게 놀라

    며 소리를 질렀다.

    "수..수적이다!!"

    아니나 다를까 로노와르가 타고 있는 배의 앞에선 한 척의 배가 작은 배들에

    의해 둘러 쌓여 있는채 공격을 받고 있었는데, 그녀는 공격받고 있는 배를 어디

    서 본 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표물을 운반하고 있던 군선이로군."

    연왕에게 갈 표물을 실은 군선이 공격을 받는 것을 본 사람들은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신들이 노리고 있거나 지키려고 하는 것을 장강의 수적

    들에게 뺏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때 한 사람이 배에서 뛰어내렸는데, 놀랍게도 그는 물을 박차 듯이 앞으로

    나서며 날아가고 있는지라 사람들은 크게 놀라며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

    "등평도수의 경공법이다!"

    엄청난 경공을 발휘하며 군선으로 뛰어가고 있는 인물은 그 전에 한그루 고목

    과도 같다고 말한 도사 청년이였다.

    그는 뒷짐을 지며 가볍게 걷고 있는 듯 물위로 나아가고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

    의 경공에 대해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도가의 무인 중에서도 지금의 인물처럼 자연스럽게 등평도수의 경공을 해내는

    이는 극히 적은 수에 지나지 않은지라 이름이 알려질 만도 하지만, 배에 있는

    무인들의 얼굴을 보아서는 그리 크게 이름이 알려져 있는 인물은 아닌 듯 했다.

    선장을 협박하여 군선으로 배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모든 일이 끝나 있었다. 군

    선을 지휘하고 있던 군관은 자신들을 도와준 도인을 보며 크게 감사해하며 인

    사를 하고 있었는데, 관리가 예를 표하는 모습이라기보다 높은 인물에게 인사를

    표하는 모습이였기에 로노와르로선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저 청년 도인은 연왕의 비밀 무사가 아닐까 생각되옵니다.]

    도연랑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는데, 그 말을 들은 로노와르는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비밀무사라니?]

    [연왕은 무공과 무림의 세계에 관심이 많아 자질이 뛰어난 이들을 비밀리에 선

    발하여 구대문파나, 사파에서 무공을 연성하게 하는데, 그 수가 수백에 이른다

    고 합니다.]

    [음....]

    도연랑의 말대로 그가 연왕의 비밀무사라면 관리가 저렇듯 고개를 숙이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 로노와르는 천천히 선실로 들어갔다.

    로노와르의 장강 여행은 순탄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군데군데 들리는 포구

    마다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 배에 오르고 있었던지라 앞으로 더 예상치 못한 일

    이 벌어질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시간이 지난 몇 일 후 또다시 수적들이 출몰했는데, 이번은 군선을 습격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였다.

    "쌍룡비선(雙龍飛船)이 나타났다!!"

    "쌍룡비선?!"

    사람들은 선원들의 쌍용비선이란 말에 크게 놀라서는 모두 갑판으로 뛰어 올라

    가기 시작했기에 로노와르는 영문을 알 수 없었는데, 도연랑이 시퍼렇게 변한

    표정을 하고는 심각한 어조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큰일 났습니다."

    "쌍용비선이란 것이 무엇이기에 그렇게 호들갑이냐.."

    일단은 궁금하기는 했지만, 여유를 부리는 척 하는 로노와르였는데 그럼에도 불

    구하고 도연랑은 시퍼렇게 변한 안색을 보이며 황급하게 소리칠 뿐이였따.

    "쌍용비선은 장강수로십팔채의 총채주인 수상무적 장진천이 타고있는 배입니다.

    관군의 군선도 상대가 안될 정도의 쌍용비선을 가지고 있는 장진천은 현재 무

    림 서열 16위의 엄청난 고수인지라 그가 타고 있는 쌍용비선이 나타나면 웬만

    한 고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지고 있는 표물과 젊은 여인들을 내어놓아야 합

    니다."

    "음..."

    무림 서열 16위라면 결코 만만한 고수가 아니라는 생각에 로노와르는 한참을

    생각에 잠겨 보았지만, 일단은 당사자를 만나보아야 한다는 생각에 천천히 갑판

    으로 걸어 올라갔다.

    "우와.."

    갑판에 올라서 처음 쌍용비선을 본 로노와르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자신이 타고 있는 배도 보통 배에 비하면 조금 큰 편에 속하는 배였음에도 불

    구하고 쌍용비선과 비교한다면 작은 나룻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치 거대한 산을 보는 듯한 엄청난 크기의 배의 옆면에는 거대한 용이 그려져

    마치 물위로 두 마리의 용이 날으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배의 갑판 곳곳에는 작은 배는 단번에 부숴버릴 정도로 거대한 쇠뇌가 수십개

    장치되어 있었고, 관이 아니면 구할 수 없다는 화포마저 눈에 띄이는 것을 볼

    수 있었기에 장강에서 대적할 만한 자가 없다는 말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쌍용비선은 천천히 로노와르가 타고 있는 배로 흘러오기 시작했는데, 약 20장

    정도의 거리까지 다가오자 배의 앞머리에서 한 애꾸눈의 수적이 나와서는 배를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목숨을 건지고 싶거든 표물과 여인들을 내어놓도록 하라!]

    그 말과 함께 수십명의 수적들이 모습을 드러내서는 하늘로 갈고리를 집어던지

    니, 순식간에 로노와르가 타고 있는 배는 그들의 갈고리에 배의 거의 모든 부분

    이 걸려서는 쌍용비선에 끌려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할 수 없다는 듯이 배에 타고 있는 여자들을 보며 아쉬운 듯이 입맛

    을 다시고 있었는데, 독기가 흐르는 여자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잠시동안 한심

    하다는 얼굴을 하며 처다보고서는 천천히 쌍용비선의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

    다.

    "무슨 짓을 하려는게요!"

    근처에 있던 무인 한명이 그녀가 내력을 올리자 놀라서는 어깨를 잡았는데, 놀

    랍게도 어깨에 손이 닿는 순간 무인은 온 피부가 시꺼멓게 변하면서 그대로 절

    명을 하고 말았다.

    쌍용비선에 대항하는 배는 결코 단 한사람도 살아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이들로서는 그녀가 무슨 일을 할지 긴장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이것은 실력도 없이 황제의 표물을 노리고 온 자들의 생각이였을 뿐이지

    만 말이다. 로노와르가 유의깊게 주시하고 있는 모든 이들은 쌍용비선에 표물과

    여자를 내줄 마음이 없는지 싸움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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