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48화 (148/247)

제 4 장 사이비 도사 루드웨어. (1)

"흑흑...루드웨어씨...만사곡 근처를 지나실 땐 한번 쯤 들리세요. 흑흑"

"알았어. 독각대망. 너도 수행 잘하고 있어. 나중에 용되면 설마 모른척 하지는

않겠지?"

"설마요. 헤헤."

만사곡을 떠나게 된 루드웨어의 일행을 보내기가 섭섭한지 독각대망은 그들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자! 이제 무림맹이란 곳으로 가야된다는 거지?"

"예. 무림맹이라면 충분히 루드웨어님이 찾으시는 정보를 얻으실 수 있으실겁니

다."

진천명과 여사랑이 전대고인이 남긴 두 개의 비급을 7성정도 익혔을 때 드디어

루드웨어는 무의 세계를 도망나온 자유생명체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고 있던 진천명은 사람을 찾는다는 그의 말에 강호의 정

파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무림맹을 소개했다.

무림맹은 구파일방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하나의 연합체로 현재 강호를 이끌

고 있는 정파의 구심점인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수많은 정보가 오가고 있는 곳인만큼 루드웨어가 찾고 있는 사람에 대한 정보

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진천명은 그에게 무림맹을 말해주었고, 어디로 가야

할 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던 그는 하남에 있다는 무림맹이란 곳을

한번 가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만사곡이 있는 사천에서 하남까지는 상당히 먼거리였지만, 이 곳의 지리를 자세

히 모르고 있는 루드웨어로선 이동마법을 사용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천천히 여행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뭐 이런 여행도 별로 나쁜 것이 없다고 생각한 그였기에 이 참에 유명한 요리

들이나 접해 볼까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참을 걸어가던 루드웨어는 뒤에서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려 뒤를 살짝 돌아보

니 진천명과 여사랑이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랑의 해결사 루드웨어로 인해 연인이 되어버린 두 사람이였던 것이다.

예쁜 여사랑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에 입맛을 다시며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 때

그들의 앞으로 갑자기 한 인형이 떨어졌다.

[쿵!]

"끄억!!"

멋지게 착륙하려고 했지만, 조금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 고통스러운 신음을

하고 있던 그는 루드웨어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앞으로 나서자 급히 손에 들

고 있던 이가 빠진 대도를 들어서는 일행들을 보며 소리쳤다.

"끄으윽...여기서부턴 내 구역이다...잔말 말고...통행세를 내 놓아라!!"

"잔말이라고 해봤자..아무말도 안했는데..."

루드웨어는 그의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내저을 수 밖에 없었고, 산적

이라 생각되는 장정은 얼굴색이 시퍼렇게 변할 수 밖에 없었다.

"루드웨어대협 이 자는 저한테 맡기십시오."

진천명은 산적이란 생각에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을 뽑아 들었는데, 그것을 보며

상대가 무림인이였다는 것을 눈치 챈 산적은 얼굴색이 시퍼렇게 변해가고 있었

다.

무림인들이라면 그 복색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었을텐데, 그것도 모르고 있었

던 초보산적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 자존심은 있었는지, 얼굴색의 시퍼렇게 변하며 다리가 후들

거림에도 물러서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다.

진천명이 앞으로 나서려 하자 루드웨어는 그를 막으면서 말했다.

"자네가 나설 정도는 아니네, 보아하니 근처에 사는 민초가 먹을 것이 없어 산

적질을 하고 있는 것 같군."

그렇게 말한 루드웨어는 주머니에서 보석을 하나 꺼내어서는 산적에게 던져주

며 말했다.

"이 정도면 평생을 편히 먹고 살 수 있으테니 돌아가도록 하게. 자 우리들은 길

을 가도록 하세."

자기가 많이 착해졌다고 생각한 루드웨어는 자아도취에 빠지는 미소를 지으며

일행들과 함께 초보산적을 지나 앞으로 걸어갔는데, 그때 자신의 뒤로 무엇인가

가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합!"

놀란 루드웨어는 손을 뒤로 뻗어 뒷통수로 날아오던 물건은 잡아채고는 처다보

았는데, 놀랍게도 그것은 산적에게 던져 주었던 보석이였던 것이다.

'아! 이계에는 산적마저 자긍심이 높단 말인가!'

루드웨어로선 자신이 던져 주듯이 보석을 건네주었기에 자존심이 상한 산적이

자신에게 던졌다고 생각하며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얼마 후 튀어나온

그의 말에 잠시 현기증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 개자식아! 희한한 돌맹이를 던져주고는 뭐? 평생을 편히 먹고 살 수 있다

고!!"

"헉..."

애석하게도 그 산적에겐 보석이 돌맹이처럼 보일 뿐이였던 것이다. 하긴 평범한

민초들이 어찌 평생에 한번 보석이란 것을 구경해 볼 수 있었겠는가? 그런 그

들에게 돈이란 것은 흔히 돌아다니는 엽전이나 은자, 금자 정도 뿐이였던 것이

다.

이상한 돌맹이 하나 던져주고, 평생을 편히 먹고 살 수 있다고 하는 루드웨어의

행동에 산적으로선 크게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무지하고 가난한 민초라고는 하지만, 돌맹이와 돈을 구별 못할 만큼 바

보는 아니였기 때문이다.

"이 자식! 너 죽고 나 살자!!"

아무리 무인이라 해도 바보 취급을 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던 녀석은 루드웨

어를 향해 이가 빠진 대도를 휘두르며 덤벼들었다. 그래도 마을에서는 힘 하나

는 꽤 쓴다고 자부하는 그였던지라 칼을 한번 휘둘를 때마다 바람소리가 울릴

정도였다.

"거참.."

설마 보석을 알아보지 못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루드웨어였기에 자신에게

달려드는 산적을 보며 한 숨을 내 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녀석의 칼을 그대로 몸으로 받을 수는 없었던지라. 녀석의 투

로를 한참을 살펴보다가 가볍게 검지와 중지를 들었다.

"큭!!"

루드웨어가 가볍게 든 검지와 중지에는 무섭게 휘두르던 대도가 끼여 잡혔다.

그의 손에 대도가 잡힌 산적은 안간힘을 쓰며 그것을 빼내려고 했지만, 어처구

니 없이도 칼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제서야 상대가 길거리에서 뻐기며 다니는 삼류무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고수

라는 것을 눈치챈 산적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만, 강씨 집안의 장손이

산적질 하는 것도 모잘라자신을 바보로 여긴 사람에게 목숨을 구걸 할 수는 없

는 일이였기에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 앉으며 소리쳤다.

"젠장! 죽여라!!"

"응?"

루드웨어는 보석을 설명하고 보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죽이라고 하는 산적을 보

며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죽고 싶은가?"

"그렇다. 나 강태풍! 이런 수모를 받고는 더 이상 강호에서 살아간 면목이 없

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는 팔짱을 끼며 소리를 지르는 강태풍을 보며 로드웨어는

꽤 재밌는 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헐벗은 민초들이 산적질을 처음 할 때는 겁을 집어넣으면, 살려 달라고 비

는 것이 대부분이였는데, 이 자는 당당하게 죽음을 선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자를 보고 있노라니 재밌다는 생각에 한 번 떠보고 싶은 생각이 든 루드

웨어는 살짝 녀석의 심정을 흔들어 보기로 했다.

"자네가 죽는다면 슬퍼할 사람이 있지 않겠는가?"

"...."

순진한 총각이였는지, 더벅머리의 장정인 그는 루드웨어의 말에 아무 말도 못했

고, 그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진 그는 향해 하나의 주문을 걸고는 말했다.

"그렇게 죽고 싶다면 죽게나!"

그 말과 함께 루드웨어는 들고 있던 도를 들어서는 더벅머리의 장정은 목을 쳤

고, 시뻘건 피가 분수처럼 대지를 적셔갔다.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저 세상으로 간 산적의 몸에선 서서히 하나의 영기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

산적은 서서히 자신의 몸이 떠오르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천천히 밑을

내려다 보니 자신과 똑같이 생긴 자가 목이 잘려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기에 자신이 죽어 영혼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있었다.

"어떤가? 죽음을 당한 기분이?"

"헉!!"

갑작스런 말에 크게 놀란 산적이 옆을 돌아보자 초록색 머리의 서장 사람인 듯

한 자가 자신을 처다보며 미소를 짓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후후 그렇게 놀라지 말게, 난 도가의 도사인지라 자네의 영혼을 볼 수 있을 뿐

이네."

그래도 옛날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지라 도사라는 사람이 어떤 존재인가

를 아는 태풍은 그제서야 그가 자신의 영혼을 볼 수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도사님이셨군요..."

도사라는 자신의 말을 믿은 그가 힘없는 얼굴로 말하자 루드웨어는 그의 순박

함에 재밌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을 죽인 자임에도 도사라는 말에 경어까지 쓰는 사람을 보며 어찌 웃음이

나오지 않겠는가?

"자 이젠 나와 같이 저승으로 가세나."

"예."

루드웨어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인 그는 아쉬운 듯이 자신의 시체를 한번

보고는 천천히 그의 뒤를 따라 걸어갔는데, 한참을 생각하니 도저히 그냥은 떠

나 갈 수가 없었다.

"도..도사님..."

"무슨 일인가?"

"저..그것이...저희 어머님을 한번보고 저승으로 갈 수 없을까요?"

"어머니?"

"예..."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말하는 그를 보며 한참을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루

드웨어는 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 죽은 사람의 소원이야 한 번 정도는 들어 줄 수 있겠지. 자 자네의 집으로

갓나."

"감사합니다!!"

태풍은 도사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자 크게 기뻐하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는

절을 했고 두 사람은 태풍이 살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가 살고 있는 곳은 산골짜기에 있는 작은 초막이였다. 척 봐도 가난하기 그지

없는 사람이 살 것 같이 보이고 있는 초막에 들어선 태풍은 천천히 몸을 움직

여서는 방안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칠십정도의 노인이 앓아 누워 있었다.

"태..태풍아...태풍아...."

앓아 누워 있는 와중에서도 밖으로 나간 태풍이 걱정됬는지, 걱정스럽게 그 이

름을 부르고 있는 노파를 보며 그의 눈에선 주르륵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머니..."

"쯧쯧 이런 부모를 내버려두고 어찌 죽을 생각을 했는가.."

루드웨어는 노파를 보며 심히 안타깝다는 소리로 혀를 차고는 말했는데, 갑자기

태풍이 그의 발을 잡고는 통곡을 하며 소리쳤다.

"아이고 도사님...전 이대로 죽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앓고 계시는 어머니를 두

고 혼자 갈 수 있습니까...흑흑흑.."

"이 사람아. 그래서 내가 죽고 싶내고 묻지 않았는가? 사람의 생이란 것이 한

번있지 두 번 있는 것이 아니라네."

"흑흑흑..."

그제서야 자신의 행동을 크게 뉘우친 태풍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며 통곡을

하고 있었는데, 한참을 보고 있던 루드웨어는 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자네가 살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한데 말이야..."

"아이고 도사님!! 제발 그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어떤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요."

그 말에 루드웨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네의 생을 한시진 정도 늘여 줄테니. 자네는 아까 그곳으로 가게나 그럼 반

시진 정도 후에 한 나그네가 이곳으로 올테니 칼로 그 자의 목을 베도록 하게."

"예?"

"이미 자네의 죽음은 명부에 올라 있다네, 그런 이유로 자네는 살아날 방도가

없네만 다른 자를 죽여 자네를 대신한다면 자네는 지나가던 그 나그네의 생만

큼 다시 살아 날 수가 있을 것이네."

"아!"

그제서야 도사가 이야기하는 바를 이해 할 수 있는 태풍은 고개를 끄덕였고, 루

드웨어는 고 모습에 천천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모든 주문이 끝났을 때 루드웨어는 천천히 그의 몸에 손가락을 가져갔고, 태풍

은 흰색의 연기와 함께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한참의 후에 그는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는데, 놀랍게도 자신이 있는 곳이

루드웨어란 도사를 습격하기 이전에 있었던 나무 위라는 것을 알고는 크게 놀

라지 않을 수 없었다.

"꿈이였나..."

하지만 꿈이라고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생생했던지라 일단은 도사가 말한 반시

진 후에 올 나그네를 기다리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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