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45화 (145/247)
  • 제 3 장 만화신녀 로노와르 (2)

    그럭저럭 하루의 일과를 끝낸 로노와르는 드디어 숙소를 배정 받을 수 있었다.

    그녀가 머무르게 된 곳은 만화전 소속의 여인들만이 살고 있는 곳인 홍련각이

    였다.

    붉은색의 기와가 한눈에 들어오는 홍련각안에는 이미 200명 정도의 여인들이

    기거하고 있었다. 로노와르는 이번에 친구가 된 비파를 키는 여인은 도연랑에게

    안내를 받으면서 혼련각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와!"

    과연 여자들이 떼로 몰려 사는 곳인지라 정원이나 전각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

    지없었다. 로노와르가 멍하니 홍련각의 경치를 구경하고 있을 때 도연랑은 그녀

    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따.

    "로노와르 지금 그렇게 멍하니 있을 때가 아니라니까."

    "응? 무슨 일이 있는거야."

    로노와르는 도연랑의 표정이 그리 좋지 못한 것을 보며 물어보지 않을 수없었

    는데, 그녀는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무릇 사람이 많이 사는 곳에서는 그 규율이 있고, 선임자가 있듯이 이 홍련각

    도 예외가 아니란 말이야."

    "그런거였어?"

    "응. 이곳 홍련각은 만화전 소속의 일반 여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다

    른 곳보다 규율이 더 세다고 할 수 있단 말이야. 지금부턴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살아야 된다고 나도 여인곡에 들어온지 2년이 넘어가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아

    랫사람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도연랑의 말에 로노와르는 이곳을 한번 뒤집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래

    곤의 자존심상 남의 뒤치닥거리 하면서 사는 것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

    문이다.

    홍련각의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대청에서 몇 명의 여인들이 곰방대를 물고 담

    배를 피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녀들은 도연랑과 함께 들어온 로노와르의

    모습을 보고는 말했다.

    "서장에서 온 아이인가보구나."

    한 여인의 로노와르의 모습을 보고는 말하자 도연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오늘 만화전으로 배치되었다고 합니다."

    "흥! 미색은 보아줄만 한데, 과연 만화전에 걸맞는 아이인지는 모르겠구나."

    로노와르의 미색은 뛰어나기 그지없는지라 여인은 콧방귀를 뀌면서 어느정도

    깎아내리려고했지만, 역시 미색만은 뭐라고 욕할 껀덕지가 없었던 것 같았다.

    어여쁜 아이일수록 콧대가 세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여인들은 초장에 로노와르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듯,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처다보며 한참 동안을 침묵을 지

    키고 있었지만, 어찌 로노와르가 그러한 것에 겁을 먹을 사람이던가?

    자신을 차가운 눈으로 처다보는 여인들의 눈을 보고 있던 로노와르는 오히려

    잠이 올 지경이였다.

    '흥. 어디 언제까지 가나 보자.'

    자신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여인들을 보며 가소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로노와

    르는 속으로 용언을 외쳤다.

    [부러져라.]

    드래곤들만 할 수 있는 마법인 용어마법이 시전된 순간 장내는 희한한 일이 벌

    어졌는데, 바로 공방대를 물로 앉아 있던 여인들의 의자 다리가 부러지고 만 것

    이다.

    [쿵!!]

    "끼야악!!"

    의자에 앉아 있던 여인들의 수는 모두 다섯명, 로노와르가 용언을 사용하여 다

    섯명의 여인들이 앉고 있던 의자의 다리를 하나씩 부러뜨리니 한 순간에 로노

    와르를 차가운 눈으로 처다보고 있던 여인들은 모두 뒤로 자빠지거나 앞으로

    넘어지면서 한 순간에 모두 나뒹그러질 수 밖에 없었다.

    "헉!"

    하나정도의 의자 다리가 부러진다면, 그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다

    섯명의 의자 다리가 모두 하나씩 부러지니 장내의 여인들은 이것을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설마?'

    이 어이없는 사태에 사람들은 모두 로노와르를 처다 볼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넘어지고 있는 여인들을 보며 그녀는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

    "나 피곤하니까 잘께요."

    "헉!"

    뻔뻔스럽기까지 한 로노와르의 말에 여인들은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것은 보고 있던 도연랑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었다.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여인들은 여인곡의 만화전 소속으로 아직 직위는 얻지

    못하기는 했지만, 어느정도 무공을 익힌 여인들이였기 때문이다.

    이런 여인들을 시선을 속이고 의자 다리를 자른다는 것은 상당한 무공을 소유

    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였기 때문이다.

    바닥으로 나뒹그러진 여인들은 이 일을 로노와르가 저질렀다는 것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노기를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그녀를 보

    며 소리쳤다.

    "네 이년이 겁대가리를 상실한 모양이구나!"

    "흥!"

    한 여인이 로노와르를 보며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일갈을 하자 로노와르는 콧방

    귀를 뀌어주며 답례를 해주었고, 그 순간 다섯여인들은 노기를 참지 못하고 한

    꺼번에 로노와르를 향해 덤벼들었다.

    만화전에서 여인들에게 전수하는 무공은 한월심공(閒月心功)과 천변수(千變手)

    라는 방법이였다.

    한월심공은 달의 정기를 받아들이는 음기에 속한 심법으로 십이성에 달하면 상

    대를 얼려버리는 것도 가능하는 음공이였고, 천변수는 금나수와 장법이 섞여 있

    는 무공으로 그 변화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무공이였다.

    다섯명의 여인들이 익힌 한월심공은 오성에서 육성정도이며 천변수는 완벽하게

    익혔다고 할 수 있었기에 그녀들 다섯명이 곰방대를 휘두르며 공격을 해오자

    장내는 순식간에 곰방대의 잔상으로 인해 가득찰 수 밖에 없었다.

    한월심공의 영향으로 방안은 냉기가 가득찬 가운데 도저히 빠져나갈 공간조차

    없이 곰방대가 밀려오고 있음에 도연랑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에

    반해 애들 장난 같은 무공이라 여기는 로노와르는 왼손으로 하품을 한 입을 가

    리면서 가볍게 오른손으로 무의 세계의 수련소에서 배운 무공을 시전했다.

    곰방대의 천변수공격에 대항하여 그녀가 사용하고 있는 것은 소림의 금나수라

    고 알려져 있는 천수관음금나수(千手觀音擒拿手)란 무공이였다.

    천년소림의 역사가 증명하듯이 천수관음금나수는 그 변화가 오묘하기 그지없는

    상승무공인지라 다섯명의 여인들이 천변수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고 있었다.

    물론 이들의 무공은 아직 이류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창조주의 세계에서 로노

    와르가 배운 무공은 거의 대부분이 일류의 무공인데다가, 그 내공 또한 추측이

    불가능할 정도였기에 눈감고도 상대할 수 있는 정도였다.

    물론 로노와르로선 가볍게 장풍을 한번 날려도 다섯명의 여인들을 모두 날려

    버릴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된다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로노와르로선 이세계에 아무런 배경이 없었는데, 여인들만이 사는 여인곡이 자

    신이 배경으로 삼기에는 적합한 것 같았기에 이곳에서 높은 직위를 얻을 생각

    이였던 것이다

    계속되는 공격에도 로노와르가 손쉽게 막자 그녀들은 얕볼 상대가 아니라는 것

    을 판단하고는 곰방대를 버리고는 드디어 한월심공을 운공하고는 내력을 모으

    기 시작했다.

    "호! 진짜 시작해볼 생각이군요."

    로노와르는 상대의 몸에서 상당한 마나가 모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에 감탄

    사를 잠시 내뱉은 후 자신 역시 내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사용하는 것은 소림의 비전심공인 달마역근경(達摩易筋經)상의 내공심법

    이였다. 창조주가 이 세계로 내려올 때 루드웨어와 로노와르에게 각기 무림의

    양대산맥의 무공을 배우게 했는데, 루드웨어가 무당파의 무공을 연성하고 있다

    면, 로노와르는 소림사의 무공을 연성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밖의 다른 문파의 무공들도 여러 가지 익히고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사람들과 싸울 때에 사용될 수 있는 무공은 몇 개 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였기

    에 로노와르는 소림사의 무공만을 사용하기로 결심 한 것이다.

    물론 소림사의 정체가 머리를 박박 깍은 노총각들이 사는 곳이란 것을 알았으

    면, 절대로 사용하지 않았을 로노와르였지만, 지금 상태에선 소림사와 무당파가

    무림 양대산맥이란 것만 알고 있으니 별 문제가 없는 일이였다.

    "찻!!"

    드디어 다섯명의 여인들이 일제히 로노와르를 향해 몸을 날렸다.

    개인간의 실력은 로노와르에게 크게 뒤진다고 생각한 그녀들은 연환진(連環陣)

    을 사용하려 압박해 들어가고 있었다.

    아무리 내공이나 실력에서 자신들보다 뛰어나다고는 해도 나이로 보아 연환진

    을 사용하여 공격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지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였으니 내공이라면 애석하게도 로노와르는 어느 누구

    에게도 뒤지지 않는 사람이 바로 로노와르였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계속되는 천변수의 수공을 로노와르는 천수관음금나수를 사용하여 가

    법게 막아서고는 있었지만, 때릴만 하면 뒤로 빠져버리고 다른 사람이 공격해

    오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격은 원활하지 않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이 건물을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고개를 돌리며 그 생각을 떨쳐버

    린 로노와르는 역시 용언을 통하여 무공과 마법을 병행하여 싸우자 생각했다.

    '역시 편하게 쓸 수 있는 것은 마법이로군. 맛 좀 봐라! 그리스!'

    연환진을 사용하여 공격해 들어오는 여인들을 보며 그녀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는 그리스 마법을 사용했다. 그리스 마법은 상대로 하여금 바닥을 미끄럽게 만

    드는 방법이였다.

    "꺅!!"

    [쿵!]

    그리스에 당한 여인은 갑자기 바닥이 얼음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미끄럽게 변하

    자 크게 당황하다가 중심을 잃고는 자빠졌는데,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로노와

    르는 재빨리 그녀를 향해 세도해 들어가서는 마혈을 짚었다.

    "자 한 분 잡으시고!! 다음!!"

    연환진 도중 갑작스럽게 한사람이 쓰러지자 순식간에 여인들의 진세는 크게 흐

    트러질 수 밖에 없었고, 로노와르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헤이스트 마법을 사용

    하여 자신의 몸을 빠르게 한 것도 모잘라 거기에다 나한신법(羅漢身法)까지 사

    용하니 마치 빛과 같은 빠르기로 장내를 휘집고 다니며 눈깜짝할 사이에 다른

    네명의 여인들의 마혈까지 짚어버렸다.

    "에이. 처음부터 이렇게 할걸 그랬나?"

    헤이트스와 함께 이세계의 경신법이란 것을 사용하자 자신의 몸이 수십배이상

    빨라지는 것을 느낀 로노와르는 쓰러져 있는 여인들을 보며 투덜거리고는 멍하

    니 서있는 도연랑의 앞으로 걸어가서는 말했다.

    "자. 도언니 이제 숙소가 어딘지 가르쳐주세요."

    "응? 아..알았어..나를 따라와.."

    도연랑은 다섯명의 선임자들 쓰러뜨린 로노와르의 솜씨에 놀라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있다가 그녀의 말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이 아이의 정체가 뭘까?'

    뛰어난 미색은 물론이요. 무공 역시 고수의 수준인 로노와르를 보며 도연랑은

    이런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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