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44화 (144/247)

제 3 장 만화신녀 로노와르 (1)

이세계로 오자마자 엉뚱한 곳에 들어간 로노와르는 탈한전에서 배치 받은데로

만화전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여인곡의 만화전은 그 미색이 띄어나거나 가무나 악기에 능한 여인들이 들어가

는 곳으로 탈한전에서 보인 로노와르의 이국의 미모가 많은 작용을 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로노와르는 만화전에 들어사자 크게 탐복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전각 안에는

수많은 여인들이 각기 형형색색의 비단옷을 입고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을

뿐 아니라 여기저기 들려오는 가무와 악기의 아름다운 음색은 로노와르로 하여

금 이세계의 천국이 아닐까 하는 환상까지 들게 했기 때문이다.

만화전의 여러모습을 흝어보며 들어간 그녀는 전주를 만날 수 있었다.

전주는 주렴암에 들어가 있는지라 보통사람이라면 그 모습을 볼 수 없었겠지만,

로노와르는 마법을 사용하여 주렴으로 가려진 마화전주의 얼굴을 볼 수 있었는

데, 그녀가 탐복할만큼 아름다운 여인이였다.

흑진주로 장식된 머리장식 밑으로 보이는 반짝거리는 눈빛은 과연 어떤 것이

진주일까 착각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오똑한 코와 함께 앵두같이 붉은 입술은

남편인 루드웨어가 본다면 사죽을 못쓰게 만들 정도로 매혹적인 모습이였다.

로노와르가 안으로 들어서자 만화전주는 그녀의 미모에 상당히 놀랐는지 앵두

같은 입술을 보며 잠시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번에 여인곡으로 들어온 아이더냐?"

"예."

"출신지와 이름을 말해 보아라."

"예. 서장에서 온 로노와르라고 합니다."

전주의 말에 로노와르는 평소에 하던 것과는 완전히 틀린 모습으로 공손히 대

답을 했는데, 그 목소리 또한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와 같은 지라 전각

안의 뭍여인들은 크게 탐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참한 아이로구나. 화무당주(花舞堂主)는 있는가?"

"예."

"화무당주는 이 아이에게 직접 춤을 가르쳐 볼 수 있겠는가?"

"예."

전주의 말에 다른 여인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보통 만화당에 여인들

이 들어오면 화무당에 속해 있는 십무교(十舞敎)에 의해 춤을 지도 받는 것이

보통인데, 로노와르란 여인은 들어오자마자 춤을 가르치는 여인들의 최고직급이

라 할 수 있는 화무당주에게 교습을 받으라 했기 때문이다.

로노와르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히 전주에게 인사를 하고는 화무당주를 따라

나갔는데, 그녀가 나가자 한 여인이 앞으로 나서서 물었다.

"천가당주(天歌堂主) 소미주, 전주님께 물어 볼 것이 있습니다."

"말하세요."

"방금 들어온 이족의 여인의 미색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아직 그 정체 또한

모르는 아이인데, 어찌하여 중용하시려 하십니까?"

천가당주로선 아직 정확한 신원도 알지 못하는 아이를 전주가 키우려 하는 것

을 보고 묻지 않을 수 없었는데, 전주는 그 말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천가당주는 이 주렴 뒤의 저의 얼굴을 보실 수 있으십니까?"

"예?"

"호호호..방금 들어온 아이는 놀랍게도 주렴 뒤의 저의 얼굴을 보고는 크게 놀

란 표정을 짓더군요."

"아!"

그녀의 말에 천가당주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보통 주렴 뒤의 가려져

있는 얼굴을 본다는 것은 통시력(通視力)을 익히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인데,

통시력 자체가 무공이 아닌 내공의 높음으로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것인지라 로

노와르의 내공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아이가 아닙니까?"

하지만 천가당주의 말에 전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제가 이 전주의 직위를 얻음으로써 한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사람을

보는 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는 그 아이는 맑고 투명하기 그지없었습

니다. 마치 투명한 물을 보는 듯한 느낌 말입니다. 그래서 전 그 아이를 의심하

기보다는 중용하여 여인곡에 힘이 될 수 있는 아이로 만드는 것을 택한 것이

죠."

"아!"

그제서야 전주의 지시를 어느 정도 이해한 천가당주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나의 눈이 틀리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전주로선 오랜만에 보는 키워 볼만한 아이인지라 제발 그 아이가 여인곡을 위

해하려는 세력에서 보낸 첩자가 아니기를 빌 수밖에 없었다.

화무당주를 따라 다른 건물 안으로 들어간 로노와르는 그곳에서 많은 여인들이

춤을 연습하고 있는 여인들을 볼 수 있었다.

마치 하늘의 선녀와 같이 하늘거리는 옷을 휘날리며 춤을 추고 있는 여인들은

조금은 어설프기는 하지만, 처음 이계의 춤을 보는 로노와르로서는 상당히 아름

다움 춤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화무당주는 근처에 있는 여인에게 말해 무엇인가를 지시했는데, 당주의 지시를

받은 여인은 어디선가 옷을 한벌 가져왔고, 당주는 그것을 받아 로노와르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자 이것을 갈아 입도록 하세요."

당주가 건네준 옷을 본 로노와르는 그것이 이곳에서 춤을 추고 있는 여인들이

입는 옷과 같은 것임을 알고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자리에서 옷을 훌렁 벗고

는 갈아입으려고 했는데, 그 모습에 화무당주를 비롯한 다른 여인들은 크게 놀

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같은 여인들만이 모였다고는 하지만, 염연히 예가 있는지라 옷은 한적한

곳에서 갈아 입는 것이 보통인데 로노와르는 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

다.

화무당주는 그 것을 보며 로노와르를 말리려고 했는데, 잠시 후 그녀의 행동은

완전히 멈추어 질 수 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버린 로노와르는 뭍여인들이 보는 앞에서

나신을 들어내고 말았는데, 그 아름다운 여체의 곡선을 본 여인들은 모두 놀라

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들어갈데는 들어가고, 나올데는 나온 로노와르의 몸은 같은 여인들로 하여금 얼

굴을 시뻘겋게 만들기에 충분한 아름다움이였기 때문이다.

마치 하강한 선녀의 모습과 같은 로노와르는 주제에 긴 머리를 한번 휘저어주

며 여인들을 매혹시킨 뒤 천천히 당주가 가져온 옷을 입기 시작했는데, 이계의

옷을 입은 적이 없는지라 고 모습을 서툴기 그지없었다.

보다못한 당주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와서는 옷을 입는 것을 도와주었고, 그제

서야 로노와르는 제대로 옷을 입을 수가 있었다.

"앞으로는 사람들 앞에서 옷을 갈아입으면 안되요."

"예?"

"여인들만 있는 곳이라 해도 엄연한 예의가 있는 곳입니다. 아니 여인들만 있기

때문에 그 예의는 더 준수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곳에는 옷을 갈아입는 방이

있으니 다음 부턴 그 곳에서 옷을 갈아입으시기 바랍니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당주의 말을 듣고 예의도 모르는 로노와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가져온 옷을 모두 입은 로노와르는 이제 춤을 배우는가 생각하며 멍하

니 서 있었는데, 그것을 보며 당주는 앞에서 연습을 하고있는 여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은 첫날이니 선배들의 모습을 견식해보도록 하세요. 내일부턴 기본춤세부

터 천천히 배울 수있을테니까요."

"예."

당주의 말에 로노와르는 한 구석에 공손히 무릎을 꿇고 안고는 선배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구경했는데, 앞에서 시범을 보이는 교녀(敎女)에 비하면 그 섬세함

은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틀이 잡혀 있는 것으로 보아 상급에 속

하는 실력자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참을 그것을 보고 있던 로노와르는 조금 따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한쪽에

서 길다란 금을 타고 있는 여인을 볼 수 있었기에 흥미를 느끼고는 그곳으로

걸어갔다.

"저기 그 악기의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로노와르는 금을 켜고 있는 여인에게 가서 물었는데,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자

신의 악기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이것은 휘금으로 다른 이름으론 칠현금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이것과 비슷한

종류의 금으로 일현금과 삼현급, 오현금, 구현금 등이 있지만, 여인곡에선 칠현

금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요."

"아! 그렇군요."

로노와르가 고개를 끄덕이자 여인은 다시 칠현금을 타며 이곳에 있는 여인들로

하여금 자연히 춤에 빠져들게 하고 있었기에 로노와르는 상당히 놀랍다고 생각

하고 있었다.

과거 그녀도 할머니에게서 하프와 류트라는 악기를 배우기는 했지만, 칠현금이

라는 악기를 타는 방식은 같은 현악기였음에도 틀린 방식을 보이고 있었기 때

문이다.

다른 쪽을 돌아보자 이번에는 류트와 같은 악기의 모습이 보였기에 이번에는

탈 수 있겠구나 하고 그녀의 옆으로 가서 물었다.

"그 악기의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예. 이 악기는 비파라 하는 것으로 사현비파, 곡경비파라고도 한답니다. 모두 4

현 12주로 목이 밖으로 굽어져 있지요."

"아! 비파라 하는 것이군요. 제가 한번 켜봐도 될까요?"

로노와르의 말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비파를 건네주었고, 로노와르는

조심스럽게 비파를 받고는 그녀가 했던 방식으로 잡고는 조심스럽게 현을 튕겨

보았다.

류트와는 조금 다른 음색이 나오기는 하지만 현을 튕겨보면서 어느정도 자신감

이 생긴 로노와르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할머니가 가르쳐 준 아이네스의 성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악기의 이계의 악기이기는 하지만, 그 노래는 자신의 세계에서 나온 것이기에

류트와는 다른 감미로운 소리를 내는 비파는 로노와르의 손에서 연주되어 방안

을 감미로운 음악으로 가득차게 했다.

악기에 소리에 춤을 추고 있던 여인들은 갑자기 들어보지 못한 음악이 흘러나

오자 춤을 추던 것을 멈추며 로노와르를 처다 볼 수밖에 없었는데, 그 때 로노

와르는 이미 자신의 악기에 심취되어 있었던 지 이젠 아이네스의 성가마저 부

르고 있었다.

아이네스의 성가를 부르는 로노와르의 목소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도저히 말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고, 방안은 비파의 소리와 그녀의 아름다운 노래가 가득

하며 푸른 영기가 흐르고 있는 듯 했다.

물론 푸른 영기는 루드웨어가 가르쳐준 배경효과였지, 음악의 효과가 아님은 말

해둔다.

아무튼 로노와르의 연주는 이다경정도를 이어진 후 천천히 사라져가기 시작했

고, 로노와르는 아이네스의 성가를 멈출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로노와르는 비파를 키는 것을 멈춘 후 조심스럽게 악기를 주인에게 돌려 주었

는데, 그녀는 살며시 비파를 돌려 받은 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른 지방의 음악이군요?"

"예. 서장에서 저희 할머니가 가르쳐준 노래에요."

"정말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언제 저에게 그 음을 가르쳐주시지 않겠습니까? 한

번 배워보고 싶은 음악이였습니다."

"물론이지요. 그럼 자매님은 저에게 비파의 다른 연주곡을 가르쳐주세요."

"네."

두 사람은 음악으로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대충 한사람과 친해진 로노와르는 만족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그때 당

주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

그제서야 선배들의 춤을 견식하고 있으라는 당주의 말이 생각난 로노와르는 미

안한 얼굴로 고개를 들지 못했는데, 당주는 천천히 그녀의 일으켜주고는 말했

다.

"아름다운 비파연주였어요."

"아! 감사합니다."

그제서야 당주의 입가에 부드럽게 지어진 미소를 본 로노와르는 크게 안심하며

감사하다는 말을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로노와르님은 춤 보다는 음공을 배우는 것을 좋을 듯 싶군요."

"음공이요?"

"예. 음공은 일종의 무공으로 음을 통하여 싸우는 방법이랍니다. 여인곡에선 음

공의 대가로는 비파신녀란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은 음공으로 십대고수의 반열까

지 오르신 분이랍니다."

"아!"

로노와르로서는 악기의 음으로 싸움을 한다는 것을 듣고는 이해 할 수 없었지

만, 십대고수의 반열에 오를 정도라면 그 음공이란 것을 배워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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