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43화 (143/247)

제 2 장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 (5)

독각대망이 변한 모습은 10살 정도의 어린 여아의 모습이였는데, 홍의를 입고

머리를 양쪽으로 올린 아이의 모습은 귀엽기 그지없었기에 진천명이나 여사랑

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네가 너를 살려준다면 무엇을 주겠느냐?"

루드웨어는 이 정도의 도술을 할 수 있는 녀석이라면 재밌는 것도 많이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고는 물었는데, 독각대망은 그의 말에 난처해하는 얼굴로 말했

다.

"인간들이 좋아할 것은 있기는 하지만 무사님 무공을 보니 아무래도 소용이 없

을 것 같아요."

"오! 무공과 관련한 물건이 있나보지?"

"예. 한 이백년전에 이곳으로 들어와서는 치고박고 싸우다 죽은 두 명의 무사가

있었는데, 그들이 죽은 후에 제가 가지고 있던 무공비서를 챙겨두고 있었습니

다."

"음. 조금 흥미가 도는군. 그것을 나에게 보여 줄 수 있곘느냐?"

"예."

독각대망이 변한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이 숨어 있던 물 속으로 들어

가서는 한식경 정도 후에 다시 올라와서는 루드웨어에게 두 권의 책을 건네 주

었다.

"음..태극검무와 자비구생도법이라..."

루드웨어는 그녀가 가져온 책의 제목을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는데, 그 순간

진청명과 여사랑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끄아악!! 태극검무와 자비구생도법이라고요!!"

200년 전의 정사 제일의 고수라 일컬음을 받던 신검수사와 백나도살의 독문무

공이 적힌 책이란 것은 진천명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날려 루드웨어가 있는 곳

까지 뛰어왔다.

"음 두가지 책을 알고 있소이까?"

루드웨어의 물음에 진천명은 물론이요. 뒤에 있던 여사랑까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태극검무는 이백년전 정파의 제일 고수라고 일컬어지던 신검수사 요의님의

독문무공이며 자비구생도법은 사파 제일 고수였던 백나도살 굉천의 독문무공입

니다."

"음.."

정사의 제일 고수였던 자의 무공서적이란 소리를 들은 루드웨어는 고개를 끄덕

이며 자신도 모르게 두 개의 책을 펼쳐 보았는데, 태극검무는 쌍검을 사용하는

무공으로 음기와 양기의 두 내공을 조화시켜 발휘하는 무공이였고, 자비구생도

법은 하나의 도로 이루어져 있는 방어위주의 도법이였다.

"그럭저럭 쓸만한 무공이군요. 그래 이것을 익히고 싶소이까?"

"예?!"

루드웨어는 대충 무공을 흝어본 후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사람을 보고 물었는데,

그의 말에 진천명과 여사랑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많은 정사의 고수들이 목숨을 버려서까지 얻으려했던 절정의 무학서를 루드

웨어가 그들에게 넘겨주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익힐 수만 있다면...좋겠지만...."

진천명은 루드웨어의 권유에 그 진의를 알 수 없어 더듬거릴 수밖에 없었는데,

더듬거리는 그를 보며 미소를 지은 루드웨어는 두권의 책을 진천명에게 넘겨주

고는 말했다.

"나에게는 그리 필요없는 무학서이군요. 진소협은 태극검무를 여여협께선 자비

구생도법을 익히시도록 하시지요."

그 순간 두 사람의 얼굴에는 엄청난 무공서를 얻었다는 기쁨으로 희열에 가득

찼다. 루드웨어는 다시 고개를 돌려 독각대망이 변한 소녀를 보며 말했다.

"이것으로 만족하마. 자 이제 돌아가도록 하거라."

"예. 감사합니다."

루드웨어의 말을 들은 독각대망은 감사의 인사를 하고는 다시 거대한 뱀의 모

습으로 변해 승룡담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이 순간 진천명과 여사랑은 자신이 받은 무학서를 읽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

루드웨어는 이곳저곳을 흝어보다가 절벽의 중간 쯤에 작은 동굴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말했다.

"무공을 익히기 위해선 조용한 곳이 좋은 듯 싶군요. 오리정도의 앞에 작은 동

굴이 있는데 그리로 가시겠소이까?"

"예."

루드웨어의 말에 그제서야 제정신을 차린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인 후 진천명

은 다시 여사랑을 업고 계곡의 윗 쪽으로 올라갔다.

한편 무의 세계에서 수업을 받은 로노와르는 드디어 차원계의 출구를 통하여

알파 1067차원계로 도착할 수 있었는데, 애석하게도 그녀는 조금 사정이 나쁜

곳에 도착하고 말았다.

[쿵!!]

"끄악!!"

5장 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찔 수 밖에 없었던 로노와르는 루드웨

어의 디멘젼패스와 버금갈 정도로 좌표설정이 엉망인 창조주의 차원이동장치를

욕할 수 밖에 없었다.

"끄으윽...여긴 어디지?"

간신히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참으며 일어선 로노와르는 주변을 두리번

거릴 수 밖에 없었는데, 자신의 눈 앞에 하나의 거대한 비석에 글자가 쓰여 있

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음...저 글자가 뭐더라...여인곡(女人谷)?"

그녀의 앞에 있는 비석에는 여인곡이란 글자가 음각되어 있었다. 한참을 창조주

의 세계에서 배운 사전지식을 뒤져보며 여인곡이란 지명에 대해서 알아보았지

만, 그녀가 알고 있는 사전지식이란 것이 단순한 지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알 도

리가 없었다.

여인곳은 강호에서 한이 많은 여인들이 모여 만든 일종의 문파의 이름이기 때

문이다.

총 인원 만오천명의 대문파이기도 한 여인곡은 곡주인 빙한곡주 한빙아를 중심

으로 하는 무림에서 이름난 문파인데, 무림 곳곳에서 남자들에게 희생당하는 여

인들을 구해주는 일종은 여성구제기구라 할 수 있었다.

한참동안을 비석주위에서 서성거리고 있을 때 갑자기 한 쪽에서 강한 마나의

기운이 느껴져오자 놀란 로노와르는 뒤로 돌아 임전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는

데, 그녀의 뒤에 나타난 자들은 다섯명 정도에 백의를 입은 여인들이였다.

"당신들은 누구세요?"

로노와르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보며 물어볼 수 밖에 없었느데, 그 때 한 여

인이 눈물을 펑펑 흘리며 로노와르에게 다가오면서 소리쳤다.

"여인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핍박받는 자매여!"

"엥?"

난데없이 핍박받는 여인이 되어버린 로노와르는 황당함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는데, 그녀는 대뜸 손을 벌려 로노와르를 가슴에 꼭 안아주고는 말했다.

"여인곳에 오신 당신은 남자들의 핍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자! 안으로 드세요."

"에?..예."

뭐가 어떻게 되가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들어가라고 하니 그녀를 따

라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여인들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자 계곡 사이로 몇 개의 초소가 눈에 띄였는데, 그

곳에서 십여명의 여인들이 나와서는 손바닥을 들이대며 말했다.

"신원을 밝히시오."

"곡에 입곡하는 여인들을 맡고 있는 입곡당의 당주 소비주에요. 이번에 입곡하

는 여인을 안내하고 있는 중입니다."

입곡당의 당주라는 소비주의 말에 그녀들을 가로막고 있던 여인은 다른 옷을

입고 있는 로노와르가 이번에 입주하게 된 여인이란 것을 알고는 고개를 끄덕

이고는 다가와서는 소비주와 똑같이 두 손을 들어 로노와르를 안아주더니 말했

다.

"핍박받은 여인이여 여인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 예."

로노와르는 이것이 여인곡에서의 일종의 인사라는 것이라 짐작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상대방을 안아주는 여유도 보여 주었다.

초소를 지나 다시 한참을 들어간 후에야 여인곡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는데, 대

륙에서는 한 도시의 성과 버금갈 정도 거대한 성의 모습을 보며 로노와르는 감

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대한 성문의 위에는 전에 보았던 비석의 글자와 같이 여인곡이란 글자가 걸

린 편액이 보이고 있는지라 이곳이 진정한 여인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비주가 성벽의 위쪽에서 지키고 있는 여인에게 몇 가지 손동작을 보이자 위

쪽에서 역시 비슷한 손동작으로 답을 한 후 사라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성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소비주의 안내를 받으며 여인곡의 성안으로 들어간 로노와르는 그녀를 따라 한

참을 걸아간 후 한 전각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고개를 들어 전각으로 들어서는

문 위의 편액에 적힌 것으로 보이 이 곳이 탈한전(脫恨殿)이라는 것을 알 수 있

었다.

탈한전의 내당으로 들어서자 한 명의 백의를 입은 여인이 슬픈 눈으로 무읖을

꿇고 있는 한 여인을 가련히 처다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릎을 꿇고 있는 여인은 눈물을 펑펑 흘리며 무엇인가를 백의의 여인에게 고

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옆에서 시립하고 있는 여인들 역시 가련한 눈으로 처다

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길레 그럴까란 생각으로 로노와르는 청력을 높여

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흑흑흑...그래서...전 새로 들어온 첩을 잘 대해주려고 했지만, 남편은 그녀에게

접근하려는 제가 첩을 괴롭히려는 줄 알고는 흑흑흑....남편의 발길질에 맞아 다

리가 부러지고 절름발이가 되었는데, 남편은 절름발이인 저를 보고는 더욱 정이

떨어졌는지..매일 저를 구타하기 시작했고, 전 그것을 참지 못하고...이렇게 여인

곡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모든 이야기가 끝나자 상좌에 있는 백의의 여인은 천천히 앞으로 다가

가서는 무릎을 꿇고 있는 그녀를 일으켜 주고는 말했다.

"당신의 한을 잘 들었습니다. 여인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당신을 만의전에

안내할테니 그곳에서 다리를 고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을 학대한 남편은

여인곡에서 합당한 대가를 치루게 할 것입니다."

"크흐흐흑....감사합니다. 전주님.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흑흑."

"한을 가진 여인을 돕는 것은 여인곡의 여인들에게는 당연한 일입니다."

그 말과 함께 전주라는 여인은 자신의 앞에서 울고 있는 여인을 일으켜 세워주

고는 옆에 시립해 있던 여인에게 눈짓을 했고, 한 여인이 나와 그녀를 부축하며

전각을 빠져 나갔다.

여인의 모습이 사라지자 전주는 다시 상좌에 앉았는데, 소비주는 드디여 로노와

르의 차례가 왔다는 것을 알고는 말했다.

"저 분은 이 곳 탈한전의 전주이신 라연화님이십니다. 이 곳 탈한전은 지금까지

쌓였던 한을 털어냄으로써 진정한 여인곡의 여인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곳이

니 님께서는 마음에 쌓아 두었던 남자들에 대한 한을 이곳에서 모두 털어 내도

록 하십시오."

소비주의 말에 로노와르는 잘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앞으로 걸

어나가 전주의 앞에서 아까의 여인과 같이 무릎을 꿇었다.

로노와르가 무릎을 꿇고 앉자 전주인 라연화는 인자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여인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본녀는 이곳 탈한전의 전주인 라연화라 합니

다. 성함을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예. 서장에서 온 로노와르라고 합니다."

로노와르가 서장에서 왔다고 하자 장내의 여인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하지

만 그 말에도 라연화는 아무런 내색을 보이지 않으며 말했다.

"서장에서 왔다고 해도 핍박받은 여인들은 모두 여인곡의 식구가 될 수 있지요.

자매여 당신의 한을 이곳에서 털어내 보도록 하세요."

하지만 매사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로노와르가 한이라는 것이 있을 리가

만무한지라 한참을 고심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을 보며 탈한전의 전주는 얼마

나 마음의 고심이 컸으면 이런 곳에서도 한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을까라 생각

을 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여인곡에선 로노와르와 같이 남편에게 심한 타박을 받은 여인들이 마지

막 탈출구로 여기며 여인곳에 왔음에도 마음을 펴지 못하고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역시 전문가인 전주는 많은 여인들을 상대해 왔는지라 천천히 로노와르의 곁으

로 걸어가서는 그녀의 앞에 앉고는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여인곡에는 남자가 있을 수 없답니다. 모두 여인들뿐이며 핍박받은 삶을 살아

왔던 사람들 자 당신의 한을 마음것 뱉어내도록 하세요."

따뜻한 눈빛으로 말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도저히 한마디도 안 할 수 없게

된 로노와르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서장에서....남편이 있었는데...제가 어렸을 때, 강제로 끌고 다니면서...흑흑 어쩔

수 없이..그 남자와 결혼하게 되었는데..아이를 갖고 싶다고 하는데도...흑흑...삼

년동안을 기달렸는데도 나타나지를 않은지라...중원까지 왔는데도...찾을 수가 없

었어요..아마..절 버렸나봐요...전...그 남자만을 바라며 살고 있었는데...흑흑..."

로노와르의 사연이 생각보다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로도 충분히 고

생을 했다고 생각한 전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외에도 많은 일이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시는 것 같군

요."

일단은 할말이 없는지라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로노와르였다. 전주는 그

모습을 보며 자시 상좌로 올라가서는 말했다.

"이제 당신은 진정한 여인곡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일단은 당신의 미색이 출중

하니 만화당(萬花堂)으로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말한 전주는 하나의 서한에 이름을 적고는 옆에 시립해 있던 여무사에

게 건네 주었고, 여무사는 다시 한여인에게 서한을 건네주었다.

서한을 받은 여인은 로노와르를 일으켜주며 말했다.

"자 일어나시지요. 이제 당신은 여인곡의 만화당에서 일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

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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