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135화 (135/247)
  • 제 1 장 창조주를 만난 루드웨어 (2)

    "그렇다면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십시오."

    프라이도스의 말을 들은 루드웨어는 오성신에게 다른 차원계로 갈 수 있는 방

    법을 가르쳐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오성신은 모두 고개를 젖고 있었다.

    "오성신의 힘이라면 다른 차원계로 넘어 갈 수 있지 않습니까?"

    대륙을 지배하는 오성신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여 물어보았지만, 그들

    은 고개를 끄덕이며 루드웨어의 의문에 답을 해주었다.

    "예. 오성신의 힘이라면 충분히 다른 차원계로 넘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수많은 세상 중에서 과연 어떤 곳에 루드웨어님이 원하는 것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겁니다. 무턱대고 아무 곳이나 날아간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

    까요. 제가 알기로는 대륙에서도 두 번 정도 다른 차원계의 인물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 말에 루드웨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대륙에 다른 전혀 다른 계의 차원계의

    사람들이 찾아 온 것은 그 역시 잘 아는 사실이다.

    바로 차원도사 천우와 이계에서 온 준호, 이 두사람은 대륙에선 전혀 알지 못하

    는 문명을 가지고 들어온 인물이였지만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원하는 그런 것은

    가지고 있지 못했다.

    천우는 네크로멘서와 같은 힘을, 준호는 발전된 문명을 가진 차원의 세계로 넘

    치는 마나를 안정시킬 그런 힘을 가진 세상의 존재가 아니였던 것이다.

    "그렇군요."

    그제서야 루드웨어는 어느정도 오성신의 부정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포

    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들이 알고 있는 차원계라도 가서라도 찾아보고 싶은

    것이 루드웨어의 심정이였다.

    "방법이 없겠습니까?"

    한참을 고민하던 루드웨어는 다시 오성신에게 물어보았는데, 그들은 무엇인지

    한참을 모여서 회의를 하다가 결정을 했고, 태양신 아리시아가 루드웨어의 앞으

    로 다가오더니 잠시 헛기침을 몇번 하고는 말했다.

    "솔직히 우리의 힘으론 역부족입니다. 하지만 저희들의 윗분이라면 당신이 원하

    는 세상으로 보내 주실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군요."

    "예? 오성신의 윗분이요? 그렇다면...."

    "생각하시는대로입니다. 바로 창조주시라면 당신을 원하는 차원계로 보내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아!"

    이 세상을 창조하고 모든 신들과 생명체들을 만든 최고의 마이스터, 루드웨어로

    서는 오성신의 말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창조주를 만난 인간들은 단 한사람도 없었기에 자신이 처음 창조주를

    만나게 되는 인간이 되는구나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저..정말 창조주를 만나 뵐 수 있겠습니까?"

    루드웨어의 떨리는 말에 아리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따.

    "물론 보통사람들이라면 불가능하겠지만, 천신 레이뮤님의 대리자인 루드웨어님

    이라면 지금은 서열로는 저희 오성신과 같은 직급을 가졌다고 할 수 있으니 충

    분히 만나뵐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왕!!"

    그 말에 루드웨어는 크게 감동하여 아리시아의 다리를 붙잡고는 통곡을 하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으허허헝...감사해용!! 빨리 창조주를 뵙게 해 주세용..우헝헝"

    갑작스럽게 돌변한 루드웨어의 모습에 아리시아를 비롯한 나머지 오성신들은

    식은땀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창조주의 쉼터, 신계의 최고의 권위를 가진 오성신의 집무실로 사용되는 이 건

    물에는 하나의 거대한 원형방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정장 2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오리하르콘 조각상이 자리를 잡고 있었

    는데, 단순한 도금이 아닌 순오리하르콘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는 조각상이였기

    에 팔면 대륙에서 가장 크다는 로아냐드제국을 몇 개는 살 수 있는 엄청나게

    비싼 것이였다.

    창조주의 쉼터에 자리잡고 있는 이 조각상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창조주, 역시

    대륙을 취미로 만든 만큼 남는 재력이 엄청난 재벌이라 할 수 있었다.

    루드웨어는 오성신의 안내를 받으며 이 오리하르콘 조각상이 있는 방으로 올

    수 있었고,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조각상을 본 그는 황홀감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었다.

    탐욕의 생물인 드래곤이 본다면, 팔 한짝이라도 뜯고 가고 싶은 욕망에 발광이

    라도 했을 듯한 엄청난 물건이였기 때문이다.

    평상시의 루드웨어라면 암암리에 손가락 하나라도 잘라 품속에 숨겼을테지만,

    오리하르콘 한조각으로 5천년동안 로노와르에게 바가지를 긁힐 수는 없는지라

    넘치는 물욕을 꾹꾹 누르며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등에는 연신 식은땀이 흘러내리며, 온 몸은 시뻘겋게 변해가고 있

    었으니 그의 곁에서 같이 걸어가고 있는 오성신중 두 명의 여성신은 흠찟하며

    루드웨어를 변태가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성신은 세명인데 왜 두명만 흠찟했을까 하는 물음에는 외로운 전쟁의

    여신 히루안은 아리시아나 프라이도스 같은 남자만 보다 잘생긴 초록머리의 루

    드웨어를 보니 마음이 혹했기 때문이다.

    물론 오성신의 권위가 있다보니 그런 것은 겉으로 표출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시뻘개지는 그의 모습을 보며 자신을 덥썩 안아주지 않을까 환상에 잡히고 있

    었다.

    외로운 여신 히루안의 망상인 것이다.

    이런저런 망상으로 가득찬 일행들은 원형의 방에 중앙, 오리하르콘 조각상이 서

    있는 곳에 다달았고, 다섯명의 오성신들은 조각상을 중심으로 다섯방향으로 걸

    어가기 시작했다.

    "자 이제부터 창조신께 가는 유일한 통로를 열겠습니다. 우리가 힘을 개방하여

    문을 열면 루드웨어님은 곧바로 통로로 들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애석하게도 이

    통로를 여는 것은 우리에게도 5초 정도밖에 되지를 않으니까요."

    아이네스의 말을 들은 루드웨어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신중의 최강이라는

    천신 레이뮤가 크레이져를 봉인하며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 뒤를 이어 대륙을

    담당하는 오성신의 힘은 각 개인의 힘으로도 루드웨어의 상위에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조신에게 가는 문을 열기 위해 오성신이 모두 힘을 합쳐

    야 하며, 그 시간도 5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엄청난 힘이 모여

    야만 창조주에게 겨우 갈 수 있는 문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힘으로도 겨우 문을 5초 정도밖에 유지할 수 없는 입구, 그렇다면 창조주

    의 힘은 도대체 어느정도일까라는 생각에 루드웨어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각상의 다섯방위로 모인 오성신은 두 손을 조각상을 향해 뻗고는 천천히 주

    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오성신은 이미 언령의 단계를 지난 권능의 단계의 힘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엄청난 힘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그들이

    주문을 외울 정도면 이 힘은 대륙을 세상에서 완전히 소멸시키고도 남을 힘이

    라고 할 수 있었다.

    조각상을 중심으로 힘을 개방하고 있는 오성신들을 중심으로 조각상은 오망성

    의 공간안에서 그 엄청난 힘을 받아 들이기 시작했고, 눈부신 황금빛과 함께 강

    렬한 섬광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 엄청난 힘을 직접 느낀 루드웨어는 다리가 후들거리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궁극의 마신 크레이져를 무찌른 이후 과연 신의 힘은 어느정도

    일까란 생각을 하면서 자신도 오성신에 못지않은 힘을 가진존재라 생각하던 루

    드웨어였지만, 직접 오성신의 힘을 알게되자 그 생각은 삽시간에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다.

    "크리에이틱 게이트!!"

    드디어 오망성을 그리며 힘을 개방하던 오성신은 자신들의 모든 힘을 내 쏟은

    마법의 시동어를 외쳤고, 오리하르콘 조각상은 엄청난 황금의 광채를 내뿜기 시

    작하더니 서서히 그 중심부에 순백의 빛을 내뿜는 게이트를 만들어내기 시작했

    다.

    "루드웨어님!! 지금입니다!!"

    조각상의 중심부에서 열리는 게이트가 최고의 크기로 열리자 아이네스는 루드

    웨어를 향해 소리쳤고, 그 순간은 놓치지 않은 그는 플라이마법을 사용하여 게

    이트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오성신 고마워!!"

    마지막 감사의 인사를 날린 루드웨어는 여지없이 조각상의 게이트로 사라져갔

    고, 그 극한의 힘이 점점 사라져가는 게이트는 서서히 좁혀저 가더니 얼마 후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헉..."

    "큭!!"

    모든 힘을 소진한 오성신들은 더 이상 일어설 힘도 없다는 듯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릴 수밖에 없었지만, 자신들이 연 게이트가 성공한 탓인지 그들의

    얼굴에는 만족감이 흐르고 있었다.

    "다행이에요.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크리에이틱 게이트를 열었으니 말이에요."

    아이네스의 말에 아리시아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시하고는 말했다.

    "천신 레이뮤님만이 열 수 있었던 크리에이틱 게이트였으니까요. 그나저나 루드

    웨어 녀석 창조주께 별 실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

    아리시아의 말에 다른 4명의 오성신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밖에 없었

    다. 누가 뭐래도 그는 자신들이 다스리는 세상에서 가장 괴짜의 인물임에는 틀

    림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오성신의 힘으로 열려진 크리에이틱 게이트로 몸을 날린 루드웨어는 수많

    은 색깔의 빛이 소용돌이치는 통로로 빨려 들어가며 황홀함에 취해 있었다.

    텔레포테이션 게이트와 비슷한 공간이긴 했지만, 게이트의 통로가 영롱한 푸른

    색의 빛을 내고 있다면, 이 통로는 눈부쉴정도 화려한 색깔의 빛을 뿌려대고 있

    는지라 이 하나만으로도 세상의 어느 미술품보다 더욱 찬란하게 느껴질 정도였

    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상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수많은 색깔의 빛을 내던 통로

    를 빠져나가는 시간은 지상계으론 십초도 되지 않는 짧은 순간이였기 때문이다.

    통로를 지난 루드웨어는 다시 순백의 빛이 작렬하는 반대쪽의 게이트를 본 순

    간에 벌써 이공간의 몸을 들여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야 이건?"

    오성신이 살고 있는 성도의 경우는 순백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기에

    과연 신이 살고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창조주가 살고 있는 공간은 그런

    것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사방은 칠흑같은 어두움으로 가득차 있었고, 루드웨어가 밟고 있는 것은 땅이

    아니라 공간이였기 때문이다.

    마치 레비테이션을 사용하여 공중에 몸을 띄우고 있는 그런 상황, 루드웨어는

    도대체 어디로 가야 창조주를 만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젠장!! 어이 창조신 형!! 모습 좀 드러내봐요!! 창조신 형!!"

    겁대가리도 없이 창조신을 형이라 부르며 같은 배분으로 만들어버린 루드웨어

    는 공간에 갇혀 창조신을 소리쳐 부르기 시작했지만, 좀처럼 창조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라이트마법을 사용하려고 해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의 몸 안에 있는 마나는

    공간으로 방출됨과 동시에 완전히 소멸되어 버려 마법은 형성되지 않았기에 그

    는 어떠한 마법도 사용하지 못하고 공중에 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젠장..."

    움직이지도 못하는 루드웨어로선 그곳에 머물러 창조신을 기달릴 수 밖에 없다

    고 생각하며 조용히 눈을 감고는 휴식을 취했다.

    명상을 취해 마나를 모으려해도 이 공간엔 마나자체가 없기에 그로선 정말 아

    무 할 일일도 없이 떠있는 모습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루드웨어에게는 그때부터 수많은 세월을 아무 것도 없는 공간자체에서

    생활해야 하는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처음 한달, 루드웨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몸안에 있는 엄청난 마나를 쓰며, 이곳을 마법을 쓰며 이곳을 빠져나가

    려고 했지만, 그것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리고 한달의 시간이 지났을 때 그의 몸속에 있는 마나는 완전히 바닥이 나버

    렸고, 그는 이제 불사의 몸을 제외한다면 보통 인간의 몸으로 살아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두 달, 루드웨어는 미친 사람처럼 날뛸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란 것은

    사회적 동물, 그런 그들을 한달 넘게 어둠의 공간, 그것도 아무 것도 없는 공간

    에 가두면 제대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나마 정신적으로 극한에 이른 10서클의 마도사인 그였기 때문에 처음 한달동

    안을 견딘 것이였는데, 이제는 그런 정신도 모두 사라져 정신이 무너져가기 시

    작했고, 그는 미친사람 처럼 발광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발광도 오래 가지 않았다. 모든 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것이 살아

    있는 생명체인 것처럼, 루드웨어는 천천히, 천천히 이 무(無)의 공간에 익숙해져

    가기 시작했고 일년의 시간이 되었을 때 그의 몸은 완전한 공간의 일부가 되었

    다.

    그리고 시간은 수천년, 수억년을 지나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영겁의 시간으

    로 흘러갔고, 루드웨어는 이제 조금씩 인간의 형태를 벗어나며, 완전한 무(無)의

    형태로 변해가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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