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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124화 (124/247)

드래곤의 마법사 2부 -69-

다행히 로덴의 일격에 당한 시크라의 상처는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전신적인 것

에 있었다.

자신의 에고소드에게 당했다는 자괴감에 빠진 시크라는 진영에 한 구석에 쪼그려 앉아 폐인

이 되어가고 있었으니 여러 부단장들과 아트리만 남작으로선 당황될 수 밖에 없었다.

숫자적으로 밀리고는 있지만, 사기 하나만큼은 충천하는 마도 연합군을 이렇게까지 이끈 것

은 황당한 인물이기는 하지만, 시크라의 힘이였기 때문인데, 그가 저렇게 폐인이 되어 있으

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로덴이 가세해서 4명이 된 지휘부에선 이 일에 대해서 고심하며, 회의를 하고 있었지만, 좀

처럼 별 다른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론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로덴을 보며 말했다.

"사실 시크라님이 저렇게 자괴감에 빠진 것도 다 네 녀석이 탈출했기 때문이니, 이렇게 된

바에 다시 에고소드의 본분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때?"

"개자식 죽여버리겠어!!"

그 말이 나옴과 동시에 로덴은 얼굴을 시뻘개지면서, 검을 뽑고 아론을 향해 달려들었기에,

나머지 사람은 그를 말리는라 진땀을 뺄 수 밖에 없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어느 누가 살아 있는 채로 에고소드가 되어 남에게 휘둘러지는 것을

좋아하겠는가?

"에고소드를 교체하는 게 어떨까?"

길버트의 말에 좌중에 있는 사람은 모두 황당한 눈을 하며 그의 얼굴을 처다보았다. 마치

니가 에고소드 역할을 하겠느냐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그런 눈초리가 돌아오니 길버트는

자신의 의견을 다시 속으로 집어넣을 수 밖에 없었다.

회의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고심하고 있을 때, 천막의 장막이 열리면서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의 모습을 확인한 지휘관들은 모두 자리에 일어났다.

바로 자괴감에 빠졌던 시크라였기 때문이다. 시크라는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초췌한 얼굴을 하고 있었기에 다른 이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었는데 회의장에 있

는 사람들을 한번 흝어보던 그는 한 쪽에 자신의 에고소드가 두려운 듯 물러서고 있는 것을

보더니 눈물을 흘리며 그를 덮썩 안았다.

"흐흐흑!!"

"끄아악!!"

갑자기 시크라가 덮쳐오자 로덴은 경악을 하며 뒤로 물러서려고 했지만, 잽싼 시크라에게

잡히고 말았는데, 시크라는 로덴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면서 중얼거렸다.

"흐흐흑..내 에고소드야. 그렇게도 주인이 싫었던거냐..."

"젠장! 누가 에고소드입니까!"

"애써 부인할 필요없다. 이제 완전히 단념을 했으니까..."

그 말에 좌중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부단장 에고 소드에 목

을 매던 시크라가 자신의 생각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두 눈에 가득한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 앉은 시크라는 자신을 보고 있는 사람을 보며 말했

다.

"흐흐흑 떠나겠다는 놈 붙잡지 말라는 예성인의 교훈도 있고 해서, 자유를 희망하는 에고소

드를 보내주기로 결심했다. 에고소드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나쁜 주인만 하는 거니까..."

하지만 아직도 미련이 많이 남았는지 시크라의 손은 로덴의 허벅지를 쓰다듬고 있었기에,

회의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식은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고, 당사자인 로덴은 닭살이 확

장을 하는 한편 안색도 시퍼렇게 변하고 있었다.

어쨋든 시크라가 회의실에 참석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는 지휘부들은 드디어 작전회

의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길버트는 현재의 대치 상황에 대하여 시크라에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치 상황은 조금 미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의 기마대는 이미 저희 군의 복병전

으로 거의 괴멸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적으로선 기마대를 이용한 작전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마대가 없다고 해도 궁병대가 있기 때문에 실드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갑보병대로 이루어져 있는 우리 군으로선 숫자적으로 불리한 이때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

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마대가 있다고 해도 신성제국군이 선공을 가하지 않는 한 저

희로선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는 상태이지요."

"음..."

"적의 공격이 언제쯤 있으리라 생각됩니까?"

그 말에 길버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적은 주력인 중갑보병이 크게 대패한 상태이기 때문에 쉽게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고, 또 그들로서는 안트라드평원을 본군이 올 때까지 지키는 것이 주목

적이기 때문에 그들로선 계속 움직이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테니까요."

"음...그렇담 적을 끌어내는 수밖에 없겠군요."

"예. 하지만 적은 아군의 도발에 쉽게 넘어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겠군요."

급하게 평원으로 달려온 덕분에 화살공격을 막을 실드를 준비하지 않은 군으로선 본군이 도

착하기 전에 적을 안트라드평원 밖으로 밀어내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서부숲의 나무를 이용하여 화살을 막을 마차를 만들어 공격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마차?"

"예. 공성전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성 위의 화살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나무로 화

살이 날아오는 방향을 막아 적의 성문까지 들어서는 공성차입니다."

아론의 의견에 좌중에 있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시크라도 그 의견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명령을 내렸다.

"아론 부단장의 의견을 수용하겠다. 지금 당장 서부숲으로 군을 이동하여 공성차의 제작에

들어가도록 하시오!"

"예."

이렇게 해서 시크라의 일만의 군대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하지만 간단한 모양

의 공성차라고는 해도 일만의 군대를 움직이게 만들 양을 제작한다는 것은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였기에, 시크라의 군대는 이틀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소비하게 되었고, 이 시간

이 후에 있을 정국의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 회의가 있은 후 신성제국의 우군의 일부가 약 3일 후에 안트라드평원에 도착하게 되며,

중군과 후군, 그 외에 각 영지에서 출발했던 군대중 반이 우군이 도착한지 3일 후에 집결하

게 되며 마도제국의 연합군은 5일 후에야 안트라드평원에 집결하게 된다.

이틀 후 드디어 시크라의 일만병사는 공성차를 이용하여 적의 화살공격을 막으며 적진을 향

해 총 공격을 시작했다.

"제 1 연합 기사단 돌격!!"

이 시기에는 아직 석궁이란 것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때였기에, 기사단의 풀플레이트아머를

뚫을 만한 활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중갑을 입은 기마기사단이 적진을 향해 돌격을 해오자 신성제국군은 중갑보병을 이용하여

바리게이트를 형성하며 적의 공성차를 향해 불화살을 이용한 화공을 지시했지만, 생나무로

만들어진 공성차는 쉽게 불에 타지 않았기에, 화공이 완벽하게 이루어지기도 전에 적의 보

병은 근거리까지 접근하게 되며, 전투는 혼전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세명의 부단장이 각각 나누어져 적진의 내부를 기사단을 통해 뒤흔들고 있었기에, 신성제국

으로선 원할한 의사전달이 각 군에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기에, 신성제국의 군대의 일반적

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갑보병과 경갑보병, 궁수대의 원활한 연계작전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었다.

만약 기마대만 남아 있었어도 적의 기마기사단을 효과적으로 묶어 놓으며 전세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을테니 기마대의 손실이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가끔씩 시크라의 마법이 작열하며 일부의 진을 무너뜨리고 있었기에, 마법사가 없

는 신성제국의 군대로선 사기가 저하되며, 적의 공세에 제 일 방어선이 중갑보병이 무너졌

고, 적의 경갑보병은 창보병 돌격을 감행한 후 곧바로 검을 뽑아 근접전을 들어가기 시작했

다.

제국과 중소국가들의 보병편성을 보며 먼저 중갑보병은 창보병과 도끼나 메이스와 같은 중

보병으로 나누어지며, 경갑보병의 경우에는 창보병의 경우에는 근접전을 위해 검을 같이 휴

대하거나 방패를, 검보병의 경우에는 검과 방패를 휴대하지만, 경갑보병이 무기를 선택하는

것은 각 지휘관의 취향에 따라 다른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각각의 군에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아트리만 남작의 보병은 창과 함께 근접용의 검을 휴대하고 있는 경갑보병이였기에, 창돌격

의 후에 바로 검을 사용한 급접전이 가능했기에, 이러한 변화는 빠른 속도로 이루어져 적진

에서 난전을 벌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신성제국의 중갑병은 창보병계열이였기에, 근접전이 약할 수밖에 없었고 경갑보

병의 경우에는 창과 방패를 지니고 있는 계열의 창보병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는 신성제국이 군 통솔의 원활함을 위해 각 영지에서 일관된 병과를 조직해서 보냈기 때

문에 일어난 현상이였다.

즉 신성제국은 적의 화살공격을 막으며 공격해 들어가는 정방진을 이용한 공격이 주를 이루

는 병과였고, 마도제국은 화살공격을 배제한 백병전용 병과라는 차이다.

이러한 차이는 전세를 마도제국에게 더욱 유리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기에, 신성제국으로선

적군에게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경갑창보병은 이열횡진으로 적군을 밀어 붙여라!!"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기는 했지만, 도리에프백작은 쉽게 당할 마음은 없었다. 중갑보병이 적

과 대치 상황에서 밀리기 시작하자. 그는 급히 경갑보병을 후방으로 후퇴시킨 후 이열횡대

로 길게 늘어뜨려 적을 밀어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경갑보병의 이열횡진은 제 일열이 방패를 앞으로 내세워 적의 공격에서 몸을 보호하면 이열

에서 창을 앞으로 내밀어 적을 밀어붙이는 공격이였다.

이는 장병기의 효능을 높인 전투방법으로 단병기를 가지고 있는 적을 상대로 상당한 효과를

가진 진세라고 할 수 있었다.

도리에프백작의 명령에 의해 경갑보병의 이열횡진이 전진을 시작하자 시크라의 경갑보병은

후방으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기에, 혼란함이 가중되고 있었는데, 그때 적의 이열횡진의 뒤

쪽으로 일단의 기마기사단이 난입하여 진을 흐트려뜨리기 시작했다.

정방진과는 달리 이열횡진은 후방공격에 약할 수 밖에 없는 약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것

을 눈치 챈 시크라가 기마기사단을 인솔하여 적의 진을 길게 돌아 단번에 전진하고 있는 적

의 이열횡진의 후방을 공격한 것이다.

일단 기마기사단에 의해 진이 무너지자 이열횡진은 급속도로 무너져가기 시작했고, 도리에

프백작은 더 이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입술을 깨물며 후퇴를 지시할 수 밖에 없었다.

"전군 후퇴하라!!"

도리에프백작의 명령이 떨어지자 신성제국군은 후퇴하기 시작했지만, 마도제국의 보병들은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고, 계속 공격하며 진격을 시도했는데, 그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저..적병이다!!"

갑자기 적병이라 외치는 사람들의 외침에 시크라는 평원의 한쪽을 처다보았는데, 그 순간

자신들의 군대의 패배를 알 수 있었다.

적병이 출현할리 없다고 생각한 오마르산쪽의 방향에서 엄청난 대군이 빠른 속도로 전장을

향해 진격해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군은 후퇴하라!!"

오마르산쪽의 대군을 상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 시크라는 전군에게 후퇴의 명령을 내릴 수

밖에 없었는데, 아군의 원조가 왔다고 생각한 도리에프 백작이 후퇴를 하던 중 급속히 반전

을 꾀하며, 원군의 출현으로 우왕좌왕하고 있던 마도제국의 병사에게 반격을 가함으로써 전

황은 도리어 역전되어 버렸다.

도리에프백작의 군이 반전을 시도하자 시크라의 경갑보병들의 후퇴속도를 느려질 수 밖에

없었기에, 오마르산에서 출현한 수만의 대군은 빠른 속도로 전장으로 파고들면서 마도제국

의 보병들을 도륙하기 시작했고, 이미 마도제국의 병사들의 후퇴를 예상이라도 했는지 일단

의 궁병대가 활을 들어 후퇴하고 있는 마도제국의 보병들을 향해 활을 난사하니 마도제국의

병사들은 엄청난 패배를 당하고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간신히 적의 추격을 뿌리치고 후퇴를 한 시크라는 숨을 몰아쉬며 평원의 서부숲에서 살아남

은 병사들을 살펴봤을 때, 좌절감이 밀려 올 수밖에 없었다.

시작할 때 일천의 기마기사단과 일만의 보병대는 이제 300명도 안 되는 기사들과 천명정도

의 보병만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또 그 와중에 보병의 대장인 아트리만 남작이 전사하고, 세명의 부단장 중 아론이 전사하고

말았다.

로덴의 경우에는 그 동안 에고소드를 한답시고 그의 갑옷에 시크라가 수십개의 마법을 인첸

터 시켰기 때문에 적의 칼날에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지만 흉갑은 흉찍하게 우그

러져 있었고, 왼쪽 팔엔 심한 검상을 입고 있었다. 거기다가 말마저 적병의 창에 꿰여 죽었

기에, 보병들과 함께 뛰어온지라 도착했을 때는 숨을 헐떡이며 정신을 제대로 못 차리고 있

었다.

"시크라님...대패입니다..흑흑흑.."

"이젠 어떻게 해야지요.."

자신의 곁에서 알짱거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두 왕자들을 보며 시크라는 한 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노련한 기사들도 죽는 판에 저 두 명의 화상은 어떻게 목숨을 부지했는지 신

기할 뿐이였다.

"어쩌긴....계속 후퇴하며 본군과 합류한다."

시크라의 말에 제장들은 고개를 숙이며 아무말도 못할 뿐이였다. 거의 완벽하게 잡아 놓은

승리를 예상치도 못한 적의 원군으로 대패로 마감했기 때문이였다.

설마 적이 험한 오마르산을 넘어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였던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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