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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120화 (120/247)
  • 드래곤의 마법사 2부 -65-

    임시 대 기병 방어진이라 하나 이러한 전법은 중갑을 두르고 있는 기마기사대에게는 상당히

    효과적인 방어 전술이였다.

    중갑보병단이 들고 있는 창의 길이는 2미터 40센티미터의 무거운 창이였기에, 땅을 지지대

    로 삼아 기마대를 향해 뻗고 있다면 완전한 대 기마 방책으로서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길버트 역시 이러한 중갑보병의 대 기마전술을 알고 있는지라 돌진하는 것을 멈추고 좌측으

    로 기수를 돌려 적의 방책과의 사이를 약 20미터 정도로 빠른 속도로 적의 진지의 앞을 움

    직이기 시작했다.

    만약 이 시점에서 로아냐드제국군에게 기마대가 있었다면, 길버트가 이끄는 기마대의 정면

    을 중갑보병으로 막음과 동시에 기마대로 하여금 적을 포위 섬멸할 수 있었겠지만, 15만 마

    도 제국군의 진군을 막기 위해 기마대 5천을 모두 외부로 보냈기에, 그들의 기동성을 따를

    수 있는 부대가 현재 신성제국군에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화살공격은 중갑으로 인해 효과를 보지 못하고, 기동력까지 뒤지는 신성제국군으로선 자신

    들의 진지의 주변을 빠른 속도로 돌고 있는 길버트의 기마대에겐 어찌할 방법이 없었던 것

    이다.

    하지만 길버트 역시 중갑보병의 창 방위진을 뚫을 수 없는 지라 어쩔 수 없이 오백의 기마

    대기사단을 돌려 돌아 올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 아군의 나머지 5백의 기마대가 있는 곳에

    서 엄청난 불꽃의 구가 적의 진지를 향해 날아오더니 큰 폭음과 함께 창 방위진의 한쪽을

    무너뜨렸다.

    "전군 공격!!"

    무슨 일인지를 몰랐지만, 일단 창 방위진이 뚫리자 그 구멍을 통하여 오백의 기마 기사단을

    돌려 빠른 속도로 적진을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제국의 중갑보병이 기병을 상대로 한 훈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창의 방위진을 형성하기

    위해 각 보병간의 간격이 너무 좁았기에, 긴 창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방법이 없었고, 이러한

    점은 길버트의 기마기사단으로 하여금 적의 내부를 마음대로 휘저을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빠른 속도로 적의 내부를 치고 들어간 길버트는 무리하게 적의 진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움직임이 둔한 중갑보병단만을 공격했고, 무거운 갑옷과 창으로 적을 상대하기 어려운 중장

    갑보병은 제대로 된 반격도 하지 못하고 기사들의 먹이가 되야 했다.

    "경갑창보병은 적의 기마대를 공격해라!"

    중장갑보병이 기마대의 먹이가 되자 도리에프백작은 급히 경갑창보병을 돌려 적의 기마대를

    상대하게 하려 했지만, 기마대의 순발력을 보병들이 따를 방법이 없었다.

    적의 경갑보병이 밀려오자 길버트는 전 기마대로 하여금 후퇴를 지시해 적의 진지를 빠른

    속도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이 싸움은 제대로 된 전투는 20분도 되지 않은 짧은 전투였지만, 아군이 길버트가 이끌었던

    500의 기사중 20명이 사망하고 40명이 중경상을 입은데 반해 적의 중장갑보병은 340명이 사

    망하고 510명 중경상을 입히는 거의 열배에 차이가 나는 대승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전투를 승리로 이끈 길버트로선 기분이 좋은 일이였지만, 적의 창 방위진을 깬 의문의 불길

    에 궁금하지 그지 없었다.

    "도대체 그 불길은 어디서 날아온거지?"

    길버트가 불길에 대해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아론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래도 로덴이 진짜 에고 소드인가봐."

    "그건 무슨 개소리리냐?"

    아론의 말에 얼토당토하지도 않다는 소리로 길버트가 반문했는데, 아론은 고개를 저으며 말

    했다.

    "네 녀석이 적진에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알짱거리니까, 단장님이 성질을 막부리시더라고 그

    러더니 로덴녀석을 꺼내 들어 주문을 외우니까 갑자기 엄청난 불길이 치솟아 오르더니 펑하

    고 날아가는 거야!"

    "설마?"

    "시크라 단장님이 로덴을 들고 마법을 사용했다니까."

    "헉..."

    길버트로선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한때의 동료라고 믿었던 로덴이 진짜 에고소드였다

    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있단 말인가...

    한편 두 왕자를 옆에 두고 에고소드의 엉덩이 갑옷을 쓰다듬으며 검을 손질하고 있던 시크

    라는 조용히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인첸터 아이스볼!!"

    그 순간 푸른빛을 띄는 마나가 부단장 에고소드를 감싸기 시작하더니 강력한 마나의 힘을

    불어 넣었다.

    "크크크 드디어 진짜 마법검이 되가는구나. 우하하하"

    "단장님! 제발 용서해 줘요 흑흑흑.."

    "무슨 소리야! 이 에고소드야!"

    "진! 에고소드가 아니라니까요. 흑흑흑"

    엽기적인 시크라는 보통 에고소드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부단장의 갑옷에 무차별적으로

    마법을 인첸터 시켜 검의 레벨업을 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이젠 몇가지 속성의 마법은 물론 경도 또한 미쓰릴에 버금갈 정도로 강력해진 부단장 에고

    소드는 이미 대륙에 있는 마법검 중에 상위를 차지할 정도의 힘을 가진 검으로 변해 있었

    다.

    이는 에이션트급의 시크라가 공을 들여 만든 결과라고 할 수 있으니 과연 로덴이 시크라의

    손에서 벗어나 에고소드에서 탈피할 수 있을런지는 의문이라 할 수 있었다.

    애석하게도 시크라는 검을 너무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중에는 이 전쟁이 끝난

    후 자신의 보물창고에 보관할 생각까지 품고 있으니 드래곤의 품에서 인간 한명 망가지는

    것은 정말 눈깜짝할 사이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었다.

    큰 승리를 거두었다고는 하지만, 창보병대가 있는 한 기마대가 함부로 적진을 난입할 수는

    없는 일이였기에 시크라는 연합 제 1 기사단을 돕기 위해 급하게 이 곳으로 향하고 있는 보

    병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시크라에게 쉴 기회를 주지 않고 있었으니 연합기사단의 뒤쪽에서 일

    단의 기마대가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들은 15만 마도제국군의 진군을 늦추기 위해 진을 빠져나갔던 샐리스 남작의 오천기의 기

    마대였다.

    본진이 습격당한다는 소식을 마법구슬을 통해 들은 샐리스는 급히 기수를 돌려 평원으로 달

    려온 것이다.

    "단장님 적의 기마대가 아군의 본진에 출현했습니다."

    "기마대?"

    "예."

    시크라는 늙어서 흐리흐릿한 눈을 비비며 이글아이를 사용하여 평원의 한쪽에서 대기하고

    있는 적의 기마대를 살펴봤다.

    수는 약 4600기정도였기, 경갑을 착용하고 있는 그들은 모두 실드와 랜서를 들고 있는 전형

    적인 기마대의 모습이였다.

    신성제국이나 마도제국이나 기마대가 될 수 있는 이들은 말과 함께 갑옷을 살 수 있는 평민

    이상의 계급만이 가능했지만, 신성제국의 기마대가 단순히 평민 이상의 무인들이라면 시크

    라측의 기병은 각 왕국의 기사들이였기에 어느정도 수준은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 수준에 차이가 난다 하더라도 적의 숫자는 아군에 비해 4배 이상, 연합

    제 1 기사단 일천기만을 대동하고 온 시크라로선 지원 보병단 1만이 오기 전까지는 이들과

    마주치는 것은 삼과햐야 했다.

    "지원 보병단의 현재 위치는?"

    "저희들의 위치로부터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에서 빠른 속도로 진군하고 있습니

    다."

    "음..."

    시크라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때 또 다른 기사가 달려와서 적진

    의 움직임을 보고 했다.

    "단장님 적진에서 약 4천 이상의 경갑창보병대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창보병?"

    경갑창보병은 중장갑창보병에 비해 그 움직임이 빠르다. 신성제국의 보병 전투진형은 100명

    의 보병이 10열정방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100명의 보병이 1분대로 타워실드를 앞으로 든 선두의 10명을 앞으로 사방에 타워실드를

    각 방향을 보호하고 위로 타워실드를 포개어 들어 궁병의 화살을 막는 진형이다. 마치 사각

    의 상자와 같은 진형을 이루며 타워실드의 앞을 긴 창을 들어 공격해 들어오는 이 방식은

    신성제국 보병의 전형적인 진이였다.

    4천명 정도의 경갑창보병이라면 모두 40개의 분대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40개의 경갑창보병이 일렬횡진으로 진격해 들어오자 적진으로 가는 길은 완전히 막혔다고

    할 수 있었다.

    "적의 기마대가 반원진으로 후방에서 진군하고 있습니다!"

    "포위섬멸을 생각하는가?"

    적의 기마병이 반원진을 만들어 1천기밖에 되지 않는 시크라의 기마기사대를 둘러싸는듯한

    진형을 취하며 공격하는 것이다.

    풀플레이트아머를 착용한 기마기사대의 경우는 신성제국의 경갑기마대보다 그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좌우로 빠르게 적의 포위망을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

    었다.

    "단장!! 빨리 군을 좌, 우로 후퇴하게 하심이.."

    길버트와 아론은 가만히 있다가는 포위섬멸을 당할 것이 뻔한 일이였기에 시크라에게 작전

    을 종용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던 시크라는 길버트와 아론에게 명령했다.

    "보급마차를 버리고 전군은 랜서 돌격형태로 방추진을 이루어 후방의 기마대의 진을 양단하

    라! 4배의 숫자라고는 하지만 길게 반원진을 취하고 있다면 진의 두깨는 얇을 것이 분명하

    다!"

    "예!"

    시크라의 명령이 떨어지자 길버트와 아론은 기사단에게 명령하여 빠른 속도로 방추형진을

    형성 적의 반원진의 중심을 향해 전 돌진하기 시작했다.

    숫자가 많다고는 하지만 시크라의 기마기사단은 한사람 한사람이 왕국의 기사대 출신의 뛰

    어난 기사들인지라 같은 숫자의 신성제국 기마대와는 실력에서 한 수위라고 할 수 있었다.

    제 1 연합 기사단은 빠른 속도로 적의 반원진을 향해 돌진해 들어가는데 적이 방추형을 취

    해 공격해 들어오자 신성기사단의 반원진은 그 진을 변형하기 시작해 좌우익의 기마대가 방

    추형을 감싸안 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시크라의 기사단에 비해 적의 경갑기병의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방추형의 진은 순식간에

    포위되고 말았기에 적의 양단하여 포위망을 뚫는 것은 불가능하게 보였다.

    "전군! 일자 평행진으로 적의 좌익을 향해 랜서 돌격!!"

    그때 기회를 기다렸다는 듯이 시크라의 명령이 떨어졌고, 연합기사단은 랜서를 들어 감싸안

    듯이 포위하고 있는 적의 좌익기병을 향해 돌격해 들어갔다.

    실력면에서 한 수위의 시크라의 기사대가 갑자기 방향을 선회하여 일자평행진으로 돌격해

    들어오자 좌익의 기병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전문적으로 랜서 기술을 익힌 기사대에 의해 순식간에 좌익의 신성제국 기병대는 무너져 내

    렸고, 시크라의 기사대는 랜서를 던지고 적의 좌익을 뚫어 포위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무너진 제국의 좌익에 의해 우익을 비롯한 중견의 기마대의 길은 완전히 막혀 버렸기에 경

    갑기병대의 빠른 기동력은 막혀 시크라의 기사대에 대한 추격이 끊겨져 버렸고, 시크라는

    여유있게 후방으로 아군을 후퇴시킬 수 있었다.

    어느정도 적의 기병대의 추격에서 벗어나자 그는 부관인 길버트와 아론에게 피해보고를 지

    시했다.

    "아군의 피해는 130명 사망, 78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워낙 빠르게 움직인 작전이였기에 어쩔 수 없이 사망자가 부상자보다 많을 수밖에 없었는

    데, 그래도 포위섬멸을 피한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었다.

    "지원 보병단의 위치는?"

    "약 3시간 정도 후면 본 기사단과 조우하리라 생각됩니다."

    "적은?"

    "경갑기마대와 경갑창보병대는 본진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

    "이곳에서 지원보병대를 기다린다. 척후를 내보내고 휴식을 취해라!"

    "예."

    간신히 전투를 끝낸 시크라는 피로감을 느끼며 말에서 내려 바위 위에 앉았고, 그의 뒤를

    이어 두명의 왕자가 투구를 집어던지고는 그 옆에 털퍼덕 주저 앉으며 말했다.

    "아구. 시크라님 온 몸이 뻐근해 죽게습니다."

    "쳇! 엄살은 네 녀석들은 네 옆에서 아무 짓도 안하고 있었으면서 뭐가 그렇게 힘들다는 거

    냐?"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희들은 시크라님을 양쪽에서 보좌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말은 잘하는군."

    두 왕자의 말을 들으며 투덜거리던 시크라는 에고소드를 뽑아 또다시 손질을 하기 시작했

    다.

    "시크라님! 이제 그만 풀어주시지요."

    "아쭈 또 반항하네?"

    시크라는 에고소드가 또 반항을 시작하자 한 대 때리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보통때와는 조금

    다른 표정을 취하는 에고소드였다.

    "제가 지휘관의 말을 안 듣는 건방진 기사일지는 모르지만, 동료들이 죽어가고 있는 이때에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은 너무 억울합니다. 이 전쟁이 끝난 후 언제든 시크라님의 에고소드

    가 될테니 제발 저에게 싸울 기회를 주십시오!!"

    "음..."

    의지가 서려 있는 로덴의 말에 시크라는 정말 감동을 느꼈다. 동료를 위해 싸우고 싶은 기

    사의 참된 마음이 비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감동한 시크라는 로덴을 덮썩 안더니 소리쳤다.

    "에구 우리 기특한 에고소드!"

    "으아!"

    시크라는 좋은 에고 소드를 얻었다는데에 감동의 눈물을 흘린 것이였다. 뭐 대륙에 산재해

    있는 거의 모든 에고소드가 조금 건방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정말 좋은 에고소드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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