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의 마법사 2부 -62-
드디어 신성제국의 중제의 군대가 모든 편제를 마치고 120개 중소국가에 난립한 마도 제국
로노와르를 향한 대대적인 진군이 시작되었다.
총 34만의 중제의 군대는 그 엄청난 수 때문에 한 곳에서 출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총 24개
의 영지에서 출발하여 12개의 장소로 집결한 후 진군하여 로노와르제국의 서부국경에 위치
한 안트라드라 평원에서 총 군대가 집결하며 그곳에서부터 본격적인 120개 중소국가로의 진
군이 시작되었다.
중소국가 연합의 선두에 선 마도제국 로노와르의 군대는 안트라드라 평원에 인접한 토러스
왕국에 서서히 집결하기 시작하여 중제의 군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시점에는 약
15만에 가까운 병력이 집결되어 있었다.
토러스 왕국의 15만의 병력을 임시 총사령관직을 맡은 장군은 그로인왕국의 명장이였던 유
리스백작과 하렌트장군이 맡았다.
일단 토러스 왕국을 침공당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두 장군은 집결한 15만의 병력을 안트라
드라평원으로 진군시키고 있었다.
일단 제국의 중제의 군대가 많은 수로 인하여 여러군데에서 모여 한곳으로 집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병사들을 이용하여 각개격파의 방식을 취하기 위함이
였다.
3일간의 진군으로 안트라드라평원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평원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신성 제국 도리에프백작의 영지에서 출발한 3만의 좌군 소속의 군대가 도착하여 진을 치고
있었다.
평원이 제국 좌군 소속 3만을 이끌고 있는 도리에프백작의 막사에선 마도제국의 대군이 안
트라드평원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군에게 제 일급 경계령을 내리며, 대비하고 있
었다.
"적은 우리보다 5배의 대군입니다. 일단은 평원에서 후퇴하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도리에프백작을 보좌하고 있는 샐리스남작은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음을 느끼고 백작에게 군
을 후퇴시켜 앞으로 다가올 다른 영지에서 올 군대와 힘을 합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
었지만, 도리에프백작은 그 반대였다.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우리가 이곳 안트라드평원을 뺏긴다면 집결지를 잃게 되는 것입니
다. 그렇게 되면 각지의 영지에서 모이고 있는 군이 적의 대군에게 각개격파를 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음.."
"일단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집결지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의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3일 후엔 우군의 빌리포드백작과 함께 3만 5천의 병력이 도착할 것이고, 그 후로 계속 제
국의 군이 빠르게 집결할 것입니다. 우린 3일만 이 평원을 지키면 성공하는 것이지요."
도리에프백작 백작의 말에 샐리스남작은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는 말했다.
"그렇다면 저에게 기병 5천을 주십시오."
"기병 5천을요?"
"예.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적의 대군은 각 왕국에서 파견된 엽합군이라 들었습니다. 그렇다
면 아직 군의 통솔이 원활하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 전 이동속도가 빠른 기병들을 이용하
여 적의 진군속도를 늦추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에 도리에프백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소, 남작에게 기병 5천을 드리리다. 부디 성공을 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샐리스 남작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마도 제국의 연합군 15만을 저지하기 위해 기병 5천을 끌
고 출발했다.
한편 평원을 향해 진군하고 있는 마도 로노와르 제국의 15만의 병력은 순탄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거대한 대군을 이끌고 잘 움직이고 있었다.
수많은 연합국에서 모여든 가지각색의 병사들이라 소란스러울 만도 하지만 이 대군을 이끌
고 있는 두 명의 장수 유리스백작과 하렌트장군의 지도력이 뛰어나 초반에는 조금 시끄럽기
는 했지만, 지금은 다소 안정세를 찾아 가고 있었다.
이 대군의 긴 대열의 뒤에는 군의 보급물자를 끌고 가는 수많은 수레들이 따르고 있었는데,
정확히 376번째 수레에 붉은 머리의 남자가 허탈한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서 뒤돌아보고 있
는 똑같은 표정의 두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숨을 쉬고 있었는데, 그는 다름 아닌 루드
웨어 앞에서 놀다가 황제 우롱죄로 잡혔던 레드드래곤 시크라였다.
지하감옥에서 약 1주일간을 콩밥 먹고 살던 시크라는 옛 그로인왕국의 두 왕자와 함께 지금
은 신성제국으로 진군하는 15만의 군대에 끼어 전장터로 향하고 있었다.
일주일 정도 시크라를 지하감옥에 가두어 둔 루드웨어는 세 녀석을 종군시켜 전장터로 보내
버린 것이다.
"어쩌다가 내가 이런 신세가 됐는지.."
맹색이 드래곤종족의 최고라고 하는 에이션트급에 이른 시크라는 인간들의 전쟁에 낀 것도
억울한데, 거기다가 최말단의 보급병이라는 위치까지 좌천되자 세상이 싫어지고 있었다.
"시크라님..."
"우린 이제 어떻게 되는거죠?"
철 없는 두 왕자 역시 시크라와 같은 신세로 같은 부대의 보급병으로 종군하게 된지라 불안
하기 그지 없었다.
왕위를 다투는 내전에서 서로 전쟁을 벌이기는 했지만, 거의 후방에서 명령이나 내렸었지
언제 이런 말단 병사의 노릇을 해보았겠는가?
"나도 몰라 임마! 젠장 장군을 해도 모자란 판에 이런 보급말단병이라니...억울해 죽겄다."
시크라는 두 왕자의 하소연을 듣자 짜증이 났는지 소리를 지르며 억울해 하고는 천천히 굴
러가는 보급수레에 벌러덩 누워 하늘을 처다보았다.
맑게 개인 하늘은 정말 한량들에게 놀기 좋은 날씨였지만, 지금의 시크라는 입맛만 다실 뿐
이였다.
'쳇! 황제 노릇할 때가 좋았는데..'
조금 바쁘기는 했지만, 진수성찬에 수많은 시녀들에게 쌓여 마치 할렘과 같았던 황제때의
일을 되새겨 보는 시크라였다.
하지만 세상은 이런 시크라의 즐거운 회고도 가만히 두지 않았으니 갑자기 보급부대가 술렁
거리기 시작했다.
"기..기마병이다!!"
사람들의 외침에 짜증이 난 시크라가 좌측을 처다보자 수많은 말발굽소리와 함께 진열의 좌
측에서 수많은 기마병들이 빠르게 보급부대를 향해 돌진해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으아!!"
"우린 죽었다!!"
두 왕자는 달려오는 기마병을 보며 고개를 수레에 처박고 소리지르며 떨고 있었다. 보급부
대에 어느 정도의 병사가 있기는 했지만, 단순한 보급품의 호위병일뿐 저 정도의 숫자의 기
마대를 막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였기 때문이다.
물론 앞뒤의 진군하고 있던 병사들이 구원을 오겠지만, 거의 보병들인지라 기마대의 민첩성
에는 따르지 못하고 피해를 입을 확율이 높았다.
"쳇! 보급부대를 쳐서 진군을 저지할 모양이군."
역시 에이션트 드래곤 답게 단번에 적의 의도를 알아차린 시크라였다. 그가 말단 보급병의
신세가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정보는 지휘관급에 버금갈 정도로 얻을 수 있었
는데, 이는 하렌트와 유리스가 어느 정도 시크라를 배려한 것이기에 가능했다.
기마병의 돌진해 오는 것을 보며 일선의 지휘관들은 보급수레를 멈추고 궁병대와 보병대로
하여금 저의 기마대를 맞서게 하고 있었지만, 숫자가 터무니없이 모잘랐다.
15만의 대군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라. 진군하는 군의 열이 너무나 길어 적의 기마병에 대처
할 아군의 기마병이 이곳으로 도착한 후에는 보급부대는 전멸할 가능성이 높았다.
병사의 숫자가 아무리 많더라도 보급체계가 무너지면, 오히려 많은 수의 대군일수록 그 상
황은 나빠진다고 할 수 있었기에, 진군 속도를 늦추는데는 상당히 효과적인 전술이라 할 수
있었다.
뭐 에이션트 레드드래곤의 시크라라면 저 정도의 숫자는 브레스 한방이면 쓸어버릴 수 있기
는 했지만, 웬지 싸움에 참여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였기에, 될데로 되라는 식으로 자리에 누
워 버렸다.
"시크라님!!"
"이럴 때 주무시면 어떻합니까?"
두 왕자는 시크라가 누워버리자 당황하여 그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지만, 그는 움직일 생각
을 하지 않았고, 어느새 적의 기마병들은 보급품을 지키는 경비대와 맞닥뜨려져 접전을 벌
이고 있었다.
"발사!!"
약 200명 정도의 궁병이 일선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일제히 화살을 발사했고, 하늘에 빗줄
가치럼 화살은 말을 타고 달려오는 적의 기마대를 거꾸러뜨리고 있었지만, 오천기 이상의
기마대인지라 200명 정도의 궁병들의 화살로는 어림도 없었다.
"중갑보병은 일열 일자대형!! 경갑보병은 중갑보병의 뒤로 일자대형! 궁병은 계속 활을 쏴
라!!"
밀려오는 기마병들에 대항하기 위해 랜스를 들고 있는 중갑보병은 일자대형으로 서 일제히
창을 적을 향하여 오십도정도로 세운 후 바리게이트를 만들었고, 경갑보병은 원형방패와 검
을 들고 그들의 뒤에 다시 일자대형으로 도열하여 난입할 적과의 백병전을 긴장하며 기다렸
다.
드디어 화살의 소나기를 뚫고 기마대가 중갑보병의 랜서의 바리게이트를 향해 돌진해 들어
왔다.
"우와!!"
[쿠궁!!]
랜서의 바리게이트에 앞서서 달리던 기마병이 말과 함께 거꾸러지고 있었지만, 중갑기병의
바리게이트를 무너뜨려 나갔고, 무너진 바리게이트로 수많은 기병들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
했다.
"와아!!"
랜서 바리게이트가 무너지자 이열에 서 있던 경갑기병과 일열의 중갑기병들은 검을 들어 본
격적인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보급수레에 불을 질러라!!"
기병들은 마도제국의 병사들과 싸우는 한편 보급을 차단하기 위해 수레에 불을 지르기 시작
하고 일대는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며 사방이 피바다로 변하고 있었다.
"젠장!! 저리 꺼지라고!!"
자신이 누워있는 보급품에 불을 지르려고 적의 기병이 달려오자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
아 녀석의 목을 베어버리렸다.
"시크라님!"
"젠장 시끄러워 죽겠군! 너희들도 검을 뽑고 싸우라고!"
"하지만..."
싸우라는 시크라의 말에 금방 기가 죽어버린 두 왕자였지만, 상황을 보건데 검을 뽑지 않으
면 개죽음 당하기 쉽상인지라 어쩔 수 없이 검을 뽑아 들고는 시크라의 옆에 섰다.
기병대는 보급부대의 사방을 해집고 다니며 농락하고 있었고, 순식간에 보급부대의 경비병
들은 거의 대부분이 기병들의 병장기에 고혼이 되어 땅으로 쓰러져 갔다.
"기병대다!!"
보급부대가 기습당한지 오분여 정도 후에야 아군의 기마병들이 진열의 양쪽에서 빠른 속도
로 몰려오고 있었지만, 이미 신성제국의 기마대는 일대의 대부분의 마차를 불태우고 다시
벌판의 다른 쪽으로 말을 몰아 사라져가고 있었다.
보급부대가 너무 길게 늘어져 있는데다가 여러 중소국가에서 모인 연합군인지라 군의 체계
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아 발생한 어이없는 패배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전투로 불에 탄 보급품의 숫자는 전체의 이십분의 일도 되지 않는 적은 양에 지나지 않
았지만, 이런 식으로 진군을 하다가는 또 다시 같은 방법으로 습격을 당할 것은 뻔한 일이
였기에 군의 편성을 다시 조정하기 위해 진군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