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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112화 (112/247)
  • 드래곤의 마법사 2부 -57-

    한편 그로인왕국의 루드웨어는 성기사대회가 끝날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고심에 잠길 수 밖

    에 없었다.

    분명 로아냐드제국은 대회가 끝난 후 대규모의 군대를 마도 제국으로 파견할 것은 분명할

    터였지만, 그 군대에 대적할 만한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겉보기만 번드르한 그의 스켈레톤군대로는 중소국가를 겁주기에는 충분했지만, 제국의 군대

    라면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집무실에 앉아 혼자 생각에 잠기고 있던 루드웨어는 칠인회를 전장에 끌어들까도 고

    심해봤지만, 7인회의 마법사들이 반대할 것은 눈에 선한 일이였기에 추진할 수는 없는 일이

    였다.

    그가 칠인회를 조직했다고는 하지만, 7인회의 특성상 이런 일에 강제로 참여하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휴! 군주라는 것도 힘들군...'

    새삼 황제의 자리가 힘들다는 것을 깨달은 루드웨어였는데, 그런 그에게 어둠의 그림자가

    비추어지기 시작했다.

    "누구냐!!"

    어디선가 느껴지는 인기척에 루드웨어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소리쳤고, 집무실의 그림자에

    서 한 명의 그림자가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며 신형을 나타냈다.

    그림자 속에서 나타난 은발의 젊은 남자는 그는 루드웨어에게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는 인사

    를 했다.

    "마도 로노와르제국의 황제 루드그레인님에게 인사드립니다."

    "네 녀석은 누구지?"

    상당히 강한 힘을 소유하고 있는 자라는 것은 알 수 있지만, 천신 레이뮤의 대리자에게는

    역시 새발의 피 밖에 안되는 존재였기에 루드웨어는 조용히 눈을 들어 그를 노려보며 말했

    다.

    "소인은 맨피드라 하옵니다."

    "맨피드? 그래 본제에게 무슨 용무로 찾아왔는가?"

    "소인이 황제폐하의 근심을 해결해 드리고자 해서 찾아왔습니다."

    "나의 근심?"

    "예. 폐하."

    루드웨어는 맨피드란 사내의 말에서 그가 제국의 사정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정체에 대해선 알 수가 없었다. 어차피 120개의 중소국가에 속한 사

    람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 루드웨어는 흥미를 느끼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오호..자네가 본제의 근심을 해결해 줄 수 있단 말인가?"

    "예. 폐하."

    "하하하하하! 가소로운 자로군!! 파(破)!!"

    그 순간 맨피드의 앞의 바닥은 엄청난 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바닥이 파편이 부서져 날아갔

    고, 그 파편은 그의 온몸을 강하게 강타하기 시작했다.

    은발의 청년 맨피드는 파편에 의해 이마에서 연신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놀랍게도 그런 충

    격에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앉고 있었다.

    "본제를 우습게 보지 마라! 정체도 모르는 자에게 나의 근심거리를 맡길만큼 약하다고 생각

    하지 않는다."

    루드웨어의 말에 맨피드는 피를 흘리는 얼굴로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하나 위대한 마도 제국의 황제폐하께서 일일이 아래 것들이 해야 할 일에 존

    귀한 몸을 움직이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호..오!"

    "폐하께서 위대하신 분이기는 하지만, 마도 제국의 휘하에는 인재가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

    다. 저는 폐하께서 직접 나서기에는 명분이 서지 않는 잡스러운 일을 처리하기 위해 온 것

    이지요."

    그 말에 루드웨어는 맨피드란 사내에게 호감을 보이며 가볍게 손가락을 마주쳤는데, 그 순

    간 흥건이 흐르고 있던 청년의 상처는 말끔히 사라졌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지. 그대는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어찌 폐하께 힘을 보탬에 무엇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다만 폐하의 대륙통일이 이룩된다

    면, 저의 조직을 양지에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너의 조직을?"

    "예. 폐하."

    일단은 그 조직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루드웨어는 굳이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

    피 자신도 모르는 조직이라면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은 분명할 터, 제국에 이런 비밀

    무력단체가 있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좋다. 그대에 요구를 들어주지."

    "감사합니다. 그럼."

    루드웨어의 허락하자 맨피드는 감사의 인사와 함께 서서히 몸이 사라져가기 시작했고 십초

    도 지나지 않아 그의 흔적은 집무실에서 완전하게 모습을 감추었다.

    "크크크. 재밌는 녀석이 왔군. 네크로멘서라..어차피 스켈레톤군대도 네크로멘서의 기술의 일

    종이였으니 문제될 것은 없겠지."

    놀랍게도 루드웨어는 맨피드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은발의 젊은 청년 맨피드의

    이동방법은 언데드의 일종인 새도우의 몸에 자신의 몸을 실어 움직이는 방법으로 높은 수준

    의 네크로멘서만이 가능한 이동방법이였다.

    물론 보통의 마법사라면 그 이동방법을 알아채지 못했을테지만, 라지베헤루의 금단의 서에

    그는 대륙 마법 길드에서 금지시킨 네크로멘서의 수많은 기술 역시 서술되어 있었기에, 루

    드웨어는 한번에 그가 네크로멘서라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시크라!!"

    무엇인가를 결정한 듯한 루드웨어는 집무실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레드드래곤 시크라를 불렀

    다.

    "왜 불러?"

    근처에서 황궁의 시녀를 꼬시고 있었던 시크라는 귀찮다는 듯이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고개

    를 방안으로 내밀며 물었고, 루드웨어는 그를 보며 말했다.

    "네 녀석을 마도 제국의 전군사령관에 임명하겠다. 지금 당장 연합의 중소국가에게 연락하

    여 신성제국의 침공을 준비하도록 해라."

    "엥? 전군사령관?"

    "그래."

    "음...높은 직책인 것 같은데..뭐 주는 것은 없냐?"

    "시녀 100명을 딸려주지."

    "좋았어! 나 전군사령관!"

    시녀 100명에 에이션트 드래곤이 마도 제국의 전군사령관직을 수락하는 현장이였다.

    성기사대회는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마지막 결승전을 이 한판의 승부로 이번 대회 대륙 최고의 무인이 가려지는 순간이였다. 준

    결승전에서 로크는 단숨에 부하로 만들며 결승에 진출한 루드니아 대 자파니스 왕국의 핫도

    리 한조를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한 전번대회 우승자 레비나 아디스, 이 두사람의 시합은 레

    비나 쪽에 승률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준결승 대회에서 보여준 루드니아의 마나력을

    느꼈던 많은 무인들은 루드니아가 지금까지 엄청난 실력을 숨기고 있다고 판단하여 승부를

    알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성기사대회장은 아름다운 여인 두 명이 겨루게 될 이번 결승전을 보기 위해 시합 몇시간 전

    부터 관중석은 꽉 차 있었다.

    루드니아는 대기실에서 자신의 애검을 천으로 손질하면서, 옆에 있는 레비나를 보았는데, 그

    녀는 상당히 피폐한 얼굴로 자신의 검을 닦고 있었다.

    아무래도 레그르토와의 이별이 그녀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 듯 했다. 그녀의 옆에는 다크나

    이트인 밀리아나는 그녀를 위로해 주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레그르토님과의 오해는 곧 풀릴꺼에요."

    하지만 그녀의 위로에도 레비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분명 제가 살기를 뿜은 것은 사실이니까 오해는 아니에요. 하지만 왜 내가 레그

    르토님에게 살기를 뿜었는지..모르겠어요..흑흑흑."

    눈물을 흘리며 후회하고 있는 레비나를 보며 밀리아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레그르토를 조금 혼내주려고 했는데, 레비나란 여자에게 조금 미안하군. 쩝쩝.'

    루드니아는 레비나의 상태를 보며 조금 씁쓸한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아들의 행동이 괘씸

    해서 그녀를 이용한 것이지만,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은 모르고 한 행동이였

    다. 그냥 레비나란 여인이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 고생 좀 해보라고 했던

    일인데, 그것이 두 연인을 헤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 두 사람이 연인이 되어 헤어진 것을 보며 고소하기는 했지만, 사실 죄야 레그르

    토에게 있는 것이지 레비나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역시 로노와르는 나쁘기는 하지만 아주 나쁜 드래곤은 아니였던 것이다.

    "레비나 언니..."

    밀리아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레비나를 보며 자신의 손수건을 건네 주었고, 레비나는 눈

    물, 콧물을 닦은 후 어느 정도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괜찮아. 밀리아나, 나와 레그르토님은 서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이였나 보지..."

    밀리아나의 위로에 붉어진 눈을 들어서는 미소를 지은 레비나는 자신의 검을 콧물 묻은 손

    수건으로 닦기 시작했다.

    "헉...언니..."

    역시 겉으로는 멀쩡하게 보이려고 하지만 속으로는 정신이 없는 레비나였던 것이다.

    "괜찮다니까..끼약!!"

    밀리안나가 자신을 보며 자신을 또 다시 위로한다고 생각한 레비나는 괜찮다는 말과 함께

    또 다시 흐르려는 눈물을 검을 닦던 기름 묻은 수건으로 닦으니 비명과 함께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하지만 눈에 묻은 기름은 좀처럼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레비나를 괴롭히고 있었기에, 그

    상황을 전부 보고 있던 루드니아는 그녀에게 가서는 마법을 사용했다.

    "클리어!"

    루드니아의 마법이 실행되자 레비나의 눈을 아프게 한 기름은 말끔히 사라졌다. 그제서야

    눈의 고통이 사라진 레비나는 자신을 도와준 루드니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그녀의 인사를 가볍게 받은 루드니아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검을 손질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꽤 괜찮은 여자네. 부모에겐 못된 짓만 하던 불효자식 놈이 며느리 후보감 하나는 정말 잘

    골랐구만."

    시어머니에게 낙점 받은 레비나였다. 과연 두 사람의 사랑을 여기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오해를 풀게 될 것인가? 모든 것은 시어머니인 루드니아의 손에 달린 것이였다.

    "루드니아씨!"

    "응?"

    루드니아는 대기실에서 한 커플이 자신의 이름을 반갑게 부르며 오는 것을 보며 당황했다.

    기억을 되찾기는 했지만, 드워프의 동네에서 지금까지 사이에 있었던 일이 맞바꾸어 진득

    잊혀졌기에 자신에게 찾아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저...누구시죠?"

    루드니아는 두 사람을 보며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을 하며 되물었고, 루드니아의 행동

    에 잠시 당황하던 준호는 아쉽다며 말했다.

    "예? 너무하세요! 벌써 저희를 잊다니 말이에요. 준호하고 리안나잖아요!"

    "후후 속았죠. 오래만이에요 두분."

    "하하하! 정말 루드니아님은 여전하시군요."

    "후후후."

    하지만 이렇게 웃는 루드니아의 다행이라며, 가슴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나저나 축하해요. 성기사대회의 첫출전을 해서 결승이라니 말이에요."

    "별 말씀을요. 그런데 나머지 분들은?"

    게르하인에게서 이 들의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이들말고 다른 사람들이 몇 명 더 있다는 것

    을 알고 있는 루드니아였다.

    "루드니아님의 시합을 구경하기 위해 좋은 자리 잡아 놓고 기다리고 있어요. 루드니아님 멋

    진 시합을 기대할께요."

    "노력해볼께요."

    "그럼 저흰 이만..."

    두 사람이 사라지자 루드니아는 그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 궁금증이 밀려왔지만 좀 처

    럼 생각은 나지 않고, 머리에 두통은 심해져 가고 있었다.

    '아무래도 죽을 땐가 보다.'

    이 이유를 알 수 없는 두통에 루드니아는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성기사 대회 결승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장내에 계신 신사 숙녀 여러분은 정숙해 주시기 바

    랍니다.]

    장내의 안내 방송이 들리자 루드니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은 지금 당장 있을 시합에

    온 신경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루드니아의 옆에 있던 레비나도 밀리안나의 응원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시합장

    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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