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의 마법사 2부 -52-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치료실, 신성 제국의 황제의 직위에 올라있는 드미트리라
고는 하지만 그 역시 상당한 검술을 겸비하고 있는 자였고, 루드웨어는 타의 추종을 불허라
는 능력을 가진 이였다.
드미트리라 얼틋 보기에는 이상한 남자가 루드웨어의 옷을 벗이려고 하는 듯이 보였고, 루
드웨어가 보기에는 남의 여편네를 꼬신 뻔뻔스러운 남자로 보였기 때문에 이 둘중 누구 하
나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는데, 그때 뒷 쪽에서 작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으..음.."
"루드니아?"
"로노와르?"
같은 사람을 부르는 이름이였지만, 둘다 이름이 달랐기 때문에 또 다시 서로를 노려보기 시
작했는데, 간신히 눈을 뜬 로노와르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부른 두 사람을 처다보았다.
"앗! 루드웨어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있는 루드웨어를 보며 소리치고는 재빨리 침대 밑으로 몸을 날려서는
몸을 숨켰다.
"로노와르...당장 이 쪽으로 안나올꺼야!"
"싫어!"
"이게...!"
루드웨어는 반항하는 로노와르를 보며 성질이 났다. 소문으로만 듣던 폭력남편을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는 그는 참지 못하고 루드웨어가 숨어 있는 침대는 언령으로 날려 버렸다.
[파!!(破)]
그 순간 침대는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며 날아갔고, 옆에 숨어 있던 로노와르는 침대가 부서
지는 여파에 날려 비명 소리와 함께 벽에 부닥치고 말았다.
"꺄아악!!"
그 순간 드미트리는 루드웨어가 루드니아를 공격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이자식! 감히 루드니아를!!"
[챙!!]
드미트리가 분노를 떠뜨리며 휘두른 검은 루드웨어의 단검에 의해 막혀 날카로운 쇳소리를
내며 푸른색의 불꽃을 자아냈다.
두 사람이 들고 있는 검 모두가 마법검이였기에, 마법검의 마나력이 충돌하면서 나는 불꽃
이였다.
"루드웨어! 미워!"
루드웨어의 언령으로 벽에 부닥친 로노와르는 원망에 가득찬 목소리로 소리쳤는데, 그 말을
들은 그는 더 화가 난다는 듯이 소리쳤다.
"뭐? 니가 그런 소리 할 입장이냐!! 이 바람난 여편네야!!"
"엥? 바람난 여편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흥! 지금에 와서야 시치미를 뗀다고 내가 속을 것 같은가? 두고보자 로노와르 오늘은 이만
물러가주도록 하지!!"
그 순간 루드웨어의 몸은 검은 연기로 휩싸이더니 사라져갔고, 검을 맞대고 있던 드미트리
는 갑자기 힘을 주던 상대가 사라지자 앞으로 고꾸라져버렸다.
"꾸억!!"
황제의 위엄을 정말 많이 손상시키는 비명으로 고꾸라진 드미트리는 잠시 상황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역시 연륜이 있기 때문에 금새 황제의 위엄을 찾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루드니아 괜찮소?"
"루드니아? 그건 누굴 말하는거야?"
"루드니아! 대체?"
드미트리는 갑자기 루드니아가 이상한 소리를 하자 상처 때문에 머리를 심각하게 다쳤다는
생각을 하며 놀라서 그녀에게 다가갔는데, 갑자기 모르는 남자가 자신을 덮쳐 온다고 생각
한 루드니아는 그를 잽싸게 밀쳐내고는 소리쳤다.
"당신 도데체 누구야!!"
"루드니아! 왜 그러시오. 다..당신의 연인인 드미트리란 말이요."
"드미트리?"
로노와르는 갑자기 드미트리를 전혀 못 알아보는 듯 했다.
"설마..."
로노와르의 이런 모습을 보며 드미트리는 무엇인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그녀를 만났
을 때 그녀는 자신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루드니아란 이름도 문뜩 무엇인가를
연상하면서 만들어낸 이름 같았다.
기억상실증, 드미트리는 그녀가 지금 그 기억을 다시 찾아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 이름은 루드니아가 아니라 로노와르에요."
"로노와르.."
후진이름이였다. 루드니아란 이름이 백배는 나았다. 차라리 영원히 기억상실증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으련만....이런 생각을 하며 드미트리는 좌절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말을 들어보면 기억상실증 이후에 자신과 있었던 모든 일을 다 잊어먹은 듯 했다.
그렇다면 자신에 대한 사랑도 모두 사라졌을 것이 아닌가란 생각에 모든 힘이 빠져 버린 것
이다.
그때 루드니아는 자신의 몸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뭐야 이 냄새는..... 우엑!! 한 몇십년은 목욕을 하지 않은 냄새가...."
아직 루드웨어가 갑옷을 벗기다 말았기에 냄새는 그리 지독하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로도
로노와르는 토할 지경이였다.
[욕(浴)!]
로노와르는 용언을 사용하여 자신의 몸을 씻어 냈는데, 이상하게도 용언의 후에도 그 냄새
는 사라지지 않았다.
'설마...'
용언의 힘은 분명히 작용했음에도 자신의 몸에서 나는 냄새가 빠질 생각을 하지 않자 로노
와르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몸에 풍기고 있는 냄새, 그것은 어쩌면 저주일 확률이 높았다.
드래곤에게 저주를 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 그것을 한참 곰곰히 생각해 본 로노와르는
드디어 한 사람을 생각할 수 있었다.
"루..루드웨어 이자식이!!"
자신이 알고 있는 한 최고의 마법사 루드웨어, 그 라면 충분히 자신의 몸에 악취의 저주를
걸 수 있다고 생각하며 로노와르는 치를 떨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화가 나서 바람피운다고 나갔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치졸한 저주를 자신에게 걸
수 있단 말인가란 생각에 로노와르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흥! 네 녀석이 그런다면 바람을 피워주지!!'
그렇게 생각한 로노와르는 문득 자신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처절한 모습이 되어 있는 한 남
자가 눈에 들어왔다.
'오라..'
마음을 굳힌 로노와르 그녀는 천천히 그의 앞으로 걸어가서는 말했다.
"드..드미트리.."
"루드니아!"
"머리가 아파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정말 연극도 잘하는 로노와르였다. 아까의 상황을 살펴보면 루드웨어는 자신이 이 드미트리
란 남자에게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기에, 로노와르는 그를 이용하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그 다음의 일은 조용히 잘 진행되었다. 루드니아가 자신의 기억해 냈다고 생각한 드미트리
는 기쁨에 눈물을 흘렸고, 이윽고 게르하인과 시녀들도 차례대로 깨어난 것이다.
로노와르는 자신이 입고 있던 미쓰릴 갑옷이 악취를 막아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채고는 잽
싸게 갑옷을 챙겨입고는 악취를 막을 수 있었다.
'루드웨어 이자식 두고보자!!'
인간계 최고 마법사답지 않게 치졸한 마법을 쓰는 루드웨어를 생각하며 복수를 다짐하는 로
노와르였다.
성기사대회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이슈로 떠오르고 있던 드래곤 나이트라는 자는 예상을
뒤엎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촌동네 전사 로크는 다시 한번 기적을 자아내며 기권승
으로 준결승에 올라가게 됨으로써 황태자 스베안의 반칙승으로 준결승에 오른 루드니아와
결승진출을 놓고 겨루게 되었다.
A조가 이상하게 진출자가 가려진 반면 B조는 4명의 강자들이 드디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
게 되었다.
첫 번째 시합은 성기사 로드아이언과 자파니스 왕국의 핫도리 한조의 대결이였다. 도박사들
은 로드아이언에게 점수를 주고 있었지만, 세간에서는 다크나이트를 물리친 핫도리 한조를
대회의 다크호스라 칭하며 상당한 점수를 주고 있었다.
성기사 로드아이언은 첫 번째 대회의 일도 있었던 지라, 승부를 함에 적이 누구라도 얕보지
않고 최선을 다함으로써 성기사대회의 모범상 후보로 지목되어 있었고, 자파니스의 핫도리
한조는 신인상의 유력한 후보였다.
현재 신인상 후보에는 루드니아와 로크, 핫도리 한조 이렇게 세사람으로 압축되어 있었지만
조금은 널널한 쪽인 A조의 두 사람보다 B조의 핫도리 한조가 점수를 더 획득하고 있었다.
시합장에 들어선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악수를 하고 있었다.
"이거 의외군요. 다크 나이트가 저의 상대가 될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그 말에 핫도리 한조 즉 레그르토는 조금 화날만도 하지만 솔직히 다크나이트 밀리아나를
쓰러뜨린 것은 운에 가까웠다.
레그르토의 기술이 일초라도 늦었다면, 큰 부상을 입은 그보다 멀쩡한 밀리아나가 이기는
것은 당연했기 때문이다.
"글쎄입니다. 아무래도 운이 저를 잘 따라주는 것 같군요."
로드아이언은 레그르토의 말에 미소를 지어 주었다. 사실 그가 그런 말을 건넨 것은 잠시
상대를 떠본 것에 불과했다.
운이라고 해도 다크나이트를 쓰러뜨렸다는 것은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였기에,
그의 수양을 한번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작은 도발을 한 것이였는데, 그것은 레그르토가 부
드럽게 받아넘기자 그의 대한 평가가 올라간 것이다.
"그럼 시작해보도록 할까요?"
"그러지요."
둘다 예의 바른 모범 기사라는 것을 티를 팍팍 내는 듯이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는 서로의
자리로 돌아가 병장기를 뽑아 들었다.
로드아이언은 자신의 성검을 들어 레그르토를 겨누었고, 레그르토 역시 품에 손을 집어 넣
어 네 개의 수리검을 손에 끼웠다.
서로는 응시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기를 십여분, 먼저 움직인 것은 레그르토였다.
레그르토는 로드아이언의 실력이 한 수위라 판단했다. 부동심, 테크닉, 집중력등을 자신보다
한 수 위라고 보았지만, 마나, 스피드 면에서는 자신이 그보다 나을 것이라 생각하고는 그에
게 휩쓸리지 않기로 결심하고는 수리검을 통한 스피드 공격으로 나선 것이다.
로드아이언의 주위를 뱅글뱅글 돌던 레그르토는 그를 향해 십여개의 수리검을 집어 던졌다.
"합!!"
정적인 모습으로 부동의 자세를 버리지 않는 로드아이언은 스탭을 바꾸지 않고 그 자세로
사방에서 날라오는 수리검들을 검을 사용하여 모두 가볍게 처냈다.
하지만 일단은 검을 움직였다는 것에서 그의 부동은 움직였다고 생각한 레그르토는 허리에
차 있는 쇼트스워드를 뽑아서는 빠른 속도로 그에게 돌진해 들어가며 검을 찔러갔다.
워낙 빠른 속도였는지라 수십개의 검을 찔러 오는 듯한 속도였지만, 로드아이언은 물러서며
그 공격을 받아 넘기면서 천천히 신성력을 검에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검에 신성력이 집중되자 순백의 빛이 사방으로 뻗어나갔고, 레그르토는 자신의 시야가 빛에
의해 막히는 것을 깨닫고는 재빠르게 뒤로 물러서 멀리 떨어지려 했지만, 그것은 로드아이
언이 봐주지 않았다.
"하압!!"
성검의 신성력이 수많은 검기가 되어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레그르토는 피할 수 없다고 판
단하고는 품에 손을 넣어 작은 쇠구슬에 마나를 집어 넣고는 사방에 뿌렸다.
레그르토가 뿌린 쇠구슬은 모래정도의 작은 크기였지만, 마나가 포함되어 있는지라 사방에
뿌려지자 하나의 막을 형성시켰기에 로드아이언이 쏜 검기를 막아 갔다.
물론 완전히 막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두세개의 검기가 레그르토에게 날아왔지만, 그 정
도는 충분히 그의 실력으로도 막을 수 있었기에 쇼트소드로 검기를 처낸 후 다시 빠른 속도
로 로드아이언의 주위를 멤돌아 갔다.
이 공격과 방어의 순간은 30초도 되지 않는 짧은 순간이였기에 사람들의 입에선 탄성이 터
져 나왔다.
지금까지는 로드아이언과 레그르토는 비등하게 싸운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로는 레그르토는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었다. 계속 공격은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의 공격은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고, 정적인 로드아이언에 비해 많은 마나를 써버렸는지
회심의 공격을 하지 못하는 한 그가 이길 확률을 낮다고 할 수 있었다.
'비기를 사용해야 한단 말인가..'
보통의 공격으로는 로드아이언의 몸에 상처하나 입힐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기를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레그르토가 가지고 있는 비기는 모두 세 개, 팔연환비도술과 섬광비도술, 그리고 그리터였
다. 품에서 여덟 개의 비도를 꺼내든 레그르토는 팔을 엑스자로 만들고는 손에 비도를 들고
로드아이언 주위를 맴돌아갔다.
이미 지금까지의 시합을 통하여 레그르토가 가진 세가지 기술을 모두 알고 있는 로드아이언
은 그의 손에 여덟 개의 비도가 들려 있는 것을 보며 그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수 있었
다. 팔방에서 밀려오는 비도의 공격, 그것이 수리검의 공격과는 달리 그 비도의 공격은 부동
의 자세로는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로드아이언도 움직일 때가 되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팔연환비도술!!"
드디어 레그르토의 손에서 비도가 날아오자 로드아이언은 망설이지 않고 레그르토가 있는
쪽으로 세도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팔방에서 비도가 밀어온다고 해도 한쪽으로 날아오는 것은 비도 하나뿐이였기에, 그로서는
비도를 막아서기가 쉬운 것이다.
"헉!!"
하지만 로드아이언은 정면으로 세도하던 중 비도의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
다. 팔방에서 밀려온다고 예상하던 비도가 그의 정면 쪽에서 날아왔기 때문이다.
"하압!!"
여덟 개의 비도를 검으로 모두 처낼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신성방어벽을 발동하여 비도를
막아갔다.
비도는 로드아이언의 신성방어벽에 부닥쳐 모두 떨어졌지만, 레그르토의 공격은 계속 이어
졌다.
"섬광비도술!!"
팔연환 비도술과 섬광비도술은 연속공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로드아이언이였지만, 빛의
속도로 뻗어오는 비도를 쉽게 피할 수는 없었기에, 검에 마나를 집중한 그는 그대로 검기를
쏘아버렸다.
[쿵!!]
로드아이언이 쏜 검기와 섬광비도가 부닥치자 큰 소리와 함께 시합장은 폭발했고, 사방은
바닥이 부서진 먼지로 자욱하게 변했다.
먼지가 드러나자 로드아이언의 모습이 드러났는데, 다행히 검기로 섬광비도의 방향을 틀었
는지, 비도는 그의 오른쪽 바닥에 꽂혀 있었다.
"없다?"
섬광비도를 막기는 했지만 먼지를 틈타 레그르토의 모습이 사라지자 로드아이언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압!!"
어디선가 기합 소리와 함께 빛이 뻗어 나왔고, 그 순간 로드아이언은 정강이 쪽에 통증을
느끼며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찻!!"
정강이를 다친 순간 레그르토의 기술이 무엇이라는 것을 파악한 그는 검을 들어 자신의 그
림자에 검을 박았고, 그 순간 새빨간 피가 사방으로 튀기면서 한 명이 모습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