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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101화 (101/247)

드래곤의 마법사 2부 -46-

본선 2차전 두 번째 시합인 16강전이 시작되었다.

은빛의 기사는 용병전사 하리우드를 상대로 고전을 했지만, 마지막에 회심의 일격으로 어렵

게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8강전에 진출한 은빛의 기사는 루드니아와 그녀의 상대의 승자와 겨룰 수 있게 되었다.

"스베안 황태자님 수고하셨습니다."

베르도남작은 시합을 마치고 온 황태자에게 수건을 가져다 주었는데, 오른손을 들어 얼굴에

가득 배여있는 땀을 닦던 스베안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황태자 폐하!!"

놀란 베르도가 급히 달려와 오른쪽 팔을 살펴보았는데, 스베안의 오른쪽 어깨의 견갑에 피

가 흥건히 고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헉!! 사제를 불러오겠습니다."

"베르도남작!!"

"예?"

"비밀을 지킬 수 있는 사제를 데리고 와야 하네."

"물론입니다. 아리시아성교의 고위사제 중 줄이 닿아 있는 사람이 있으니 그를 불러오도록

하겠습니다."

"부탁하네 베르도남작."

"예."

베르도남작이 신성치료를 할 수 있는 사제를 부르러 나가자 스베안은 마차안의 좌석에 앉아

힘겹게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생각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악녀 루드니아를 내 손으로 벨 수 있다. 각오해라 이 악녀!!'

스베안황태자, 그는 다음번 상대인 루드니아에 대한 전의로 불타고 있었다.

한편 드워프 전사와 싸우게 된 루드니아는 짜리몽땅한 그와 싸우면서 약간은 쉽게 경기를

진행시키고 있었다.

길이 3미터가 넘는 멀티엘레먼트스워드를 들고 싸우는 괴력의 여인 루드니아의 상대는 은빛

의 배틀엑스를 들고 드워프족의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강공을 취하고 있었지만, 루드니아는

그런 강공에 당할 상대가 아니였다.

"크..큭!! 네..네 년은 도대체 뭘 먹고 자라 이렇게 힘이 쎈거냐!!"

엄청난 크기의 검을 휘두르면서 지치지도 않는 루드니아를 보며 동부 드워프족 중에서 가장

장사라고 이름이 나있는 켈벤은 황당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도데체 근육이라곤 보이지도 않는 계집이 자신의 베틀엑스의 몇배나 되는 무게를 가질 거대

한 검을 땀한방울 흘리지 않고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미쓰릴을 특수 가공하여 만든 배틀엑스의 날을 엉망으로 만드는 저 검의 재질도 믿어지

지가 않았다.

장인의 종족인 드워프조차도 알 수 없는 재질로 만들어진 거검은 바람의 속성이 있는 자신

의 배틀엑스의 모든 기운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였다.

십여분을 서로에게 병장기를 휘두르며 맞써고 있던 두 사람은 조금씩 지쳐가고 루드니아의

이마에선 소록소록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아! 힘들다! 어이 드워프 할아범 이젠 그만하죠!!"

"오라 패배를 인정하는게냐?"

"....."

이 고집센 드워프는 자신의 패배가 다가옴에도 죽기전에는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을

보며 루드니아는 어쩔 수 없이 비장의 기술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거검을 들고 다섯걸음 정도 상대에게서 물러선 루드니아는 거검을 켈벤을 향해 겨누고는 마

나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헉!!"

켈벤 역시 마나를 다룰 수 있는 실력은 있지만, 루드니아의 검에 모여 지는 마나량은 그가

상상도 못할 엄청난 양이였기에, 헛바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갑니다!! 그리...."

"졌다.."

"헉!!"

비장의 기술 그리터를 사용하려던 루드니아는 갑자기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켈벤에 의해

허파에 바람이 들어가고 말았기에, 모아두었던 마나가 역류하며 고통스러운 얼굴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레..레드나이트 소속의 루드니아 승!!"

"어이!! 상대가 쓰러졌는데, 내 승리가 아닌가?"

"상대가 쓰러지기는 했지만, 켈벤선수가 패배를 인정한 후이기 때문에 루드니아선수의 승리

입니다."

"헹!! 아깝군."

금방 패배를 인정했다가 루드니아가 자신 때문에 마나 역류로 쓰러지자 기회를 틈타던 켈벤

은 이의를 신청하다가 기각되자 콧바람을 내쉬고는 시합장 밑으로 내려갔다.

마나 역류로 고통스럽게 꿈틀거리는 루드니아는 괜히 세상의 모든 드워프가 미워졌다. 나중

에 힘 좀 생기면 드워프들을 상대로 금품이나 뜯어내야 겠다는 결심을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자신이 옛날에 그런 일을 한 것 같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쓰러져 있는 루드니아에게 다른 드워프인 콜리드가 달려와 마나를 어느정도 안정시키자 그

녀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 콜리드씨 때문에 살았어요."

"다행이군."

루드니아는 짜리몽땅한 콜리드의 부축을 정말 힘겹게 받으며 시합장을 내려섰는데, 대기실

에 도착하자마자 켈벤이란 드워프가 다가와서는 손을 내밀었다.

'악수하자는 건가?'

드워프의 손에 루드니아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켈벤이 그녀의 손등을 치더니 소리쳤다.

"못생긴 네 년의 손은 필요없고, 그 검이나 줘보라고!!"

"....."

못생겼다는 말에 잠시 충격을 먹은 루드니아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멀티엘레멘트스워드를

켈벤에게 넘겼는데, 거검을 받아든 그는 한참을 요리조리 살피다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

했다.

"음...역시나 드워프의 솜씨였군, 하긴 내 도끼의 날을 망가뜨릴 정도의 검을 인간이 만들 수

있겠어? 어이 루드니아라 했나?"

"어?...응?"

"검은 고맙게 받도록 하지. 그럼 이만.."

켈벤은 간단하게 자기 생각대로 말하더니 루드니아의 검을 가지고는 뒤로 돌아 걸어갔고,

그녀로서는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야!! 이 도둑 드워프야!!"

"응?"

루드니아의 도둑 드워프라는 말에 켈벤은 인상을 찌프리며 돌아서서는 말했다.

"무슨 소리냐!!"

"무슨 소리냐니!! 당신이 내 검을 지금 훔쳐가고 있잖아!!"

"허참!! 내가 이 검을 훔쳐간다고? 무슨 소리! 난 이 검을 돌려받았을 뿐이라고!!"

"돌려 받다니!!"

그 말에 켈벤은 멀티엘레멘트스워드의 손잡이 부분의 문양을 가리키고는 말했다.

"이 표식은 드워프의 장인가문 중 가장 위대한 가문이라는 하루만가의 장인들의 표식이다!!

그것도 특등품!! 내 300년을 넘게 살아왔지만 하루만가에서 특등품의 상품을 인간에게 넘겼

다는 말은 들은적이 없었다!! 흥!! 도둑은 바로 네년이 아닌가! 드워프의 예술품을 훔쳐내서

이런 수준 낮은 검투시합에서 사용하다니 말이야!!"

자신이 참가했다는 것을 생각도 안하고 순식간에 성기사대회를 수준 낮은 대회로 만들어버

린 켈벤은 당당하게 루드니아를 향해 소리쳤다.

암튼 루드니아는 켈벤의 조리있는 설명을 들으며 잠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 검은

레그르토가 어딘가에서 가져온 것이기에 정확한 출처를 모르는 루드니아로선 진짜 레그르토

가 하루만가의 장인들에게서 훔쳐온 것이 아닐까 착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루드니아가 아무 말도 못하자 켈벤은 당당한 미소를 짓고는 몸을 돌려 사라지려고 했는데,

그의 앞에 검은 로브의 마법사가 한명 나타나서는 그의 앞길을 막았다.

"뭐하는 짓이냐!! 당장 길을 비키지 못할까!!"

자존심이 강한 드워프 켈벤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로브의 마법사를 향해 소리치며 그가

비켜서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로브의 남자는 가슴에도 닿지 않는 키의 드워프 전사를 보며

음흉한 웃음을 흘렸다.

"흐흐흐..."

"윽!!"

켈벤은 그의 웃음소리에 소름이 돋는 느낌을 받았다. 어디서인지는 모르지만 그 웃음소리가

낯설지 않았기 때문이다.

"켈벤...그 동안 겁대가리를 상실했구나..."

"무엇이!! 이......헉!! 설마..."

"흐흐흐 아직도 나의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한단 말인가?"

"....다..당신이 왜..이곳에...."

"저 여인의 검을 다오..."

로브의 마법사가 조용히 손을 내밀자 켈벤은 잠시 망설이는 듯 했지만, 한참 후 떨리는 손

으로 그에게 루드니아에게서 뺏은 검을 돌려 주었다.

엄청난 무게를 가진 검을 가볍게 받아든 로브의 마법사는 켈벤에게서 받은 거검을 루드니아

의 앞에 던졌다.

[쿵!!]

"꺄악!!"

자신의 발에서 일미리도 떨어지지 않게 꽃힌 검을 보며 루드니아는 놀라 뒤로 자빠지고 말

았는데, 그런 그녀를 보며 로브의 마법사는 음흉한 목소리로 말했다.

"받아라...지금은 아니지만, 한때는 네가 사랑한 사람이 선물한 검이 아니더냐.."

"사..사랑한 사람?"

"흐흐흐....가증스러운 탕녀."

로브의 마법사는 그 말과 함께 뒤로 돌아서는 드워프인 켈벤의 뒷덜미를 잡아 들어올리고는

사라졌다.

"사...사랑한 사람.....아악...."

로브의 마법사가 말하는 사랑한 사람이 누구인지 곰곰히 생각을 하던 루드니아는 머리에서

송곳을 박는 듯한 통증을 느끼며,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루드니아!!"

콜리드는 쓰러진 루드니아는 편안한 자세로 눕히고는 사라져가는 로브의 마법사를 보며 생

각했다.

'루드웨어..로노와르...도대체 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거지?'

아직도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콜리드였다. 한편 검은 로브의 마법사 즉 루드웨어에게 뒷덜

미를 잡혀 들려가는 켈벤은 발버둥을 치며 자신을 속박하는 그의 손길에서 벗어나려고 했지

만, 소용 없었기에 드워프의 자존심을 모두 상실한 듯 허망한 표정이 되어 어깨를 늘어뜨리

고 있었다.

"켈벤..예나 지금이나 뻔뻔한 것은 여전하군!"

"이!! 빌어먹을 마법사놈아!! 당장 나를 안내려놓냐!!"

그 말에 루드웨어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켈벤을 떨어뜨렸고, 착지가 미숙한 그는 엉덩방

어를 찧고 말았다.

"꾸엑!!...이 빌어먹을 인간자식!!"

"아까도 말했지만...안보는 사이에 겁대가리를 많이 상실했나 보군 켈벤."

그 말에 켈벤은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 요즘에야 많이 잠잠해 지기는 했지만, 과거의

루드웨어는 한번 깽판치면 드워프일족의 피해는 정말 두눈을 뜨고도 못볼 정도였기 때문이

다. 그런 그를 말리려면 드래곤들에게 바치는 재물의 세배 이상은 바처야 하기 때문에, 일족

을 위해서 켈벤은 자존심을 죽일 수 밖에 없었다.

"음...그나저나 어떻게 된거지? 그 검은 분명 자네의 마누라에게 갔던 것이 아닌가?"

"마누라? 흠...그랬었지...자네가 만나고 온 루드니아란 여자...그 년이 내 마누라였네.."

"그랬었군...그런데 마누라 였다니? 과거형이 아닌가?"

"뭐....바람났어.."

"....."

이상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루드웨어라면 이런 일에 태연히 있을 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난리가 나겠군...'

루드웨어의 시합은 루드니아 다음이었기에, 장내에는 나타나지 않는 루드웨어를 찾는 방송

이 연이어 들렸기에, 그는 켈벤과 헤어져 시합장으로 달려갔고, 켈벤은 사라지는 루드웨어를

보며 급히 제국 드워프 장인 연합으로 향했다. 자신의 예감대로라면 분명 제국의 큰 난리가

날 것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시합의 살행으로 루드웨어 즉 드래곤나이트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 심판은 기

권패를 선언하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그는 기권패선언 전에 나타났다.

"우...우!!!"

관중들은 그가 나타나자 일제히 야유를 보냈지만, 드래곤과 칠인회에서 많이 그런 것을 경

험해본 루드웨어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야유해라!! 너희들이 나에게 보내는 야유만큼 피로 보답하겠다...'

점점 악당이 되어가는 루드웨어, 과연 두 사람의 오해는 언제 풀릴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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