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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100화 (100/247)

드래곤의 마법사 2부 -45-

두 제자의 걱정어린 모습을 보며, 무랑은 다시 한번 깊은 한 숨을 쉬고는 하고자하는 이야

기를 말했다.

"네 너희들에게 말한 적이 있듯이 이 사부는 먼 동방의 대륙에서 혈비도라 불리우던 무림인

이였느니라."

"예."

"대살성이라는 오명을 들으며 살아가던 이 사부는 어느 순간 사문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있

어지만, 이 대륙으로 흘러들어오면서 그 모든 무림에 대한 원한이 사라지고 사문의 기억이

나더구나...루드그레인, 펠리스야...네 너희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미안하기만 하구나."

"사부님 무슨 일이십니까?"

두 제자의 얼굴을 다시 흝어보면서 무랑은 망설이던 이야기를 해 나갔다.

"너희들의 사문은 바로 비도문이다. 지금이야 세인들의 머리에서 잊혀진 문파가 되어 있지

만, 본문이 한창 번성할때만 해도 그 이름만 들어도 무림인들중 두려움을 가지지 않는 이들

이 없었느니라."

"예."

"이 사부는 현재 비도문의 45대 장문으로, 비도문의 비전을 다음대의 제자에게 전수할 의무

가 있느니라."

"아!"

그제서야 두 사람은 사부가 왜 자신들의 앞에 나타났는지 알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기초의

비도술만을 익히고 있었지만, 오늘부터는 드디어 사문의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두 사람의 희망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비도문의 무공은 대대로 일인직전으로만 전해지니, 너희 둘 중에 한사람은 비도문

의 무공을 익힐 수가 없느니라."

"그런.."

"..."

일인직전, 이 말은 두 사람중 한사람은 기초무공으로 끝나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에 둘은 서

로를 처다 보았다.

두 사람 모두 사부인 무랑이 흡족해 할만큼의 자질과 능역을 소유하고 있어, 어느 한사람

더 특출나다고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과연 사부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마음을 졸이며 사부인 무랑을 처다보았다.

"아! 어찌 이런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느냐마는...루드그레인아..."

"예. 사부."

루드그레인은 사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자신이 직전으로 선택되었다고 생각하고는 힘찬

목소리로 대답을 했지만, 뒤이어지는 사부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고 말았다.

"직전제자가 아니더라도 비도문의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네가 펠리스를 도와다오."

"아!"

펠리스는 그제서야 자신이 비도문의 직전제자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기에, 기쁨의 미소를

지었지만 옆에 있는 루드그레인을 생각하고는 그 표정을 재빨리 감추었다.

아무리 자신이 선택되었다고는 하지만 옆에 있는 루드그레인앞에서 그것을 드러낸다는 것은

상당히 미안한 일이였기 때문이다.

한편 직전제자의 선택에서 떨어진 루드그레인의 안색은 시퍼렇게 변해 있었다.

'승복할 수 없다.'

사부의 결정을 승복할 수 없었다. 펠리스와 자신을 비교해보면, 비등한 실력을 지녔다고는

하지만, 사실 유약한 펠리스보다는 루드그레인이 약간은 더 뛰어났던 것이 사실이였기 때문

이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던 루드그레인은 참을 수가 없었다.

'떠나는 거다. 이 더러운 비도문을....'

그렇게 결심한 그는 그 날밤 조용히 사부가 머물고 있는 장문실에 숨어 들어갔다. 그날 밤

사부는 직전제자인 펠리스를 위해 내공을 늘일 수 있는 환단을 제조하기 위해 약제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기에, 장문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장문실에 숨어 들어간 루드그레인은 장문실의 여기저기를 뒤지기 시작했고, 산수화가 그려

진 벽보의 뒤에서 하나의 구멍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여기다.."

떨리는 손으로 구멍으로 손을 집어 넣은 루드그레인에게 두권의 책자가 손에 들어왔다. 천

천히 꺼내든 책자는 바로 무공비급, '팔연화비도술'과 '섬광비도술'의 이름이 이국의 문자로

적혀 있었다.

사부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루드그레인은 이것이 직전제자만이 배울 수 있는 비도문

의 비기인 두 개의 무공이란 것을 알 수 있었고, 목적한 것을 찾자 두권의 비급을 품에 넣

고는 장문실을 빠져나와 뛰쳐나갔다.

"루드그레인!!"

"헉!!"

장문실을 빠져나와 비도문을 담장을 넘으려 할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자신을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안 그가 뒤돌아 보자 거기에는 펠리스가 서 있었다.

"펠리스!!"

"루드그레인!! 장문실에서 훔쳐 온 것이 뭐지!!"

"윽..."

펠리스의 말에 루드그레인은 품에 손을 집어 넣어 비도의 손잡이를 잡았다. 여차하면 펠리

스에게 비도를 던질 준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도 펠리스는 비도를 잡을 생각을 하지 않고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그렇게 비도문의 직전비기를 배우고 싶었는가?"

"흐흐흐! 이곳에서 십여년을 비기를 배우기 위해 머물고 있었는데, 어찌 그 마음이 없다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비기를 훔쳐낸다는 것은 안돼네...루드그레인 내가 직전제자가 되는 것을 포기하겠

네 비급을 되돌려 놓게."

펠리스는 그를 보며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생각한 루드그레인은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또 펠리스를 믿지도 않았다. 자신은 이렇게 사문을 배신하면서 까지 얻으려 했던 것을 펠리

스라고 욕심을 부리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크크크...달콤한 말로 나를 속일 생각을 하지마라.."

"루드그레인!!"

"크크크 어떻게 네 녀석같은 겁쟁이가 직전제자가 됐는지 모르겠군..."

"....."

삐뚤어진 루드그레인을 보며 한숨만을 내쉴 수 밖에 없는 펠리스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동

안 함께 비도술을 익힌 루드그레인을 이렇게 사문의 배반자로 보낼 수 없었기에, 펠리스는

천천히 그에게 걸어가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하면..나의 말을 믿겠는가?"

"흐흐흐 어떻게 하면 믿겠냐고? 흐흐흐 그럼 나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해라.."

"뭐!!"

무릎을 꿇고 절을 한다는 것은 완전한 복속을 의미하는 것이였기에, 펠리스로서도 망설일

수 밖에 없었지만, 이렇게 사부를 실망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 그는 입술을 깨물며 무릎을

꿇으려고 했는데, 그 순간 하나의 섬광이 달빛을 받으며 뻗어날아와 펠리스의 가슴에 꽂혔

다.

"큭!!"

펠리스의 가슴에 박힌 것은 비도, 바로 루드그레인이 던지 비도였던 것이다.

"루..루드그레인..네가..."

"크크크. 다 귀찮다! 네 녀석만 없으면, 정당한 계승자는 나. 그렇다면 이 비급은 훔친 것이

아니라 당연히 나의 물건이 되겠지!! 크하하하하!!"

웃음소리와 함께 루드그레인은 담장을 넘어 비도문을 도망쳤고, 가슴에 단검을 맞은 펠리스

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음을 당했다.

다음날 아침 비급과 함께 루드그레인이 사라지고, 제자인 펠리스는 가슴에 단검을 맞고 쓰

러져 있는 것을 본 혈비도 무랑은 가슴에 찟어지는 듯 했다.

"허허허.."

비도를 맞아 생사를 넘나드는 펠리스를 앞에 드고 무랑은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비도

문의 사상 어찌 이런 일이 있었단 말인가란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으윽!!"

"펠리스야 정신이 드느냐!!"

간신히 신음을 내며 눈을 뜬 펠리스는 사부인 무랑이 머릿맡에 앉아 안쓰러운 말을 내뱉자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가슴에 느껴지는 고통으로 다시 쓰러지고 말았다.

"자리에 누워있도록 하거라..."

"사부..."

무랑은 펠리스의 이마에 얹어 있는 수건을 들어 다시 물에 적시고는 짜 그의 이마에 올려

놓았다.

"죄..죄송합니다..사부..."

"아니다. 모든게 이 사부가 부덕한 탓이니라..."

"사부..."

펠리스는 하루만에 십년은 더 늙은 듯 초췌한 모습을 보이는 사부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펠리스의 생며의 초를 더욱 불태워가기 시작했다.

"끄으윽!!"

"펠리스야!!"

누워있는 상태에서 피를 토하는 펠리스를 보며 무랑은 맥을 잡고 진기를 불어 넣어주었지

만, 이미 펠리스가 죽음을 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사부 이 모..못난 제자를 용서해 주십시오.."

"펠리스야..."

"사부...의 뜻..을...."

마지막 말을 잇지 못하고 펠리스는 숨이 끊어지고 말았고, 무랑은 펠리스의 맥을 잡은 그

손을 놓치 못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

레그르토가 눈물을 글썽이며 이야기하는 것을 모두 들은 레비나는 놀란 얼굴을 하며 말했

고, 레그르토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 후로 노사부님은 세월의 허무함을 깨닫고는 대륙을 떠돌아다니시다.. 후에 제자의 아들

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두 개의 비기를 전수하시고....숨을 거두셨습니다...아직도 노사부

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동병상련의 느낌을 가지는 듯 레비나의 눈에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간악한 마도사..루드그레인..그는 어디선가 마법마저 그런 비열한 방법으로 손에 넣었을 것

입니다. 그런자를....크흑흑흑 노사부님, 아버님...이 불효자를 용서하십시요..크흑흑흑.."

레그르토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통곡했고, 레비나는 조용히 그의 옆으로 다

가가서는 그의 몸을 안아주었다.

"당신의 슬픔...이해합니다...."

"레비나씨!!"

레그르토는 눈물을 흘리며 레비나를 안았고, 그녀 역시 레그르토의 품에 아무 말 없이 안겼

다.

'크크크....헤른드 라비에타님의 비전서를 수련한 보람이 있군..'

노사부, 펠리스의 이야기 이건 순 뻥이였다. 물론 어느정도 사실에 근거는 한 것이다. 실제

로 루드그레인은 동방의 먼대륙에서 흘러 들어온 혈비도 무랑이란 사람에게 '팔연화비도술'

과 '섬광비도술'을 전수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비도문이란 문파 자체가 없었고 무랑이란 사

람도 루드웨어가 만났을 때는 아직 마흔도 넘지 않는 중년초반이였다.

루드웨어는 이 대륙으로 흘러 들어와 영문도 모르는 초년병을 구워삶아 그의 비기인 두 비

도술을 빼앗은 것 이였다.

어쨋든 빼앗은 것은 사실이기에 레그르토는 마음에 가책 같은 것은 없었다. 헤른드 라비에

타의 비전서는 헤른드가 2회주의 직위에서 얻은 여러 가지 심득을 적은 것으로 노안의 눈물

작전을 비롯하여, 비굴하게 구걸하기, 고집쟁이 구워삶기 등등 여러 가지 기술이 적혀 있는

책이였고, 그것을 라디안이 칠인회 비고에 감추어 둔것인데, 아버지의 죽음을 핑계로 친인회

총회주 자리를 차지하려 할 때, 레그르토가 꺼내온 여러 가지 물건 중의 하나였다.

사실 지금까지는 별 쓸데가 없었기는 했지만, 이 방법으로 레비나의 마음을 얻게 된 레그르

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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