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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95화 (95/247)
  • 드래곤의 마법사 2부 -41-

    원래 옛말에도 부전자전이란 말이 있듯이 레그르토 역시 예외는 아니였나보다. 속으로 음흉

    한 웃음을 짓고 있는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웨이터에게 지시하여 30년산 와인을 주문한 레그르토는 크리스탈 잔에 따라서는 아름다운

    그녀에게 권하며 말했다.

    "미녀와 함께 하는 한잔의 와인은 달콤하지요."

    "호호호! 재미있으신 분이네요. 본래 원하는 것은 뒤에 오는 말이 아닌가요?"

    "하하하 이거 들켰군요."

    레그르토의 말은 유명한 바람둥이 귀족인 카사노바가 한 말로 '미녀와 함께 하는 한잔의 와

    인도 달콤하지만, 미녀의 키스는 달콤한 수백잔의 와인보다 더 달콤하게 남자를 녹인다.'에

    서 인용한 말이였던 것이다.

    "여행자이신 듯 한데, 혼자 오셨습니까?"

    "아니요. 저희 아버지의 친구분과 함께 왔어요."

    "아! 그러시군요. 성기사대회를 구경하러 오셨나보지요?"

    "아니요. 전 성기사대회에 참가하러 왔답니다."

    그 순간 레그르토는 들도 있던 와인잔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방금 전의 그 말에서 그녀의

    정체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서 들어봤다했더니...전번 성기사대회 우승자잖아...젠장..잘못 건드렸다간 한큐에 목이

    달아나겠군.'

    하지만, 이렇게 놓치기에는 앞에 있는 여인은 너무 아름다웠다. 쌍거풀 밑으로 보이는 푸른

    눈동자는 맑게 빛나고 있었고, 오똑한 코 밑의 자리잡은 두 입술은 도톰하게 생긴 것이 정

    말 키스하고픈 여인이였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성기사대회 우승의 레비나 아디스라면 돈도 많이 벌겠다. 눙력도 좋으니

    이 참에 장가나 가볼까 생각을 하는 레그르토였다. 얼굴까지 미인이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

    가?

    레그르토는 놀랐던 가슴을 다시 가다듬고는 업소용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아쉽군요. 아름다운 숙녀분을 만나 에스콧트하는 것을 꿈꾸고 있었는데, 도리어 제가

    에스콧트를 당해야 하겠군요."

    "호호호."

    "그러고 보니 성기사대회 2차 본선이 진행 중인데... 레비나님의 순서는...?"

    "2차전 본선 B조의 마지막이랍니다."

    "그러시군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레비나는 식사를 모두 마치고 디저트로 나온 푸딩을 입에

    가져가고 있었다.

    은빛의 작은 티스푼에 한가득 담겨 있는 푸딩이 붉은 입술사이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그는

    환상에 잠겨 있었다.

    '아...푸딩이고 싶당...'

    아! 푸딩으로 변해 붉은 입술사이로 들어가 그녀의 잔인한 어금니에 잘근잘근 씹히는 레그

    르토의 환상이여! 영원하소서!

    후식을 간단하게 마친 레비나는 손수건으로 입을 간단하게 닦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

    다.

    "레그르토님과 만나뵈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군요. 그럼 이만."

    "아! 이렇게 가신다니 아쉽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있겠지요."

    "제 느낌에는 근시일안에 레비나님을 다시 만날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그런가요? 그럼.."

    레비나가 사라지는 것을 보며, 멍하니 스테이크를 입안에 구겨 넣으며 아쉬움을 달래는 레

    그르토는 손뼉을 쳐 근처에 있는 웨이터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응. 성기사대회 B조 시합은 언제부터 하는거지?"

    "벽보에 보면 오후 두시부터 진행된다고 합니다."

    "두시라. 아직 한시간 정도 남았군. 그래 근처에 B조에 참가하는 선수가 있는 곳을 아는

    가?"

    "글쎄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 앞 호텔에 선수들이 많이 묵는다고 하던 것 같습니다."

    "그래 고마워!!"

    레그르토는 웨이터에게 금화 하나를 튕겨주고는 새로운 계획을 생각하며 음흉한 미소를 지

    었다.

    준호와 리안나는 멜드리나, 레몬트 커플과 함께 제국의 명물 중의 하나인 중앙광장 분수에

    앉아 솜사탕을 먹고 있었다.

    "그나저나 의외네요? 멜드리나님과 레몬트님이 부부라니요."

    "하하하 원래 지역사회라는 것이 이리 얽히고 저리 얽히는 관계라네, 멜드리나나 나나 왕궁

    에 들어온 평민출신이니까. 뭐 지금에 와서야 그리드님의 호위를 맡는 기사의 신분이기는

    하지만 과거에는 평범한 병사였거든, 어쩌다 보니 그리드 왕자님과 함께 있는 멜드리나를

    보게 되었고,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된거지."

    "그렇군요."

    "자네들도 잘해보라고. 인연이란 정말 쉽게 이어지지만, 그 이어진 인연에서 결실을 맺는 것

    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까."

    레몬트의 말에 준호와 리안나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그러다가 준호

    는 무슨 생각이 났는지 레몬트를 보며 궁금한 듯이 물었다.

    "그나저나 그리드님과 실레이드님을 남겨 놓고 왔는데 괜찮을까요?"

    "아무래도 검술 실력이 없으신 그리드님이 실레이드님에게 검술을 배우려고 하는 것 같더

    군."

    "그렇군요. 일단은 악덕 마법사 루드웨어에게서 아르키아네스님을 구해내는 것은 그리드님

    이 될테니까요."

    지금 상황에서 이것이 루드웨어와 두 사람 콜리드, 실레이드가 자고 하는 연극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데다가 믿어주지도 않을 일이였기에 준호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

    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원래는 용사의 일행으로 분한 그리드가 차원도사를 비록한 몇 명의 동료와 함께 사악한 마

    도사를 무찌르는 다분히 로망스적인 내용이였는데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됐는지 이해가 안

    되는 준호였다.

    "그나저나 자네는 아깝게 됬군. 마법을 써서 떨어지다니 말이야."

    "뭐. 저한테는 맞지 않는 일인데요. 뭘."

    레몬트가 보기에도 준호는 아쉬어하는 표정은 없었다. 오히려 성기사대회를 빠져 나온 것에

    마음이 편한 듯이 보였다.

    이 시대에 전사라면, 성기사대회에 출전하여 자신의 이름을 날리는 공명심이 없지 않을텐데,

    젊은 나이에 이런 마음가짐이 가능한 준호가 마음이 들었다.

    "하하하! 자네의 마음가짐이 훌륭하군. 바로 그런 것이네 과거 그로인왕국의 태조이신 초이

    영님은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 말씀하셨네. 공명같은 것은 어차피 죽은 뒤에는 사라지는

    것이니 그것보다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훨씬 더 값어치가 있는 일이지."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전 레몬트님이 더 훌륭해 보이는 걸요. 지금의 실력이면 충분히 다른

    나라에서 기사단장의 지위를 얻을 실 수 있을실텐데, 그리드왕자님 한 분을 위해 그 모든

    것을 포기하시다니 말입니다."

    서로를 칭찬하기에 바쁜 두 사람이였다. 준호의 옆에서 흐믓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리안

    나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른 사람을 보며 말했다.

    "아! 시간이 다됐네요. 조금 있음, B조 경기가 시작 되겠어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그럼 일어나도록 하세."

    "예."

    성기사대회장 아침 8시부터 시작된 A조의 8번의 경기가 모두 끝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대회는 오후 두시 빰빠레와 함께 그 B조 경기가 시작되었다.

    콜리드의 순서는 6번째 경기로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루드니아와 콜리드를 비롯한 많

    은 사람들이 미리 와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이번대회에서 드미트리가 수를 쓴 관계로 상당수의 실력자들이 B조 경기에 속해 있었기 때

    문이다.

    전번대회 우승자인 레비나 아디스를 포함해서 2위였던 소비에르제국의 다크나이트, 3위 성

    기사 로드아이언, 4위 제국의 명가로 유명한 데비안공작가의 스란 등 쟁쟁한 실력자들이 속

    해 있었기에, 도박가들은 B조의 결승진출자를 사실상의 대회 우승자로 점찍고 있었다.

    "와! 우리때랑 대기실 공기가 틀리네요?"

    "그렇겠지. 어찌된 일인지 몰라도. 상당수의 진정한 실력자들이 B조에 모여 있으니 말이야.

    너도 이 경기를 잘 관찰하도록 해라. "

    "예."

    콜리드는 주위를 흝어보며 상대의 실력을 가늠해 보았다. 물론 에이션트급에 해당하는 마나

    력을 가진 자신보다야 못하지만, 인간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의 실력자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지금부터 성기사대회 B조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장내의 마법스피커가 울려퍼지면서 드디어 본선 2차전 B조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루드니아는 콜리드의 말대로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뚫어져라 참가자를 노려보고 있었

    다.

    [홍코너 신장 184센티미터 몸무게 87킬로그램 페브란 왕국에서온 용병 도리스!!]

    [청코너 신장 185센티미터 몸무게 79킬로그램 성신 히루안님의 성기사 로드아이언!!]

    도리스란 이름의 용병은 다부진 몸에 하프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바스타드소드 들고 있었다.

    왼쪽 볼에 긴 검상을 지니고 있는 것이 상당히 험악해 보이는 인상을 지닌 용병이였지만,

    상당히 예의 있게 관중들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전번 대회 3위인 성기사 로드아이언의 소개가 끝나자 관중들은 큰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

    다. 물론 홈코트라는 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짙은 갈색의 긴머리를 바람에 희날리며, 잘생긴

    편에 속하는 외모에 순백의 갑옷을 입고 있는 그 모습이란 뭇 여성들의 가슴을 흔들게 하기

    에 충분했던 것이다.

    로드아이언은 손에 들고 있던 머리띠모양의 은빛보호대를 써서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진정시킨 후, 왼쪽 허리에 차 있던 검을 빼어 들었다.

    그의 검은 전쟁의 여신 히루안의 성기사단이 사용하는 검 중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검인지

    뽑자마자 관중들의 눈을 흐리게 할 정도로 강한 순백의 빛을 내뿜더니 서서히 줄어들기 시

    작했다.

    콜리드는 그 모습을 보며 혀를 차고는 루드니아를 보며 말했다.

    "너는 저런 짓 하지 말아라."

    "예?"

    "저 검이 상당한 성검이기는 하지만, 저런 현상을 보일 정도는 아니다. 짜식 여신의 성기사

    란 녀석이 겉멋만 들어서는 저런 무대연출을 하다니..할말이 없군."

    "음..."

    루드니아는 그렇구나하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경기장을 지켜보았다. 도리스란 용

    병은 무대연출로 빛이 난 성검을 보며 할말을 잃고 말았다.

    성기사대회가 시작된 지 어언 700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는데, 과거 실력자의 등용문이라

    여겨졌던 이 대회는 지금도 많은 실력자들이 배출되고 있었지만, 근 몇 년에 들어와서는 자

    신의 앞에 있던 것처럼, 겉멋만 든 녀석들이 있지도 않은 무대연출을 하고 있었기에 조금은

    색이 바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참나 별 놈이 다 있군. 작년도 3위의 실력자라 한번 해볼만 하겠는데."

    도리스는 자신의 바스타드소드를 어깨 높이로 들어 검끝을 상대방에게 겨누고는 시작의 신

    호만 들리면 당장이라도 그에게 세도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로드아이언은 관중들을 특히

    여성관람자를 보며 의미모를 미소를 던지며 검은 30도 각도로 오른쪽 아래로 내려놓고 있었

    다.

    살기등등한 도리스의 자세와는 다르게 로드아이언의 자세는 여유가 철철 넘치는지라 상당히

    상반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뎅!!]

    "차앗!!"

    시작의 징소리와 함께 도리스는 빠른 속도로 상대방에게 세도해 들어가면서 일검을 찔렀다.

    도리스의 팔길이와는 달리 상당히 먼거리였는데도 검은 길게 뻗어가는 듯 로드아이언의 심

    장을 향해 찔러갔고, 그 상황을 보며 로드 아이언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챙!!]

    간신히 일검을 튕겨낸 로드아이언은 그때까지의 여유를 날리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검을 가

    다듬고는 도리스를 처다보았다.

    "킬킬킬 전번대회 3위 양반! 아무리 본선 2차전의 첫 번째 경기라지만, 그렇게 여유를 부리

    시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렇군. 지금까지의 무례를 사과하겠소."

    충분히 자신에게 그렇게 말한 실력이 된다고 생각한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과의 말을 전

    한 후 지금까지의 허례허식을 버린 후 검을 바로 잡았다.

    콜리드는 도리스의 일검을 보며 너털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허허허 재밌는 녀석이로군. 그래 저래야지 성기사대회의 맛이 나지 않겠는가?"

    "그런데 검이 늘어난 것 같지 않았어요?"

    루드니아는 방금 전의 도리스의 검이 길이보다 상당히 멀리 뻗어나간 것을 보며 물었다.

    "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구나. 도리스란 자의 검의 손잡이 끝에 투명한 줄이 있는 것

    같구나."

    "줄이요?"

    "그래. 마나를 사용하여 원거리를 공격하는 방법이 있다면, 저런 줄을 사용해서 비검식으로

    검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음..그렇군요."

    "아무래도 이 싸움은 로드아이언의 승리같구나. 도리스란 자가 아무리 저런 찌르기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히루안 여신의 성검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성기사를 상대하기에는 조

    금 모자르지."

    콜리드의 말대로 십여분정도를 끈 대결은 도리스의 찌르기를 피하며 빠르게 세도해 들어간

    로드아이언의 검에 의해 옆구리에 상처를 입으면서, 승리는 로드아이언에게 돌아갔다.

    이사간 대시실의 한편에선 옷차림을 점검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루드니아와 겨루었던 섬

    나라의 닌자의 복장을 하고 있는 자였다. 얼굴을 가리고 있는 복면이 답답한지 구석에 앉아

    쓰고 벗기를 반복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복면을 벗은 그의 정체는 레그르토였다.

    그가 닌자의 옷을 입고 선수대기실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바로 레비나 때문이였다.

    한번 잡은 봉을 그냥 놓치기 싫었던 레그르토는 밥 먹으면서 생각했던 계획을 실현해 갔다.

    레스터랑에서 나온 레그르토는 웨어터에게서 들은 대로 대회 참가자가 많이 머물고 있다는

    식당 앞의 호텔로 숨어 들어갔다.

    "음 누가 좋을 까?"

    명단을 뒤적여보며, B조 참가자중 자신의 계획에 걸 맞는 존재를 찾아보는 레그르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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