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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93화 (93/247)

드래곤의 마법사 2부 -39-

"청코너! 신장 198센티미터 국적 불명의 전사 미터마이어!!"

"와아!!"

"홍코너! 신장 182센티미터 그로인왕국소속의 전사 드래곤나이트!!"

"와아!!"

검은색의 로브를 입은 마법사 같은 남자는 국적불명의 전사 미터마이어를 잠시 응시하는 듯

하다가 로브로 감추어진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다.

"푸하하하하!!"

미터마이어는 로브의 전사가 꺼내어 든 검을 보고 크게 웃고 말았는데, 그가 꺼내든 검은

바로 자신이 들고 있는 브로드소드의 반도 안돼는 듯한 대거였기 때문이다.

"겨우 대거를 가지고 나와 대적하겠다는 것인가?"

대거와 브로드소드는 그 길이의 차가 크기 때문에 스피드쪽에선 대거쪽이 앞설지는 모르지

만, 이 곳에 온 실력자들에게 그 무게에 의한 스피드의 차이는 승패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

다.

그렇게 본다면 길이의 차이에 의한 공격범위의 차는 쉽게 메울 수가 없는 것이다.

"흐흐흐. 말 많은 녀석이군! 그 혓바닥만큼이나 실력이 있을 지는 모르지만 말이야."

"뭐야!!"

미터마이어는 자신의 말에 음침한 웃음을 흘리며 비웃는 상대의 말을 듣고는 노기가 치솟아

올랐다.

"요 며칠간 기분이 좀 안 좋았는데, 네 녀석을 가지고 기분전환 좀 해야겠군."

"이 자식이!!"

로브의 전사의 말을 들으며 미터마이어는 분노를 참지 못해 몸을 떨기까지 하고 있었다.

[징!!]

드디어 시합 시작의 종소리가 울렸고, 미터마이어는 모든 분노를 그에게 풀려는 듯 빠른 속

도로 세도해 들어와서는 로브의 전사를 향해 검을 횡으로 그었다.

단번에 두동강을 낼 정도의 기세로 검은 로브의 전사를 향해 날아왔는데, 날카로운 쇳소리

가 울리면서 관중들은 그 모습에 모두 입을 다 물지 못하고 있다가 잠시후 큰 환호성 소리

가 시합장을 메꾸기 시작했다.

"이건!!"

검을 휘두른 미터마이어는 지금의 상황을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검을 정교하

게 다룬다고 해도 어찌 이런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단 말인가?

그가 횡으로 휘두른 브로드소드는 검은 로브의 전사의 대거에 막혀 있었는데, 놀랍게도 로

브의 전사는 대거의 검 끝으로 정확히 브로드소드의 날과 일치해진 상태에서 검을 막은 것

이다.

"젠장!!"

미터마이어는 자신의 선공이 실패했기에, 검을 빼어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려고 했는데, 이

상하게도 검은 로브의 전사와의 간격은 벌어지지 않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브로드소드의 날과 로브의 전사의 대거의 끝이 원래부터 이어져 있었던 것처럼

그의 검은 때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무슨 사술이냐!!"

이 말도 안돼는 사태에 놀라 미터마이어는 로브의 전사를 향해 소리쳤는데, 그는 그런 미터

마이어의 말을 듣고는 다시 음침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흐흐흐. 자신의 능력으로 불가능한 것을 사술로 치부하다니 네 녀석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놈이로군!!"

"뭣이!!"

"가라 네 녀석과 같은 자를 더 이상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구나!!"

그의 말이 끝나는 순간 대거의 검끝과 붙어 있던 그의 브로드소드는 강하게 튕겨져 나왔고,

미터마이어는 그 여세에 끌려 삼미터 정도의 뒤로 나자빠졌다.

"이게!!!"

볼품없는 꼴을 보였다고 생각한 미터마이어는 다시 검은 로브의 전사에게 달려들기 위해 몸

을 일으켰는데, 그 순간 자신의 눈 앞에서 푸른색의 광휘가 비추어지는 듯 하다 빠른 속도

로 사라졌다.

"이건?"

미터마이어는 자신의 눈앞에서 사라진 광휘의 영향으로 잠시 멍해져 있다가 조금씩 바닥으

로 자신의 몸이 쓰러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멀쩡하게 정신이 살아 있었지만, 그의 몸은 움직이지 않고,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바닥에 강

하게 얼굴을 박았지만, 그는 고통조차 느낄 수가 없었다.

"꺄아악!!"

"사람이 죽었다!!"

그때 그의 귀로 관중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사람이 죽었다는 말이 누가 죽었단 말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의 의식은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었다.

"저런!!"

황제 드미트리는 성기사대회장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해서 안타까운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

었다. 성기사대회가 대대로 진검으로 승부를 겨루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수백년을 진행해 오

면서 시합으로 인해 죽은 자는 열명도 되지 않았다. 이는 오대신성교단의 많은 상위사제들

이 시합장 주위에 대기하면서 크게 상처 입은 자라해도, 신성력으로 응급처치를 하고 치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위사제들이 아무리 많아도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죽은 자를 살리는 것이

다. 아무리 실력이 좋다 해도 그것을 불가능했기에, 시합도중 단번에 죽음을 당하는 자는 어

떻게 구제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검은 로브의 전사와 싸운 미터마이어, 그는 단 한순간에 구제가 불가능할 정도의 상처를 입

고 죽어버린 것이다.

어느 순간인지 모르지만, 검은 로브의 전사가 던진 데거는 미터마이어의 정수리를 꿰뚫어버

린 것이다.

"확실한 실력의 차이가 나는데도 저런 짓을!!"

아리시아 성교회의 교황 조안 비로드 3세는 검은 로브의 전사의 이 행동에 분노가 치솟아

올랐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소리쳤다.

"일단은 시합규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니 구속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만, 이런 사태가 일

어나다니...아무래도 성기사대회의 규칙을 약간 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로드 3 세의 옆에 앉아 있던 안트라네 성교의 미테란 드리포드 교황의 말에 비로드는 얼

굴을 읽그러 뜨리면서 자리에 앉고는 말했다.

"그래야겠군요. 하지만 저자는 용서가 돼질 않습니다. 우리 교황은 물론 제국의 황제폐하가

계시는 이 자리에서 저런 짓을 서슴없이 저지르다니...."

한편 시합을 지켜보고 있던 루드니아와 콜리드 역시 이 사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

었다. 물론 이 두사람의 놀라움은 조금 다른 면이 있었다.

"사람을 죽이다니!! 저 사람 실격이에요!!"

"응? 그건 무슨소리냐?"

"게르하인이 본선 2 차전에 나가기 전에 사람을 죽이면 실격이라고 했단 말이에요."

"음.."

그 말을 듣고 콜리드는 게르하인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아직 힘 조절이 불가능한 루드니

아가 자칫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봐 그런 말을 한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물론 이 계획은 지금까지 사람이 죽는 일이 별로 없었던 성기사대회에선 잘 먹혀들 수였지

만, 오늘 저 검은 로브의 전사에 의해 깨져 버린 것이다.

'그나저나 저 기술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콜리드가 놀란 것은 검은 로브의 전사가 사용한 기술 때문이였다. 강한 섬광을 내며 적을

관통하는 비도, 이것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검은 로브의 전사는 승리의 포즈도 취하지 않고 담담하게 시합장에서 내려왔고, 관중들은

파렴치한 살인을 저지른 그에게 물건들을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성기사 대회에 너 같은 살인마가 나오다니 꺼져라!!"

"성신의 분노가 무섭지도 않느냐!!"

대대로 승부 도중 상대를 죽인 전사들은 관중들의 야유를 견디지 못하고 시합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였는데, 검은 로브의 전사는 그런 관중들의 야유를 들으며 음침한 웃음을

흘릴 뿐이였다.

"죽어라 이 살인마야!!"

"꺼져라!!"

관중들은 계속 그에게 물건을 집어 던졌는데, 놀랍게도 관중들이 던지는 물건은 그에게 맞

기도 전에 튕겨 떨어졌다.

그가 대기실을 지나가려 할 때, 루드니아는 로브의 전사를 보며 말했다.

"시합에서 사람을 죽이다니 당신은 실력이에요!!"

"....흐흐흐 꺼져라!!"

"어머 숙녀에게 그런 상스러운 말을!!"

루드니아는 꺼지라고 말하는 그에게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이 소리쳤는데, 그 순간 검은 로

브의 전사의 신형이 그녀의 눈 앞에서 사라지더니 턱 밑으로 푸른색의 섬광이 치솟아 올라

왔다.

[챙!!]

강한 금속의 파찰음. 루드니아는 그 순간 등뒤로 연신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는 자신을 느

낄 수 있었다.

"거기까지다. 루드웨어."

"콜리드..날 방해하지 마십시오."

검은 로브의 전사 그는 다름 아닌 드래곤의 마법사라고 알려져 있는 루드웨어였던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 인지 루드웨어는 후드로 얼굴을 가리고 나왔기에, 콜리드는 금방 알아 볼 수

없었지만, 어느 순간 그가 사용한 비도술이 루드웨어의 독문절기인 섬광비도술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말하려고 하다가 루드니아에게 검을 찔러오는 것을 보고는 급하게 자신의 검으로

막은 것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자네가 이성을 잃는 행동을 하다니 이해 할 수 없군."

"흐흐흐흐. 대답은 이 파렴치한 계집에게 들으십시오."

"누..누가 파렴치하다는 거야!!"

루드니아는 자신의 턱 밑에 두 개의 검이 교차되는 것을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파렴

치하다고 말한 루드웨어에게 소리쳤는데, 루드웨어는 루드니아의 그런 말을 들으며 다시 음

침한 웃음을 흘리며 검을 집어 넣고는 뒤로 돌아서며 말했다.

"그렇군 파렴치하지는 않군. 정정하지 콜리드 이유는 이 더러운 계집에게 들으십시오."

"뭐야!!"

루드니아는 분노에 자신의 거검을 들어 그를 내리치려고 했지만, 어느새 콜리드가 그녀의

팔을 잡고는 행동을 막고 있었다.

"루드니아 너의 상대가 아니다."

"힝!!"

그녀도 알고 있었지만, 너무 억울했다. 생전 보지도 못한 인물이 와서 자신에게 더러운 계집

이란 욕을 하는데 어찌 화나지 않겠는가?

한편 콜리드는 루드웨어가 말한 것을 곰곰히 생각해 보고 있었다.

'루드웨어가 루드니아를 알고 있단 말인가? 도대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콜리드가 알고 있는 루드웨어는 결코 사악한 인물은 아니였다. 뭐 조금 쫀쫀한 구석이 있기

는 하지만,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자도 아니였고, 여자에게 이런 막말을 하는 자는 더더욱

아니였다.

이쁜 여자에게는 결코 친절을 아끼지 않는 그가 왜 루드니아에게는 강한 살기를 뿜고 있는

것일까? 전후 정황을 모르는 콜리드로선 답답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고, 루드웨어에게 비참

하게 당한 루드니아는 자리에서 주저 앉은 채 울음을 떠뜨리고 있었다.

"으앙!! 넘 억울해!! 루드니아는 더럽지 않단 말이야!! 맨날 깨끗이 씻는데...혹시...?"

그 순간 루드니아는 무슨 생각이 들어선지 미쓰릴 갑옷으로 가려져 있는 자신의 몸의 냄새

를 맡기 시작했다.

"이상하다...레그르토가 준 미쓰릴 갑옷 때문에 냄새는 안나는데?"

과거 엄마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 레그르토가 사용한 악취마법, 루드니아는 혹시 그 악취 때

문에 루드웨어란 자가 더러운 여자라고 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는 냄새를 맡은 것이다.

한편 루드니아의 곁을 냉혹한 웃음을 지으며 떠난 온 루드웨어는 경기장 화장실에서 서러움

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으헝헝헝...얼마나 떨어져 있었다고, 내 이름까지 잊은거야..으헝헝.."

"루드웨어님 괜찮으십니까?"

"엉어어엉... 제발 날 무시하지마. 왜 그러는데..그렇게 드미트리란 녀석이 좋은 거야..으헝헝

헝..."

콜리드가 자신의 이름을 밝혔음에도 도리어 대드는 로노와르 즉 루드니아에게 크게 충격을

먹은 루드웨어는 홧김에 그냥 나오기는 했지만, 마누라의 그 뻔뻔함과 무시에 서러움이 복

받쳐 올라 화장실에서 울고 있는 것이다.

라디안의 제자 멘드로는 화장실에서 크게 소리를 내고 울고 있는 루드웨어를 안스럽다는 듯

이 지키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상하다. 라디안님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로노와르님은 백년이나 루드웨어님을 기다리시던

분인데...부부싸움 정도로 이렇게까지 행동하시다니...이상해...루드웨어님은 슬픔에 정확한 판

단을 못하시기에 이것을 알지 못하시는 것 같고, 드미트리 아마 그녀석이 로노와르님에게

무슨 암수를 걸었다고 생각되는데....젠장 더러운 제국의 쥐새끼같은 녀석!!'

루드니아가 현재 기억상실증 사태인 것을 모르는 멘드로는 제국의 황제가 더러운 암수를 사

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분노에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루드웨어에게 말한다면, 제국은 한명의 미친 마법사에게 초토화될 염려가

있기에, 눈치채지 못하는 루드웨어에겐 비밀일 수 밖에 없었다.

'스승님께 보고해야 겠군. 스승님이라면 무슨 방법이 있으시겠지..'

사태는 점점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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