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의 마법사 2부 -34-
성기사대회의 예선 시험에서 5개의 관문 이상을 통과하여 본선에 진출한 전사의 수는 모두
243명이며, 거기서 월등한 기록을 내긴 했지만 학문이 떨어지는 전사들 10명을 시험관이 추
천하여 총 253명이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루드니아로서는 운이 좋으면 7명, 나쁘면 8명의
상대와 싸워서 승리해야만이 우승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예선은 모두 4개의 조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조의 토너먼트에서 8강에 진출한 실력자들만
이 황제와 교황은 물론 수많은 귀족들과 백성들이 관전하는 시합장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었다.
루드니아의 준호의 일행이 나뉘어진 조를 살펴보면, 먼저 루드니아는 A조 19번, 준호의 경
우에는 D조 4번, 그리드 C조 21번, 콜리드는 D조이긴 하지만 45번으로 준호와 1차 본선에
서 싸울일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아니였다. 실레이드 조는 A조 20번으로 루드니
아로서는 상대하기 어려운 자를 1차 본선 처음에 만나가 되는 불행을 겪게 된 것이다.
"어이구 이런 이거 아름다운 아가씨와 대적하게 생겼구만."
"재밌는 아저씨와 한판 붙겠네요."
실레이드의 대전표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루드니아 역시 마음에 드는 상대와 싸우게 된 것
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게르하인이나 드미트리의 경우에는 환장할 노릇이였다.
다른 사람들이 안보는 곳으로 숨어든 두 사람은 이 어긋난 사태에 어이가 없을 지경이였다.
"환장하겠군. 예선에서 보여준 신위만 해도 엄청난 자가 아닌가?"
"응. 적어도 4강에 들 정도의 실력자인 것 같은데....잘못하면 1차전에서 패할 수도 있겠어.."
"재수없는 소리!! 1차전에서 패하면 말할 껀덕지도 없이 루드니아의 목을 베어야 한단 말이
야!! 어떻게 좀 해봐!!"
드미트리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성기사대회의 모든 사항은 교황의 지시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황제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였기 때문이다.
"음....방법.....어쩔 수 없지..."
"이기라고 응원이나 해야 한단 말인가..."
아침부터 시작된 1차 본선 선수의 대결은 4곳에서 나누어져 진행되었다.
"준호씨 파이팅!!"
"예 열심히 할께요."
D조의 4번인 준호가 가장 먼저 경기장에 올라 싸우게 되었다. 리안나는 준호에게 아이네스
의 축복을 내리며 승리를 빌었고, 준호는 리안나의 응원에 원기왕성한 모습으로 시합장에
오르긴 했지만, 상대를 보는 순간 주눅이 들어버렸다.
상대는 멀리 북쪽의 소비에르제국에서 온 전사로 보통의 키인 준호에 비해 2미터가 넘는 거
구를 지닌 전사에 양 손에 배틀액스를 두 개나 들고 있는 험악한 야만전사였기 때문이다.
물론 무기의 경우에는 준호의 광선검의 경우에는 거의 모든 것을 잘라버리는 신기였기에 문
제는 없었지만, 자칫 실수를 할 경우에는 상대가 들고 있는 배틀액스에 두동강이 날 수도
있었기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준호의 우주선은 만약의 경우를 위해 상공에 시합장의 만미터상공에서 대기하여 여차하면
수를 쓸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지만, 방심은 할 수가 없었다.
이 곳으로 오기 전에 생활체육으로 잠시 검도를 배운 적이 있던 준호는 검을 중단자세를 취
하며 겨누었지만, 워낙 체육에는 소질이 없던 준호였기에, 그 폼은 어정쩡하지 않을 수 없었
다.
"쿠헤헤헤헤 운이 좋군 이런 꼬맹이 자식과 싸우다니말이야. 거기다가 검날도 없는 검이라
니 꼬마야 가서 엄마 젖이나 더 빨고 오너라 쿠헤헤헤."
거구의 야만전사는 자신의 첫 번째 본선 상대가 첫눈에 봐도 실력 없을 것 같이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젊은 애송이라고 판단되자 야만스러운 웃음을 내며 소리쳤고, 준호의
인상은 구겨지고 말았다.
자신의 실력이 없는 것은 자신도 알고 있지만, 이렇게 대 놓고 무시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
다.
"다시 한번 말해보시지..."
준호는 약간 노기를 띄우며 그에게 말했고, 야만전사는 꼴에 화도 낼 줄 아느냐는 눈으로
보더니 말했다.
"꼬맹이 자식이라 했다. 그래 어쩔테냐?"
"이 것만은 죽어도 쓰지 않으려 했다만..."
준호는 손에 들고 있던 광선검의 스위치를 바꾸고는 비웃음을 흘리며 그를 도발하기 시작했
다.
"후후후. 덩치 큰 곰탱이 같은 녀석, 네 녀석의 냄새나는 얼굴을 보자니 구역질이 나서 더
이상 못싸우겠다."
"뭐...이 자식이!!"
야만전사는 준호 긴장하던 모습을 지우고 자신을 희롱하기 시작하자 놀라면서도 노기가 치
솟아 올랐다.
"네 녀석 두동강을 내주마!!"
준호를 보며 엄청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 야만전사는 두 개의 배틀엑스를 들고 준호를 향
해 뛰어들어왔는데, 준호는 우습다는 듯이 광선검을 그에게 겨누고는 조용히 읊조렸다.
"개체 분자이동!! 위치 시합장 상공 20미터!"
그 순간 광선검의 검날이 나오는 부분에 푸른색의 전기 스파크가 강하게 일며 야만전사를
향해 날아갔다.
"끄아악!!"
야만전사는 푸른색의 전기 스파크에 강타당하자 고통에 소리를 질렀는데, 소리를 지른 순간
그의 몸은 산산히 부서져 나가며 빛이 되어 사라져 버렸다.
"저게 뭐야!!"
"마..마법이다!!"
사람들은 이 어이없는 사태에 놀라 소리치기 시작했고, 시합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는데 갑자기 상공에서 큰 소리의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끄아악!!!"
비명의 주인은 방금전 준호의 상대였던 야만전사, 그는 언제 하늘로 치솟아 올랐는지 모르
게 하늘에서 나타나서는 20미터 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져 땅에 곤두박질 친 것이다.
다행히 우악스럽게 튼튼한 몸 때문에 죽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다리뼈와 갈비뼈는 부러지
는 것을 면치 못할 것 같았다.
이 일전은 일종의 마법을 사용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준호는 실격패를 하고 말았지만,
정작 올라간 야만전사의 경우에는 다음시합 출전이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기에, 이번에 싸운
두사람 다 떨어지고 만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우습게 본 야만전사에게 복수한 준호는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내려왔고, 리
안나는 그런 준호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잘했어요. 준호씨. 준호씨를 우습게 보는 그런 남자는 혼찌검을 내야 한다고요."
"아! 리안나에게 혼날까봐 고심했는데, 그렇게 말을 해주니 조금 안심이 된다."
"호호호 준호씨가 검술을 못하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었는데요. 뭘 우리 남는 시간 데이트나
하며 보낼까요?"
"그거 좋겠군. 콜리드씨. 우린 그만 나가볼께요."
"잘 놀다오게나."
이계에서 온 사람인 준호가 과연 어떻게 싸울까 궁금해하며 지켜본 콜리드는 어이없는 결과
가 나온 시합에 혀를 내두르고 있었지만, 마법발동어도 없이 커다란 덩치의 야만전사를 이
십미터 상공으로 날려보낸 이계의 마법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준호의 시합은 이렇게 어이없이 끝나고 그리드는 예상보다 쉬운 상대를 만나 2차전에 진출
했는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부터였다.
루드니아와 실레이드와 싸움, 3미터가 남는 거대한 검을 들고 시합장에 오르는 미모의 여성
루드니아와 엘프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청년의 모습으로 폴리모프한 실레이드의 대결은
그 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45억년을 살아온 최고령의 드래곤 실레이드는 그 동안 틈틈이 콜리드의 강한 검술을 보아
왔기에 그의 실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
경검에 속하는 에스톡을 쥐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시합장에 오른 실레이드는 중검의 루드니
아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꽤나 거창한 검을 사용하는군."
"당신의 검이 저의 검을 막을 수 있을까 걱정되는군요?"
"걱정말게. 이래뵈도 드래곤본으로 만들어진 에스톡이니까 말이야."
실레이드의 말을 들은 좌중에 있던 구경꾼들은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최강의 경도를
자랑하는 검은 전설의 오르하르콘이라고는 하지만 어쨋든 그것은 전설이였고, 고가에 구입
할 수 있는 최강의 경도는 미쓰릴, 하지만 미쓰릴과 같은 경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금속
으로 만든 무기를 들고 있으면, 상당한 검사로 추앙받는 금속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드래
곤본이였다.
드래곤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가 바로 드래곤슬레이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최강의 생명체 드래곤을 죽일 수 있는 실력자, 사람들은 아름다운 청년 실레이드가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사실에 놀란 것이다.
루드니아 역시 기억을 상실하기는 했지만, 드래곤슬레이어라는 것이 무슨 말인지는 알고 있
었기에, 실레이드가 만만티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심히 검을 잡고 자세를 취한 루드니아는 가볍게 에스톡을 쥐고는 방정맞게 이리저리 깡충
깡충 뛰는 실레이드를 보며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예."
실레이드의 말에 루드니아는 아무런 생각없이 대답을 했는데, 그 순간 실레이드의 몸은 수
십개로 분열되면서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분신술 같은 것을 쓴 것이 아닌 빠른 스피드로 인하여 몸이 수십개로 변한 것 처럼 보
이는 것이다.
실레이드의 몸이 수십개로 분리되며, 구경하는 사람들의 눈을 어지럽히고는 있었지만, 사실
루드니아는 그런 실레이드의 움직임을 찾을 수 있었다.
다원소드래곤인 루드니아의 눈은 인간보다 수십배나 더 뛰어나기 때문에, 아무리 실레이드
가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고 해도 그녀의 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채재재재재재재재재쟁]
실레이드의 공격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다가와 루드니아의 사방에 에스톡을
찌르는 순순한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방법이였지만, 루드니아는 스피드를 제외하면 단순한
공격이였기에, 어렵사리 그의 공격은 넓은 멀티엘리멘트스워드의 검등을 방패로 삼아 막아
낼 수 있었다.
약 10초 동안 수십번을 공격했음에도, 루드니아가 가볍게 모두 그것을 막아내자 그느 ㅕ
를 내두르며 그녀의 공격권 밖으로 나가 숨을 고르며 말했다.
"굉장하군. 나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말이야."
"이 정도는 아직 문제 없다고요. 절 너무 우습게 봤던 것 아니에요?"
"그런 것 같군."
그 말과 함께 실레이드의 검에는 은빛의 강한 검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루드니아를 우
습게 보고 마나를 사용하지 않은 실레이드가 본격적으로 마나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야 힘을 사용하시는군요!!"
루드니아의 검 역시 실레이드의 마나에 대항하기라도 하는 듯이 무지개빛의 검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녀 역시 마나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실레이드는 루드니아의 검에서 흐르는 무지개빛의 마나를 보며 이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
었다. 그녀의 검에서 흐르는 기운은 분명 다원소의 마나, 다원소의 마나를 가지고 있는 존재
는 신을 제외하고는 지상에 단 한사람의 존재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설마..다원소 드래곤 로노와르?'
하지만 로노와르라고 보기에는 실력이 너무 떨어졌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대륙의 이름난
검수였던 루덴스에게 기술을 훔쳐 배웠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본 바로는 소문에
십분의 일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