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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82화 (82/247)
  • 드래곤의 마법사 2부 -28-

    준호는 자신의 말에 흥미를 느끼는 루드니아를 보며, 자신이 살고 있는 이계의 세상에 대해

    서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예. 과거에는 제국처럼 나라를 이루며 살아갔지만,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 많아지면서, 나

    라의 정치라는 것은 흐지부지하게 변하게 되었답니다. 적은 수의 관리들이 넒은 영토를 관

    리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물론 각 지역마다 그에 중앙에서 파견되어온 관리들이 있었지

    만, 그들의 힘은 변방에서는 그리 힘을 쓰지 못했답니다. 그렇게 해서 힘을 가지게 된 것이

    상인들이지요, 그들은 각자의 재력으로 사설군대를 만들고는 자신의 땅에 흩어져 살며, 자신

    들과 같은 상인들과의 교역을 통해 나라를 발전시켜 나갔지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각지

    역은 거대상인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고, 지금에 와서는 상인들이 나라의 정치를 담당하고

    있답니다."

    "음.."

    루드니아는 준호의 말을 좀처럼 믿을 수가 없었다. 나라의 정치라는 것은 잘 모르지만, 어떻

    게 상인이 나라를 다스리며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란 의문이 생긴 것이다.

    그런 그녀의 의문을 알기라도 하는 듯, 준호는 재차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옛날에는 각 나라마다. 왕이나 제후등이 있었지만, 여러 이념이 변화를 하면서 정치체계는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제주의, 파시즘, 나치즘, 군국주의, 민족주의, 공산주의, 국가주의,

    민주주의 등 여러 가지 이념들은 많은 정치체계를 낳으며 세계를 변화시켜 나갔지만, 어떠

    한 정치이념도 역사에서 단 한번의 성공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을 다스리는 이런 정

    치이념들은 같을 수 없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며, 나라를 움

    직이는 거대정치가가 등장할때마다 몇번이고 나라의 사람들의 바램과는 달리 변해가기를 반

    복한 것이지요. 또한 이런 정치이념들은 체계에 속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체계일 뿐 다

    른 체계에 속한 사람들의 배려는 없기 때문에, 수많은 전쟁이 사람들을 죽여갔습니다. 인간

    의 욕심, 종교문제, 빈부문제 그런 문제들은 전쟁을 더욱 부추켜 나갔지요. 암울한 세계의

    연속이였고, 산업이 발전하면서 자연이 파괴되고, 불어난 인구들을 먹여 살릴 식량도 부족하

    게 변해갔지요. 전쟁 속에 수많은 이념이 생겨나고, 나라가 생기며, 새로운 정치체계가 등장

    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세상은 더욱 어지럽게 변해갔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사람들은 보다

    먼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게됬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 지긋한 세상을 벗어나 먼 세

    상으로 사라졌습니다. 상인들은 이러한 사람들과 같이 떠나 다른 세계에서 살면서 부족한

    물자들을 무역을 통해 공급해왔고, 그런 것을 바탕으로 나라를 다스리게 된 것입니다. 어떻

    나 정치이념도 없이 정당한 상행위를 중시하는 상인들이 나라의 주축을 이룬 것에 어느정도

    만족하면 사람들이 살아가게 된 것이지요."

    "음...모르겠다.."

    준호가 하는 말을 하나도 알아듣지 못한 루드니아는 이내 미지의 세계에 대한 흥미가 사라

    지고 말았는데, 정작 그의 말에 흥미를 느낀 사람은 제국의 황제 드미트리였다.

    "재밌는 세계로군. 하지만 어떻게 보면 자네가 말한 상인들의 집단 역시 또 하나의 정치체

    계가 아닌가?"

    "그렇습니다. 상도를 바탕으로 한 정치이념이 만들진 셈이지요. 제가 속한 김가일맥의 상인

    집단 역시 하나의 나라를 다스리고 있습니다."

    "김가일맥?"

    "예. 저희 대륙에서 동방의 한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같은 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연합한 상인집단입니다."

    마차안에 있는 사람들이 준호가 해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이에 어

    느새 마차는 성기사대회의 예선경기장에 도착했다.

    루드니아는 마차가 예선경기장에 도착하자 부푼 마음에 마차문을 열고는 뛰어 나갔다. 황실

    의 마차가 도착하자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사람들은 갑자기 초록색의 긴 머리를 희날리며

    아름다운 여인이 마차 안에서 뛰어내리자 놀라며 루드니아의 얼굴을 처다보기 시작했다.

    루드니아는 자신을 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고,

    그 순간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은 황홀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그 만큼 루드니아의 미모는 놀라운 것이였다.

    드미트리는 루드니아의 활기찬 모습에 미소를 짓고는 뒤를 이어 마차에서 내려왔고, 그가

    땅에 발을 내딛자 사람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황제 폐하 만세!!"

    자신을 보며 소리를 지르는 군중을 보며 드미트리는 루드니아처럼 살짝 손을 들어 올리고는

    그들의 함성에 답했다.

    본선이면 모를까 예선에서 황제가 모습을 보이는 일은 드물기 때문에, 사람들은 마차에서

    먼저 내린 루드니아를 보며 그녀가 소문의 여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국은 황제를 홀린 미녀로 한창 소란스러웠기 때문이다.

    황제의 뒤를 이어 내린 사람은 레드나이트의 단장 게르하인이였다. 황제의 최측근의 한사람

    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 바로 게르하인이였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은 대외적으로 별로 얼굴

    을 드러내지 않는 게르하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 들었다.

    게르하인의 뒤를 이어 마차에서 내려온 사람은 준호였다.

    "저 사람은 누구지?"

    "이상한 옷차림이네."

    "황제폐하께서 새로 측근에 들여온 사람인가?"

    준호를 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을 때 루드니아는 마차의 지붕에서 한자루의 검

    을 꺼내들었다. 그녀가 꺼낸 검은 바로 멀티엘레멘트 스워드 정장 3미터를 넘어서는 검을

    여리게 보이는 루드니아가 꺼내들자. 사람들은 탄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나무로 만든 가짜 검이라고 해도 전장 3미터가 넘는 크기라면 족히 20킬로그램은 넘을 터인

    데, 그런 검을 루드니아는 너무나 손쉽게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거 진짜 검인가요?"

    준호 역시 검의 크기에 놀라 루드니아를 보며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응. 한번 들어볼레?"

    루드니아는 준호를 놀려줄 생각으로 자신의 검을 준호에게 던져 주었고, 준호는 아무 생각

    없이 검을 받았는데, 그 순간 가슴팍에서 밀려오는 엄청난 무게를 견디다 못한 준호는 외마

    디 비명과 함께 나자빠지고 말았다.

    "끄악!!"

    다행히 그의 옆에 있던 게르하인이 검을 잡아 주었기에 다행이지, 그대로 검과 함께 자빠졌

    다면, 준호의 갈비뼈는 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괴..굉장한 무게다!!"

    자신은 일초도 들 수 없을 것 같은 검을 장난감 다루듯이 휘두르는 루드니아를 보며 준호는

    성기사대회의 수준을 엿볼 수 있었다.

    실레이드의 요청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예선에 신청을 해놓기는 했지만, 이런 식이라면 예선

    통과는커녕 망신은 톡톡히 당할 것 같아 불안해진 준호였다.

    어쨋든 리안나 앞에서 약속했던 준호였는지라, 패배를 예상하며 쓴맛을 다시고는 루드니아

    의 뒤를 따라 예선경기장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경기장의 입구에는 성기사단에 속해 있는 병사들이 예선 참가자의 표를 확인하고 있었다.

    루드니아와 함께 드미트리황제의 얼굴이 보이자 병사들은 깜짝 놀란 얼굴을 하며, 경례를

    했고, 드미트리는 손을 내저으며 간단히 답한 후 말했다.

    "통관 검사를 하게나."

    "옛."

    병사들은 루드니아와 준호의 손에서 참가표를 받고, 식은땀은 흘리며 급히 명단을 확인하고

    는 말했다.

    "확인했습니다. 안으로 드십시오."

    "그럼."

    루드니아는 확인했다는 말에 병사에게 살짝 윙크를 해주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경기장

    안에는 예선을 치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다.

    성기사대회는 많은 수의 전사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예선은 경기가 아닌 몇 개의 시험으로

    치루어진다. 참가자들은 열 개의 시험 중에서 다섯 개를 통과하여야만, 본선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는데, 이 열 개의 시험은 하나같이 쉬운 것은 없었기 때문에, 대다수

    의 인원들이 이 예선시험에서 떨어지곤 한다.

    선착순으로 400명이 본선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만, 실상 실력자들은 예선 3일의 기간 중 마지막 시간에 모여든다. 매

    년 겪는 것이지만, 3000명이 넘는 사람이 와서 본선에 나서는 수는 300명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숫자였기에, 경험이 많은 그들은 천천히 시험을 치루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루드니아와 준호는 예선 첫날 일찍 예선 시험장에 도착했기 때문에,

    눈에 띌 만한 강자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실레이드!! 콜리드!!"

    준호는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중 일행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소리쳤고, 실레이드는 자신을 부

    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고는 준호를 발견하자. 일행들에게 말하고는 준호쪽으로 걸어왔다.

    "멈춰라!!"

    일단의 수상한 무리들이 황제의 곁으로 다가오자, 호위하고 있던 황궁기사단들은 검을 빼들

    고는 그들을 막아섰다.

    준호는 난처한 감을 느끼고는 황제에게 말했다.

    "폐하. 저들은 제가 기다리고 있었던 저의 일행입니다."

    "호. 준호군의 일행인가? 호위단장 저들을 이곳으로 모셔오게."

    "예."

    호위단장은 드미트리의 명령을 받고는 그들은 드미트리 앞으로 데리고 온 후 말했다.

    "너희들의 앞에 계시는 분은 성로아냐드제국의 황제폐하이시다."

    황제란 소리를 들은 일행들은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는 인사를 하는데, 실레이드와 콜리드만

    이 황제에 대한 인사를 거부하며 뻗뻗하게 서있자. 호위단장은 노기를 띄며 소리쳤다.

    "네 이놈들 황제폐하께 알현인사를 드리지 못할까!!"

    "흥!! 우린 종족이 다르다. 인간의 황제에게 무엇하러 인사를 한단 말인냐."

    "이 녀석들을!!"

    호위단장과 기사들은 노기에 검을 뽑아들어 실레이드와 콜리드를 베어버리려고 했는데, 드

    미트리는 손을 들어올려 그들의 행동을 막고는 말했다.

    "고귀한 엘프 일족과, 위대한 장인인 드워프 일족이다. 그들의 행동은 당연한 것, 호위단장

    은 노기를 풀라."

    "하오나."

    "되었다."

    드미트리는 그들의 무례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 호위단장을 진정시키고는 말했다.

    "엘프일족과 드워프일족의 전사가 성기사대회에 나온 것은 초대황제폐하 이후 처음 있는 일

    이오. 본 제국의 황제 드미트리는 당신들을 환영하오."

    인간들 중 최고의 자리에 있다는 황제가 환영의 인사를 하자. 실레이드와 콜리드 역시도 뻗

    뻗하게만 있을 수는 없는지라. 정중하게 말했다.

    "태양신 아라시아님의 축제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아라시아님의 은총이 이어지길 빌겠습니다."

    황제의 환영인사에 정중하게 답하는 콜리드와 실레이드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쉰 준호였는

    데, 그 순간 한자루의 검이 빠른 속도로 두 사람에게 밀어닥쳤다.

    "헛!!"

    "탓!!"

    [카강!!!]

    실레이드와 콜리드는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거대한 검을 확인하고는 들고 있던 병장기를 재

    빠르게 휘두러 일검을 간신히 막을 수 있었는데, 강한 힘과 함께 밀려오는 마나의 기운에

    손이 저릴 지경이 되어버렸다.

    분노를 떠뜨리며 둘은 자신들에게 검을 휘두른 자를 응징하려고 처다보았는데, 그 순간 멍

    한 얼굴이 되어버렸다.

    자신들에게 검을 휘두른 사람은 어린 인간 여자였기 때문이다.

    검을 막을 때 느꼈던 압박감으론 적어도 서른 이상의 숙련된 기사라고 여겼는데, 그 힘이

    어린 여자에게서 느껴지자 두사람은 황당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 예선을 치루기전에 연습 좀 하려고 한 것이 실수를 했네요. 미안해요."

    살짝 윙크를 하며 자신의 실수였다고 말하는 그녀를 보며 두 사람은 조금 노기가 치솟기는

    했지만, 성스럽기까지 한 그녀의 미소에 자신들도 모르게 노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별 말씀을.."

    "그 정도의 실수야 있을 수 있지요."

    처음 생각과는 달리 검을 휘두른 괴력, 그리고 미모의 여인 루드니아에게 멍한 웃음을 보이

    며 손을 내젓는 두사람이였다.

    루드니아는 두 사람을 보며 살짝 손을 흔들어 주고는 드미트리의 곁으로 가서는 미소를 지

    어 보였고, 드미트리는 그녀의 머리를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쓰다듬어 주었다.

    루드니아는 실레이드와 콜리드가 드미트리의 앞에서 건방지게 굴자. 잠깐 혼내줄 요량으로

    검을 휘둘렀던 것이다.

    만약 둘이 그녀의 검을 막지 못했다면, 두동강이 나서 땅에 처박혔을 것이다. 루드니아는 사

    람을 죽인다는데에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고, 설사 죽였다해도, 황족의 일원이 아니라면 간단

    히 용서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람을 죽인다는 데에 거리낌은 들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게르하인은 드미트리의 이런 모습을 보며 조금 불만스러웠다.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루드니아를 이렇게 두었다가는 제국에 역사에 남을 대살성으로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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