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76화 (76/247)
  • 드래곤의 마법사 2부 -21-

    그로인왕국, 최대의 내전지 아우그스프트성. 양 세력의 중간정도에 위치해 있는 이 성은 제

    2 왕자 쪽의 귀족인 센드로남작 소유의 성이였지만 현재 이곳의 책임자는 2 왕자 리데스,

    리데스는 현재 군사 2만을 이끌고 이곳에서 남쪽 3왕자 카트러스가 이끄는 2만 3천의 군사

    와 대치하고 있었다.

    성이라고 하는 것은 강력한 방어적인 요소의 하나이기 때문에 카트러스의 군사들은 성 밖에

    서 진을 치며 일주일간이나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성급한 공격은 도리어 전선을 리데스에

    게 유리하게 이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로 한치의 틈만 있으면 대군을 몰고 가 공격하려는 기세였기에, 양 진영간에는 냉막한 기

    운이 감돌고 있었는데, 애석하게도 이런 급박한 상황에 찬물을 뿌리려는 자가 있었다.

    "가만히 안 있어."

    화려한 연출을 기획하고 있는 루드웨어는 자신의 발밑에서 투덜거리며 꿈틀대는 녀석에게

    소리치며 열심히 밟아주고 있었다.

    뻘건 몸뚱이를 연신 흔들며 위에 있는 불량한 녀석을 떨어뜨리려고 하는 자는 다름 아닌 레

    드드래곤 시크라였다.

    현재 시크라는 원래의 드래곤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채 목에 희한한 줄을 매고는 루드웨어를

    위에 태우고 있었다.

    "도데체 어느 시대에 드래곤이 마법사를 태우는 치욕적인 일이 있었다는 거야!!"

    "어쭈. 넌 로망스도 안 읽어봤냐? 거기서 많이 나오잖아!"

    "그건 소설아니야. 인간 따위를 몸 위에 태우는 드래곤이 있을 것 같아!!"

    "너."

    "말도 안돼!! 난 싫단 말이야!!"

    시크라의 반항이 더욱 더 심해지자 루드웨어는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중얼거렸다.

    "네 녀석이 허망의 거울인가 뭔가로 하는 것으로 날 속여 제사까지 지냈다는 말을 로노와르

    가 듣는다면 어떻게 될까?"

    "윽.."

    로노와르는 헤즐링때도 성질이 더러웠지만, 요즘에 와서 위에 있는 루드웨어 때문에 더욱

    성질이 나빠졌다. 다원소드래곤의 힘을 얻은 이후론 드래곤계의 최강이 됬는데, 그 성질머리

    에 멀쩡이 살아있는 드래곤 제사 지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 뻔했다.

    언젠가 로노와르에게 게기다가 꼬리가 소멸된 드래곤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시크라는 마

    른침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젠장.."

    "하하하하!! 자 가자!! 나의 애마 시크라야!!"

    "나에게 말 같지도 않은 말은 하지마라. 내가 말이라니 말이면다냐!"

    괜히 쓸데없는 말을 네 개나 집어넣은 말을 하는 시크라는 거대한 날개를 휘저으며 하늘 위

    로 날아 올라갔다.

    한치의 틈도 없는 전장. 한 명은 성위에서 한 명은 성밖에서 서로에 대한 비방방송을 날리

    고 있는 두 왕자는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상대를 깎아내리고 있었다.

    [저 따위 녀석을 믿지 마라! 언제 신하의 딸을 꼬여 잡아 먹을지도 모르는 바람둥이같은 녀

    석이다. 어이 리데스 요즘도 시중드는 시녀에게 손대냐?]

    [같지도 않은 녀석! 그래 여자 좋아한다. 하지만 네 녀석같은 남창은 아니라네.]

    [남창!! 에잇 그런 네놈은 세디스트아니냐!! 맞는게 그렇게 좋으면 여기서 칼침이나 맞지 그

    러냐!]

    [헹! 요즘 똥구멍이 시끈하지 않더냐!!]

    [온 몸에 채찍자국 투성이인 네 녀석이나 시끈하겠지!!]

    "휴우.."

    정말 비방같지 않은 비방으로 서로의 직위를 여지없이 깎아내리는 두 왕자를 보며 양측에

    속한 군신들은 모두들 한 숨만 내쉴 뿐이였다. 왕자들이 제시한 조건에 혹해 그들의 계승

    을 도루며 나서기는 했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두 왕자의 본성이 고스란히 드러

    나고 있었다.

    이제는 전쟁이 지겹기까지 한 두 진영이였는데, 어느 하나 굴복했다가는 목숨이 성하지 않

    을 것이 뻔한데다가 둘 다 똑같은 녀석이기에 항복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사람들의 머릿속엔 정당한 왕위계승자 그리드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왕위 계

    승을 거부하고 있는 그였기에 한 숨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바보같은 비방방송을 한참 때리고 있을 때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되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뻘건 물체가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건뭐야!!"

    "빨간 구름도 다 있나?"

    "어...저건 레..레드 드래곤이다!!"

    눈 좋은 병사에 의해 그 정체를 드러낸 것은 최강의 생물 레드드래곤이였다. 양측의 병사들

    은 갑자기 날아든 레드드래곤을 보며 우왕좌왕대기 시작했고, 비방방송을 하고 있던 두 왕

    자도 마찬가지 였다.

    [우하하하하하!!]

    거대한 웃음 소리가 하늘에서 내려와 지상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양측의 병사들은 모두 귀

    를 잡고 괴로워 할 수밖에 없었는데, 어느새 레드드래곤은 양측의 가운데로 날아 내려왔다.

    거대한 몸집의 드래곤, 그 크기로 봐서 에이션트급이였기 때문에 사람들의 공포는 더욱 커

    지고 있었다.

    거대한 레드드래곤, 그것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커다란 고목에 매달린 매미처럼 붙어 있는

    한 명의 마법사를 볼 수 있었다.

    뭐 그 정체는 말할 것도 없이 루드웨어였다. 시크라의 목 뒤에 타고 있던 루드웨어는 땅에

    착지하자마자.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있는 시크라 때문에 목에 맨 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신

    세가 되버린 것이다.

    "이 빌어먹을 드래곤아 고개 숙여!!"

    "못해!! 위대한 드래곤이 어떻게 인간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단 말이냐!!"

    "이게!! 파!!(破)!!"

    "끄억!!"

    시크라가 고개를 숙일 생각을 하지 않자 열 받은 루드웨어는 뒷통수에 언령마법을 날렸고,

    그에 타격을 받은 시크라는 고개가 숙여지고 말았다.

    숙여진 고개덕에 자세를 잡을 수 있던 루드웨어가 몸을 일으켰을 때는 양측의 병사들이 멍

    한 얼굴로 처다보고 있었는데, 조금 어색해진 루드웨어는 헛기침을 몇 번하고는 대본대로

    나가기 시작했다.

    [크크크크!! 난 궁극의 마법사 루드웨어라고 한다!! 대륙을 정복할 이 몸이 그로인왕국을 그

    교두보로 삼고자 하니!! 모두 나에게 복종할 지어라!!]

    앞에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게, 음흉한 웃음을 스피커마법을 사용하여 떠뜨리며 말하는 루

    드웨어의 연기에 감탄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잠시 멍하니 그 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그것을

    듣고 있던 두 왕자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헹!! 어디서 꼴 같지 않은 마법사가 나타나서 지랄이냐!! 뭐하느냐 저 건방진 마법사에게

    활을 쏴라!!"

    "오랜만에 맞는 소리 하는군!! 뭐하느냐!! 빨리 활을 쏘지 않고!!"

    오랜만에 의견이 합쳐진 두 왕자는 병사들에게 활을 쏘는 것을 지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천개의 화살이 시크라와 루드웨어에게 쏟아져 내려왔다.

    뭐! 시크라야. 에이션트 드래곤의 두꺼운 철면피 덕에 인간들을 죽이기 위해 만든 화살이여

    별 타격도 주지 못했지만 루드웨어는 수많은 화살에 잠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레드드래곤과 함께 날아오면 조금 겁먹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방금 전 시크라와 있었던 일련의 얼빠진 행동의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얼빠

    진 마법사에 한 대 맞고 조용해진 드래곤을 우습게 보기 때문인 것이다.

    [이 자식들이!! 너희 들에게 공포를 보여주마!! 시크라!! 녀석들에게 브레스를 뿜어라!!]

    "안돼. 방금 맞은 언령 때문에 목이 삔 것 같아."

    시크라의 말에 잠시 휘청였던 루드웨어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마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

    다.

    [크크크크 네 녀석들에게 지옥을 구경시켜주지!! 모든 정신계를 지배하는 환신의 이름으로

    명하니.....중얼중얼.....카오틱 일루젼!!]

    루드웨어가 시동어를 외치자!! 그의 주변으로 검은 어둠의 빛이 확장되어 가더니 얼마 가지

    않아 어둠의 빛은 두 진영의 군사 모두를 감쌌다.

    그리고 어둠의 빛에 감싸인 자들은 엄청난 공포를 느껴야 했다.

    "우와!! 데몬이다!!"

    "스켈레톤이다!!"

    "고스트다!!"

    루드웨어의 마법으로 지옥의 환상이 병사들의 눈을 현혹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순식간에 아

    수라장이 된 진영은 서로가 서로를 베는 병사들이 속출되기 시작했는데, 그것을 본 루드웨

    어는 너무 많은 희생자가 나면 큰일인데라는 생각에 섬뜩한 느낌을 가지고는 마법을 풀었

    다.

    카오틱 일루젼이 시동되거 사라지기까지는 약 15초정도, 하지만 그 15초의 시간에도 양측의

    병사들은 녹초가 되기 충분했다.

    많은 부상자와 함께 쓰러지는 병사들이 속출하게 됬고, 그것을 본 루드웨어는 또 음흉한 웃

    음소리를 내며 말했다.

    [크크크. 보았느냐!! 이것이 바로 나를 거부한 네 녀석들이 겪게될 일이다!! 나에게 복종하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은 지옥의 군대의 밥이 되리라!! 크하하하하!]

    그 말과 함께 루드웨어는 레드드래곤 시크라와 함께 멀리로 사라져갔다. 물론 이것은 뒷통

    수에 발길질을 하는 루드웨어의 무언의 지시에 좋은 타이밍에 시크라가 날아 오른 것이다.

    아무튼 거대한 레드드래곤을 타고 다니는 공포의 마법사의 공언을 들은 두 진영은 찬물을

    뿌린 듯 조용하기 그지 없었다.

    "으으!!"

    "난 죽고 싶지 않아!!"

    떠드는 녀석이라곤 아직도 환상에 잡혀 있는 듯 소리치는 얼빠진 두 왕자뿐이였기에, 양측

    의 군대를 이끄는 장군들은 서로를 잠시 바라보고는 두 왕자가 가지고 놀던 확성기를 잡고

    는 말했다.

    "그 쪽에 있는 책임자가 남부의 통합 사령관 유리스백작인가!!"

    "그 쪽은 북부 통합 사령관 하렌트인가!!"

    "그렇다네 상황이 이상하게 꼬인 것 같으니 잠시 휴전을 하고 이 일에 대에 대책을 회의하

    는 것이 어떻겠는가!!"

    "원하는 바일세!!"

    문제거리 두 왕자가 황상에 빠져 헤메이고 있는 사이, 두 진영의 이인자는 아무 문제 없이

    휴전회의를 성사시켰다. 이렇게 해서 그로인왕국을 어지럽힌 두 왕자의 내전은 악독한 한

    마법사에 의해서 종식되고 만 것이다.

    한편 하늘 멀리 사라진 루드웨어는 시크라의 머리를 밟고 있었다.

    "이 멍청한 자식아!! 니 때문에 스타일 완전히 구겼잖아!!"

    "헹!! 위대한 드래곤에게 고개를 숙이라니 그게 될 법이나 한 소리더냐!! 또 고개 좀 안숙였

    다고 그것로 쇠도 부쉴 언령을 써서 내 뒷통수를 갈겨!! 니가 친구냐!! 이 웬수야!!"

    "웬수?! 그래 웬수 맛 좀 봐라!!"

    루드웨어는 웬수라는 말에 또 시크라의 머리를 밟아대고 있었는데, 그정도에 시크라가 충격

    이나 받겠는가? 하지만 방금전에 언령에 맞아 삐끗한 부분에 루드웨어의 킥이 적중하자 시

    크라는 잠시 현기증을 일으켰다.

    "헉!!"

    중추신경계와 연결되어 있는 중요부분인 목부분의 척추를 크게 다쳐 정신을 잃게된 시크라

    의 다음은 높은 하늘에서 뺑글뺑글 곡예하듯 회전하며 땅으로 곤두박질 쳤고, 메아리치듯

    루드웨어의 비명소리가 하늘을 가를 뿐이였다.

    "꾸아아아아악!!"

    남들은 말하기를 이것을 바로 자업자득이라 한다고 했다.

    이 시간 루드니아는 레그르토가 마련해 준 멀티엘레먼트소드와 미쓰릴 갑옷을 착용한 채 그

    토록 갖고 싶어했던 기술을 연마하고 있었다.

    "정신을 더 집중하고, 마나는 멈추는 것이 아닌 흐른다는 생각으로 뻗어내십시오."

    "알았다구!! 좀 조용히 해!! 정신 집중이 안되잖아!!"

    "...."

    단숨에 레그르토의 입을 막은 루드니아는 정신은 집중하며 몸안에 있던 마나를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레그르토에게 배운 마나를 모은는 법, 그것을 생각하며 정신을 집중시킬 때 무엇인가 친숙

    했던 기운이 심장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따뜻함, 차가움, 부드러움, 꺼칠꺼칠함 살아가면서 느껴지는 그 모든 기운을 느끼는 것 같은

    루드니아의 눈에선 따뜻한 눈물이 흘러나왔다.

    무엇인가 한 없는 그리움이 자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기운 때문에 루드니아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기운이 온

    몸을 자극했을 때 한사람의 이름이 떠올랐다.

    "루드웨어!!!"

    루드니아는 갑작스럽게 떠 오른 그 이름을 외치며 마나를 뻗었고, 루드니아의 검에선 무지

    개색의 빛이 뻗어나와 목표하고 있던 바위를 강타했다.

    "헉!!"

    레그르토는 그 빛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바로 다원소 드래곤인 자신의 어머니가 가지고 있

    는 소멸의 마나. 물론 그 마나의 양은 예전에 비하면 몇만분의 일도 안됬지만, 다원소의 마

    나를 사용했다는 그 자체가 중요했다. 또 그 마나를 뿜어내면서 소리친 아버지의 이름, 어머

    니는 기억을 되찾았단 말인가란 생각에 갑자기 다리가 풀려지는 레그르토였다.

    "어? 와아!! 레그르토 봐봐!! 내가 그리쳐를 성공시켰어!!"

    "에? 아! 축하드립니다."

    그리쳐의 성공을 보고 좋아하는 루드니아의 모습을 보고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는 레그르토

    였다. 하지만 루드니아는 다시 한번 그의 심장을 뒤흔들어 놓았으니...

    "근데 루드웨어란 이름을 왜 소리쳤지?"

    "글쎄요? 기억속에 남아 있는 인물인가보죠."

    "응. 그런가봐..그 이름이 생각나니까 갑자기 화가나더니 마나가 모아지더라구."

    "음.."

    레그르토는 어지간히 부부싸움을 크게 했나보다라고 생각했다.

    "루드웨어 그 이름에 나도 모르게 화가 나...그런데 이상해....자꾸 눈물이 날라고 그러네...화

    나서 그런건가?"

    "루드니아..."

    "가슴이 아파...이게 뭐지..."

    루드니아의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물론 레그르토는 그 눈물의 진실을 알고 있었다.

    마신 크레이져와의 싸움 이후 100년 두 사람은 그 오랜시간을 헤어져 있어야 했다.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며 눈물 흘렸던 100년의 시간이 지나서 만났을 때 둘은 서로에게 주먹을 날렸

    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 후로 단 하루도 떨어져 있지 않았던 것을 아는 레그르토는 그리 오

    랜 시간이 아니였지만 그리움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억을 잃은 순간에서도 가슴속에 남아 있는 사랑. 그것이 루드니아에게 눈물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에이..내가 왜 그러지...레그르토."

    "예."

    "오늘은 훈련 그만해도 돼지? 그리쳐도 해냈으니까 말이야."

    "무슨 소리입니까? 간만에 감도 잡았는데. 앞으로 백번만 더 하고 쉬십시오."

    "엥. 레그르토 그건 너무 많아.."

    "처음의 약속을 잊으셨습니까?"

    "으헝..."

    고통의 눈물을 다시 흘리는 루드니아를 보며 미소짓는 레그르토였다. 기억을 되찾으면 조금

    위험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되찾게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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