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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65화 (65/247)
  • 드래곤의 마법사 2부 -10-

    "이런...재밌는 걸 놓쳤군."

    실레이드는 통신구슬을 들고는 안타까운 듯이 혀를 차며 말했다.

    "무슨 일인데?"

    콜리드가 궁금한 듯이 묻자 실레이드는 아쉽다는 듯이 한 숨을 쉬며 말했다.

    "다원소드래곤 로노와르가 죽었다고 하는군. 그래서 루드웨어가 고리아식 장례식으로 한바

    탕 재밌게 놀고 있다는데 말이야."

    "로노와르가 죽어?"

    "응. 얘기를 들어보니 보석이 목에 걸려서 죽었다는 군."

    "음...그래도 가장 드래곤답게 죽었구만. 그런데 말이야."

    "뭐가?"

    "어떻게 루드웨어가 멀쩡한 거지?"

    콜리드의 말에 실레이드는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로노와르가 죽었으니 루드웨어는 자살이라도 해야 된다는건가?"

    "그게 아니라. 분명 루드웨어는 천신 레이뮤의 대리자가 아니였나?"

    "그렇지."

    "그리고 로노와르는 대리자의 심장을 받은 드래곤."

    "그렇지?"

    "심장을 받은 이가 죽으면 대리자도 소멸되는 것이 창조주가 만드신 대리자의 법칙이 아니

    던가?"

    그 순간 실레이드의 머리에는 엄청난 고압의 전류가 휘몰아치듯 밀어닥쳤다.

    "그렇군!! 그렇담 로노와르는 살아 있다는 거 아냐?"

    "살아있는 드래곤에게 장례식이라니...흠 놀이는 언제까지 한댔나?"

    "적어도 삼일은 할꺼라고 하던데말야. 말해줘야 하나?"

    "냅두고 우리도 가서 놀자고."

    "엉?"

    "언제 이런 기회가 있겠어 이렇때 잘 놀고 천천히 가르쳐주자고."

    "그런가? 하하하하"

    둘이 잘 놀고 있을 때 뒤에서 두 연인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연인의 정체는 이계에서

    온 방랑자 준호와 실레이드에 보물을 위한 재물로 바처지고 있는 리안나였다.

    "호호호. 그런 일이 있어군요. 제가 미안해지는 걸요. 두 분의 싸움에 두 분의 싸움에 괜히

    아무 상관없는 분이 말려 들었으니 말이에요."

    "하하하 별 말씀을..뭐 두분 다 열심히 도와주시니 괜찮습니다."

    준호는 리안나에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불쌍한 남자가 되어버렸다. 그런 둘을 보며 실레이드

    는 음모의 미소를 지었고 콜리드는 측은지심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준호군 잠시 어디 좀 들렸다 가지 않겠나?"

    "어디요?"

    "친구 장례식이 있어서 말이야."

    "아! 그런가요? 그럼 당연히 가야죠. 잠시만 기다리세요."

    준호는 자신의 우주선으로 급히 뛰어가서 차비를 했다. 리안나는 우주선을 처음 타보는 것

    이라 설레임이 가득했다. 이계의 마차라는 것을 어느 누가 쉽게 타보겠는가?

    "이제 타세요."

    네 사람이 타기에는 조금 비좁기는 했지만 어쨋든 사람들이 다 타자 준호는 우주선을 이륙

    시켰다. 지금까지는 지상용으로만 움직였지만 실제로 하늘을 날자 안에 있던 일행등은 탄성

    을 질렀다.

    "과연 레간쟈형 마차군!! 하늘로 치솟는데도 기압차를 전혀 느낄 수가 없군!!"

    "중력을 조종해 주는 장치가 있으니까요. 지도를 보시고 목적지를 지정해주세요."

    준호의 말에 입체영상으로 뜨는 지도를 한참 보던 시레이드는 로노와르의 레어가 있는 사라

    토산맥의 한부분을 손가락으로 눌렀고 그 순간 우주선은 부드럽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음.."

    준호의 뒤에는 리안나가 있었는데 우주선이 너무 비좁은 관계로 찰싹 들러붙어 있었기 때문

    에 준호의 입에선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준호씨 어디 불편하신가요? 그럼 제가 신성마법으로.."

    "아니에요. 하하하."

    괜히 쑥스러워지는 준호였다.

    레어안에 남아도는 천으로 대충 천막을 만든 루드웨어는 여기저기 상가집에 온 드래곤들을

    접대하고 있었다.

    물론 음식은 칠인회 소속의 불쌍한 마법사들이 다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나오는 음식 여기

    저기에는 눈물의 짠 맛이 다소 나는 기이한 현상을 자아내고 있었는데, 가끔씩 연금술부에

    서 나온 마법사들이 맛이 좋을 거라며 희한한 약품을 첨가하는 관계로 쓰러지는 드래곤도

    가끔씩 나와 상가집에 또 하나의 상가집을 차리고 있는 분위기가 되어 버렸다.

    미식가 드래곤은 두 친구 드래곤과 함께 자신의 앞에 있는 음식을 뚫어지게 처다보고 있었

    다.

    미식가 드래곤이 음식에 손을 대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한 드래곤 한 마리가 물었다.

    "자네가 음식을 보고만 있다니 희한한 일이군 무슨일인가?"

    "아무래도 이 음식에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군."

    "문제?"

    문제라는 말을 들은 드래곤이 고개를 갸우뚱하자 미식가 드래곤은 헛기침을 잠시 하고는 말

    했다.

    "이 음식의 이름은 오크 순살 스테이크라고 하는 드래곤들의 일반적인 주식이라네, 소스로

    는 오크의 피와 함께 잘게 썰은 양파, 당근, 마늘을 불에 잘 섞어 만들었고 독특한 양념으로

    는 독초라고 알려져 있는 아크린풀이 약간 들어 있네 물론 잘 숙성처리한 아크린풀은 독성

    이 사라진 상태지만 말이야."

    "그럼 먹을 수 있다는 것 아닌가? 도데체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야?"

    "먹음직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상해 보라고 일류요리사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향

    기와 함께 먹음직한 갈색빛을 띄는 소스를 이건 일반적인 마법사가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너

    무나 수작이네, 그래서 문제라는 거지."

    "잘 만들었는데 뭐가 문제야?"

    되묻는 드래곤들을 무시하며 미식가드래곤은 근처에서 음식을 나르고 있는 오크 한 마리를

    불렀다. 가뜩이나 서빙 때문에 열받아 죽겠던 오크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미식가 드래곤에

    게 걸어왔다.

    "쿡쿡 무슨 일이냐 쿡쿡"

    "일하느라 수고하네, 그래서 말이야 "

    미식가드래곤은 자기의 앞에 있는 오크 순살 스테이크를 내 밀었다. 동료의 살인지도 모르

    는 오크는 음식이 앞에 나오자 입이 벌어졌다.

    "잠깐만 쉬게 해주고 싶어서 말이야 자 음식을 좀 들게."

    "쿡쿡 나 드래곤들을 쿡쿡 다시 보게 되었다. 쿡쿡."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서빙 오크는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는 스테이크를 한입 들어갈 수 있

    게 베어 입에 집어넣었다.

    입안에 상큼하게 도는 아크린풀의 향기 때문에 서빙 오크는 두눈을 감고 환상에 잠겨 있었

    는데 삼십초가 지나고, 일분이 지나고, 삼십분이 지나도 서빙 오크는 환상에서 빠져 나올 생

    각을 하지 않았다.

    옆에 있던 드래곤 한마리가 오크의 맥을 짚어보고는 말했다.

    "절명했군."

    "너무 맛있어서 죽은건가?"

    미식가 드래곤은 환상에 빠져 죽은 오크의 눈을 잠시 살펴보고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역시.."

    "역시라니?"

    "아무래도 환각제가 다수 첨가된 것 같군, 아크린 풀의 향기를 더욱 자극시키기 위해 환각

    성분을 첨가한 것 같은데, 드래곤들을 상대로 해 환각제가 조금 많이 첨가된 탓에 오크는

    견딜 수 없었던 것 같군.."

    그 말을 들은 드래곤들은 음식에 환각제를 첨가하여 맛을 숨키려 하는 칠인회 마법사들의

    음식솜씨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굉장한 방법이군."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일차적인 방법을 넘어선 새로운 조리 방법이지.."

    미식가 드래곤을 포함한 다른 드래곤들은 칠인회의 가증스러운 암수를 정말 좋게 평가하고

    있었다.

    환상에 빠진 오크는 그 상태에서 절명한채 움직이지 못했고 얼마 안 있어 재료가 부족한 칠

    인회의 마법사에게 발견되어 342번째 스테이크의 재료가 되어 버렸다.

    "앗 은빛 쟁반이 날아다닌다!!"

    한 드래곤의 놀란 외침에 다른 드래곤들도 그가 가리킨 방향을 처다 보았는데 하늘에서 거

    대한 은빛 쟁반이 자연스럽게 날아와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괴이한 현상에 드래곤들은 흥미를 보이며 지켜보고 있었는데 은빛 쟁반은 상가집 마당에

    내려서더니 윗뚜껑 비슷한게 열렸고, 그 안에서 정말 보기 싫은 녀석들이 나왔다.

    "우와!! 실레이드와 콜리드다!!"

    상가집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실레이드와 콜리드는 서로 사이가 안 좋았기 때문

    에 보기만 해도 싸워 그들의 가공할 만한 마법과 브레스에 거의 모든 드래곤이 한번이라도

    당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분 반가워요."

    실레이드가 손을 흔들며 쟁반에서 내려오자 드래곤들은 혼비백산 도망가기 시작했다. 뭐 이

    런 일은 흔히 있어왔던 일 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실레이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레어

    안으로 일행들과 들어갔다.

    레어안에는 검은 옷을 입은 루드웨어가 왼쪽에 앉아 있었고 정면에는 생전 로노와르의 초상

    화와 함께 관이 하나 놓여 있었다.

    콜리드와 실레이드는 관을 향해 절하고는 다시 루드웨어를 보며 절을 했다.

    "고생 많겠구만."

    "아닙니다. 아내가 죽었는데,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요."

    루드웨어의 눈에는 아직도 슬픔이 가득해서 찌르기만 해도 눈물을 줄줄 흘릴 것만 같았다.

    여기저기 둘러보던 콜리드는 그들의 자식이 안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들에겐 연락했는가?"

    "예. 녀석도 충격이 큰가 봅니다. 절대로 죽지 않았으니 장례식 같은 것은 하지 말라더군

    요."

    "오호."

    콜리드는 생각보다 루드웨어의 자식이 똑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로노와르가 죽지 않

    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지만 노는 것이 그것보다 약간 더 중요했기 때문에 콜리드는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많은 드래곤들의 쓰러져 있는 것을 보며 실레이드는 한 숨을 쉬었다. 칠인회의 연금술사부

    에서 마련한 환각제를 모르는 지금 칠칠치 못하게 드래곤드링 술에 취한 자빠져 있는 것으

    로 보였기 때문이다.

    준호는 오크들이 돌리고 있는 음식물에 손을 대려고 했지만 리안나의 만류로 포기 할 수 밖

    에 없었다. 리안나는 평상시 이들의 행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에 손 대지 말아요."

    "예?"

    "분명 루드웨어가 드래곤들에게 접대하는 것이라면 인간들은 결코 먹을 수 없는 음식일테니

    까요."

    "인간들이 먹을 수 없다고요?"

    "예."

    리안나는 근처에서 서빙하고 있던 오크가 들고 있던 와인 두잔을 들고는 준호에게 건네 주

    었다.

    "술이네요?"

    "예. 음식물은 모르겠지만 술은 재료를 첨가하는 음식이 아니니까요."

    리안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료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준호는 음식물

    의 표본을 채취해서 자신의 컴퓨터로 분석했다.

    [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동물의 DNA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첨가된 약물로는 금지

    약물인 에피르토산과 에츠롤이 들어 있어 인간이 미량을 섭취했을 경우 환각증상을 일으키

    는데 이 경우에는 다량이 첨가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환각증세와 함께 심장 박동을 정지시

    킬 위험이 있습니다.]

    무서운 일이였다. 장례식의 한부분에서 이곳의 주최자는 사람들을 몰살시키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이곳을 피해야 겠군요. 음식물에 독물을 투입할 정도라니.."

    "괜찮아요. 드래곤들은 이 정도의 약물로는 죽지 않으니까요. 보통의 방법으로는 드래곤들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루드웨어는 드래곤들을 조용히 시키기 위해 가끔씩 이런

    약물들이 집어 넣은 음식물을 대접한답니다."

    "음.."

    보통 인간으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이였다. 루드웨어란 자. 그는 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

    고 있는 자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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