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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64화 (64/247)
  • 드래곤의 마법사 2부 -9-

    어머니의 얼굴을 확인한 레그르토는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드미

    트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참. 레그르토 이 아름다운 미인을 보며 하는 말이 고작해야 어머니를 찾는건가?"

    드미트리는 그가 루드니아의 아름다움에 놀라 일어섰다고 생각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말

    했다.

    하지만 이 순간 레그르토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냉철하게 돌아가던 그의 머리는 까맣게 먹칠을 해놓은 것처럼 아무 글자조차 쓸 수 없는 상

    태의 종이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우연일까...아니야 절대로 어머니가 우연으로 내가 있는 이곳으로 찾아 올리가 없다. 드래곤

    인 어머니는 날 싫어 했으니까... 아버지와 싸우고 화풀이로 황제를 꼬시려고 하는게 틀림없

    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엔 어머니의 눈이 너무 흐려져 있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다원소드래곤

    로노와르 자신의 어머니의 눈은 저렇게 흐려있지 않았다. 물론 보통의 인간이 보면 반짝반

    짝 하겠지만 인간계 최고의 마법사의 아들로 태어난 레그르토의 눈은 분명 로노와르의 눈이

    흐리게 보였다.

    '병이라도 앓고 있는건가? 텔레파시로 말을 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 때 로노와르 즉 루드니아가 드미트리를 향해 물었다.

    "드미트리님 저분은..?"

    "아! 소개가 늦었군요. 저 분은 현재 제국의 수석궁정마법사로 있는 레그르토 그리아넨 백작

    입니다."

    그리아넨이란 성은 레그르토가 제국의 궁정마법사로 들어오면서 드미트리황제에게 받은 새

    로운 성이였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성까지 바꾼 레그르토는 자신의 앞에 있는

    가증스러운 미소의 어머니를 보며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아무리 독극물을 탔다 해도 어린 시절의 치기, 그 죗가로 차마 돌아가지도 못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까지 해야 합니까. 어머니..'

    레그르토, 그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자신의 어머니 로노와르가 자신을 몰락시키기 위해 찾아

    왔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과거에 레그르토는 로노와르의 미움을 받고 살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레그르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루드니아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했다.

    "루드니아라고 합니다."

    "루드니아?"

    물론 드래곤의 이름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루드니아라니, 그것은 아버지 루드

    웨어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현재 루드니아님은 기억을 잃어버리신 상태라네."

    "기억상실증?"

    드미트리는 그렇게 말했지만 절대 믿을 수가 없는 사실이였다. 드래곤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였고, 유희 중에 어떤 환경을 만드느냐는 드래곤의 취향 나름이기 때

    문에 이것은 거짓일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젠장. 아버지가 알면 난리 날텐데.'

    아무리 드래곤의 마법사라고는 하지만 루드웨어는 인간이다. 유희 중의 일은 상관하지 않는

    드래곤들과는 달리 아내가 바람 피운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인간들의 사고방식에서 만약

    자신의 어머니가 황제의 비라도 된다면 이건 엄청난 문제를 야기 시키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분노한 아버지가 제국을 무너뜨릴 위험도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에게 알

    리는 것은 일단 보류할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를 아는 채 하기에도 조금 문제가 있었다. 유희 중에 방해라고 한다면 언제 뭐가 날

    아올지 모르는 성격의 어머니였기에 일단은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황제의 비는 될 수 없었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물론 황제까지 불행의 늪으로 빠

    지는 것은 당연지사, 레그르토는 죽는한이 있어도 그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황제의 폐하의 말씀대로 정말 아름다운신 분이시군요."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평상시의 어머니와는 다르게 예의까지 차리는 것을 보아 단단히 작정하고 유희를 즐기고 있

    는 것임에 틀림없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두사람을 잘 알고 있는 레그르토였기에 이런 결

    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일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사에 전념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건 상에 차려진 진수성찬이

    뭐 같은 느낌으로 씹히고 있는지라 도저히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젠장!!'

    정말 평생 도움을 안주는 부모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저녁만찬이 끝난 후 황제와 루드니아 즉 레그르토의 어머니 로노와르는 정원으로 가벼운 산

    책에 나섰고 레그르토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 어머니의 유희에 대처할 방법을 생각할 수 밖

    에 없었다.

    "칠인회에게라도 도움을 요청해볼까?"

    아버지가 창건한 마법조직 칠인회는 현재 대륙에서 내노라 하는 조직으로 발돋음 한 상태,

    창건자의 아들이라면 충분히 도움을 받겠지만, 만약 부부싸움 중에 도망쳐 온것이라면 분명

    아버지가 알게될 터였기 때문에 칠인회의 도움도 거절 할 수 밖에 없었다.

    "젠장.."

    한참을 고민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면서 한명의 꼬마가 들어왔다.

    "레그르토 뭐해?"

    "아! 스베안황태자님."

    스베안 황태자 현재나이 12살의 어린 소년으로 죽은 드미트리황제의 리샤황비의 아들이였

    다.

    아름다웠던 리샤황비가 죽은 뒤 드미트리황제는 새로운 황비를 맡아 들이고 있지 않았기 때

    문에 스베안황태자는 자신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스베안황태자를 이용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평소에도 드미트리황제는 스베안황태자를 이뻐하고 있었기에 어쩌면

    황태자가 어머니를 내쫓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뭐 고민되는 것이 있어서 말입니다."

    "고민?"

    "예. 사실 황제폐하가 데리고 오신 여자가 있는데 평범한 여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

    "평범하지 않다면?"

    "...바로 마녀입니다."

    "헉!!"

    자신의 어머니를 마녀로 만든 레그르토였다. 스베안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

    다. 동화책에서 나온 마녀는 착한 공주를 잡아다 죽이려고 하고, 왕들을 괴롭히는 나쁜 역할

    을 주로 하는 여자들이였기 때문이다.

    "그럼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

    스베안은 허리에 차고 있던 소검을 뽑아들고는 외쳤다.

    "아버지를 현혹하는 나쁜 마녀를 잡으러 가야지!!"

    생각 외로 좋은 반응을 보이는 스베안을 보며 레그르토는 다소 안심이 들었다. 하지만 이대

    로 스베안을 보냈다간 자신의 마녀라고 했다고 말할 것이 분명했기에 막을 수 밖에 없었다.

    "정면으로 마주치시면 안됩니다. 현재 마녀는 폐하를 현혹한 상태이니까요. 아마 황제폐하는

    황태자폐하까지 없애려 하실 겁니다."

    "엥? 그럼 어떻게?"

    "일단은 평상시와 같이 행동하십시오. 마녀가 옆에 있다 해도 검을 뽑아들고 찌르는 행동은

    하지 마시고 천천히 기회를 보다가 저와 함께 마녀를 쫓아내는 겁니다."

    "음..잘될지 모르겠지만 레그르토가 도와준다면 충분히 가능하겠지."

    레그르토는 스베안황태자의 스승도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신임을 받고 있었다. 만족

    한 웃음을 지은 레그르토는 스베안 황태자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절대로 폐하 앞에서 마녀의 정체를 말하셔서는 안됩니다."

    "알았어. 마녀의 약점을 찾을 때까진 조용히 있을게."

    "역시 영민하신 황태자 폐하십니다."

    레그르토 그는 이제 자신의 어머니를 내 쫓을 방법을 천천히 구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야. 디~~~야"

    사라토산맥의 다원소드래곤 로노와르와 루드웨어의 레어, 그곳에서는 슬픈 곡소리가 가득

    차 있었다.

    아름답게 꾸며진 관을 든 수십명의 마법사들이 장송곡을 부르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고 있

    어고 그의 뒤를 이어 로노와르의 어머니 드래곤과 루드웨어, 그 밖의 떨거지 드래곤들이 곡

    을 하며 따르고 있었다.

    루드웨어는 삼베옷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간들어지게 부르는 장송곡을 따라 천천히 관

    을 따라 걸어갔다.

    "아이고...아이고.."

    루드웨어의 곡이 터지자 뒤에 있던 로노와르의 어머니 드래곤이 따라 곡하고 이어 뒤에 있

    는 드래곤들도 따라 곡을 하기 시작했는데, 루드웨어는 모르겠지만 뒤에 따라가던 드래곤들

    은 재밌어 죽으려고 하고 있었다.

    원래 드래곤들이야 정령의 문으로 사라진다면 그냥 소멸되기가 보통인데 비명횡사한 경우는

    육체가 남아 있다.

    뭐 비명횡사의 대부분이 드래곤슬레이어가 보쌈해간 것이 보통인지라 시체는 남아 있지 않

    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런 장례식은 처음 해보는 것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루드웨어가 하고 있는 장례식은 로아냐드제국의 먼 동쪽의 작은 나라 고리아에

    서 행하고 있는 정통장례로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 장례식을 보아온 루드웨어가 가

    장 슬픔에 가슴에 닿는 장례식이라면 이것을 진행하고 있었다.

    상여위에 올라 선창하는 인물은 드래곤로드 이스타나스 그는 루드웨어가 가르쳐 준 요령과

    양피지에 쓰여 있는 글을 잘 낭낭한 목소리로 선창하고 있었다.

    '도데체 이건 무슨 놀음이냐!!'

    하지만 일단은 드래곤의 일족 중 하나가 죽었으니 조의를 표하는 것이 당연했고 지금 루드

    웨어에게 이런 것 안하겠다고 따지다간 드래곤레어 몇 개는 부서져 나갈 기세인지라 차마

    안한다는 말도 못하고 있었다.

    '휴...로드 인생 어쩌다 이렇게 험하게 변했냐..'

    자신이 로드인 것을 후회하고 있는 이스타나스 였다.

    한편 한참 뒤에서 상여를 쫓아 걸어가는 세 마리의 드래곤이 있었으니...

    "거참 잠시 안 본사이에 로노와르가 죽었구만.."

    "그나저나 이건 무슨 놀음인거야 재밌서서 따라하긴 하지만 말야."

    "루드웨어가 멀리 동방에서 본 장례식을 흉내낸 거라 하더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죽었는데 노래를 부르다니, 이건 죽은 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그런가?"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그들의 뒤에는 똑똑한 미식가 드래곤이 자리잡고 있었다.

    "허허 이걸 단순한 노래라고 생각하다니 어찌 그리 무식한가."

    "아니. 그럼 이게 단순한 노래가 아니란건가?"

    "잘 들어보게 한소절 한소절에서 느껴지는 슬픔을 말일세, 사랑하는 나의 님이 갔을때의 그

    고통을 저렇듯 길게 늘어뜨리는 것을 보아 죽은 자를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의 애절한 마음

    이 표현되고 있지 않은가? 앞에서 선창을 하면 뒤에서 그것을 따라하는 것은 죽은 자를 보

    내는 마음은 모두가 같다고 하는 자애와 평등의 진리가 보이지 않는가? 동방의 한 작은 나

    라에서 이렇듯 죽은 자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표현 할 수 있는 장송곡이 나오다니..루드웨어

    굉장한 사람이야.."

    미식가드래곤의 말을 들으니 어쩐지 그 마음에 느껴지는 것 같은 두 마리 드래곤은 눈물을

    펑펑 흘리며 말했다.

    "과연 알고 들으니 이렇듯 슬픈 장송곡은 처음 듣는군.흑흑흑"

    "한소절 한소절마다 이렇듯 가슴을 쑤시다니..그 나라에 한번 가봐야 겠군. 아마 슬픔의 미

    학을 아는 사람들만 살거라 생각되네..흑흑흑"

    "우리 언제 한번 고리아로 가보세...듣자 하니 요즘은 고리아 방문의 해라 해서 해외에서 오

    는 사람들을 친절히 안내해준다고 하더군...흑흑"

    고리아에 대한 환상을 꿈꾸며 세 마리 드래곤들은 장례식과 함께 해외여행의 꿈을 안게 되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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