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의 마법사 2부 -2-
"아이고..."
은백색의 물건이 열리면서 그 안에 한사람의 모습이 드러났다. 나이 열일곱정도의 청년으로
머리는 검은색으로 보아 동방쪽이였고 말은...콜리드와 실레이드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이였다.
"헉!! 씨부렁 씨브렁(해석 : 헉!! 돼지새끼가 서있다...)"
만년 이상을 산 둘이였지만 이 은백색 깡통에서 나온 인간의 말을 처음 듣는 말인지라 고개
를 갸우뚱 거릴 수 밖에 없었다.
"실레이드, 어느나라 말같냐?"
"글쎄...동방 유온족하고 비슷하게 생기긴 했는데...언어는 전혀 다르군.."
생전 처음 보는 깡통에서 생전 처음 보는 언어를 구사하는 평범한 청년을 보며 콜리드와 실
레이드는 한참 생각에 잠겨 있었다.
깡통에서 나온 청년, 그는 다름 아닌 준호였다. 준호는 우주공간에서 차원왜곡에 빨려들어간
후 알 수 없는 행성에 불시착한 한 후 정신이 없었다.
차원왜곡내에서는 우주선의 에너지인 에테르에너지를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안전백이 터지지
않았기에 강한 충격을 먹은 것이다.
다행히 내구력에 운전석 쿠션이 좋아 목숨은 건지기는 했지만 사방으로 돌아 다니는 행성들
때문에 눈이 돌아가다. 정신을 차렸는데 절세미남의 청년까지는 이해했지만 자신의 앞에서
돼지가 서서 말을 하자 볼을 꼬집어 볼 수 밖에 없었다.
'난 자고 있다. 난 자고 있다. 이건 절대 꿈이다...'
이 어이없는 현실에 준호는 수업시간에 배운 마인드컨트롤으로 꿈으로 바꾸기 엄청난 노력
을 했지만 꼬집었을 때 아픈 느낌으로 보아 절대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된장... ㅠㅠ'
민정이에게 채이고 부터 재수 없는 일이 자꾸 벌어지는 것을 무시한 벌이였다. 괜히 머피의
법칙이란 것이 생겼겠는가...
다행히 불시착한 혹성에 공기가 있었기 때문에 살 수 있었다는데 감사하며 스위치를 조작하
여 우주선의 동력을 에테르에너지에서 반중력엔진으로 바꾸자 슈퍼콤이 가동되었다.
"이 행성의 위치를 알 수 있나?"
[죄송합니다. 차원왜곡에 빠진 후 좌표값이 흐트러져 현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눈물 흘리고 싶었다. 소문에 듣던 우주미아, 준호는 그 우주미아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한편 앞에 있는 소년이 무엇인가를 만지작 거리자.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안에 있는 은백색
의 운석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둘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설마..."
실레이드의 등에선 굵직한 땀이 흘러내렸다.
"뭔가 알아낸거야?"
실레이드의 모습에 콜리드는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봤는데 실레이드는 진지한 얼굴로 이마에
흐르는 식은 땀을 닦으며 조용히 말했다.
"저....저 녀석은....변태다.."
"!!"
있을 수 있는 일이였다. 아까 은백의 운석에서 들린 목소리로 미루어 보아 여자는 운석 어
딘가에 갇힌 것이 분명했다.
약간의 울림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약 5미리 정도의 강한 경도를 가진 상자속에 갇혀 있으며
그렇게 갇혀 있는데도 말에 떨림이 없는 것으로 보아 꽤 오랫동안 갇혀져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저 평범한 청년을 없애고 여자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변태의 모습을 구
경할 것인가의 고민에 실레이드는 빠져 있었는데, 그런 그를 보며 뒷통수를 때리는 이는 바
로 콜리드였다.
"왜때려 이 먹잇감아!!"
"등신..그럼 애고소드 들고 다니는 놈은 검 속에 여자를 가두어놓는 변태들이냐!!"
"설마..애고소드의 정체가..."
실레이드의 무식한에 의해 애고소드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이였다. 다만 그 좁은 검속에
어떻게 여자를 가두어 놓는가가 고민이였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페어리정도면 충분
히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시 허망한 상상속에 빠지는 실레이드를 보며 한숨을 쉰 콜리든는 평범한 청년에게 다가갔
는데, 콜리드가 다가서자 청년은 흠짓하며 뒤로 물러서더니 기역자로 된 쇳덩어리를 들고
콜리드의 얼굴에 겨누었다.
"뭐야?"
소년이 놀라는 것을 보자 콜리드는 당황했는데 그곳을 본 실레이드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당연하잖냐!! 돼지 면상을 갖다대는데 놀라지 않는 인간이 있을 수 있겠냐?"
말은 거칠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닌지라, 콜리드는 폴리모프셀프를 사용하여 모습을 바꿨다.
흰 섬광과 함께 바뀐 콜리드의 모습은 붉은 머리의 마른 몸매를 가진 날카로운 눈의 용병이
였다.
"너의 미적센스를 알게 해주는군.."
"뭐 이정도면 미남이잖아. 인상도 좋구."
평소 두리뭉실에 어정쩡한 표정이 특기인 콜리드는 자신과 정반대의 이상형의 모습으로 변
한 것이다. 대충 이정도면 됬다고 생각한 코리드는 검은 머리청년에게 다가가며 랭기지 마
법을 사용하여 말이 통하게 했다.
"다가오지 마! 이 돌연변이 돼지야!!"
랭기지 마법을 건 순간, 여과없는 욕이 정통으로 콜리드의 여린 가슴을 헤집고 들어갔다. 그
말에 실레이드는 킥킥 거리며 웃고 있었다.
"큭큭큭 돌연변이 돼지...하하하하 맞는 말이군, 맞는 말이야."
자신이 평범한 고오크는 아닐지라도 돌연변이라는 소리를 들은 콜리드는 좌절감에 무릎을
꿇었다.
콜리드가 잠시 패닉상태에 빠지자 실레이드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말을 걸었다.
"어이 변태친구. 무서워하지는 말게."
"누가 변태야!!"
변태라는 말에 발끈한 준호는 들고 있던 레이저건을 실레이드에게 들이댔다.
"응?"
자신에게 들이댄 쇳덩어리가 궁금한 실레이드는 무슨 물건인지 확인하려고 다가섰는데 그
순간 붉은 색의 빛이 쇳덩어리에서 뻗어나오더니 실레이드의 오른쪽 뺨을 스치고 날아갔다.
"헉..."
상처난 볼에서 흐르는 피를 보며 실레이드는 그제서야 청년이 들고 있던 것이 마법무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음..엄청난 고열의 집합체가 빛의 형태로 뻗어나갔군..대단한 무기야. 이런건 처음보는데.."
패닉상태중이던 콜리드는 실레이드의 뺨을 스치고 지나간 빛을 보며 정확히 성분을 분석하
고 있었다.
아무리 폴리모프상태라곤해도 철면피인 실레이드의 뺨에 상처를 낼 정도면 굉장한 마법이라
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분노한 실레이드는 자신의 앞에 있는 청년을 보며 몸서리치면서 말했다.
"이...변태!!"
자신의 연약한 피부에 상처를 내는 것을 즐기는 것 같은 청년에게 내리는 실레이드의 평가
였다.
지금까지 야한생각으로 가득찼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지만 변태라는 소리는 처음 들었던
준호는 계속되는 변태의 낙인에 숨이 넘어갈 지경이였다.
하지만 이 둘 사이의 긴박한 상황을 타파해 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에이션트 오크 콜리
드. 그는 점잖게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둘 사이를 가라놓고 말했다.
"흠흠..실레이드 나이도 많이 먹은 녀석이 그 정도도 못참나. 그리고 자네 우리가 자네에게
해꼬지 한일도 없는데 마법무기를 난사하다니 어찌 그리 예의가 없나."
실레이드는 콜리드의 말에 자비의 실버로서 참아주기로 했고 준호도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
한테 레이저건을 발사한 것은 실수라고 생각했는지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둘은 서로에게 사
과했다.
"미안하다. 처음부터 변태라고 한거."
"저도 실례했습니다. 처음 보는 분에게 레이저건으로 상처를 입히다니 말입니다."
이렇게 둘이 화해를 하자. 콜리드는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준호에게 말했다.
"하하하 사과했으니 다행이네. 아참 소개가 조금 늦은 것 같군. 난 콜리드 데라이토스라고
하네."
"난 실레이드 파릴레스라고한다."
"전 김준호라고 합니다."
서로 소개를 한 세사람은 그간의 오해를 웃음으로 떼우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까는 돼지의 모습이였는데 어떻게 변신한거죠?"
"응?"
콜리드는 자신의 정체를 인간에게 밝힌다면 놀랄 것은 뻔하기 때문에 일단은 인간행세를 해
야겠다고 생각하고 말했다.
"지내기 편한 모양으로 마법으로 변신한거네, 오크의 모습이라면 빌어먹을 드래곤녀석들과
인간들을 제외하고는 해꼬지 할 녀석들이 별로 없거든."
"응 그게 무슨말이냐? 너 원래 오크였잖아?"
눈치도 없는 실레이드는 콜리드의 말에 반박하며 말했고 그 말에 준호는 이해 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자신의 의도가 실레이드에 의해 박살나자 분노에 떨리는 주먹
으로 잠시 실레이드의 입을 막은 콜리드는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텔레파시로 실레이드에게
말했다.
[이 멍청이 드래곤아!! 오크라고 하면 보통 인간들하고 대화하기가 어렵잖아!!]
텔레파시를 듣고서야 콜리드가 인간이라고 말한 이유를 짐작하고는 고개를 수긍하며 실레이
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허 내가 잠시!! 헛소리를 했나보군."
하지만 잠시 다음에 나오는 느낌표 두 개에는 실레이드의 복수의 주먹이 있었기 때문에 콜
리드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건 그렇고 말야. 자네가 타고 있는 은백색 마차가 궁금하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둘째
치고 이런 물체에 에고를 담고 있다니 놀랍군. 이걸 만든 마법사는 도데체 누군가?"
"예? 에고는 뭐고 이걸 만든 마법사라니요?"
"그럼..이걸 만든 사람이 마법사가 아니란 말인가? 드워프? 엘프?"
정교한 기계장치라면 드워프나 엘프를 생각하며 다시 물었지만 준호는 드워프나 엘프의 존
재도 모르기 때문에 고개를 돌렸다.
"도데체 이 세계는 어디죠. 마치 환타지 세계 같잖아요."
검과 마법, 드워프나 엘프같은 이 종족이 존재하는 이계, 준호는 동화나 영화에서만 존재하
는 세계에 빠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역시 이계인이로군."
"이계인이요?"
"그래. 자네는 이곳과 완전히 다른 차원계에서 온 것일세."
콜리드는 준호가 마계나 천계같은 다른 곳이 아닌 그보다는 본질적으로 세계가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한편 이시간 우주선안의 슈퍼콤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AI기능이 있어 스스
로 성장하는 이 슈퍼콤은 상당한 데이터를 소장하고 있었는데, 그 데이터에도 나와 있지 않
은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렸지만 자신의 주인은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하면서 대화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초자연적 현상이다...]
소문으로만 저장되어 있던 이러한 현상은 슈퍼콤의 데이터를 어지럽히기 충분했고, 데이터
는 급히 이 말도 안되는 현상을 해석해나가기 시작했다. 몇십만년전의 고대문자도 해석하는
슈퍼콤은 어설픈 대화에서 나오는 단어를 등록, 언어를 해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몇 마디 나오지 않은 상황인지라 해독은 불가능했고 계속 단어의 데이터만을
등록시키고 있었다.
[슈퍼콤 표류 일기 $$년 %%월 &&일 - 변신하는 돼지와 전설에 등장하는 용이 실재하는
초자연적인 세계에 불시착한 후, 주인님은 돼지와 용에게 홀려 알 수 없는 언어로 의사소통
을 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게 되신다. 주인님의 안전에 위협되는 자들이 아님을 판단한
본 슈퍼콤은 이 알 수 없는 현상을 해석하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데이터의 부족으로 해석이
불가능한 상황이 빠지고 만다.]
수퍼콤이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열심히 데이터를 등록시키고 표류일기를 만드는 등 난장판을
피우는 것을 잠시 멍하니 지켜보고 있던 준호는 이마에 흐르는 식은 땀을 닦으며 슈퍼콤에
게 이야기 했다.
[슈퍼콤..너 이 두사람의 말을 해석할 수 없는거야?]
[예. 주인님 제가 듣기에는 어느 항성계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말을 두 존재가 하고 있음에
도 주인님께서 알아듣는 듯이 보입니다. 마치 아카로이드 성계의 원주민들의 텔레파시와 같
은 효과를 주인님에게 주는 것 같습니다.]
아카로이드성계는 인간들이 우주에서 찾아낸 첫 유인행성으로 사이코에너지를 사용하는 이
들은 의사소통을 텔레파시로 하기 때문에 지구인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몇번의 전쟁이
있었기는 했지만 현재에 와서는 전 우주의 인간형 6종족, 다족형 3종족중에서 가장 인간과
친한 종족이 되어 있었다.
"두사람의 사이코에너지는 어느정도지?"
[본 슈퍼콤의 측정으로는 둘 모두 보통 아카로드이 성계인의 수백배에 달하는 사이코에너지
를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음..."
슈퍼콤이 말하는 사이코에너지의 측정 수치는 혼자서 충분히 나라하나를 말아먹을 수 있을
정도의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치였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자신은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 나갈 것인가...준호는 고민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