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의 마법사 -50- 유리마의 결심.
유리마와 시스는 부상이였고 로노와르는 원래 전력에 도움이 안되는 녀석이였기 때문에 일
행들 중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루드웨어와 루덴스, 라디안뿐이였기에 상당히 불리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루드웨어 흑기사들이 오면 나한테 다 맡기라고!!'
얼빠진 그린드래곤 로노와르는 자기가 다 처치하겠다고 가슴을 치며 소리치고 있었지만 아
무도 로노와르의 말을 믿지 않았다.
다만 아직 로노와르의 진정한 모습을 잘 모르는 라디안만이 무언의 파이팅을 외쳐주고 있었
을 뿐이였으니..루드웨어는 그런 로노와르에게 한 마디 했다.
"구석에 박혀서 계속 삐져 있어라..."
그 말에 로노와르는 써늘한 모습이 되서는 땅바닥에 원을 그리며 눈물을 삼켰다.
"나만 미워해..."
흑기사들이 전투가 가능한 범위안 까지 세도해 들어오자 루드웨어는 외쳤다.
"라디안 시작해라!!"
루드웨어가 소리치자 라디안은 준비해 두었던 주문의 시동어를 외쳤다.
"파이어스톰!!"
라디안이 시동어가 터지자 마나의 흐름을 주변으로 퍼지면서 강력한 불의 폭풍을 만들어 냈
다. 파이어스톰 자체는 흑기사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지만 진로와 속도에 방해를 주
어 흑기사들의 공격속도는 약간씩 느려진 것이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루덴스와 루드웨어는 앞으로 나가 흑기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콘 오브 아이스!!"
루드웨어가 만든 원뿔 모양의 얼음은 흑기사들의 세명의 몸을 꿴채 날아갔고 그의 뒤를 이
어 루덴스는 다크크리쳐로 적 한명을 쓰러뜨렸다.
"인센디어리 클라우드!!"
이어진 라디안의 주문인 인센디어리 클라우드는 전방에 인화성이 있는 안개를 짙게 깔면서
퍼지기 시작했고 루드웨어는 인화성 안개에 흑기사들 몇 명이 갇히자 파이어애로우를 쏴 안
개에 불을 붙였다.
[쿠구궁]
엄청난 화염의 불꽃이 주변을 감싸며 맹렬한 폭발을 일으키고 인화성 안개가 있던 곳은 얕
게 구덩이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다크 크래티컬 운즈!!"
이어서 계속 밀려오는 흑기사들을 보며 유리마 역시 암흑마법을 사용하여 적을 공격했다.
유리마의 마법에 격중당한 흑기사 한 명은 온몸이 갈기갈기 찟어지며 날아갔고 찟어진 흑기
사의 몸체를 라디안이 플레임버스터를 태워버렸다.
하지만 일행들이 많은 힘을 소모한 뒤에도 흑기사들의 수는 그리 많이 줄어들지 않았다. 완
전히 소멸시키지 않는 한 흑기사들은 계속 부활했고 루덴스의 다크크리쳐에 당한 흑기사들
은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와 같은 모습으로 부활했다. 암흑계열의 기술인 다크크리쳐는 흑
기사들에게는 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음.."
자신의 힘이 흑기사들에게 통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는 루덴스였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는
다면 그들을 공격이 계속 되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힘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기
에 흑기사들을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는 사람은 루드웨어와 라디안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라디안은 이미 많은 마법의 난사로 마나가 얼마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남은 것은
루드웨어뿐이였다.
"..."
멀뚱멀뚱 서 있는 한 명의 드래곤을 보며 웬지 화가 나는 루드웨어였지만, 드래곤 하트를
먹어버리는 것 외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것을 알고도 데리고 온 자신이였는지라 어쩔 수 없이
한숨만 쉴 수밖에 없었다.
"아웅..심심해.."
하품을 하며 심심하다고 한탄하는 로노와르는 눈치에 코치는 물론, 얄밉기 까지 한 행동이
였기에 다른 사람들의 전투력은 반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로노와르.."
"왜!!"
심심하던 찰나에 루드웨어가 자신을 부르자 똘망똘망한 눈빛을 내며 그를 쳐다보았다. 자신
도 싸울 수 있게 해주나 싶어 기대에 마지 않았던 로노와르.
"구석에 처박혀서 조용히 삐져 있어라."
정말 깊숙한 구석에 박혀 이젠 세상과의 단절을 결심한 로노와르는 두 귀를 손으로 막은 뒤
두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다들 나만 미워해..."
"불쌍해요.."
마음씨 여린 라디안만이 불쌍한 로노와르를 생각할 뿐이였다.
이런저런 로노와르의 투정사이에도 흑기사들의 공격은 끊이지 않고 루드웨어와 라디안이 로
노와르와 놀고 있는 사이에 열심히 땀빼며 싸우고 있었다.
"어이! 형씨들 잠시 일이 있어서 미안해요."
뻔뻔한 루드웨어는 땀이 범벅이 된 루덴스와 유리마 사이에 끼어들면서 얄미운 소리를 하며
다시 참전했다. 루덴스는 검으로 찔러버리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참을 수 밖에 없
었다.
"하하하하!! 루드웨어 아직 버틸만 한가 보군!!"
크샤스는 흑기사들과 싸우는 루드웨어 일행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크샤스!!"
루드웨어는 크샤스가 원하는데로 일이 진행이 되자 분통이 터질 것 같았다. 아직 흑기사들
의 수는 아홉 정도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모두 쓰러뜨린다면 로노와르와 부상자 시
스를 제외하고 이곳에 있는 사람 모두가 힘을 소비하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기다리고 있던 크샤스는 봉인마법을 사용하여 자신들을 모두 봉인시킬 것이
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루드웨어 정신 차려라!! 일단은 주위에 있는 녀석들부터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루덴스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루드웨어는 주위에 있는 흑기사들의 움직임을 살펴갔다. 이
제 남은 수는 아홉, 하지만 이 아홉의 숫자는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였다. 그 하나에도 주의
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적수들인 것이다.
"검기다!!"
아홉군데에서 검기의 기운이 밀어닥쳐 오자 루드웨어는 일행들에게 소리치고 매직실드를 다
섯겹이나 처 일행들을 보호하려 했지만 실드가 견딜 수 있는 힘이 아니였는지라 순식간에
실드는 모두 깨져나갔다. 하지만 실드의 영향 탓에 여섯 개정도의 검기는 소멸하고 세 개정
도의 검기만이 남았는지라 간신히 검기의 공격을 처리 할 수 있었다.
"휴.."
루드웨어는 겨우 위기를 벗어나긴 했지만 앞으로의 상황에 한숨을 쉴 뿐이였다. 흑기사들
이 집요하게 사방에서 검기로 공격한다면 앞으로 나서는 방법밖에 없는데,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루덴스와 루드웨어가 앞으로 나선다면 남아 있는 사람들은 흑기사들의 공격에 버텨내
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나서지도 가만히 있지도 못하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유리마는 루드웨어의 찡그려지는 얼굴을 보며 무슨 결심을 했는지 루덴스에게 말했다.
"루덴스."
비장한 목소리에 루덴스는 유리마의 얼굴을 보았다. 무엇인가 큰 결심을 한 표정에 루덴스
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있지만 거절한다."
"루덴스.."
유리마는 고개를 돌리려 하는 루덴스의 팔을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50년...50년이면 되네..자네가 하고자 하는 일을 50년만 늦추어주게.."
50년이란 말에 루덴스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지난 날 그는 유리마가 늦추려는 한 순
간을 위해 100여년을 마계에 종사했던 사람이다. 그것을 다시 50년을 늦추어 달라는 유리마
가 야속하긴 했지만 엄청난 격변기를 치룰지 모르게 되는 마계를 루덴스 역시 그냥 보고 있
을 수 없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내가 인정하지 못한다."
루드웨어였다. 루드웨어는 유리마가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를 정면으로 막아선 것이
다.
"그것 외에 방법은 없다. 크샤스가 함정을 알면서도 빠질셈인가.."
"그래도 안돼. 앞으로 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하자. 미리 걱정해서 죽을 생각은 하지 말
라고."
루드웨어 역시 유리마가 쓰려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이 자신들에게 상당히 유리한 결
과를 초래하게 될 줄 알면서도 그를 막아 설 수 밖에 없었다.
"루드웨어 어차피 어둠의 기운의 제어를 실패한 난 아버지처럼 컨플레이티니스 언데드로 변
해갈 수 밖에 없다. "
"신성력으로 어둠의 기운을 없애면 살 수 있다."
"바보같이 어둠의 기운이 없는 암흑신관은 더 이상 암흑신관이 아니다. 난 살기 위해 존재
를 잃고 싶은 생각은 없다."
"바보같은..."
루드웨어는 유리마에게 무슨 말이라도 쏘아주고 싶었지만 이미 결심한 유리마를 막을 수 없
다는 것을 알고 있는 유리마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것이 마지막이다. 루드웨어 로노와르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유령이나 되서 지켜보도록
하지."
"흥. 암흑신관이란 녀석이 유령 따위가 된다고 하다니 신성모독이다... 멍청한 스펙터나 되서
지나가는 여행자나 놀리고 있으라고 언젠간 나도 찾아갈테니."
"고맙군."
흑기사들의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할 말 다하는 루드웨어의 일행, 정말 위기감이 있
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유리마는 비장한 결심을 하고 조용히 주문을 읊조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