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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48화 (48/247)
  • 드래곤의 마법사 -48- 안트워의 거래 (2)

    "하하하하"

    크샤스는 안트워공작의 말을 듣고는 갑자기 웃어대기 시작했고 그러한 모습에 안트워공작은

    당황스러워졌다.

    예상대로라면 크샤스는 자신의 협박에 분노를 떠뜨려야 했기 때문이다.

    크샤스는 한참을 웃다가 안트워공작을 보며 말했다.

    "공작. 당신은 봉인의식에 필요한 한가지를 모르고 있었던 것 같군."

    "한가지?"

    "그렇소, 나 역시 얼마 전 까지는 그것에 대한 필요성을 알지 못했으니까. 안트워공작 내가

    말한 봉인 해제의식에 필요한 한가지가 무엇인 것 같소이까?"

    "..."

    당당한 크샤스의 모습, 안트워공작은 지금의 상황이 크샤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이유를

    생각해보았고 곧이어 한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양날의 검'

    양날의 검, 그것은 상대를 공격할 수도 있지만 도리어 자신도 베어질 수 있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존재는 단 하나, 자신이 잡고 있는 크샤스의 여동

    생인 사이야뿐이였다.

    "설마..봉인 해제의식에 필요한 한가지가..!!"

    "그렇소 마지막 한가지. 그것은 대리자의 심장이요."

    크샤스의 말에 안트워공작은 자신의 페이스가 무너졌음을 알 수 있었다. 차라리 자신이 사

    이야를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

    지만 이미 화살은 활을 벗어난 상태였기에 안트워공작은 입술을 깨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직 크샤스에게 모든 것이 넘어간 상태는 아니였다. 사이야가 자신의 손에 있는 한

    크샤스는 마지막 봉인 해제의식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사이야는 오빠의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오빠의

    생명과 깊은 연관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제는 오빠의 야심을 위한 마지막 제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오빠..'

    사이야는 오빠를 위해 죽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지만 자신을 제물로 한다는 것을 냉혹한

    목소리로 말하는 오빠를 보며 슬픔이 밀려왔다.

    "하하하하 이거 완전히 당해버렸군. 끝까지 당신의 페이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니 말이야."

    안트워공작은 자포자기라도 한 듯, 크샤스에게 웃음을 떠뜨리며 말했다. 크샤스는 안트워공

    작이 결코 쉽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포기한다면 안트워 당신의 작위정도는 유지시켜 줄 수 있지. 사이야를 넘겨주

    겠나?"

    크샤스의 말에 솔직히 사이야를 넘겨주고 싶은 마음이 있긴 했지만 지금까지의 노력을 여기

    서 포기한다는 것이 억울했고, 작위를 유지한다 해도 영지 내에서 벗어 날 수 없는 처지가

    되버릴 것을 생각한 안트워공작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공멸 할지언정 패배는 거부하지."

    안트워공작의 결심에 크샤스는 일이 어렵게 풀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조금 있으면 루드

    웨어일행이 자신의 흑기사를 물리치고 올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안트워공작과의 시간을 오

    래 끌 수 없었는데 그는 자신의 요구를 받아 들이지 않고 공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공멸?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우리 쪽이 정보에는 눈이 어둡다고는 하지만 이곳에 크샤스 당신의 적이 있고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지."

    안트워공작의 한 수는 확실히 크샤스에게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크샤스는 안트워공작의

    말을 한참 생각한 후 말했다.

    "무엇을 원하는가?"

    불리한 상황에서 합의점을 끌어냈다고 생각한 안트워공작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령의 땅, 당신의 지상계의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내 고향의 땅인 마령을 나에게 주게."

    마령, 모든 북극령의 주민들의 고향. 안트워공작은 크샤스가 봉인을 풀고 힘을 얻게 된다면

    충분히 대륙통일이 가능하다고 믿고 흥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령이라..많은 것을 바라는군."

    현재 마령의 땅은 대제국인 로아냐드보다 더 넓은 영토이긴 했지만 문제점은 마령은 대륙의

    동서를 가르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크샤스가 대륙통일을 한다고 해도 마령의 땅에 다

    른 왕이 존재한다면 동서로 나누어진 영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충분한 요구라고 생각하는데."

    자신의 요구가 전혀 지나치지 않다고 말하는 안트워공작을 보며 크샤스는 웃음을 떠뜨리고

    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다. 나 크샤스의 이름을 걸고 대륙이 통일되면 네게 마령의 땅을 넘겨주지."

    "거래성립."

    그렇게 말한 안트워공작은 천천히 사이야를 끌고 크샤스에게 걸어갔다.

    "아이스애로우!!"

    모든 계약이 성립되어 안심하고 있는 틈을 타 안트워공작의 등으로 아이스애로우가 날아왔

    다.

    "큭!!"

    오른쪽 어깨를 아이스애로우로 관통당한 안트워공작은 신음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고 그덕

    분에 사이야는 공작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이야가 공작의 손에서 벗어나자 한사람의 전사가 나타나 재빠르게 사이야를 들쳐 업고는

    뒤쪽으로 몸을 옮겼다.

    "누구냐!!"

    안트워공작의 기사들은 사이야를 업어가는 전사의 앞을 막아섰지만 뒤이어 터져 나온 마법

    에 움직임을 봉쇄당하고 말았다.

    "레비테이션 아더!!"

    마법에 의해 공중으로 띄워진 기사들은 당황했고 그 틈을 타 전사는 안전하게 뒤쪽으로 빠

    져 나올 수 있었다.

    "하하하 이거 내가 고용한 용병들에게 당해버렸군."

    크샤그는 그들에게서 사이야를 뺏기자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사이야를 안트워

    공작의 손에서 뺏어온 사람들은 바로 라디안과 시스였다.

    "폐하껜 죄송하지만, 사이야공주님을 넘겨드릴 수 없습니다."

    라디안은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후 정중하게 말했다. 관통 당한 어깨를 움켜쥐고 있던

    안트워공작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뭐하는게냐 저 녀석들을 죽이고 공주를 되찾아와라!!"

    크샤스와의 거래 성립이 끝나기도 전에 공주를 뺏긴 안트워공작은 다시 사이야를 찾아오지

    못한다면 마령의 땅을 물론이요 자신의 목숨조차 부지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크샤스가 나서기 전에 자신이 공주를 뺏어와야 된다는 것을 느끼고 기사들에게 명령했다.

    "그렇게는 안되겠는데!!"

    시스는 안트워기사들이 몰려오자 사이야를 라디안에게 넘기고 할버드를 들고 뛰어갔다. 빠

    른 속도로 쇄도하는 시스를 보며 멈칫거린 선두의 다섯명의 기사들은 순식간에 할버드의 재

    물이 되어 베어졌다.

    "뭐하는게냐!!"

    한 명의 전사를 당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기사들을 보며 안트워공작은 소리쳤지만 거의 대부

    분이 시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사병출신의 기사들은 황실기사단 출신의 일류실력을 지닌

    시스의 상대가 되지 못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트워공작이 데리고 온 기사들은 시스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안트워공작

    은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이제 자신의 모든 것이 무너졌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크크크..나의 야망이...크하하하하"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안트워공작은 왜인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오랜 시간 한가

    지 목표를 위해서 행해온 일이 실패했을 때의 좌절감이 변해버린 것이다.

    "미쳤군."

    시스는 안트워공작을 보며 중얼거렸다. 강한 좌절감이 심리상태를 무너뜨려 버린 것이다. 크

    샤스는 주저앉아 있는 안트워공작을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라디안의 앞으로 걸어오기 시

    작했다.

    "아!!"

    그가 다가옴에 따라 강하게 느껴져오는 기운에 라디안은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 드래곤피

    어에 당했을때와 같은 느낌, 라디안은 온 몸에 힘이 빠져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라디안!!!"

    라디안이 무너지려 하자 시스는 할버드를 휘드르며 가까이 다가오는 크샤스를 향해 휘둘렀

    지만 시시의 할버드는 강한 힘의 저항을 받는 것 처럼 꺽이며 두 동강이 나버렸다. 미쓰릴

    로 만들어진 할버드가 부러져 나가는 것을 보며 크샤스의 엄청난 힘에 시스는 황당함 까지

    느꼈다.

    "재밌군."

    크샤스는 라디안의 한발 앞까지 다가가더니 라디안의 품에 안겨져 있는 사이야를 자신의 품

    으로 끌어당겼다.

    "으...윽.."

    크샤스의 기운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라디안은 뒷걸음질치며 도망갔다. 아직 어린 나이의

    라디안은 그런 기운을 정신력으로 버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여기까지 온 것을 칭찬해주지. 그 상으로 궁극의 마신 크레이져의 본모습을 보여주도록 하

    지."

    "크레이져의 본 모습?"

    라디안은 공포에 젖어 있으면서도 크샤스의 말에 진리를 탐구하는 마법사의 한 사람으로 강

    한 흥미를 느꼈다.

    "모두들 이급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일급신인 크레이져의 모습을 인간형으로 착각하고있지

    하지만 일급신의 모습은 인간형이 아니다."

    "인간형이 아니라고?"

    "최초의 창조주. 두 명의 일급신의 모습은 바로 창조주와 같은 모습이지."

    라디안을 보며 그렇게 말한 크샤스는 자신의 손에 잡혀 있는 사이야를 끌고 봉인지의 중앙

    으로 걸어갔다.

    사이야는 변해버린 오빠의 모습에 공포를 느끼며 반항했지만 10살정도의 소녀가 크샤스의

    강한 힘을 버틸 수는 없었다.

    "그렇게 쉽게는 안되지!! 화이트그리터!!"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크샤스의 뒤로 강한 마나의 흐름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파!!"

    크샤스는 언령마법을 사용하여 마나의 흐름을 유도해 위쪽으로 튕겨버렸지만 그 사이에 사

    이야를 뺏겨버렸다.

    화이트그리터를 사용하여 크샤스의 이목을 빼앗고 사이야를 뺏어온 사람은 시스였다.

    "시스!! 메가 실드!!"

    사이야를 뺏긴 크샤스가 시스를 향해 암흑투기의 공격을 해오자 라디안을 빠르게 실드를 펼

    쳐 크샤스의 공격을 막았다.

    하지만 단숨에 라디안이 펼처놓은 실드를 파괴한 크샤스의 암흑투기는 시스의 허벅지를 관

    통해 나갔다.

    "끄악!!"

    외마디소리와 함께 시스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고, 암흑투기의 여파를 견디지 못한 사이

    야는 기절하고 말았다.

    "젠장!!"

    시스는 허벅지를 관통당한 고통을 참으며 일어서려 했지만 크샤스가 손을 내밀며 그를 저지

    하면서 말했다.

    "거기까지 더 이상 방해한다면 손님이라고 해도 살려두지 않겠다."

    크샤스가 멈춰서자 라디안은 시스에게 다가가 허벅지의 상처에 힐링마법을 사용하여 치료했

    다.

    피가 멈추자 라디안은 길게 숨을 내쉬고는 크샤스를 보며 말했다.

    "크샤스폐하. 폐하의 야망. 그것이 공주님을 희생시킬 정도로 주요합니까."

    라디안의 말에 크샤스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칼리아스가 세운 계획 그것이 동생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이였다면 애당초 그 역시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일은 마지막으로 향하고 있었다.

    크레이져의 힘을 얻는다면 동생을 다시 부활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멈출

    생각은 없었다.

    "성악설과 성선설을 알고 있나?"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악을 가지고 있는가 선을 가지고 있는가의 철학설 아닙니까."

    "그렇다. 우릴 창조한 창조주조차 그것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런.."

    라디안은 크샤스의 말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수많은 사상가들이 이 두 가지의 상반된 이견

    으로 대립했지만 단 한 존재 창조주만은 그 진실을 알고 있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두개의 일급신, 천신 레이뮤와 마신 크레이져는 인간이 만들어진 후 탄생되어진 존재다. 창

    조주는 이 고도의 능력을 가진 두 존재를 서로 반대되는 성질 선과 악의 존재로 만들어 지

    상계를 다스리는 두 개의 차원계의 주인으로 만들었다. 천계와 마계가 바로 그것이지. 서로

    완벽하게 상반된 성질을 가진 두 존재는 양립할 수 없었다."

    "양립할 수 없었다고요?"

    "그래. 애초부터 선과 악은 양립하는 것이 아닌 공존해야 했기 때문이지, 아무튼 극한의 성

    질로 나누어진 개체는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서로 소멸을 선택한 것이지

    물론 그것은 천신 레이뮤의 생각일 뿐이다. 마신 크레이져는 그럴 생각이 없었거든 그 탓에

    일어난 전쟁이 신마전쟁. 승리는 천신에게 돌아갔지만 천신은 마신의 봉인을 마지막으로 소

    멸하고 말았지."

    라디안은 크샤스에게 창조의 비사를 들으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가 이야기하고 있는

    모든 내용은 전능한 창조주를 비하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한의 이른 악의 존재가 깨어난다면 세상은 끊임없이 지상세계에서 올라오는 정신파에너

    지를 처리하는 두 차원계 즉 신계와 마계의 붕괴와 함께 극한의 혼란에 처하게 될 것이다."

    라디안은 정신파에너지란 말에 궁금증을 느끼며 물었다.

    "폐하께서 말하시는 정신파에너지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모든 자연계에서 뿜어내는 고유의 마나파장이다. 인간, 동물, 무생물들은 모두 각기의 마나

    파장을 가지고 있다. 이 마나파장은 상황흐름의 변화에 따라 각각의 에너지를 발산하게 되

    지. 이 에너지를 정화시키는 목적을 가진 차원계가 바로 신계와 마계다. 두 차원계가 사라진

    다면 모든 존재가 뿜어내는 마나파장에 의해 지상세계는 포화상태에 빠져 소멸하겠지."

    "그런!!"

    그런 것을 알면서도 마신 크레이져를 부활시켜 두 차원계를 멸망시키려 하는 크샤스의 이야

    기를 들으며 말도 안된다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자연에는 자정능력이란 것이 있다."

    "자정능력!?"

    "마나의 존재, 이것은 지상의 정신파에너지를 정화하지 않는 자연계에서 남아도는 힘이다.

    즉 모든 지상의 존재는 신계와 마계가 있음으로 해서 자연의 힘, 즉 마법을 사용하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두 차원계가 무너지면 마나는 지상의 정신파에너지를 처리하기 위해 마나를

    사용하게 되고 자연히 마법의 존재는 지상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마법은 모든 종

    족의 불균형을 이루게 하는 원인. 나의 목적은 이 마법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

    다."

    모든 마법의 소멸, 그것이 크샤스가 원하고 있는 세계의 질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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